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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렘 플루서 : 몸짓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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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말을 아주 길고 장황하고 상세하게 늘어놓았다.현대미술관을 방문했을 때 받는 인상과 비슷하다.다소 난해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현상과 몸짓에 대해 어떤 말을 하려는지는 알겠으나굳이 이렇게까지 말해야 하나 싶은 점들이 많다.표지의 아름다움을 뺀다면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드는 점이 없다. *그런데 어떻게 2쇄를 찍었지...나만 모르는 뭔가를 다들 알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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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말을 아주 길고 장황하고 상세하게 늘어놓았다.

현대미술관을 방문했을 때 받는 인상과 비슷하다.

다소 난해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현상과 몸짓에 대해 어떤 말을 하려는지는 알겠으나

굳이 이렇게까지 말해야 하나 싶은 점들이 많다.

표지의 아름다움을 뺀다면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드는 점이 없다. 


*

그런데 어떻게 2쇄를 찍었지...

나만 모르는 뭔가를 다들 알고 있는 것일까




YES마니아 : 로얄 t****j 2019.05.2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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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들, 현상학 시론
"몸짓들, 현상학 시론" 내용보기
플루서는 이상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나는 왜 면도를 하는가. 생리적·역사적·심리적·문화적 이유를 아무리 갖다 대도 어딘가 미진하다. 그 모든 원인이 참이어도, 내가 원하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몸짓은 인과관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인간 특유의 움직임이라는 것, 그래서 원인이 아니라 '의미'를 읽어야 한다는 것. 우리는 그 의미를 직관으로 읽어내지만, 플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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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서는 이상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나는 왜 면도를 하는가. 생리적·역사적·심리적·문화적 이유를 아무리 갖다 대도 어딘가 미진하다. 그 모든 원인이 참이어도, 내가 원하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몸짓은 인과관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인간 특유의 움직임이라는 것, 그래서 원인이 아니라 '의미'를 읽어야 한다는 것. 우리는 그 의미를 직관으로 읽어내지만, 플루서는 직관을 내세울 게 아니라 이론으로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글쓰기·말하기·만들기·사랑·파괴·그리기·사진 촬영·면도·파이프 흡연·음악 듣기 같은 열여덟 개의 몸짓을 하나씩 현상학적으로 관찰한다. 오직 눈앞의 현상에서 사유를 길어 올리는 방식이다. 얼핏 잡다한 나열 같지만 읽다 보면 각 몸짓이 예상 밖의 곳으로 우리를 데려간다는 걸 알게 된다. 사진 촬영의 몸짓을 관찰하던 글이 어느 순간 철학하는 몸짓과 겹쳐지고, 파이프 흡연에 대한 관찰이 제의(祭儀)란 종교의 문제가 아니라 미적인 문제라는 도발적 결론으로 이어진다. 파괴의 몸짓은 악(惡)에 대한 물음으로, 식물 재배는 생태론이 얼마나 반자연적인지에 대한 성찰로 번진다. 사소한 일상 동작에서 존재론·윤리학·미학을 끌어내는 이 방식이 플루서 특유의 매력이다.


플루서는 사진을 포함한 인간의 모든 몸짓을 '세계-내-존재'와 '자유'의 문제로 확장한다. 그가 『사진의 철학을 위하여』로 더 유명한 미디어 철학자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책은 그 미디어론의 인간학적 토대에 해당한다. 몸짓이 곧 우리 자신이고, 그것은 언제나 자유의 문제라는 것. 책 말미에서 그는 진짜 속내를 드러낸다. 우리의 몸짓이 지금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이는 위기라고. 서구 문화를 지탱해온 가치관이 더는 유효하지 않고 '모든 일이 부조리해지는' 시대에, 그럼에도 행동하기 위해 새로운 이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991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기 직전 쓴 이 진단은 디지털 전환이 전면화된 지금 오히려 더 실감 나게 읽힌다.


이 판본의 특별함은 옮긴이가 미술가 안규철이라는 데 있다. 독일 유학 시절 플루서에 매료된 그는 「만들기의 몸짓」에서 직접 자신의 1995년 작품 「손」을 길어냈다고 밝힌다. 이론가가 아니라 '만드는 사람'이 옮긴 번역이라는 점이, 손과 대상과 사랑을 연결하는 이 책의 촉각적 사유와 잘 맞는다. 김남시의 감수도 미학적 정확성을 받쳐준다.


다만, '시론(試論, Versuch)'이라는 제목 그대로 이 책은 완결된 체계가 아니라 시도들의 묶음이다. 어떤 장은 눈부시게 트이고 어떤 장은 다소 사변적으로 겉돈다. 현상학적 서술에 익숙하지 않으면 초반이 막막할 수 있다. 하지만 무언가를 '만드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글이든 이미지든)자기 손의 움직임이 실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묻게 하는 대목을 반드시 만나게 된다. 매일 반복하는 몸짓이 곧 자유의 실천이라는 관점은, 창작을 업으로 삼은 이에게 특히 오래 남는다.

YES마니아 : 골드 y*****n 2026.08.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