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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 블로그 제목으로 쓰고 있는 호모 지오그래피쿠스(Homo Geographicus)란 표현이 있다. 굳이 번역하자면 '지리적 인간'이란 뜻이다. 이는 지리과목을 잘하는 특수한 사람을 일컫는 게 아니다. 공간을 점유하고 살아가고, 그 공간을 벗어날 수 없는 모든 인간을 일컫는 말이다. 모든 인간은 공간 속에서 지리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고 살아간다. 다시 말해서, 모든 인간은 지리학자로서의 삶을 살아간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지리학은 학자들이 학문적으로만 다루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바로 우리 삶 속에서 살아있는 학문이고, 우리의 삶의 공간을 대상으로 삼는 학문이다. 저자 역시 이러한 호모 지오그래피쿠스란 표현을 본문에 소개하였다(p.18). 저자는 만화라는 방법을 통해서, 우리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리학을 학생과 일반인들에게 쉽게 소개한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을 '어머니가 아이를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비유한다(머리말). 어머니가 아이에게 잘 맞고 좋아하는 음식을 잘 소화하도록 고민하듯이, 저자는 지리를 독자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만화라는 수단을 이용한 것이다. 특히 복잡하고 난해한 천하도를 그림으로 쉽게 풀어본다(p.29). 그리고 특히 인문지리 분야에서 어려운 이야기를 여러 컷의 만화로 보여줌으로서 이해하기 쉽게 해준다. FTA의 양면성이라는 주제에서 미국 농부가 과잉생산을 함으로서 다른 나라에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를 만화로 쉽게 설명해준다(p.154). 세계화와 공간분업이라는 주제에서 인도의 콜센터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만화로 역시 쉽게 설명해준다(p.158). 특히 이 책에서는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지리적 지식 이야기가 흥미롭다. 우리나라의 지질구조 중에서 포항의 제3기 비고결층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저자의 군생활 이야기를 가져오는 대목(p.46)이 있다. 동일주제에서 옥천지향사를 설명하기 위해 완주 외할머니댁의 점판암 지붕을 가져오기도 한다(p.48). 스콜과 관련하여 저자의 학창시절 및 교직 초년생때의 기억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인상깊게 읽은 대목이다(p.78). 세계화와 지방화의 예로 피자 재료의 지역차를 설명하기 위해서, 이탈리아 신혼여행에서 먹은 짜고 텁텁한 피자 이야기를 한다(p.96). 지역의 변화라는 주제에서 저자가 구로공단 주변에서 살아오면서 본 경관과 지금의 경관을 비교하는 것 또한 인상깊었다(p.104). 이러한 이야기들은 저자가 지리학을 배웠기 때문에 알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지리적인 시선을 가지고 바라본다면, 여러 지리적 개념, 원리 등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한다면 누구나 '지리의 달인'(p.184)이 될 수 있다. 시중에 만화로 그린 지리 책이 몇권 있다. 이 책은 다른 책들에 비해서 교과서보단 지리학적 주제에 가까워 보이고, 교과서 밖의 신선한 이야기를 많이 다루었다는 점에서 좋았다. 그리고 저자가 이 책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반성적 성찰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교양 지리서적이 많이 출간되어서, 지리분야 서적의 저변이 넓어졌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