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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익 작가의 소설을 처음 접했다. 이재익 작가 또한 역사소설은 처음이라고 한다. <아버지의 길>을 다 읽고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다. 유난히 눈물이 많지만 이 책은 특히나 눈물없이는 읽지못할 것 같다. 그 이유는 휴머니즘과 함께 들려주는 뼈아픈 우리의 이야기이기때문이다. 한 아이의 아버지로 살아가는 조선인 김길수가 전쟁의 한 가운데로 들어가게 되면서 마주하게 되는 여정은 조선에서 중국으로 노몬한 전투를 겪으며 몽골에서 소련 굴락수용소로, 어어 독일수용소에서 프랑스 노르망디까지 아주 긴 여정이다. 그 사이 열네살의 영수가 어른이 되고 짜즈보이 경식이 총에 맞아 죽고 , 명선이, 정대가 조선땅을 바로 눈앞에 두고 죽고 월화가 여러번의 죽을고비를 넘기고 아들 건우가 열다섯살이 되었다.
1권 마지막에 아내인 붉은 여우가 23사단에 끌려와 잡혀있는 것을 길수가 죽은 위안부방에 숨긴다. 몇년만에 조우한 두 사람은 생사를 넘나드는 적진한복판에서 만나자 놀라움과 동시에 아들의 행방을 걱정하는데 둘은 아들을 위해 이 전쟁에서 꼭 살아남자고 굳은 결의를 다진다. 아들이 살고 있는 봉천마을에 꼭 찾아가라는 부탁을 월화에게 남긴채 노몬한전투에 출격한다. 소련군과 몽골족을 상대로 한 싸움에서 일본의 열세로 소련에 포로로 잡힌 길수와 영수는 소련굴락수용소에 수감되고 경식이 죽으면서 자신이 사랑하는 조선위안부 벙어리하나코가 조선의 명선아씨라는 사실을 정대에게 말해준다. 정대는 명선아씨를 구하기 위해 트럭하나를 훔쳐서 23사단을 향하고, 그시각 죽은 위안부방에 숨어있던 월화는 일본군에게 발각되지만 소련의 폭격에 가까스로 살아남고 정신이 나간듯 보이는 명선이를 데리고 탈출할 계획을 세운다.
마사노부대좌의 성노리개로 바쳐진 영수는 거의 넋이 나간채 전쟁에 참여하고 삶을 포기한 모습으로 비쳐지는 영수를 바라보며 길수는 안타깝기만 한데 영수가 당한 일을 짐작만 할 뿐이지만 영수가 마치 아들같아서 영수가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끝까지 지켜준다. 소련굴락수용소에서 우연히 조선출신의 소련군 박대위를 만나게 되는데 박대위는 23사단에 소련군의 첩자로 활동하였기에 잡혀온 일본군 사이에 있는 세 조선인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잡혀온 세 조선인 스기타와 길수와 영수, 박대위는 스기타가 행했던 잔혹함을 잘 알고 있었기에 스기타를 제외한 길수와 영수를 조선에 보내주려 한다. 길수와 영수는 조선에 간다는 꿈에 부풀어 있지만 소련군에서 그런 박대위의 보고는 비웃음만 받게 된다. 전쟁가운데에서 인도주의는 가당치도 않다는 사실을 잊었던 것이다.
결국 길수와 영수는 소련의 붉은 군대에 편입되어 전쟁에 다시 참가하게 되고 이번에는 독소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길수와 영수는 이런 무의미한 싸움과 죽지않으려면 죽여야하는 싸움을 피해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전쟁터와 떨어진 허름한 공장에 숨어든다. 독일군을 피해 숨어든 스기타를 만나자 영수의 증오가 폭발을 하고 결국 스기타를 죽이고 영수는 총에 맞은채 길수의 무릎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결국 길수만 살아남아 독일의 포로로 독일수용소에 수감된다. 독일수용소는 역사상 가장 악명높은 곳이었는데 이 독일수용소를 두고 유명한 말이 있다. "사탄도 이런 곳은 생각해내지는 못했으리라." 그만큼 독일수용소는 지옥보다 더 지옥같은 곳이었다. 배고픔에 지쳐 동료를 구타하여 인육을 뜯어먹는 모습을 보며 인간의 잔인한 모습을 본 길수는 점점 아들의 목소리도 들리지가 않는데 , 프랑스 노르망디에 독일군복을 입고 있던 길수는 결국 미.영연합군에 의해 독일군포로로 발견된다. 미군의 스티븐은 100만 독일군 중 유일한 조선인인 길수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스티븐의 아버지가 조선의 선교사로 파견되어 스티븐은 조선말을 알았기에 길수의 기구한 인생역정이 백주대낮 길거리에서 스기타에 의해 강제로 끌려온 그날부터 소련, 몽골, 러시아, 독일, 프랑스, 미국까지 길고 긴 여정이란 사실에 놀라워한다. 스티븐은 길수에게 그 길을 기록으로 남기라고 하고 이에 이 기록은 아내 월화와 아들 건우에게 아버지의 길이란 책으로 건네진다.
나는 이 책이 차라리 소설이었다면 좋겠다 싶었다. 위안부들의 처참한 삶의 고통이, 일본인들에게 잔인하게 도륙당한 조선인들의 아픔이 , 일본인이 유린한 처녀의 비통함이 , 모두가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진실이란 것이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우리의 역사는 이토록 아프고 처절한 삶을 간직하고 있다. 게다가 제 2차세계대전속에서 벌어지는 역사적인 사실을 간략하면서도 핵심적인 부분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 누구나 쉽게 2차세계대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노몬한전투를 시작하여 스탈린그라드 전투, 노르망디상륙작전까지 엮어져 있는 각국의 이해관계와 사실적인 전쟁의 모습은 그야말로 지옥의 한장면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 무척 길고 긴 장편이 될 것 같은 이야기를 짧고 간결한 이야기로 다른 어떤 역사소설보다도 더 강한 여운과 감동을 남기는 것 같다. 이재익 작가의 역사소설은 또한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내 아이에게도 성장하면 들려주고 싶은 이 이야기는 우리가 기억해야할 우리역사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나역시도 이런 전쟁의 한복판에 휩쓸리게 된다면 내 아이를 위해 무조건 살아남고자 할 것 같다. 우리에게 희망이란 그런 것이니까. 아버지가 싸우기보다는 살아남고자 했던 것처럼.,..
희망은 사치예요, 희망을 품고 있다간 매일 매일이 힘들어져요. 딱 한가지 생각만 하세요. 내일을 맞이하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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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기타의 인생에서 가장 벅찬 결전의 날, 붉은 여우(월화)가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보초 선 길수와 정대는 모른다며 대답을 회피했고, 출격일이라 결국 더이상 신경쓰지 않았다. 길수는 일본군한테 목 졸려 죽은 3번 위안소를 월화의 은신처로 제공하고, 꼭 살아서 돌아가 건우에게 쓴 편지를 주면서 아들을 지켜줄 것을 약속받는다. 그러나 월화는 일본헌병에게 은신처를 들켜 붙잡히고, 순식간에 소련 폭격기를 맞은 일본부대는 참혹하게 조각난다. 월화는 위안소 곁에서 정신이 나간 명선을 붙잡고 함께 탈출한다. 기약없는 행군 끝에 허기를 느낀 월화는 달리는 일본 군용 트럭을 발견하고 폭파시키는데 명선은 정대를 발견하고 그들은 재회한다. 길수와 의형제임을 확인한 월화는 함께 고향을 향해 전진하지만 제정신으로 돌아온 명선은 자신의 몸이 더럽혀졌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고 낭떠러지로 떨어져 자살한다. 추위와 배고픔 속에서 잠에서 깬 월화는 백두산 호랑이와 눈이 마주치고, 어둠속에 날아든 사냥군의 총구는 정대를 죽이고, 포수는 월화를 향해 총을 겨눈다. 순간 호랑이가 포수들을 공격한 후 사라지면서 월화는 목숨을 구하고 압록강에서 멀지 않은 마을에 숨어든다. 노부부의 농가에 얹혀 살면서 딸처럼 지낸 월화는 노부부의 장례까지 치른 뒤 신의주에 도착하고 건우를 찾아나선다. 건우를 돌보던 면장이 죽고, 길수가 일하던 대장간 주인이 지금까지 건우를 키워왔으며, 화신사진관을 운영하는 옛 대장간 주인의 집에서 엄마와 아들은 8년 만에 해후한다.
길수가 23사단의 기지로 온 지 6개월, 노몬한 전투의 시작이었다. 전면적인 폭격을 피해 나약하고 어린 영수와 탈출한 길수는 산 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지만 그곳에서 23사단 부대원들과 조우한다. 소련군 포대 뒤쪽으로 접근하는 데 성공한 그들은 수류탄으로 공격해 소련군들을 죽인다. 1개 분대가 포대 세 곳을 완파시켰다. 부비트랩 선에 연결된 지뢰가 터져 일본군 중사가 죽고, 소련군의 총에 맞은 짜보(짜즈보이)는 정대에게 명선의 소식을 전하면서 눈을 감는다.
수백 대의 소련 전차가 불을 뿜으며 다가왔고, 천여 명의 병력이 총을 등에 멘 채 화염병을 들고 달려갔으며, 화염병 부대는 삼백 대의 전차를 불태웠지만, 몽골인의 복수로 소련군의 압승으로 끝났다. 길수는 영수와 함께 죽은 사람처럼 쓰러지고, 낮은 포복으로 산에 올라 살아갔으나 이내 몽골군에게 잡히고, 만주에서 시베리아 대륙으로 포로를 수용하는 열차에 실려간다. 소련군의 포로로 잡힌 마사노부 대좌는 소련군 스파이이자 대위인 조선인 박성훈에게 고문을 당해 죽고, 길수와 영수가 다시 조선으로 송환될 방법을 찾아본 성훈의 인도주의는 미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좌절된다. 시베리아 강제노역에 시달리는 일상이 이어지던 중 길수는 독소전쟁 중에서도 가장 비극적이고 참혹했던 스탈린그라드 전투에 참전한다. 옆구리에 부상을 입은 길수는 영수와 함께 포화속에서 빠져나와 공장으로 숨어들어가고, 그들의 은신처에 숨어든 스기타에게 영수는 총검을 꽂는다. 그러나 곧이어 날아드는 독일군의 총에 영수도 숨을 거두고 길수는 독일군의 포로가 된다. 독일 간수들의 결정으로 가스실에서 처형될 사람들과 살아남은 포로들로 분류됐는데 길수는 살아남아 소련군 포로와 함께 나치 수용소 안 철도 선로 까는 사역에 동원됐다. 노역을 하다가 다치면 바로 처형이었고, 멀쩡한 포로를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나 재미로 쏴죽이는 간수도 있었는데 수용소 한계 인원이 넘친다며 200여 명 중 백발의 총알을 사용해 살아남은 자는 동방부대로 입대했는데 길수는 역시 살아남았다. 프랑스 노르망디 유타 해변, 길수는 인류 역사상 최대의 군사작전으로 꼽히게 될 전장의 한복판에 있었고, 전투에서 잡힌 독일군 포로가 되었다.
목사를 아버지로 둔 스티븐 병장은 선교를 위해 조선에서 보낸 5년의 시간으로 조선말을 할 줄 아는 긍정적인 사람이었는데 그가 맡은 업무는 포로로 잡힌 독일군을 심문하고 분류하는 일이었다. 길수는 일본군으로 징집되어 노몬한으로 갔고, 소련군과 전투를 벌이다가 포로로 잡혔고, 굴락에 갇혀 있다가 다시 소련군으로 끌려가서 스탈린그라드 전투에 참전했고, 독일군에게 잡혀 포로가 되었고 나치 수용소에 있다가 동방부대로 차출되어 노르망디로 온 길수는 현재 연합군의 포로로 잡혔다. 스티븐은 여기까지 살아남은 길수의 의연한 태도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길수와 스티븐의 심문 광경은 사진에 담겼다. 그리고 스티븐은 길수에게 그동안 걸어온 길을 빠짐없이 기록하라고 한다. 이 임시 수용소는 사역도 집합도 없었고, 포로들은 하루종일 그냥 보냈다. 당시 조선을 지배한 일본 국민으로 분류된 길수는 미국으로 이송될 예정이었지만, 미송되기 전날 새벽에 수용소를 탈출한다. 그것은 허락된 행운이 다할 때까지 걸었을 아버지의 길이었으리라.
목숨이 붙어있다 한들 살아있음이 행운일 수 있을까? 희망도 사치라던 길수와 주변의 실상을 보면서 참고 눌러낸 슬픔과 눈물이 솟구쳐나온다. 만성적인 허기에 시달린 포로들이 다른 포로 한 명을 집단으로 공격해 살을 뜯어 먹기도 했다던 독일 포로수용소는 인간이 아닌 짐승이 살아있는 곳이었다.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고통스러운 노역으로 죽음을 택하기도 했다던 소련 굴락수용소의 생존자 일기를 무색하게 만든 독일 포로수용소가 아닌가. 전쟁은 잘못된 통치자의 이념에서 출발한다. 나치와 스탈린, 일본 제국주의, 이탈리아 무솔리니 등 그들은 다수의 국민을 방패삼아 자신의 허황된 욕심을 불러왔다. 전쟁의 공포는 인간의 자질을 모두 빼앗고 이성과 윤리와 상식을 뛰어넘어 살인의 장소로 변질된다. 전쟁은 살기 위한 선택일 뿐, 이들의 것이 아니었다. 단지 죽지 않기 위해 싸웠을 뿐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눈을 감아도, 가슴 밑바닥에 차오르는 무게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답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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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말기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탈북자 김건우씨는, 본인의 삶이 아닌 그의 기적같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국의 전쟁문서보관소에 보관된 '노르망디 코리안', 영화와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작전으로 기록된 노르망디 상륙작전 중에 사진 속의 아버지였다.
일본이 조선을 침략해 속국으로 삼던 시절, 루거우차오 다리에서 벌어진 다툼이 중일전쟁으로 비화되어 식민지였던 대다수 조선의 남자들은 전쟁터로, 여자는 정신대로 끌려갔다. 고아인 길수와 월화는 부농에 딸린 일꾼으로 함께 일하면서 컸지만, 집주인은 일제 앞잡이였고 민족을 배신하고 독립군을 처형하는데 일조했다. 그 충격으로 둘은 집을 뛰쳐나와 독립군 단체 정의부를 찾아가고 조선혁명군 총사령관 양세봉 대장을 만난다. 전사의 기질을 타고난 월화는 아버지 같은 존재 양대장에게 효의 도리를 다할 것을 스스로 맹세한다. 서로 사랑을 나눈 길수와 월화 사이에 아이가 생기고 둘은 만주를 떠나 평양에 자리잡아 건우를 낳아 기른다. 건우가 다섯 살 되던 때, 양대장의 비보를 전해들은 월화는 투쟁을 위해 아들과 남편을 두고 만주로 떠난다.
정대는 정미소의 일꾼으로 일하면서 제일 좋은 문화주택을 가진 양조장 명선 아씨와 사랑에 빠지고, 명선의 정혼자인 조선총독부 감찰 장교 요시다 대위의 자존심을 건드린 대가로 양조장 전체가 화마에 휩싸이고, 마을 최고의 부잣집은 순식간에 폐허로 변하고, 명선의 부모님은 주재소로 끌려간다. 정대는 요시다에게 겁탈당할 위기에 처한 명선을 구하고, 요시다는 목을 베어죽인 뒤 증거인멸을 위해 집마저 불에 태운다.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 정대는 지원병으로 신청해 23사단 부대에 있다.
야전기지 안에 조선대 처녀들로만 구성된 정신대 위안부는 하루 종일 갇혀 일본군의 노리개로 뜯어 먹히고 있었는데, 조선에서 명선 아씨로 살았던 하루코도 그런 여인 중에 하나였다. 자칭 짜즈보이 경식은 돈을 벌기 위해 일본군에 지원했고, 하루코를 연인 삼아 이야기를 주고받던 중 정대의 여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조선인으로 태어난 열등감을 뿌리째 숨겨가며 뼈속까지 일본인이 되고 싶은 스기타는 징병열차의 총감독이었고, 징병자를 돈을 받고 빼돌리는 바람에 실제 수송하는 징집병 숫자가 부족하자 길을 가던 길수를 강제 징용하여 끌고 간다. 길수는 8살 아들 건우와 조선 신의주에 살고 있었고, 아들의 생일선물인 피리를 만들어 귀가하던 중이었다. 스기타가 책임지고 있던 히카리호는 전쟁 물자와 징집병들을 싣고 만주 구간을 운행했고, 일본 관동군이 지배하는 만주 동북인민항일연군 산하 조선인 부대에서 항일 무장 단체를 이끌고 있는 월화의 공격 타깃이었으나, 첩보를 입수한 스기타는 징병자들과 함께 남은 목적지까지 걸어간다. 관동군 사령부가 있는 수도 신징은 중국 땅에 만들어진 일본 도시였다. 관동군 사령부의 작전 참모 쓰지 마사노부 중좌는, 소련과의 국경문제를 성공시키기 위해, 스기타에게 관동군 23사단에 함께 갈 것을 권유한다.
조선 징병군의 고된 훈련이 시작되고, 오빠 대신 징집된 소녀가 징병군들 속에서 발견되자 스기타는 비인간적인 폭행을 저지른 뒤 부대원들 앞에서 잔인하게 죽인다. 마사노부 중좌의 성적 취향은 어린 사내아이였는데 그 상대는 형 대신 징병된 열네 살 영수였으며 길수의 가장 큰 보호를 받았던 아이였고, 길수는 작정하고 자신에게 살기를 드러내는 스기타의 손에 죽지 않고 탈출하기 위해 틈틈이 체력 단력과 살인의 기술을 익힌다. 탈영병의 제보로, 월화는 23사단 조선인 부대 훈련 장소에 매복하지만, 제보자라 생각했던 탈영병은 스파이였고, 월화의 부대원 전부는 사살당한다. 생포당한 월화는 통나무에 알몸으로 묶여 23사단 부대원들 앞에 전시되고, 길수는 그날 밤 보초를 섰다가 가까운 위치에 있는 아내를 향해 걸어간다.
1권을 들여다보면, 노몬한 전투가 임박한 모습까지를 보여줄 뿐 아직 전쟁은 시작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숨을 쉬고 있는 곳 자체가 전쟁이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상이었다. 기지 주변은 묘비도 없이 폭력과 고된 훈련에 시체가 늘어갔으니, 유격훈련으로 인해 머리가 다치고 귀가 멀어져버린 사내가 나무에 깔려죽은 것을 보면 훈련의 강도를 대충이나마 짐작하겠다. 2차세계대전 당시 중국 전역에 3만 명이 넘는 조선인 위안부가 있었다고 하니 이 얼마나 끔찍한 이야기인가. 인간 이하로 유린되었을 그녀들의 삶이 너무 가엾다. 나라를 잃은 국민들의 아픔과 현실이 죽음보다 낫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준 증거라 하겠다.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안타까움과 억울한 심정을 억누룰 길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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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읽어본 이재익 작가님의 책은 모두 좋았기때문에 이 책 역시 시작전부터 기대감이 있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자마자 이 느낌을 온전히 담고 싶어서 마음을 추스리기도 전에 적는다.
일본군으로 싸우다가 포로로 잡혀 소련군이 되고,
하루 하루 죽음의 공포와 싸우면서 그때마다 아들을 떠올리며 매번 포로로 잡힐때마다 그의 애원은 늘 같았다. '과거 역사속에 강제징용되서, 상관도 없는 전쟁터에 끌려가 이렇게 애원한 사람이
한 아이의 평범한 아버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전쟁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야기의 흐름과 자세한 상황묘사에 푹 빠져서 읽다보니
시작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어버린 책. 나도 저자님과 함께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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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 당시 실제로 일제 징병으로 관동군에 끌려갔다가 소련군의 포로와 독일군의 포로를 거쳐 결국 노르망디 해변에서 연합군의 포로가 된 우리 선조의 인생을 담고 있다. 주인공 김길수와 여 전사로 활약하는 아내 월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고향에 홀로 버려진 아들 건우를 찾아가는 그들의 여정을 교차시켜 보여주고 있다. 아들 건우가 홀로 남게 되면서 애끓는 아버지의 부정을 너무도 절절하게 표현해주고 있어서 글을 읽어가는 나조차도 애가 끓었다. 스탈린그라드 전투, 노르망디 상륙작전 등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역사속에서만 무심히 듣던 그 유명한 전투들이 너무도 가까이 다가서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도 지나칠 만큼 잔인함에 분노도 생겼고 공포를 느낄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2차 세계대전의 전개과정을 파악할수가 있었고, 그 속에서 움직인 주인공의 행적을 따라 의미 있게 쫓아갈수가 있었다. 안타깝고 슬프지만 외면할 수만은 없는 우리 조상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묘사한 <아버지의 길>은 너무도 가슴아프고 절절한 사연을 1,2권에 걸쳐서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군의 잔인한 살육 현장에서는 가슴을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가령 사람을 빨리 죽이기 위해 총이나 칼 대신 작두로 목을 치는 장면이나 하루에도 수십 명의 군인을 온몸으로 받아야 했던 조선 위안부들의 가혹한 삶 등은 상상이 아닌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세세하게 묘사를 했다고 한다. 비장함의 가슴깊이 새겨지게 되었다.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전쟁은 결단코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놓이게 됐으며, 당시의 국제 정세와 상황은 어떠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을 2차 세계대전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나는 마치 글을 읽는 내내 전쟁 속에 함께 한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한 우리의 선조가 있었기에 그 역사를 바탕으로 하여 현재의 우리의 세대가 또 존재 하는것이 아닌가. 가슴아프지만 우리의 역사이기에 잊지 말아야 할것들이 분명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1,2권을 단숨에 읽어내려갈 정도로 책을 손에서 놓을수가 없었다. 결국 징병으로 끌려간 그 이후에 만나지 못한 아버지와 아들의 인생이... 너무도 가슴아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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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란 것에 대해 누군가는 그것은 이미 정해져 있어 어떤 변화를 모색하기보다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며, 또 어떤 이는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들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인류의 역사에서 많은 사람들에 지나온 삶의 발자취들을 살펴보면, 운명은 후자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왜냐하면 과거 역사의 여러 사실들을 통해, 이를 증명해 주었던 위대한 인물들의 행적을 우리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탈리아의 정치 사상가·외교가·역사학자였던 마키아벨리가 말했던 ‘운명은 우리의 행위에 절반을 지배하고, 다른 절반은 우리 자신에게 맡겨져 있다’는 문구에서 보듯, 운명이란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긴 해도, 주어진 운명에 굴하지 않고 나름대로의 신념과 의지를 우리가 얼마만큼 실천할 수 있는가에 따라 그 변화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우리는 오늘도 선택이라는 갈림길에서 어떤 방향이 나의 삶에 진정한 보탬이 되는지를 두고 적잖은 고민과 갈등을 겪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은, 그러한 선택에 있어 그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어떤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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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성공한 미국이 포로들을 심문할 때 찍힌 한 장의 사진이 있다. 그 사진 속에 독일군복을 입은 동양인 병사가 있다. 그는 조선인이었다. 김길수, 조선인이었던 그가 어쩌다 독일군복을 입은 채 미군의 포로가 되었을까 하는 물음에서 이 소설은 시작되었다. 시간을 거슬러 1938년 신의주, 자신과 아들을 버리고 독립운동에 뛰어든 아내를 원망하며 길수는 대장간에서 일하며 여덟 살 아들 건우와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들에게 생일선물로 줄 손수 만든 피리를 가지고 집에 돌아가던 중, 조선인으로의 삶을 포기하고 일본군 장교가 된 스기타에게 강제 징집을 당한다. 징집열차 안에는 형을 대신해 입대 온 열네 살의 영수, 돈을 모아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짜즈보이 경식,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원한 정대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다. 엄마도 없이 혼자 있을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한 채 끌려가게 된 길수는 반드시 살아서 돌아가겠다는 다짐을 한다. 총알이 쏟아지고 팔, 다리가 잘려나가는 살육의 현장에서 길수가 아들과 나누는 마음 속 대화에서 길수의 부정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전쟁터에서 길수가 아들처럼 지켜주고자 했던 어린 영수는 수차례 길수에게 묻는다. "형아야, 나 이제 죽어도 돼?" 그런 극한의 고통과 죽음의 두려움에 처한다면 나 역시 그런 물음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영수가 너무도 가여웠다. 길수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관동군이 되어 러시아군과 싸우다 러시아군의 포로가 되고 다시 러시아군이 되어 독일군과 싸우고 또다시 독일군이 되어 연합군과 싸우다 미군의 포로가 된다. 러시아군의 포로가 될 때도, 독일군의 포로가 될 때도, 미군의 포로가 될 때도 길수는 말한다. "나는 조선인입니다. 나는 이 전쟁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아들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 당시 얼마나 많은 조선인들이 이런 말을 했을까. 그리고 차마 이런 말을 해볼 기회도 없이 죽어간 조선인은 또 얼마나 많았을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찡해진다. 독립운동을 하러 떠났던 아내와의 극적인 만남으로 1권이 끝이 난다. 도저히 2권을 펼치지 않을 수 없게 끝이 나서 책장을 넘기는 손에 속도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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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개인에게 있어 역사와 전쟁은 무엇이고 삶이 자신에게 가르쳐 주는 의미와 가치가 과연 무엇인지를 일깨우는 보기 드문 역사 소설을 접하게 되어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지난 역사의 굴레 속에서 힘들게 살아간 선조들의 흔적이 한 올 한 올 배어 나옴을 느끼게 하였다.이재익작가의 탄탄한 역사적인 사실과 김건우 할아버지의 회한이 뒤섞인 개인사들이 어우러지면서 이야기는 마치 전쟁의 도가니에 빠져드는듯 했고 일제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강제징병 당하는 조선의 젊은 청년과 위안부들의 기구한 삶의 모습들이 숨겨져 있던 비화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옴도 실감케 하여 읽는 내내 그들의 후손의 한 사람으로서 치욕과 모멸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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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金建旴), 1931년 평양 출신. 2005년 가족들과 함께 탈북. 달과 사위는 국경 지역에서 총살 당함. 함께 중국 국경을 넘은 외손자와 손자 며느리의 행방을 알 수 없음. 탈북자 지원단체의 도움으로 지난 달 입원. (1권 12쪽) 그가 노인을 처음 만난곳은 탈북자와 관련한 추석 시즌 특집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부터였다. 삼대에 걸친 일가족이 탈북을 시도했으나 제일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만 살아 남고 나머지 가족들은 몽땅 죽어버린 것 하며 노인이 폐암 말기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환자라는 것이 특이한 케이스였다. 상징성도 좋고 극적인 요소도 첨부된 PD의 직감으로 대박 아이템으로 느껴지는 지라 더 열중을 했는지도, 입을 닫았던 노인이 입을 열며 처음 한 말이 '노르망디 코리안'이라는 병칭이 붙어있는 아버지 김길수의 이야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