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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이 없는 심장의 소리' 이 시집을 처음 받아 제목을 읽었을 때, 나는 이게 뭔 소린가 하면서도 아 약간 느낌있네... 했었다. 심장에는 입술이 없지만 일단 안에 수록된 시들을 읽고 나면 난해할 수도 있는 제목의 숨은 뜻이 어느정도 이해가 갈 것 같아 대충 아무 페이지나 펴 놓고 맘에 드는 제목의 시를 우선으로 읽기 시작했다. 평소에 시에 관심이 있지만 정작 접해본 시집은 별로 없던 내게 이 시집의 언어들은 지극히 추상적이고 복잡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그건 곧 내가 제대로 읽지 않아서 그랬다는 것을 깨달았다. 글자 하나하나 표현 하나하나를 찬찬히 음미하듯 읽으니 윤수하 시인이 의도하는 바를 조금은 알겠다 싶었다. 이 시집의 몇몇 시들을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분위기는 삶과 죽음에 대한 것이었다. 시집의 언어들이 마치 살아있는, 죽어있는 모든 존재들을 가로질러 이어주는 매개체가 된 느낌이랄까. 죽음이 꼭 슬픈 죽음만 있는 것이 아니고, 죽으면 완전히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어딘가에 어떤 형태로든 분명히 남아 존재한다는 뉘앙스. 이렇게 윤수하 시인은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이를 파고들어 독자들에게 삶과 죽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 것 같다. 이 시집에서 감명 깊게 읽은 시가 하나 있다면, '천국보다 낯선' 이라는 시다. 이 시에선 평범한 일상의 풍경들을 나열해 보여주다가 그렇게 계속 시간이 흘러 시 속의 '나'가 자신의 존재를 찾을 수 없게 되자 잔디에 누워 다음 생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갑자기라는 외마디의 말과 함께 시가 끝난다. 처음엔 "이렇게 갑자기 끝난다고?" 싶었으나 곧 이 또한 시인이 의도한 표현 방법이었음을 깨닫고 이 시가 좋아졌다. 갑자기 끝난 시처럼 죽음은 생각보다 갑자기, 허무하고 낯설게 찾아온다는 것을 의미한 것이 아닐까. '천국보다 낯선' 은 이 시의 제목이자 짐 자무시 감독의 1984년도 작 영화 제목이라고 한다. 이를 보고 난 "윤수하 시인은 이 영화를 보고 시의 영감을 얻은 것일까?" 하는 의문을 자연스레 던지게 되었고, 이는 곧 그 영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여유가 있을 때 '천국보다 낯선' 영화를 꼭 찾아 보기로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입술이 없는 심장의 소리' 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내 취향'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집을 별로 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의 문체나 스타일이 세련되어 마음에 들었고, 시들을 읽는 내내 내가 경험할 수 없던 정서들을 느끼게 되어 신선하고 깨어있는 기분이 드는 것 같았다. 이런 좋은 시집을 소장하게 되어 굉장히 기쁘다.기회만 된다면 윤수하 시인의 다른 시집도 찾아 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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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가
생사와 존재의 허망함에 대해 한동안 앓다가 『입술이 없는 심장의 소리』를 만났다. 전작 시집 『틈』의 이미지들에 매료되어 오래도록 되새겼는데 신작 시집이 출간되어 무척 반갑다. 이번 시집은 존재와 소멸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시편이 더 많아졌다. 특히 첫 시 「자장가」를 읽고 큰 위로를 받는다. 이 짧은 생에 혈육 한 점 없다면 이런 시 한 편 만나지 못한다면 아, 얼마나 적막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