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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이 없는 심장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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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이 없는 심장의 소리' 이 시집을 처음 받아 제목을 읽었을 때, 나는 이게 뭔 소린가 하면서도 아 약간 느낌있네... 했었다. 심장에는 입술이 없지만 일단 안에 수록된 시들을 읽고 나면 난해할 수도 있는 제목의 숨은 뜻이 어느정도 이해가 갈 것 같아 대충 아무 페이지나 펴 놓고 맘에 드는 제목의 시를 우선으로 읽기 시작했다.  평소에 시에 관심이 있지만 정작 접해본 시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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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술이 없는 심장의 소리' 이 시집을 처음 받아 제목을 읽었을 때, 나는 이게 뭔 소린가 하면서도 아 약간 느낌있네... 했었다. 심장에는 입술이 없지만 일단 안에 수록된 시들을 읽고 나면 난해할 수도 있는 제목의 숨은 뜻이 어느정도 이해가 갈 것 같아 대충 아무 페이지나 펴 놓고 맘에 드는 제목의 시를 우선으로 읽기 시작했다. 

 평소에 시에 관심이 있지만 정작 접해본 시집은 별로 없던 내게 이 시집의 언어들은 지극히 추상적이고 복잡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그건 곧 내가 제대로 읽지 않아서 그랬다는 것을 깨달았다. 글자 하나하나 표현 하나하나를 찬찬히 음미하듯 읽으니 윤수하 시인이 의도하는 바를 조금은 알겠다 싶었다. 이 시집의 몇몇 시들을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분위기는 삶과 죽음에 대한 것이었다. 시집의 언어들이 마치 살아있는, 죽어있는 모든 존재들을 가로질러 이어주는 매개체가 된 느낌이랄까. 죽음이 꼭 슬픈 죽음만 있는 것이 아니고, 죽으면 완전히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어딘가에 어떤 형태로든 분명히 남아 존재한다는 뉘앙스. 이렇게 윤수하 시인은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이를 파고들어 독자들에게 삶과 죽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 것 같다. 

 이 시집에서 감명 깊게 읽은 시가 하나 있다면, '천국보다 낯선' 이라는 시다. 이 시에선 평범한 일상의 풍경들을 나열해 보여주다가 그렇게 계속 시간이 흘러 시 속의 ''가 자신의 존재를 찾을 수 없게 되자 잔디에 누워 다음 생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갑자기라는 외마디의 말과 함께 시가 끝난다. 처음엔 "이렇게 갑자기 끝난다고?" 싶었으나 곧 이 또한 시인이 의도한 표현 방법이었음을 깨닫고 이 시가 좋아졌다. 갑자기 끝난 시처럼 죽음은 생각보다 갑자기, 허무하고 낯설게 찾아온다는 것을 의미한 것이 아닐까

 '천국보다 낯선' 은 이 시의 제목이자 짐 자무시 감독의 1984년도 작 영화 제목이라고 한다. 이를 보고 난 "윤수하 시인은 이 영화를 보고 시의 영감을 얻은 것일까?" 하는 의문을 자연스레 던지게 되었고, 이는 곧 그 영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여유가 있을 때 '천국보다 낯선' 영화를 꼭 찾아 보기로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입술이 없는 심장의 소리' 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내 취향'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집을 별로 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의 문체나 스타일이 세련되어 마음에 들었고, 시들을 읽는 내내 내가 경험할 수 없던 정서들을 느끼게 되어 신선하고 깨어있는 기분이 드는 것 같았다. 이런 좋은 시집을 소장하게 되어 굉장히 기쁘다.기회만 된다면 윤수하 시인의 다른 시집도 찾아 보고 싶다.

s*******1 2018.06.1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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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하 - 입술이 없는 심장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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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가                                                                       윤수하   내 몸이 내 것일 때  몸이 기억할 수 있는 모든 사물을 흡수한다.  그러면 가까운 미래에 내 몸이 내 것이 아닐 때  몸은 기억나는 사물들 틈으로 스스럼없이 스며들 것이므로   그러면 내 몸은 바람 부는 언덕  서 있는 내 아이의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이 될 것이고  손끝에 닿아 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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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장가
 
                                                                     윤수하

  내 몸이 내 것일 때
  몸이 기억할 수 있는 모든 사물을 흡수한다.
  그러면 가까운 미래에 내 몸이 내 것이 아닐 때
  몸은 기억나는 사물들 틈으로 스스럼없이 스며들 것이므로
  그러면 내 몸은 바람 부는 언덕
  서 있는 내 아이의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이 될 것이고
  손끝에 닿아 부서지는 물결이 될 것이고
  발가락을 간질이는 물결 속에 떠오르는 나뭇잎이 되어
  옷자락에 묻어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알지 못하는 사이
  뜨거운 사랑이 다시 시작되면
  돌나무바람햇빛물결
  눈치챌 수 없이 생명 없는 목숨이 되어
  숨 없는 숨을 죽이며
  내가 낳은 아이가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또 아이를 낳고 또 낳은 아이가 아이를 또 낳고 그 아이가 아이를 또 낳을 때까지 바라볼 것이다.
  침을 꼴깍꼴깍 삼키며
  쓸어 삼키듯 바라볼 것이다.

                                                          - 시집 『입술이 없는 심장의 소리』



 

 

생사와 존재의 허망함에 대해 한동안 앓다가

입술이 없는 심장의 소리를 만났다.

전작 시집 의 이미지들에 매료되어 오래도록 되새겼는데

신작 시집이 출간되어 무척 반갑다.

이번 시집은 존재와 소멸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시편이 더 많아졌다.

특히 첫 시 자장가를 읽고 큰 위로를 받는다.

이 짧은 생에 혈육 한 점 없다면

이런 시 한 편 만나지 못한다면

, 얼마나 적막할 것인가.



e****y 2018.06.05.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