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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는 TV 속 일부 연예인들이 키우는 특별한 반려 동물로 알고 있었기에 가시가 있는 고슴도치를 키우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고 있지 않았는데 우리 집 막내 "도치"가 어느덧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된 지 100일이 다가오고 있다. 오랜기간 고슴도치를 키우고 싶다는 아이들 성화에 결국 백기를 들고 고슴도치를 키우기로 했지만 개나 고양이와는 달리 어떻게 키워야할 지 몰랐기에 걱정이 많았다. 막상 키우고 보니 처음에 가졌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고 두 손에 들어갈 정도로 아담한 체구에 밤에 열심히 쳇바퀴를 돌리는 것을 빼고는 조용해서(야행성이라 낮에는 거의 자지만) 크게 손이 가지 않는 반려동물인 것을 알게 되었다. 더구나 새침하기는 하지만 똘망 똘망한 두 눈은 귀엽기만 하다.
고슴도치를 키우다보니 고슴도치 관련 책들이 두 딸아이의 눈에 들어왔나보다. 아이들이 아빠의 예스24 어플을 통해 도서를 검색하더니 구입해 달라고 부탁해서 읽게 된 책이 고슴도치 포토 에세이인 [내 가시는 아프지 않아]이다. [내 가시는 아프지 않아]는 사랑하는 아내, 네 명의 아이들을 둔 일본의 평범한 가장이 우연히 고슴도치를 키우게 되면서 고슴도치를 통해 일상의 소중함과 함께 고된 삶에 용기를 건네주는 책이다. 포토 에세이라 장마다 고슴도치의 사랑스런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이라 하겠다.
우리 집 막내 도치는 보통 아이들이 목욕을 시켜주기에 내가 할 일은 고슴도치가 목욕을 다 한 후 드라이기로 말려주는 것이 다인데 처음에는 고슴도치를 말리다 가시에 찔릴까봐 걱정을 하곤 했다. 하지만 도치가 기분이 나쁘지 않는한 가시를 세우지 않기에(목욕 후에는 기분이 좋아서 가시를 세우지 않는 편이다) 별 어려움 없이 젖은 몸을 말려주고 있다. 고슴도치의 외양을 보면 가시가 있고 다리도 짧은데다가 눈도 작기에 만약 사람처럼 외모에 대한 감정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이 싫어할꺼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데 사실은 다른 사람이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 스스로를 미워한 것 뿐이라는 것을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해 주고 있다. 학창 시절 한창 사춘기 때 여드름이 유독 많이 났었다. 병원도 다녀보고 좋다는 약도 써봤지만 여드름 꽃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한창 외모에 관심 많던 사춘기 소년은 사람들이 내 외모만 볼까봐 걱정이 되어 한동안 외출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 외모에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것을 나이가 들수록 알게 되었다. 내가 나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고 미워했을 뿐이다. 지금도 지성 피부라 스킨만 바르지만 학창시절 얼굴에 벚꽃처럼 붉게 만발하던 여드름은 온데간데 없다.
고슴도치를 키우면서 일상의 작은 변화가 찾아왔다. 엄마, 아빠가 시키지 않는 한 먼저 나서지 않는 수동적이었던 두 딸은 매일 당번을 정해 번갈아가며 밤새 활발한 배변 운동을 한 도치의 집을 청소해 주고 있고 일주일마다 알아서 도치 목욕을 시켜준다. 자연스럽게 생명에 대한 관심도 갖게 되었다. 평일 아빠가 퇴근 후나 주말에 쉴 때는 귀가 따가울 정도로 도치 이야기를 해서 도치 덕분에 예전보다 딸아이와 대화가 많아졌다. 나 또한 회사에 출근하면 도치가 잘 있는지 아이들에게 카톡으로 안부를 물을 정도가 되었다. 개나 고양이처럼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없는 고슴도치지만 청각이 발달해서 우리 가족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냄새를 기억하기 때문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이 느껴진다. 우리도 그렇지만 도치도 고마운 가족이 생긴 것을 알고 있을 것 같다.
이름을 불러 주는 가족이 있다는 것. 실패를 하더라도 묵묵히 지켜보는 가족이 있다는 것. 주저하면 내 등을 토닥이는 가족이 있다는 것. 가족이 있다는 건 이렇게나 행복한 거구나. - 86 ~ 87쪽
[내 가시는 아프지 않아]는 총5장에 걸쳐 고슴도치의 사랑스런 사진과 함께 저자가 고슴도치를 키우며 느끼는 일상의 소중함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주는 포토 에세이다. 적당한 글밥에 포근한 고슴도치를 사진을 보다보면 금방 마지막 책장에 다다르지만 어느새 전해져온 위안과 용기를 얻은 나를 발견할 것이다. 앞으로 저자처럼 우리 집 막내 도치와 함께 평화로운 일상을 감사히 여기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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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에 치여서 예민해진 상태인데 이 책이 보였어요 문뜩 예전 3년을 키웠던 고슴도치의 가시 같아진 요즘의 저에게 스스로 위로를 전하고자 구매했습니다 제겐 저자처럼 가족이 되어준 사람이 없지만 내 자신을 사랑한다면 남에게 쉽게 상처받지 않을꺼란 생각이듭니다 사실 세상에서 제일 쉽고도 어려운 일이 자신을 믿는거 사랑하는거 같아요 오늘도 지쳐서 뾰족해진 저는 속으로 독설을 품고 있네요 내 앞에서 다 사라지라고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