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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특히나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분야를 책을 통해서 만난다는 것은 어찌 보면 가슴 설레는 일이기도 하다. 국민학교 다닐 때는 음악과 미술도 잘(?)했는데, 성적표에 항상 수였는데, 언제부터 내 생활하고 삐끗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당연히 연극과 같은 공연이란 것은 접해 본적이 없고, 영화는 물론 심지어 tv보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안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는 가당치도 않은 일 이다. 그렇기에 김명곤이라는 이름을 들어 본적은 있지만, 그 사람이 무엇 하는 사람이냐고 물으면 그냥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사람의 자전이라고 하니 책을 읽기 전 망설이는 것이 당연하다. 또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글들을 읽으면서도 평전은 기꺼이 읽지만, 자전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 자전이나 회고록이란 것이 함량미달의 정치인들이 자신을 미화하기 위해서, 혹은 자신의 업적을 내세워 홍보하는데 주로 이용하였기에 가진 선입관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읽고 나면 알맹이도 없는 내용 때문에 버린 시간이 아깝기 그지없다. 차라리 잠을 자는 게 훨씬 더 생산적이란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김명곤이라는 사람이 광대인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그가 참여정부시절 문화관광부 장관을 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서편제에서 각색과 주연을 맡았고, 국립극장장을 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사실 그가 문화관광부 장관을 했다는 것도, 얼마 전까지 같은 부서 장관을 했던 사람과 대비하면서 알게 된 것이다. 한 사람이, 특히나 공직에 나가는 사람이 얼마만큼의 사명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정책의 방향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제목마냥 한평생 꿈을 꾸어오고, 그리고 그 꿈속에 사는 저자가 부럽기 그지 없다. 우리는 많은 꿈들을 꾸면서 세상을 살아온다. 그러나 그 꿈을 이루기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할지는 생각 하지 않고, 여건과 환경을 탓하기 일쑤다. 그렇기에 그렇게 꾸는 꿈은 몽상이 될 수밖에 없고, 공허한 망상으로 이어질 뿐이다. 판소리에 미치고, 연극에 미치고, 그래서 평생을 연극과 함께 한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 또한 가슴 아파하고, 같이 기뻐하며, 진한 감동을 느낀다. 아마 내가 생각하는 내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가 병마와 싸우면서도, 빈곤에 시달리면서도 오직 한길을 걸었고, 지금도 자신이 꿈꾸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나에게는 어떤 꿈이 있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아도 딱 떠오르는 것이 없다.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는 무엇이 되었던 간에 내가 생각하고 맘먹는 것은 다 이룰 수 있으리라는 자만에 빠져 있었고,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시작한 서울생활은 세상이 그리 녹녹치 않다는 것을 촌놈에게 겁(?)주기에 충분하였다. 그렇지만 세속(?)적인 꿈을 계속해서 꾸어가던 촌놈에게 대학생활은 그 꿈을 포기하게끔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또 다른 꿈이 자리잡았지만, 결국은 그 꿈도 포기 할 수밖에 없었다. 남들은 군대 가서 철 들었다고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를 댈 것도 없이 용기가 없었고, 그리고 앞날이 너무나도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그 꿈이 날아감과 동시에, 꿈이라는 단어는 내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간간이 이어지던 동료, 선배들과의 연락도 그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철저하게 무관심했고, 그리고 철저하게 현실적으로 되어가려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 머물렀다는 생각이다. 항상 경계선상에 발을 걸치고, 방황했다는 기억뿐이다. 저자가 꿈꾸며 살아온 날들을 읽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저자의 삶에 감동을 느끼는 것도 아마 그렇게 살지 못한 자신에 대한 회한 때문이 아닌가 싶다. 지금이라도 조그만 꿈 하나 꾸고 싶다. 내가 미칠 수 있는,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꿈 하나 간직하고 싶다. 지금까지 살아 온 방식이 아닌,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의 자전적인 이 수필집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다. 잘 되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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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참 신비하다. 재주가 좋아 잘될 거 같은 이도 어영부영 시절을 보내다 덜 여문 체 떨어져버리는 이가 있고, 좀 부족한 듯 싶은 데도 꽃피고 열매를 맺는 이가 있다.
배우로서 명성을 얻은 후 문화부장관까지 지낸 김명곤은 어떤 경우로 봐야할까. 사실 그 이후에도 배우로 출발해 관직을 맡은 이가 적지 않으니 아주 특별한 일도 아닐텐데, 그래도 김명곤은 그 판에서나 그 일을 떠난 이후에도 나쁜 소리가 들리지 않은 경우니 나름대로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할 것이다. 사실 이 책을 든 것은 오마이뉴스에서 있었던 저자와의 대화를 봤기 때문이다. 자서전에 대한 북콘서트 답게 자신의 지인들이 나와서 저자의 삶을 이야기해주고, 그 느낌을 전달해준 콘서트를 보면서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자유로운 삶을 살다가 공직을 하기 때문에 이런 사례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이뤄낸 저자의 비기를 만나고 싶다는 욕심(?)도 자리했다. 책의 앞 부분은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김명곤을 세상에 드러낸 서편제를 만나던 시절부터 김대중 대통령과의 인연까지를 1장에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도 그런 이유로 앞으로 당겼을 것이다. 친일파 이지용의 요구를 거절해 고초를 겪은 진주 기생 산홍 등을 표현한 광대의식은 공감이 컸다. 또 김대중 대통령의 “민중의 한과 한풀이 방식이 우리가 중국에 동화되지 않고 살아남은 원천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민중의 저력에는 한이 뿌리 깊게 흐르고 있습니다”(68페이지)라는 말은 한중관계에 깊은 관심이 있는 나에게도 이해가 됐다. 2장부터는 저자의 생으로 돌아온다. 애뜻한 가족사는 시기적으로 나와도 그리 멀지 않았던 시대였기에 재미있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저자는 독자와의 거리를 좀 의식하지 않았던 듯하다. 자신의 이야기에 빠지면서 독자와의 거리는 멀어져서 책의 집중도와 공감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 있었던 곳은 48살에 국립극장장이 되어서 문화 행정관료들의 양로원이었던 국립극장을 바꾸어내고, 연임 후 장기적인 발전안까지 마련하고 떠난 과정이다. 사실 민간인으로 행정조직의 책임자를 맡아서 성공적으로 일을 해내기는 쉽지 않을텐데 저자는 이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고, 향후의 방안까지 만들어냈다는 것은 그가 기획자로서 큰 재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문화부장관으로 더 역할도 가능했지만 스크린쿼터와 바다이야기로 인해 더 큰 역할을 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보이기도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저자가 주는 말은 “지도자에게 필요한 능력은 아랫사람들을 한마음으로 만들고 조직을 관리하는 묘를 살리며, 항상 만전의 준비를 하고 과감하게 행동하며, 목표를 세우면 어떤 장애도 극복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며, 상황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어떤 조짐에도 방심하지 않고 심중하게 처리하며, 형식적인 규율을 폐지하고 지휘명령 계통을 간소화하는 것이다”(271페이지)이다. 사실 그가 소개한 경험도 괜찮지만 위 말을 좀더 자세히 풀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사실 여기에 이 책의 약점이 있다. 이 약점은 북 콘서트를 볼 때도 나타나는데, 자신의 세계와 대중과는 그래도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정작 저자는 일반인과 가깝게 삶을 살고자 했을지 모르지만 대중과는 작은 간극이 있다는 것이다. 그 북콘서트에서도 일반인과 저자의 지인 참가자와 약간의 거리가 있듯이 책에서도 저자와 독자와의 거리가 그다지 가깝지 못하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저자 스스로가 A형의 약간 소심한 성격으로 인해 밖과 거리에 한계가 있는데, 그것이 글의 형식이나 내용에서도 드러난다. 사실 스스로 어떻게 인지할지 모르지만 김명곤을 만든 것은 노마드 기질이다. 기자나 교사, 관료 등 그 길에서 나름대로 안착할 수 있었지만 김명곤은 과감히 그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다음 길을 선택했다. 물론 그 모든 귀착점에 광대가 있지만 어떻든 저자는 새로운 길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도를 지켰다. 저자는 책의 시작은 솔개의 재탄생으로 시작한다. 솔개는 다 늙어서 죽음을 기다리거나 자신의 부리를 스스로 깨뜨려 다시 회춘하는 것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물론 삶의 리모델링은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는 것도 뻔하다. 52생이니 저자는 이제 환갑을 넘긴 청춘이다. 이제 이산을 넘어 저산을 가야하는 나이지 북망산 바라볼 나이는 아닌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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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廣大): 가면극, 인형극, 줄타기, 땅재주, 판소리 따위를 하던 직업적 예능인을 통틀어 이르던 말. 한자를 빌려 ‘廣大’로 적기도 한다.(네이버 국어 사전)
재주(才操)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인 “광대”는 순우리말(어원이 <훈몽자회(예산 문고본)(1527)>이라고 한다)로 한자(漢字)로 적을 때는 “廣大”로 적는다고 한다. “넓고 큼”의 의미인 “광대”에는 어떤 뜻이 숨겨져 있을까? 국립극장장,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했던, 그러나 이런 국가 기관장 타이틀보다는 영화 <바보선언(1984)의 절름발이 청년 “동철”, 영화 <서편제(1993)>의 소리꾼 “유봉”, 그리고 고(故) 노무현 대통령 노제(路祭) 연출자로서 더 인상적이었던 배우 “김명곤”씨의 자전(自傳) <꿈꾸는 광대(유리창/2011년 12월)>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어느 언론사와 한 “저자와의 대화”에서 광대의 의미를
“저는 광대라는 뜻을 넓을 광자 큰 대자, 뜻 그대로 넓고 큰 예술적 영혼으로 이 사회의 많은 분들의 고통을 껴안고 그분들의 영혼을 위로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해석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예술의 길도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요."(오마이뉴스, 2012.1.18.기사)
라고 설명한다. 아마도 세상사 모든 애환과 시름을 끌어안아 특유의 웃음과 해학으로 승화시키는 그네들의 삶과 연기가 마치 미추(美醜)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것을 끌어안는 광활한 대지와 같다는 의미라는 말일 것이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광대”의 길이었다고 말하는, 그리고 아직도 그 길을 꿈꾸고 있다는 그의 자전에는 어떤 인생사가 담겨 있을까?
그는 머리말 <꿈을 꾸는 사수>에서 자신이 꿔 왔던 수많은 꿈을 “불후의 명작”에 대한 꿈이라고 압축해서 말하며, 오늘도 자신은 ‘한심한 꿈’을 꾸는 몽상가라고 지칭한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잡지사 기자로, 독일어 교사로, 연극배우로, 영화배우로, 소리꾼으로, 연출가로, 작가로, 기획자로, 제작자로, 극장 경영자로, 장관으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며 쉴새 없이 화살을 쏘았지만 때로는 과녁에 맞은 화살도 있지만 수많은 화살이 빗나갔다고 독백하며, 그 모든 화살은 여전히 자신의 가슴에 있으며, 과녁을 맞힌 화살보다 맞히지 못한 화살이 자신의 가슴을 아프게 찌른다고 독백한다. 이 책은 그렇게 자신의 꿈을 위해 수없이 쏘았던, 영광보다는 아픔과 상처가 더 많았던 자신의 지난날을 고백한 글인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제 숨을 고르고 활을 내려놓을 나이가 되었건만, 아직도 서투른 솜씨로 열심히 활을 쏘는 “꿈을 쏘는 사수”라고 말한다. 그의 꿈은 지나간 과거형이 아니라 아직도 현재 진행중인,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미래형”이라는 말일 게다. 어쩌면 이 책은 자전(自傳)의 형식을 빌어 쓴, 그를 배우로 기억하는 모든 이들에게 그 모습을 잊지 않고 지켜나가겠다는 미래에 대한 약속(約束) 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본문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그의 출세작인 <서편제> 캐스팅 일화를 들려준다. 연극 관계 일로 분주했던 1992년 7월 말, 임권택 감독에게서 의논할 일이 있으니 만나자는 전화가 걸려온다. 무슨 일일까 궁금해 하며 약속 장소에 나간 김명곤에게 감독은 이청준 선생의 <소리의 빛>이라는 단편 소설을 영화로 만들까 하는데, 김명곤에게 각색과 주연을 맡아달라고 청해온다. 당대 최고의 감독인 임 감독과 작품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출연을 수락한 그는 대학시정부터 20년 넘게 판소리를 짝사랑해오고 배워온 자신의 경험을 십분 살려 영화 제작과 촬영에 적극 임하게 된다. 영화는 알려진 바대로 한국 영화사상 초유의 “100만 관객 돌파”라는 대흥행을 거두고 그에게는 <서편제>의 소리꾼 “유봉”이라는 타이틀로 각종 영화상을 수상했고 그후로도 오랫동안 자신의 이름 뒤에는 “서편제”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니게 된다. 그런 수식어가 부담이 되었는지 언제쯤 <서편제>의 족쇄에서 벗어날까라고 자문하면서 그 족쇄가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었고, 자신의 인생을 더욱 행복하게 조여줄 족쇄가 아닐까라며 복에 겨워 잠깐 투정을 부린 것이라고 자답한다. <서편제>는 자신의 기나긴 판소리 사랑의 결실을 맺게 해준, 자신이 꾼 많은 꿈을 하나씩 이루어갈 토대가 되어준, 그리고 앞으로 <서편제>를 뛰어넘는 새로운 작품을 하라는 ‘꿈 너머 꿈’을 제시해준 소중하고 귀중하며 보물 같은 작품이라는 말이다.
그는 1부 <나의 꿈에 날개를 달다>에서 이처럼 <서편제> 이야기와 함께 그가 만난 많은 사람들과의 인연을 들려준다. <서편제>에 함께 했던 배우 “오정해”, 자신의 작품을 마음대로 각색하라며 막걸리를 건네준 “이청준” 작가, 자신에게 영화의 길을 열어준 “이장호” 감독, 그리고 자신이 만난 최고의 관객이었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독설(毒舌)로 인연(因緣)을 맺게 되었지만 자신을 문화부장관으로 임명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일화와 모든 이들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노제(路祭)”를 연출했던 당시의 이야기를 차례로 소개한다. 2부인 <꿈의 씨앗이 자라다>에서부터 본격적인 자신의 과거 이야기가 시작된다. 2부에서는 음악을 사랑하셨던, 자신에게 예술의 혼을 불어 넣어준 부모님과 그에게 문학의 눈을 뜨게 해준 은사인 박시중 선생님과 함께 자신이 서울대 사대 독어교육과에 입학하게 된 과정을 들려준다. 제3부 <꿈의 회전목마를 타다>에서는 학업은 뒷전으로 미루고 연극에 미쳤던, 그리고 그의 소리꾼으로서의 길을 터준 “박초월 명창”을 만났던 일화와 함께 잡지사 기자로, 학교 선생님을 전전하면서도 연극에 대한 열정만큼은 결코 꺾지 않았던 청년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제4부 <꿈의 퉁수쟁이가 되다>에서는 병고 끝에 몸을 추스르고 본격적으로 연극판에 나선 그가 민중문화운동의 연극판에서 앞장서서 활약하던 시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제5부 <꿈과 현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다>에서는 “국립극장장”과 “문화관광부 장관”이라는 공직 생활 시절을 들려주고 이제는 다시 “광대”로 돌아와 자유로움과 창작생활의 희열에 빠진 요즘 생활을 이야기하며 앞으로도 계속 꿈을 꾸는 “광대”로 살아가겠다고 마무리한다.
올해 나이 61세(1952년 생), 이제 막 환갑을 맞은, 어떻게 보면 아직 자서전이 어울리지 않은 나이인 그가 자서전을 냈다니, 처음에는 요즈음 하루에도 몇 차례씩 열린다는 현역 국회의원들이나 지망생들의 “출판기념회”의 일환으로 나온, 즉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내놓은 정치 선전물과 같은 그런 책은 아닐까 하고 삐딱하게 쳐다봤다. 그런데 그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의 예술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결코 거짓이 아니라는 “진정성(眞正性)”을 느끼게 되었고 처음의 오해와 편견이 어느새 눈 녹듯이 사라져 버림을 알 수 있었다. 그의 광대 인생은 그가 말한 대로 과녁을 맞춘 화살보다 빗나간 화살이 더 많은 어쩌면 아직 “성공”하지 않은 그런 삶일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지금 나이에도 그는 “광대”의 꿈을 위해 서투른 활시위를 계속 당기겠다고 다짐한다. 자신의 명예와 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넓고 큰”이라는 광대의 본 의미를 위해, 이 세상 애환과 시름에 고통받는 많은 분들의 영혼을 위로해주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 그의 믿음과 소망이 그저 사탕발림이거나 허언(虛言)이 아니라고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그가 걸어왔던 삶에 있다. 이 책에서 들려준 것처럼 배고프고 병들었어도 오직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모든 고난과 시련을 이겨왔던 그의 삶 말이다. 고(故) 이윤기 선생은 서른아홉 살 김명곤을 가리켜
김명곤의 삶을 만나면, 우리가 산 삶은 지우개로 북북 지우고 싶어진다! 그가 살아온 험하고도 아름다운 삶을 들으면 문득 그를 닮고 싶어진다!
라고 평했다고 한다. 험하고 고통스럽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예술에 대한 열정이 바로 그가 우리의 아픔과 슬픔을 달래주는 우리 시대의 “광대”로서 앞으로도 늘 함께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절로 들게 만든다. 물론 그도 시절이 하 수상한 지금, 정치(政治)에 나설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꿈꾸는 광대”라는 그의 꿈과 열정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만큼은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처럼 장관의 자리에 올랐던 “누구”를 자연스럽게 떠올렸다. 물론 이 책의 작가가 전혀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말이다. “누구”의 자서전을 읽지 않아 그가 어떤 예술적 삶을 살아왔는지 모르겠지만 20여년을 수더분하고 착한 시골 청년의 이미지로 살아온, 그리고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를 소개하는 지적인 모습을 보여준 그가 갑작스레 - 물론 그를 아는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하지만 - 정치 일선에 나서서 지극히 권위적이고 위압적인 모습을 보여주자 그를 좋게 봐온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는 충격과 함께 “배신감”마저 들었었다. 아직도 정권에 머무르고 있는, 또한 이번 총선에 국회의원으로 나선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누구”에게 묻고 싶다. 언젠가 모든 자리에서 떠나 다시 무대로 돌아왔을 때 그를 반겨할 사람들은, 또한 그의 진정성을 믿는 사람들이 과연 있을까? 또한 “누구” 때문에 가슴 속에 깊은 생채기를 입은 어떤 이들의 상처는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누구”도 “넓고 큰”이라는 의미의 “광대”의 뜻을 지금이라도 다시 한번 되새겨 보길 바래본다. 괜히 이런 글 썼다가 사달 - 인터넷 검색해보니 사고나 탈을 의미하는 단어는 “사단”이 아니라 “사달”이 맞는 표현이란다 - 이 날까 걱정이 되긴 하지만 한때나마 그를 좋아했던 팬으로서 안타까움에 해보는 넋두리 쯤으로 여겨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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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광대 : 김명곤 자전 전 아직 서편제를 보지 못했습니다. 봐야지 하면서 지나간게 여태까지 왔네요. 이 책을 보고 난 지금 서편제를 찾아볼 생각을 다시 해봅니다. 유명하고 여주인공이었던 오정해씨만 기억하고 있는데요. 그 안에서 주연으로 나왔던 분이 바로 이 책의 저자 김명곤 씨라고 합니다. 책을 펴자마자 보이는 저자의 사진을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분인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TV나 영화에서 주조연으로 자주 보던 배우였어요. 그런데 그의 직업을 보니 정말 다양합니다. 배우는 기본이요, 기자, 교사, 소리꾼, 영화/연극/TV 배우, 그리고 국립극장장도 지내고 문화부 장관까지 역임을 했습니다. 예술계의 실무진에서 관리직까지 모두 두루 경험해본것이지요. 그리고 다시 꿈을 쫒아 예술로 향한 그.. 그래서 제목이 꿈꾸는 광대인것 같습니다. ![]() 이 책은 저자의 자서전입니다. 자신의 가족 소개부터 현재까지의 길에 있게 한 이들을 책 안에서 풀어내고 있어요. 아버지 어머니의 사연, 그리고 아내와의 인연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아내분과는 스승과 제자 지간으로 만나 많은 나이를 극복하고 사시니.. 와우~ 그리고 지병이 결혼 후에 나셨다고 해요. 아마도 두 분이 정말 천생연분이셔던듯 싶습니다. 60 평생을 살아오면서 만난 이들 중 자신에게 많은 영향을 준 인물들이 주로 책에 등장합니다. 제일 처음은 바로 서편제. 그가 날 수 있는 기회를 준 사건이었지요. 그는 배우이자 판소리도 합니다. 굉장히 어려운 일로 알고 있는데 명창들을 만나고 배웠던 그가 정말 대단해보였어요. 배우 이보희씨와의 일화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행태를 보이는 사람들이 여전하구나 하는 점과 이보희씨의 젊은 시절 모습도 상상하게 했습니다. 이제는 고인이 되신 분들과의 일화도, 다양한 감독님들과의 인연 이야기는 얼마나 김명곤이라는 사람이, 노력에 노력을 기울여 보상받게 되는지를 알 수 있는 시간들이 됩니다. ![]() 책 안에 담긴 흑백 사진이 너무나 정겨워 보입니다.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제자들, 자신이 출연했던 작품들의 사진들. 본인에게는 얼마나 큰 보물일까요? 아련한 기억들을 사진을 통해서 불러오고 기억해볼 수 있는 시간들이 될것입니다. 흑백 사진이라 더 인상적이었어요. ![]() 전 이제 30대 후반이네요. 과연 전 어떤 꿈을 가지고 현재를 살고 있는지... 지금 이 삶이 내가 꿈꾸던 삶인지 다시 한번 돌이켜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도 아이들과 연극을 종종 보러 가지만, 정말 주변에서 들으면 연극하시는 분들이 많이 힘들다고 하시더라구요. 연기는 정말 TV에서 나오는 분들보다 더 잘 하시는 분들도 많으신데... 정말 좋아서, 열정으로 임하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저자도 마찬가지였죠. 꿈과 열정으로 가장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높은 자리에까지 올랐으나... 아마도 아직도 꿈이 더 남아있을거에요. 그 꿈을 향해 아직도 달리고 있는 저자. 정말 그 마음이 부러웠습니다. 한 사람의 꿈과 열정, 그리고 사랑 등 많은 것을 볼 수 있었거든요. 앞으로 꾸는 꿈도 꼭 이루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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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을 보는 사람들은 재인(연예인)과 무당의 관상이 같다고 말한다. 과거 원시 종교의식을 이끌던 이들이 했던 종교적 행위가 춤과 노래 등 대중을 흥분시키고 물입시키는 연희 예술이었던 것을 상기하면 관상가들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김명곤 씨도 전통예술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만난 여러 무속인들로부터 신내림을 받을 팔자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고 한다. 그 일을 판소리를 가르쳐주시던 박초월 명창에게 상의했더니 선생 말씀이 "판소리하는 거나 신 받는 거나 같은 일이니께 걱정허들 말고 소리공부나 열심히 하소."라고 말하셨다 한다.
이 책에 대해 쓰며 이 얘기를 먼저 꺼내는 이유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책을 덮으며 떠오른 생각이 '김명곤은 천생 광대구나!'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80년대 끄트머리와 90년대 초반에 대학시절을 보낸 나는 극단 아리랑이나 대학로에 있던 컴컴한 극장 한마당이니 마당극 [점아 점아 콩점아]나 [격정만리], 영화 [파업전야] 같은 작품들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다. 영화 [서편제] 역시.... ! 그러고보니 그가 연극으로 영화로 종횡무진 활동하던 시기가 내가 그러한 문화창작품에 관심을 갖고 감동을 받던 시기인 20대와 겹친다.
사범대에서 독어교육을 전공했지만 대학에서 만난 연극에 미쳐 광대로 살았던 김명곤, 그의 자서전에서 만난 사람들은 정말 다양한 장르와 계층을 망라해 놀라웠다. 박초월 명창을 비롯한 소리꾼들과 영화감독 임권택, 매력적인 당대 최고 인기의 여배우였지만 순진한 전라도 처녀로 기억하는 영화배우 이보희, 과격하고 급진적인 운동가 시절의 이재오와 김문수, [뿌리깊은 나무]의 한창기 사장, 우리가 TV에서 보곤 하는 연기자들의 젊은 시절 이야기, 최고의 관객이라고 극찬해마지 않는 고 김대중 대통령과 그에게 '험한 말'을 듣고도 그를 문화부장관에 앉혔던 고 노무현 대통령, 젊어서 아내 고생시킨 남자들이 50대 넘어서면 다들 하게 된다는 아내에 대한 감사와 사랑에 대한 고백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그의 삶의 궤적과 함께 우리의 지난 시대를 돌아보게 해 읽을수록 빠져들게 했다.
책에서 저자가 가장 열정을 갖고 표현한 부분은 자신의 연극과 전통예술에 대한 열정이었으며, 가장 깊은 애정을 갖고 회고한 인물은 박초월 명창과 고교시절의 은사, 그리고 아내였다. 대학시절 자신을 먹이고 재우며 판소리까지 가르쳐줬던 박초월 선생의 노년에 대한 회상은 너무나 애틋해서 그 가슴아픈 기억이 활자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다.
먹고 살기 위해 잠시 몸담았던 배화여고 교사직과 [뿌리깊은 나무] 기자, 국립극장 극장장과 문화부장관 경력 등 먹물 광대, 개념광대였기에 더 다양했던 삶과 인간관계, 그래서 광대에 머물지 않고 문화정책에까지 그 역량을 펼칠 수 있었던 이야기도 흥미롭다.
한 개인의 자서전 속에서 80~90년대 우리 나라의 전통예술이 한 광대를 통해 어떻게 대중속으로 찾아갔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그의 경험이 문화 정책 속에 담겨 대중에게 어떻게 전해졌는지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재미있게 읽으면서 세상 보는 눈을 넓힐 수 있고, 기억해야 할 전통 명인과 명사에 대한 회상을 되살려주는 .. 자서전이라 하기엔 참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책을 읽고 나니.. 좀더 인물별로, 시대별로 깊이있게 접근한 김명곤 씨의 새로운 책이 나왔으면 하는 기대를 갖게 했다. 하지만 광대를 책상 앞에만 붙들어둘 수는 없는 일! 더이상의 김명곤의 이야기는 무대를 통해 만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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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의 운명을 살아가는 사람 20여 년 전 서편제라는 영화를 보고 나오는 영화관 한쪽의 웅성거리는 사람들 틈에서 그를 보았다. 연예인이나 배우에 대해 특별관 관심을 가진 적이 없는 사람이 감명 깊게 본 영화 속 그 배우를 바로 눈앞에서 만난다는 생소한 체험을 한 것이다. 영화 CD를 구입하고 감독과 배우들에게 다가가 사인을 받으면서도 어색함은 여전했다. 그 후 다양한 문화 활동 공간에서 심심찮게 보이는 그 배우를 만나게 된다. 조금씩 우리 것, 우리문화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에 참 멋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던 사람이 바로 김명곤이다. 특별한 인연으로 만나 깊은 이야기를 나눠본 적도 없는데도 관심이 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그가 살아가는 모습 속에서 공감하는 무엇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를 다시 그가 직접 쓴 글을 통해 만난다.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해 스스로 쓴 기록이기에 속내를 담았을 것이라는 흥미로움이 있다. 스크린이나 무대 또는 텔레비전 뉴스에서 접하는 것으로는 피상적인 모습이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스스로 기록한 글을 통해 그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지금까지 알고 있는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의 반전이 될 수도 있고 보다 깊은 이해를 통해 이미지를 강화할 수도 있다고 생각 된다. 김명곤은 독일어 교사, 뿌리깊은 나무 기자, 소리꾼, 희곡 작가, 연극연출가, 연극배우, 시나리오 작가, 영화배우, 국립극장장, 문화부장관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이러한 활동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남다른 무엇이 있었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 무엇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을지 따라가 본다. 이 책 ‘꿈꾸는 광대’는 자신의 삶을 테마별로 나눠 이야기하고 있다. 순서는 태어나서 지금까지의 시간적 배열이 아니다. 그를 가장 잘 기억할 수 있는 부분으로부터 시작하여 이린 시절과 성장기 그리고 연극과 판소리 그리고 생활인으로 삶을 꾸려가는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풀어가고 있다.
서편제를 시작으로 임권택 감독, 이청준 작가와의 만남이나 영화배우로 이장호 감독 그리고 이윤기, 노무현 대통령, 김제동, 김대중 등 자신과 관련된 굵직한 일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펼치며 스스로를 드러내고 있다. 자신을 성장시켜온 배경을 바탕으로 속칭 성공한 사람으로 비칠 수 있었던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는 기회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과의 만남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못다 한 아쉬움이 배어나 숙연해 지기도 한다. 어린시절이후의 청소년기를 보내는 성장과정의 이야기에서는 문학가, 연극과의 만남, 판소리를 통해 박초월 명창과의 인연, 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독일어 교사 시절과 뿌리깊은 나무의 기자시절 이후 극단과 예술현장에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들 그리고 국립극장장과 문화부장관 재임과 같은 공직생활에서 얻은 삶의 귀중한 경험을 담고 있다. ‘김명곤의 삶을 만나면, 우리가 산 삶은 지우개로 북북 지우고 싶어진다. 그가 살아온 험하고도 아름다운 삶을 들으면 문득 그를 닮고 싶어진다.’ 특별한 인연으로 만났던 이윤기(소설가, 번역가)가 김명곤을 평가한 말이다. 한 결 같이 광대의 길을 걸었던 그는 광대의 삶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역사 속에서 부당한 사회시스템에 저항하는 ‘공길’ 같은 광대의 삶에서 살필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은 것이다. 또한 그는 꿈꾸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다. 김명곤 그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지는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지난 삶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꾸는 꿈속에 혼자만의 삶은 아닐 것이라는 점은 확실할 것이기에 소리 없는 응원을 보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