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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슈낙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었고, 제목을 패러디해 써진 글들도 꽤 많았기 때문에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거라 생각된다. 속속들이 내용을 알지는 못한다 해도, 제목만큼은 한 번쯤은 들어봤으리라. 표현주의 작가의 계열에 속하는 안톤 슈낙은 1892년 독일 남프랑켄주 리넥에서 출생하여 뮌헨에서 문학, 음악, 철학을 두루 공부하였다. 신문기자와 편집인으로도 일한 경력이 있는 그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참전하였고 종전 후 미국의 포로에서 풀려나 마인 강변에 있는 작은 도시로 돌아와 그곳에서 자유로운 만년을 보냈다. ‘기질적으로 낭만과 서정성을 지닌 안톤 슈낙은, 장르에 관계없이 주로 일상생활의 주변에서 얻은 서정성이 강한 소재로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이끌어내어 독일에서는 짧은 산문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4년에 초판 발행된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은 1941년에 발표된 《젊은 날의 전설》과 1940년에 발표된 《밤의 해후》라는 두 편을 묶은 것이다. 그의 짧은 산문들을 읽으면서 나는 이국異國의 정서를 느꼈다. 중학교 시절 김광균의 ‘추일서정’을 읽고 느꼈던 감정과도 비슷하다. 정체모를 그리움과 근원 없는 아련함에 괜한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다. 유년기의 추억과 해 저무는 시간이 떠오르게 만든 안톤 슈낙의 산문은 감각적이고 서정적인 문체가 참 아름답다. 〈내가 사랑하는 소음, 음향, 음성들〉을 읽으면서는, 금아 선생의 수필을 떠올리기도 했다.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지금 돈으로 5만원쯤 생기기도 하는 생활을 사랑한다. 그러면은 청량리 위생병원에 낡은 몸을 입원시키고 싶다. 나는 침대에 누웠다가 하루에 한 두 번씩 덥고 깨끗한 물로 목욕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 딸에게 제 생일날 사주지 못한 비로도 바지를 사주고 아내에게 비하이브 털실 한 본드 반을 사주고 싶다. 그리고 내 것으로 산뜻한 넥타이를 사고 싶다.’는 금아 선생의 〈내가 사랑하는 생활〉이 오버 랩 되었다. 금아 선생의 산문도 안톤 슈낙 못지않게 서정적이고 부드럽고 섬세했기 때문일 것이다. 가을에 어울리는 수필집이다. 더할 나위없을 만큼 가을과 잘 어울린다. 그러나 얼마 전 실연을 당한 사람에게는 읽기를 권하지 않는다. 이유 모를 슬픔의 정서가 짙게 배어 있기 때문이다. 감정이 메마른 사람에게는 적극 권한다. 이유 모를 눈물을 자신도 모르게 주르륵 흘리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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