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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1648)과 하이델베르트 요리문답(1563)을 중심으로 최근 들어 장로교 내에서 교리교육 열풍이 일어난 것은(내가 봤을 땐 흑곰북스의 「특강 시리즈」가 한 몫 한 것 같다) 교단을 넘어 한국 교회 전체에게 있어 참으로 고무적인 현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열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못지않게 침례교인들에게 사랑받아오고, 교리적 정체성을 쌓아 가는데 귀한 도구가 되었던 벤자민 벧돔(Benjamin Beddome, 1717-1795)의 신앙문답이 번역되다니! 침례교 사역자들은 더 이상 교리교육 교재로 무엇을 선정해야할지 걱정할 이유가 없으리라! 제5열람실에서 이번에 출판한 『벤자민 벧돔 신앙문답』은 영어 원서인 『A Scriptural Exposition of the Baptist Catechism』(2006)에서 문답부분만을 번역한 것인데, 원서의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벧돔은 신앙문답에 대한 해설로 오로지 성경만을 택했다. 단순히 성경적 개념과 표현을 가지고 산문식으로 해설을 했다는 것이 아니라, 성경구절로만 해설을 했다는 것이다(그것도 문답식으로). 이러한 구별된 특징이 오늘날에도 벧돔의 신앙문답이 영·미권에서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라 생각된다. 제4문: 하나님의 말씀은 무엇인가? 여기까지 문답부분이고, 이어지는 해설부분의 일부는(해설에서는 정경의 범위, 영감성, 성경의 속성, 번역의 필요성 등을 다룬다) 다음과 같다. - 하나님의 말씀이 규칙이란 말인가? 그러하다. 그것은 “우리 발에 등이요, 우리 길에 빛이니이다”(시119:105) 우리에게 그러한 규칙이 필요한가? 그러하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각기 제 길로 갔거늘”(사53:6) 하나님의 말씀이 충분한 규칙인가? 그러하다. “여호와의 율법은 완전하여”(시19:7) 하나님의 말씀이 분명한 규칙인가? 그러하다. “내 입의 말은 다 의로운즉 그 가운데 굽은 것과 패역한 것이 없나니 이는 다 총명 있는 자가 밝히 아는 바요 지식 얻은 자가 정직하게 여기는 바니라”(잠8:8-9) 하나님의 말씀은 광범한가? 그러하다. “내가 보니 모든 완전한 것이 다 끝이 있어도 주의 계명들은 심히 넓으니이다”(시119:96) 하나님의 말씀은 항상 유효한 규칙인가? 그러하다. “너희가 거듭난 것은 썩어질 씨로 된 것이 아니요 썩지 아니할 씨로 된 것이니 살아 있고 항상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되었느니라”(벧전1:23) 하나님의 말씀만이 오직 유일한 규칙인가? 그러하다. 왜냐하면 “만일 누구든지 이것들 외에 더하면 하나님이 이 두루마리에 기록된 재앙들을 그에게 더하실 것”이기 때문이다(계22:18). 기록되지 않은 전통(tradition)들은 규칙이 아닌가? 그것은 규칙이 될 수 없다. “그 부모를 공경할 것이 없다 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하는도다”(마15:6) 교회의 권위가 규칙인가? 아니다. “너희 믿음이 사람의 지혜에 있지 아니하고”(고전2:5) 위대한 사람들의 감상(sentiment)이 규칙인가? 아니다. “제사장과 선지자도 독주로 말미암아 옆 걸음 치며 포도주에 빠지며 독주로 말미암아 비틀거리며 환상을 잘못 풀며 재판할 때에 실수하나니”(사28:7) 본성의 빛이 충분한 규칙이 되는가? 아니다. 그 본성의 빛을 따라 행하는 자들에 대하여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평강의 길을 알지 못하였고”(롬3:17) 내면에 있는 빛이 규칙이 되는가? 아니다. “사람의 길이 자신에게 있지 아니하니 걸음을 지도함이 걷는 자에게 있지 아니하니이다”(렘10:23) 많은 모범(模範)들이 규칙이 되는가? 그럴 수 없다. “다수를 따라 악을 행하지 말며”(출23:2) 선한 이의 모본이 충분한 규칙이 되는가? 아니다. 우리가 그들을 ‘따르는 것’은 그들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전11;1) 천사들이 말한 것을 확실한 규칙으로 의존해도 되지 않는가? 그럴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 혹은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갈1:8) 하늘로부터 들려오는 음성은 규칙이 아닌가? 아니다. “또 우리에게 더 확실한 예언이 있어 어두운 데를 비추는 등불과 같으니 날이 새어 샛별이 너희 마음에 떠오르기까지 너희가 이것을 주의하는 것이 옳으니라”(벧후1:19) 벧돔의 신앙문답은 총 11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 문항 한 문항마다 위와 같은 성경적 해설이 전부 문답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은 107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문항의 수에 있어 별 차이가 없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벧돔의 신앙문답에는 서론 격되는 질문들이 좀 더 추가되어 있다) 벧돔의 신앙문답을 살펴보면 근본 가르침에 있어서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과 거의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다른 형제들(예를 들어 장로교, 회중교도)과 분리를 하기 위함이 아닌 그들과의 신앙적 일치를 추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벧돔의 신앙문답 뿐 아니라 벤자민 키치(Benjamin Keach, 1640-1704)의 신앙문답이나, 개혁파 침례교의 대표 신앙고백서인 제2차 런던신앙고백서(1689 침례교 신앙고백서라고도 불림)는 이러한 사려 깊음을 매우 잘 드러내고 있다. 침례교 선조들이 장로교 선조들에 비해 신학적인 사고력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닌 그들이 만든 신앙고백서와 교리문답서의 구조와 배열, 표현방식을 기꺼이 수용함으로 그들과의 일치성을 드러내기 위함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11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 신앙문답을 52주로 나눠 편집함으로 1년 동안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수고를 해준 제5열람실 출판사의 배려 또한 침례교 선조들의 정신을 이어가려는 시도라 생각한다. 아무쪼록 이 문답서를 통해 많은 침례교회가, 더 나아가 한국교회가 더욱 성경적 진리의 견고한 뼈대를 세우는데 큰 도움을 얻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