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랑의 소설을 찾던 중 이 책을 발견했다. 테이크 아웃 시리즈로 젊은 작가 20명의 단편 소설을 역시 젊은 일러스트레이터들의 그림을 넣은 작품이다. 젊은 작가들의 다양한 활동범위를 넓혀주는 책 같아 반가웠다. 이 시리즈를 이제야 알게 되어 조금 안타까울 뿐이다. 정세랑의 소설답게 이 소설은 저 멀리 미지의 섬에서 일어난 일들을 다루고 있다. 역시 우주의 소행성으로 떨어져 본토가 사그러지는 SF적인 내용이다. 그럼에도 아웃사이더로서 섬에 살며 어떤 인간으로 살 것인가를 묻는 소설이기도 했다. 애슐리는 생김새는 본토쪽이나 섬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 어느 직장도 오래 견디지 못하는 애슐리는 유람선에서 정체불명의 춤을 추는 일을 한다. 어느 날 우주의 소행성이 섬 쪽으로 날아왔고 그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본토를 초토화시켰다. 살아남은 본토 사람들은 섬으로 향했고 섬에서는 본토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애슐리가 일하고 있던 유람선은 긴급 구호선이 되었다. 섬의 청년회는 애슐리에게도 자원봉사자로서 도와달라고 했다. 그만큼 일손이 필요했다. 꾀죄죄한 몰골의 한 여자아이가 그녀의 팔을 잡아 당겼다. 애슐리는 한 팔로 아이의 허리를 감고 나머지 한 손으로 아이를 씻겼다. 아이의 엄마가 찾아와 고맙다며 아이를 데려갔다. 아시아 남자가 아이 얼굴 씻길 때의 장면으로 사진으로 찍었던 듯 했다. 보도용이라며 남자는 사진을 써도 되느냐 물었다. 별생각없이 쓰라고 했던 애슐리는 그 사진이 전 지구 사람들이 다 아는 사진이 된 후에야 그 사진을 보았다. '섬의 애슐리'라고 불리게 된 애슐리는 섬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어 있었다. 똑똑했던 새엄마의 딸 셰인도 의사로 일하면서 애슐리에게 인터뷰를 잡아달라고 할 정도였다. 또한 마을 청년회를 이끄는 청년회장 아투는 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어깨 카누 축제'가 열렸을때 자기 카누에 올라타 춤을 춰달라고 했다. 일러스트와 함께 <섬의 애슐리>는 무척 짧은 소설임에도 매력적이었다. 역시 정세랑다운 소설이라고 할만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것 같다. 이용가치가 없어질 때까지 이용하려하는 욕심많은 인간의 한 단면들을 보게 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곁에 있는 사람을 죽이면서까지 자신의 입지를 다지려 했다는 게 너무 현실적이어서 슬펐다. 조금은 예감했으면서도 씁쓸한 행동이었다. 중단편 소설의 다양한 시도가 좋다. 점점 장편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아마 단편 소설도 읽기 버거워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과 함께 단편소설이 한 권의 책이 되어 덜 지루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말이다. 두꺼운 책을 읽지 못한다면 이러한 테이크 아웃 시리즈처럼 단편소설이 한 권의 책으로 읽힌다면 반길 일이다. 좀더 많은 사람들이 책읽기를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섬의얘슐리 #정세랑 #한예롤 #미메시스 #책 #책추천 #책리뷰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한국문학 #테이크아웃 #테이크아웃시리즈 |
|
살다보면 다양한 형태의 사건과 사고들이 발생하지만, 가능하면 그런 사건과 사고에 내가 주인공이 되고 싶은 경우는 없다. 사건과 사고에서 빗겨나간, 주인공이 아니라도 좋으니 조용하게 살고 싶다. 바람처럼 왔다 바람처럼 갈지라도. 하지만 모두 나와 같은 생각으로 살지는 않는다. 아니 평범하게 살다가도 어떤 계기가 오면 달라질 수 있는 게 사람이기도 하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겠지만. 위험이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 노력하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 그걸 좋다 나쁘다 이야기할 수 없지만, 누군가의 희생을 기회로 만드는 건 좀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외국의 어느 관광지. 가슴에 조악한 코코넛 껍질을 단 채 관광 온 본토 사람들 앞에서 전통춤을 추며 생계를 유지하는 애슐리가 주인공이다. 엄마에게서 버려졌고, 아버지와 함께 살지만 아버지는 곧 재혼한다. 재혼한 엄마와의 사이에서 동생이 태어나고 애슐리는 존재감 없이 살아간다. 본토에 일이 벌어지고, 본토 사람들은 섬으로 몰려든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애슐리가 본토 아이를 씻기는 사진이 찍히고 애슐리는 유명해진다. 평범하게 살아오던 애슐리에서 한 남자가 다가오고 그녀를 이용하려고 하는데...
특별할 것 없는 여자에게 어느 날 한 남자가 다가온다. 그것도 호의를 가지고. 자신을 사랑하는 거라 믿고 싶지만 눈빛은 그렇지 않다. 그걸 알면서도 남자를 향한 시선을 거둘 수 없다. 그리고 남자는 그런 여자를 이용하려 든다.
작고 짧은 단편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어렵고 힘든 인간관계를 생각했다. 가장 편하다고 할 수 있는 가족관계라지만 정말 편하고 좋기만 할까? 때론 남보다도 못한 게 가족이라고들 하는데? 가족끼리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건 가정교육의 문제이기만 한 것인지 나도 아이를 키우지만 잘 모르겠다. 참이라 믿었던 아이들에 대한 믿음들이 깨질 때도 있고, 아니라 생각했던 것에 감동을 받을 때도 있다. 사춘기라는 그 예민함에 다 때려치우고 싶을 때도 있다.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맞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가족끼리도 이렇게 힘겨운데 남과는 오죽할까? 착한 사람을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들, 착함을 이상하게 이용하는 사람들 그리고 사회적 이슈에 편승하려는 사람들. 이용당하고 있지만 그렇게라도 해 줄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거라 말하는 사람들. 모두 다른 입장이고, 각자의 입장에 선다면 그들 모두를 이해할 수 있을까?
짧지만 인상적인 소설이다. 특히나 마지막 부분이.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관계를 구축하며 사는 사람인지, 내 주변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소설이다.
|
|
우리가 애슐리일수도 있고, 우리가 애슐리를 소비하고 있을 수도 있다. 사진에 찍힌 애슐리의 모습만 보고 대중은 어쩌면 자신이 원하는 감정의 충족을 하고 진실은 외면한다. 불행도 단맛이 날 정도로 적응한 애슐리는 대중이 원하는 그런 역할을 해야할것만 같다. 자신에게 위험하고 좋지 않은 선택임을 알고 있어도, 더 나은 방향이 어느쪽인지 알면서도 행동하지 못한다. 처음부터 이런 게 아니라 환경이 이렇게 만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극적이더라도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은 희망적이었다. 정말 애정하는 정세랑 작가님의 소설이라 한장 한장 아껴가며 독서했다. 퓰리처 사진전에 가서 받은 충격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강렬한 이미지에 매혹을 느끼면서도, 현혹에 사용하기도 한다는 작가의 말에 너무 공감이 갔다. |
|
미메시스 출판사에서 내놓는 테이크아웃 시리즈는 젊은 소설가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발상과 상상력으로 써 내려간 이야기에 더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의 협업으로 만들어지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테이크아웃 시리즈의 첫 번째 주자는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정세랑 작가의 섬의 애슐리입니다. 확실히 잔잔한 듯하게 흘러가는 듯하면서도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던 섬의 애슐리만 속 이야기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던 데다가, 한예롤 작가의 독특한 일러스트가 합쳐지면서 그 시너지가 제대로 뿜어져 나왔던 것 같습니다. |
|
정세랑 작가님의 단편소설 섬의 애슐리를 읽었습니다. 보건교사 안은영을 재밌게 읽은 참에 30퍼센트 대여 할인을 하길래 구매한 작품입니다. 주인공인 애슐리는 섬사람인 아버지와 육지 사람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로, 섬에서 살고 있지만 육지 사람을 닮은 외관 때문에 육지 사람에게도 섬사람에게도, 그리고 가족에게도 배척을 받고 있습니다. 모두의 외면 속에서 외롭게 살아왔던 그녀의 인생을 반영한 것처럼 한 곳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이런저런 일을 하던 그녀는 조그만 유람선에서 사람들을 위해 춤을 추는 일을 직업으로 삼습니다. 그런 중 육지에서 재앙이 일어나고, 육지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섬으로 돌아오게 되고, 육지 사람인 어린 아이를 씻기던 애슐리를 촬영한 어느 사진기자 덕분에 애슐리는 단숨에 유명인사가 됩니다. 그런 애슐리에게 언제나 경멸적인 태도로 대하던 남자가 구애를 하고 이 둘은 결국 결혼을 하지만 이 남자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 가차없이 애슐리를 버립니다. 모두에게 외면받는 인생이었기에 삶을 포기하려고 했지만 결국 애슐리는 스스로 삶을 살아야겠다고 깨닫게 되지요. 이 소설은 외롭게 살며 은은한 경멸을 받은 여인이 결국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나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짧은 소설이었지만 그림작가님의 그림이 분위기를 돋보이고, 주제의식이 확실하게 드러나서 재밌게 읽었네요. |
|
미메시스 출판사에서 나온 섬의 애슐리(정세랑 저 한예롤 그림)를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스포일러에 민감한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가상의 섬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섬사람이지만 본토사람같은 외모를 갖고 있는 애슐리. 본토의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유람선에서 전통춤을 추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본토에서 일어난 사고로 인해 본토 사람들이 섬으로 피난오게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짧은 글이지만 흡입력이 있다. 함께 실린 일러스트도 좋았다. |
|
섬에서 태어났지만 외모는 본토사람들처럼 생겨서 어디서나 이방인같은 주인공 애슐리... 부모의 재혼으로 겉도는 가족관계와 섬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전통춤을 보여주는 일을 하는 애슐리...젊은 사람들은 다 떠난 섬에서 이런 일을 하는 걸 한심하게 보는 사람들 시선.... 애슐리도 노력했지만 어디서나 겉도는 관계속에 이 일이 그래도 마음이 편안한 걸.... 이제는 부모와 이복동생도 섬을 떠나 본토로 간다... 그러던 어느날 지구로 떨어지는 소행성 충돌을 막기위해 미사일을 발사하다 잘못 되어 생화학공장에 떨어지며 본토에 많은 사람들이 죽고 탈출하며 피난을 가는 아수라장이 펼쳐진다... 본토사람들이 섬으로 몰려오고 활성화되면서 애슐리는 사진 한장으로 유명인사가 되며 그동안 자신을 무시했던 청년회장의 청혼도 받고 결혼도 한다... 하지만 본토가 위험에서 점점 회복되며 사람들이 본토로 돌아가자 이제는 효용성이 없어진 섬의 애슐리는 섬과 사람들로부터 버림을 받는다.... 가까운 가족에서부터 시작된 버려지고 이용당하며 상처를 받아온 것에 익숙해져 쉽게 포기하고 동화되는 삶을 살아오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애슐리가 서서히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마음이 아프면서도 자랑스럽다...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지 알기때문이다...
|
|
섬의 애슐리는 내가 정세랑 작가의 작품 중 가장 마지막에 읽은 책이다. 정세랑 작가를 처음 접한게 딱 1년 전인데, 그 사이 작가님의 모든 책을 다 읽어봤을 정도로 취향 저격이었다. 그럼에도 섬의 애슐리는 뭔가 선뜻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미루다가, 이북으로 짧은 소설을 읽고 싶어서 택했다. 정세랑 작가의 소설에서는 어떤 인물이든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애슐리도 마찬가지였다. 섬의 애슐리 라는 제목이 붙었을 사진도 왜인지 눈에 선하게 그려졌다. 작가님의 그런 인물묘사방식을 좋아한다. 그리고 은은한 폭력을 은은하게 그려내지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끔 던져주는 것도 역시나 좋아한다. 그래서 이 책도 너무 좋았다. |
|
"은은한 폭력 속에 살아온 사람이 어렵게 껍질을 벗는 과정". 언제나 그랬듯 무자비하고 차가운 현실 속 촛불처럼 다정한 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기어다니는 거북이들이 매우 마음에 든다. 몰입감 있는 짧은 단편이라 금방 읽힌다. 중간중간 나오는 일러트스와 소설이 끝난 후 나오는 인터뷰도 놓칠 수 없는 포인트 중 하나. '패배감도 입안에 오래 두고 굴리면 사탕 맛이 나니까.' |
|
정세랑 작가님의 섬의 애슐리. 작가님 이름을 전에 들어본 적이 있었고, 어쩐지 제목이 유난히 마음에 들어서 고민하다가 구매하게 된 이북이다. 테이크 아웃이라는 젊은 작가들의 단편소설 시리즈의 첫 시작을 연 작품이 이 작품인 듯 하다. 읽으면서 정세랑 작가가 써내려간 내용도 내용지만, 한예롤 작가의 일러스트가 눈에 띄었다. 글자와 그림을 보며 최대한 상상해 가면서 읽었던 거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