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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바람이 이리 해맑은 건..
"숲속 바람이 이리 해맑은 건.." 내용보기
삶의 깊은 심연에서 울려오는 노래들. 나이가 들수록 시끄러운게 싫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던 중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시집을 만났다. 시보다 산문을 좋아하는 내게 시를 읽게 한 시집이다. 지금은 아예 책상 위에 모셔놓고 있다. 문학소녀 시절에도 이런 적은 없었는데...나와 나 사이 그리고 나와 너 사이에 가로 놓인 계곡에 깊이 빠졌다 나온 후에야 이런 시를 쓸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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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깊은 심연에서 울려오는 노래들. 나이가 들수록 시끄러운게 싫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던 중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시집을 만났다. 시보다 산문을 좋아하는 내게 시를 읽게 한 시집이다. 지금은 아예 책상 위에 모셔놓고 있다. 문학소녀 시절에도 이런 적은 없었는데...


나와 나 사이 그리고 나와 너 사이에 가로 놓인 계곡에 깊이 빠졌다 나온 후에야 이런 시를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아주 사소한 일상 속에서, 예를 들면 밥을 먹다가, 부엌에서 설겆이 하다가 밤 늦게 귀가하는 아들을 기다리다가, 문득 삶의 깊은 곳을 들여다 본다.  거기 있는 건 지독한 아픔이 지나 간 자리에 남아 있는 다 아문 상처이다. 가슴에 피 멍들게 하는 아들을 기다리며 "아이야 내 사랑 헐거워지지 않게 붙잡아 주렴" 외치는 정직한 모성처럼 아무 것도 꾸미지 않은 채 속을 뒤집어 보일만큼 투명한 영혼이다. 


그리고 기억과 시간이다. 그의 기억은 슬프지 않고 아프지 않고 낭만적이지 않고 우울하거나 고독하지 않다. 그는 자주 나무를 바라본다. 그리고 나무처럼 끄떡없는 삶과 삶이 가져다 주는 굴곡을 받아들인다. 그의 기억은 가지를 넓게 펼쳐 위로의 그늘을 드리우는 기억이다. 위안받은 사람 만이 줄 수 있는 위안, 그것이 그의 시이며 이 시집의 힘이다. 그 힘은 사랑에서 나온다. 사랑이라는 말을 굳이 쓰지 않는 그의 시집 전체가 사람과 삶과 세상에 대한 깊은 사랑의 고백이다. 그건 아주 좋은 느낌이다. 그래서 늘 책상 앞에 모셔두고 있다. 이런 사랑은 이렇게 공손히 모셔야 한다. 


그의 시는 모두 짧다. 언어는 담담하고 절제되어 있다. '그대 어디에 칼을 꽂아 피 흘리는 우리 사랑 받아낼 수 있으리'라는 섬뜩한 사랑고백에서도 더도 덜도 아닌 평생의 사랑을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언어로  받아내고 있다.  그의 시는 '푸른 숨길을" 열어 준다. 사랑의 칼을 가슴에 꽂은 후에라야 푸른 숨길이 열림을 그는 가르쳐주고 있는 것이다. 


m******a 2012.12.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