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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의 여느 여자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핑크 공주"가 되고 싶은 소녀 비비. 같은 반의 부잣집 친구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핑크 일색입니다. 비비는 그런 친구들이 너무나 부럽지만 자신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빠는 트럭 운전수, 엄마는 청소부인 가난한 집 소녀이기 때문입니다.
어느날 엄마 심부름을 가다가 우연히 장난감 가게 진열장에서 핑크 드레스를 입은 멋진 신부 인형을 보았습니다. 비비의 눈에는 너무나 예뻤기에 하릴 없이 보고 또 보았습니다. 하지만 집안 형편상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비비는 다음날 자신의 소중한 저금통을 들고 가게에 갑니다. 두근두근하면서 저금통을 내밀었지만 주인 아주머니는 "이건 너무 비싸서 그 돈으로는 살 수 없단다"라고 말합니다. 그래도 비비는 꼭 사고 말겠다고 결심하고 아파트 여기저기에 쪽지를 붙여놓습니다. "저는 돈이 필요하답니다. 제게 어떤 심부름이든 시켜주세요. 300원이든 500원이든 좋으니까요. 저는 핑크빛 인형을 꼭 사고 싶어요." 그걸 읽은 마음씨 좋은 이웃집 사람들은 비비에게 강아지 산책 시키기, 장 보기, 물건 나르기 등 간단한 일을 시켜줍니다. 덕분에 비비는 적은 돈이나마 조금씩 모을 수 있었습니다. 어느날 비비는 아빠에게 물었습니다. "아빠는 꼭 가지고 싶은 것이 없었어요?" " "물론 있었지. 어느날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깜깜한 밤에 트럭을 몰고 갔단다. 그런데 저 앞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큰 트럭이 다가왔지." "혹시 핑크 색이었나요?" "아니. 다양한 빛깔이었단다. 그 트럭은 온통 수많은 전구로 장식하고 있었지. 그 모습이 너무 멋져서 나는 정말 부러웠단다" "그런데 아빠는 왜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비비의 말에 아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기 때문이지."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을 때, 엄마는 다같이 피크닉을 가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핑크 인형에 있는 그 가게에 갔습니다. 그런데 진열장에는 이미 핑크 인형이 없었습니다. 마침 친구 메릴리가 그걸 사버렸던 것입니다. 비비는 완전히 실망한 채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그런데 저 앞에서 하모니카 소리가 들렸습니다. 집앞 계단에 앉아 아빠가 하모니카를 부르고 있었던 것이죠. 비비는 아빠의 하모니카 소리에 맞추어 자기도 모르게 춤을 추었고 시무룩했던 기분은 금새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문득 깨닫습니다. 아빠는 모든 걸 다 가질 수 없다고 말했지만 비비는 지금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다는 것을요.
이 동화에서 나오는 비비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주변의 친구가 가지고 있는 것은 뭐든간에 가지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에게 남부럽지 않게 다 해주고 싶은 것이 모든 부모의 마음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세상 모든 것을 다 사줄 수는 없습니다. 또한 그게 반드시 아이들을 위하는 길이라고도 할 수 없죠. 게다가 너무나 풍요로운 시대이다보니, 아이들도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그걸 사기 위해 엄마 아빠가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지 아이들은 모르죠.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값비싼 장난감이 아니라 바로 부모의 사랑입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닫게 해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제목대로 핑크빛의 따사로운 느낌,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예쁜 동화입니다. 아이들과 꼭 읽어 보기를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