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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통신기기가 '융합'된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혁신을 몰고 왔다. 이에비해 버스와 지하철이 '융합'된 경전철은 지역에 따라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서로 다른 요소가 마구잡이로 섞이는 융합의 시대에서 과학적 검증과 인문학적 성찰을 토대로, 질적 도약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통섭적 융합'에 대해 청소년들과 함께 고민을 나누는 책으로 읽힌다. 우선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생생한 현장 경험과, 깊이있는 역사적 사료에 대한 해석을 아우르며, 통합,융합, 그리고 통섭의 개념을 제시한 뒤, 이에 대한 과학적, 철학적, 미학적 이야기가 풀려나간다. 또 강원대학교 최훈교수는 통섭적 사고가 '인간의 삶과 별자리가 결합되는 식'의 점성술이 되지 않기 위한 철학적인 엄밀성에 대해 논의를 전개한다. 따라서 '인문학'과 '과학'이 만나지만 '산소'와 '수소'처럼, 물이라는 새로운 생명의 원천을 만드는 방식에 대해 21세기에 걸맞는 과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과정에서 최훈 교수는 "내 경험이 다른 사람들도 동의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성'을 내포하고 있는지 확인하라"고 주문한다.이야기의 주제와 내용은 무겁지만, 전개는 산뜻하다. '보편적 공감'이 가능한 수많은 현실 사례와 역사적 문헌이 동원되었기 때문이다. 최재천 교수는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와 '충남 서천의 국립 생태원의 기획과정', 그리고 스티브 잡스, 정약용과 정조의 삶을 결합하면서 통섭의 의미를 차분히 제시하며 첫 편을 마무리한다. 흥미를 유도하면서, 자연스럽게 어려운 개념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책의 출발점이다. 이어서 성균관대 한기호 교수는 융복합이라는 '통섭과 융합의 기묘한 동거'속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심화 과정인 셈이다. 그리고 '과학과 인문학, 만남과 이별'이라는 포괄적 주제를 거친 뒤, 이 방식이 왜 철학적, 과학적 엄밀성에 기반해야는지에 대한 논의로 연결된다. '통섭'이 '마구잡이식의 망상'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이다. 논의를 위한 단단한 초석을 놓고 있다. 이어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의 '무리수'에서, 시대속에서 재구성되는 일본 조총의 사회적 의미, 서양 중세의 '천문학 혁명'을 거쳐, 미래의 '초지능 신인류'와 '사이보그'로, 동양과 서양, 과거와 미래를 거침없이 내달린다. 여기에 또 철학이 예술이 융합되면서,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고 있다. 로봇의 이야기는 다시 현실의 인공지능과 알파고로 돌아오면서, 인간 행동의 '주체'에 대한 진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책은 후반부에 '아름다움'과 '신화'라는 가장 인간적이면서, 주관적인 영역으로 시야를 돌리면서 매듭하고 있다.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 갈증과, 신화의 무한한 상상력이 획일화를 벗어난 열린 통섭의 가능성, 과학과 인문학의 지속적인 동거 환경을 조성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신화와 게임'을 통해 주관성과 객관성, 보편성위에서 춤을 추는 상대성 마저 '통섭'되면서 책이 마무리된다.스티브 잡스는 절대 다수 경영진의 반대를 무릅쓰고, 휴대폰에서 기계식 키보드를 없애면서, 컴퓨터가 통신 기능을 역전시킨 스마트폰을 완성했다. 그가 지닌 '히피적 사고방식'이 첨단 기술과 통섭을 이룬 것이다. 현실에 기초한, 그러나 깊이있는 '통섭'을 성찰하는 입문서로 열독할 수 있었다. 논술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지방자치의 주역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