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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물론 진 켈리 주연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따온 것이겠습니다. 저 영화의 원제는 "singing in the rain"인데, 우리말로 옮긴 번역어구가 훨씬 멋스러운 듯 보입니다. 예전 팬들은 "비는 사랑을 타고"라 잘못 부르기도 했는데 당시 아마 그런 제목으로 상영되었던 듯합니다. 물론, 사랑이 비를 탈 수는 있어도 그 반대는 말이 안 되기 때문에 오류이며, "타다" 어쩐다 하는 건 아마 일본식 제목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나 봅니다. 명배우 더크 보가드 주연 <베니스의 죽음>은 토마스 만 원작인데 영화에서는 설정이 바뀌어 소설가가 아닌 음악가가 바로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영화 내내 구스타브 말러의 음악이 깔리는데, 사실 역으로 보면 참 난감한 캐릭터인데 배우가 명배우이다 보니 뭔가 설득력까지 주면서 극이 진행됩니다. 요즘은 저렇게 기본기가 탄탄한, 진지한 배우가 없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스탠리 큐브릭은 작품에다가 고전곡을 참 과감하게 사용하는 감독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아이즈 와이드 셧>에 쇼스타코비치의 왈츠가 쓰이는데, 이걸 김성훈 감독이 <끝까지 간다>에서도 공포의 벨소리로 사용했죠. 영화 <죽음과 소녀>는 모르는 이들도 많겠는데 시고니 위버가 성고문을 당한 여성 민주화운동가로 나오며 가해자 의사 역에 벤 킹슬리인데 이제 상황이 바뀌어서 지가 묶인 채 얻어터지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라기보다는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느낌인데, 물론 여기에 슈베르트의 동명 명곡이 쓰인 것입니다. 클래식은 때로 전혀 아닐 것 같은 영화에도 쓰여서 의외의 효과를 더합니다. 예를 들면 무슨 척 노리스 영화, 스티븐 시걸 영화 같은 것에도 간혹 희한하게 고전 음악이 쓰이곤 하죠. 척 노리스 영화 중에 뭐였더라... 여튼 파티 장면에서 비발디의 사계 중 가을 3악장이 나오기도 했는데 척 노리스가 그 와중에 여자한테 뭘 추궁하곤 합니다. 이런 건 아마 돈도 없고 해서 감독이 적당히 사운드를 메우기 위해 쓴 게 아닌가 제 멋대로 짐작합니다. 이 책에는 <작은 신의 아이들>에 쓰인 바흐의 곡에 대해서도 언급이 있습니다. "작은 신의 아이들"은 원작이 마크 메도프의 희곡이며, 한때 자주 언급되고 읽혔으나 한국에서는 더 이상 찾는 이가 없는지 번역서가 보이지 않고 영화도 아마 거의 잊혀진 듯합니다. "작은 신의 아이들"이라고 하면 뭔가 귀여운 느낌도 주지만 원어의 의도는 전혀 그렇지 않고, "이런 부조리를 세상에 끼친 신이라니, 위대한 신이 아니라 참으로 비루한 신이었나 보다" 같은 일종의 개탄입니다. 그 작에서, 그런 신이 빚은 아이들이란 바로 청각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이며, 물론 영화는 이런 소재를 두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끌어냅니다. 말리 매틀린이 오스카 여우 주연상을 받았으며, 그때로부터 1년 전<거미여인의 키스>에 나와 역시 남우 주연상도 받았던 윌리엄 허트도 열연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