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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겐 진심으로 [공항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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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땐가 혼자 큰집 다녀오는 버스. 차비가 없었는데 고등학생이었던 사촌언니가 저금통 뜯어서 겨우 80원 만들어 나를 버스에 실어 집으로 보냈다. 당시 버스비는 90원이었는데 유치원생이니까 10원쯤은 깎아줄 것이라는 게 언니의 생각. 아직도 선명하다. 버스에서 내릴때 차비를 차장언니에게 냈다. 야시라는 소리 들을 정도로 입이 야물었던 나는 80원 밖에 없다고 했다. 차장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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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땐가 혼자 큰집 다녀오는 버스. 차비가 없었는데 고등학생이었던 사촌언니가 저금통 뜯어서 겨우 80원 만들어 나를 버스에 실어 집으로 보냈다. 당시 버스비는 90원이었는데 유치원생이니까 10원쯤은 깎아줄 것이라는 게 언니의 생각. 아직도 선명하다. 버스에서 내릴때 차비를 차장언니에게 냈다. 야시라는 소리 들을 정도로 입이 야물었던 나는 80원 밖에 없다고 했다. 차장언니가 귀엽다는 눈빛으로 활짝 웃으면서 '차비 안내도 되니까 그냥 내려'라고 했던 그 장면이 너무도 또렷이 남아있다. 유치원생은 차비 안받는 거였는지 차장언니가 자의적으로 안받은 건지 그건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차장언니의 진심어린 그 표정만큼은 잊을 수 없다. 이것도 버스의 품격에 넣으면 될까.


이 책을 여행 직전에 받았다. 그래서 여행가방에 챙겨 넣었다. 비행기 안에서 읽어야지 하는 마음이었다. 읽다보니 우연과 필연으로 여행가방에 넣긴 했지만 우연치고는 딱 어울리는 책이 왔다는 생각이 든다. 공항에 들어서서 티켓팅부터 보딩하기까지 2시간 이상을 공항에서 보내야 한다. 우리나라 공항시스템은 최적의 시스템이라고 자부한다. 인천공항뿐만아니라 우리 지역에서 가까운 김해공항도 마찬가지다. 국제공항답게 고객 중심의 시스템 구축이 별 불편함 없이 탑승으로 이어지게 하는 교각 역할을 공항이 해주고 있다. 점수화된 친절서비스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우리 국민의 의식 수준 상승과 서비스 문화의 발전 그리고 공항 관련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사명감이 버무러진 결과일 것이라고 좋게 평가해본다. 사람을 대하는 직업은 단순하지가 않다. 큰틀에서의 일은 정해져 있지만 세부적인 일은 예측 불허다. 사람들이 일률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항이란 곳은 정서와 문화가 비슷한 한 나라 국민들만 드나드는 곳이 아니기에 더욱 그러하다. 


신노 다케시의 [공항의 품격]이 공항의 전체 모습을 그려주는 이야기는 아니다. 한 여행사에 근무하는 사람들 이야기다. 나리타 공항에 입점해 있는 다이코 투어리스트. 해외패키지 투어 전문 여행사다. 모회사인 다이코 항공에서 좌천하다시피 여행사로 전출된 엔도는 공항업무 미숙보다 여자들만의 세상인 공항에서 억지로 웃으며 지내야 한다는 것이 괴롭다. 그들이 하는 일은 여행객의 체크인과 센딩. 그는 슈퍼바이저이기 때문에 관리만 하면 되는 위치지만 서른도 안된 창창한 남자가 공항으로 전출되었다는 것 자체가 출세길과 멀어졌다는 사실이기에 기운이 날 수 없다. 거기다 6년이나 사귄 여자친구에게 마마보이라는 비난을 들으며 차이기까지 했다. 그는 웃을 수 없는 처지. 그런데 그를 교육시키는 '아포양1)'(이마이즈미)은 계속 웃으라고 충고한다. 엔도는 그런 '아포양'이 안쓰럽다. 얼마나 능력이 없으면 여기 근무가 벌써 세 번째일까 하는 생각에 한심하기까지 하다.  아니, 엔도 눈에 마음에 드는 직원은 하나도 없다. 장식품이나 다름없는 소장 이하 4명의 슈퍼바이저, 그리고 32명의 비정규직 여자 스태프들까지.


내용의 흐름은 예측 가능하다. 엔도가 현장직에 발령난 이후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엔도 자신도 어느새 진심으로 웃으며 고객을 대하고 어떻게 보면 오지랖 넓다라는 소리 들을 정도로 참견하여 열 살짜리 소년을 감동 시키고 예순 살 넘은 어머니 같은 분을 감동시키게 되면서 자신이 이제까지 현장을 무시하고 비하했던 것을 반성한다는 그런 줄거리다. 그런데 일본 소설다운 분위기가 이 책에도 예외없이 있다. 이런 뻔한 스토리와 사건 전개에도 불구하고 항상 느끼는 일본 소설의 분위기......일상의 잔잔함으로 따뜻함으로 품어 그 이야기에 푹 빠지게 만드는 힘. 뚜렷한 기승전결과 반전의 맛은 없어도 우리 인간사가 그렇듯 일상에서 의미를 찾고 미소를 짓게 만드는 소소한 일들을 간직하게 하는 가장 인간다움을 맛보게 하는 그런 느낌을 여지없이 선사한다.

"현장은 현장에서만 알 수 있다. 현장에 있는 사람이 눈을 부릅 뜨고 판단을 내리면 거기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가슴 찔리는 말이다. 나는 현장을 보지 않고 판단했다. 내 속에 있는 강박관념에 따라 행동한 것이다. 고객에게는 절대로 피해를 주지 않을 테니까. 그런 생각으로 나는 꺼림칙한 마음을 덜어냈다."(79p)

엔도가 서서히 현장 스태프들을 이해하고 동화되어 가는 모습이 비행기를 타고 가는 동안, 그리고 숙소의 침대에서 이 책을 만나는 동안 어떤 안도감과 편안함을 선사해주었다.


공항도 예술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엔도. 사람이 만들어낸 기적은 모두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하게된 엔도. 그리고 그가 그렇게나 무시했던 아포양 이마이즈미의 행동과 태도도 이해하게 된다. 그가 이제까지 한 말과 행동이 처세술이 아니라 진심으로 이 일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이 일이 얼마나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일인지를 깨달아간다. 그리고 이마이즈미의 노련한 관리능력을 보며 자신은 아직도 한창 멀었음을 실감한다. 그런 진짜배기 아포양이 떠났다. 이제 엔도가 아포양이 되어야 한다. 장식물에 지나지 않았던 소장님의 결정적인 한 방을 보며 그의 진심도 알게 되고 한낱 비정규직들 여자 스태프들이라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한심한 짓이었는지를 알게 된다.

"공항에 부임할 때마다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여기를 떠날 때는 다시 돌아올 거란 기분이고요. 저는 고객에게도 그런 느낌을 주고 싶은데,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겠지요. 공항을 목적지로 생각하고 오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공항은 그냥 통과하는 지점, 또는 출발점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해보고 싶습니다. 그 결과 이런 깨달음을 얻었죠. 공항을 단순한 통과 지점으로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고요." "(341p) -이마이즈미의 마지막 인사말 중

그리고 엔도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럼 엔도 씨에게 공항이란 뭐죠? 여객에게 어떤 느낌을 주고 싶은가요?"

아직은 어떤 대답을 해야할지 몰라 우물쭈물거리지만 엔도도 이마이즈미처럼 지금 가진 가슴 속의 뭉툭한 그 느낌을 말로 구체화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까지 엔도가 아포양으로서 최선을 다해보겠지라고 믿어보련다.


일본 특유의 가족주의 회사 분위기와 실적 중심의 신자유주의 분위기가 몰아치는 현실도 반영하여 깔끔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익살스런 표지만큼 이 소설 곳곳의 위트와 유머가 폭소를 자아내진 못하지만 독자를 배려한 작가의 섬세한 감각은 느낄 수 있다. 지금도 공항에 이런 자세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겠지? 공항하면 떠오르는 '화려할 것 같은 직장' 이미지가 다가 아니라 공항을 다녀가는 고객들에게 진심을 다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아니다. 모두가 자신의 일에 그렇게 임한다면,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하겠지? 하고 싶은 일, 좋아서 하는 일이면 진심으로 할 확률은 높지만 연봉이나 그 배경 또는 어쩔 수 없이 일하는 직장이라면 진심보다는 참고 하는 게 더 클 것 같다. 아, 현실은 현실이구나. [공항의 품격] 두 번째 이야기[연애의 품격]도 나왔다고 하니 검색 한 번 해볼까?





1) 아포양 : 공항을 의미하는 단어를 줄여서 APO라고 항공업계 용어. 여행의 출발점인 공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여객을 무사히 보내는 공항 일 처리 전문가를 높여서 부르는 말. 그러나 회사 내부에서 매출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현상 경지 풍조 때문에 공항 관련 업무의 위상이 달라지면서 공항 전문가를 비하해서 부르게 됨.



<다음은 내가 리뷰 올리려고 열어놓은 빈창에다가 내가 자리 비운 사이 

우리 신랑이 써놓은 글. 지우기 아까워 남긴다.>


난 지난 1월 14일, 캄보디아 유학을 위해 김해공항을 찾았다. 고객에게 진심으로 대하여야 하는 공항에서,, 아니 이럴수가 ,, 내가 공항입구를 통과하는데 아무도 인사를 안하는것이다. 인사는 커녕 목례도 없다..  난 캄보디아 유학생활 5일동안 맘속으로 반드시 응징을 해야한다..이건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어떻게든 알려야한다...이 생각으로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난 억울했다.. 분했다...그래서 이글을 쓰게 되었다...많은 사람들에게 고객에게 불친절한 김해공항을 알리고 더 나아가 불매운동까지 하려한다. 아니 어떻게 공항정문을 들어서는 내게 인사를 안해.....?     만약 그들이 잘못을 뉘우친다고 하더라도 난 절대 용서 안할거다.. 왜냐고? 나의 신성한 캄보디아 여행을 이미 망쳤으니,,,,  하지만 그들이 나에게 한국-태국을 왕복할수 있는 마일리지를 선물한다면...그땐 한번 생각해 보겠다.     -  끝  -   


ㅋㅋㅋ신랑이 태국을 다시 가고 싶어한다. 자기 친구들과!

그래서 저런 마지막 문장에 자신의 바램을 담아놓은 듯!

자고 있는 남편에게 아직 확인해보진 못했지만.



더보기 (남편이 내 몰래 쓴 글)





YES마니아 : 로얄 g********s 2012.01.24. 신고 공감 14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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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타공항에서 보는 인간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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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여행사에서 일하는 남성이 나리타 공항에서 근무하면서 겪은 일들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인천 공항에 가보면 여행사들이 번듯한 사무실도 없이 공항 귀퉁이에 마련된 탁자에서 여행객들을 안내하는 인솔자가 탑승권을 건네고 인원을 확인해서 수속을 안내하는 정도입니다만, 일본의 여행사는 공항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규모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 엔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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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여행사에서 일하는 남성이 나리타 공항에서 근무하면서 겪은 일들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인천 공항에 가보면 여행사들이 번듯한 사무실도 없이 공항 귀퉁이에 마련된 탁자에서 여행객들을 안내하는 인솔자가 탑승권을 건네고 인원을 확인해서 수속을 안내하는 정도입니다만, 일본의 여행사는 공항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규모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 엔도씨는 상사의 눈밖에 나는 바람에 공항으로 쫓겨난 상황입니다. 그렇게 공항에 근무하는 사람을 아포양이라고 한다는데, 여행업계에서 공항을 APO로 줄여 부르는 데서 온 멸칭이라고 합니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공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기대했던 것처럼 공항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연들이 적절하게 소개되고, 공항 근무하는 분들의 애환이 잘 그려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국제선 공항의 환승로를 통하여 밀항을 하는 수법도 소개되는데 조직이 개입하지 않으면 가능할 것 같지 않았습니다. 하긴 세상에는 믿을 수 없는 일을 해치우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가하면 해외여행을 나갔다가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을 여행객을 보호하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아주 인간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객의 처지를 십분 생각하는 일본 회사원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아들, 딸과 함께 홍콩으로 가는 부부는 여권을 챙겨오지 않은 아들을 공항에 남겨두고 비행기를 타는 장면을 읽으면서 황당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저 역시 꼭 필요한 것을 집에 두고 공항에 간 적이 있다는 생각이 났습니다. 그렇게 남은 아이의 기분을 챙겨주기 위하여 애를 쓰는 엔도씨의 모습에 감동이었습니다. 특히 최근에 만나기 시작한 연인과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까지도 감수하면서 말입니다.

 

자정에 연인과 만나기로 한 엔도씨는 11시반에 나리타 공항에서 벌어지는 유도등 점검작업을 소년에게 보여주기로 합니다. 알랭 드 보통이 쓴 공항에서 일주일을에서도 언급되지 않은 일이라서 저도 흥미로웠습니다. 그 대목을 소개합니다. “하루의 업무를 마친 공항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푸르스름한 스포트라이트가 반짝거리는 가운데 긴 활주로는 어둠의 바닥에 잠겨 있었다. 청초한 아름다움이라고나 할까. 그 풍경만으로 나름 사람의 눈길을 끌 만했다. () 너무도 갑작스러웠다. 콘서트의 오프닝처럼 눈부신 라이트가 일제히 켜졌다. 주위의 숲과 뚜렷한 대조를 보이며 활주로가 빛 속에 떠올랐다. () 일직선으로 뻗은 세 줄기 오렌지색 라이트. 그 주변을 둘러싼 녹색, 청색, 보라색 유도등이 보석을 뿌려놓은 듯 흩어져 있었다. 그저 아름다웠다.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주기위한 장치는 아니었지만 그 아름다움에서 예술성마저 느꼈다. 아니, 이것은 예술이다!(167)”

 

심야에 비행기를 타러 인천공항에 나간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만, 공항의 밤풍경을 왠지 모르게 쓸쓸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둠이 내려 적막강산 같은 활주로 풍경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가 하면 엔도씨가 몇 년을 사귄 연인과 헤어지고 새롭게 만나기 시작한 고가씨와 다시 헤어지는 장면도 인상적입니다. 여성 특유의 자아찾기 병으로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느라 여념이 없는 고가씨가 영국으로 떠나는 바람에 헤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회적 풍조가 확산되는 데 언론이 한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특별한 일로 주목을 받으면 특별하지 않은 다수의 사람들이 특별한 누군가를 따라가는 현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자아찾기라는 멋진 말로 포장을 하지만 일종의 허세에 불과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y*****2 2022.07.19. 신고 공감 1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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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의 품격] 아포양의 품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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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설레는 감정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하는 ‘공항’이란 장소를 두고 이런 느낌을 갖게 하기도 하다니 재밌고 좀 놀랍다. ^^곧 서른 살이 되는 여행사 직원 엔도(‘나’라는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그려진다.)는 나리타공항에서 근무한지 3개월째다. 6년간 사귄 애인과도 헤어지고. 공항에서 일한다고 하면 화려하고 좋은 것만을 연상하는 주변 사람들과는 달리 그가 소속된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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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설레는 감정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하는 ‘공항’이란 장소를 두고 이런 느낌을 갖게 하기도 하다니 재밌고 좀 놀랍다. ^^

곧 서른 살이 되는 여행사 직원 엔도(‘나’라는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그려진다.)는 나리타공항에서 근무한지 3개월째다. 6년간 사귄 애인과도 헤어지고. 공항에서 일한다고 하면 화려하고 좋은 것만을 연상하는 주변 사람들과는 달리 그가 소속된 여행사에서 공항근무란 한직이다. 그들만의 전문용어로 ‘아포양’. 나름 성깔이 있어 공항에 잘 적응하지는 못하지만 여객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고, 본사에서 범한 사소한 잘못을 원만하게 덮어주는 전문가를 아포양이라 부른다는 것이다.(42페이지) 말 그대로 궂은 일 다 하고 몸이 열 개 이상이어야 안심모드로 근무하는 곳이다. 대부분 어느 정도의 경력을 채우고 밀려나는 사람이 오는 곳이라는 근무처인데 아직 서른도(!) 안된 엔도는 구석으로 밀려나듯 젊은 나이에 공항근무를 하게 된 것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그곳의 사건사고들은 오늘도 계속된다. 풋~풋~풋~!!!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돌아오는 그곳, 공항. 외관상으로 보이는 그 규모만큼이나 단어에서 풍기는 어감이 상당히 크다. 그래서인지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참 다양한 사연들을 가지고 있다. 예약해 놓은 여행을 떠나려 하지 않는 노부인, 허락받지 못한 결혼으로 불길한 예감을 우울해하는 신혼부부, 가족여행에서 혼자만 남겨진 소년. 우리의 주인공 엔도는 이들의 모든 사연을 접수하고 해결해야만 한다. 그게 아포양의 임무이자 자세이니까. ^^ 그리고 이어지는 엔도의 활약은 재미있고 떠날 날을 기다리던 엔도가 그곳에서 느끼는 감정들은 감동이 되어 돌아온다. 그리고 오늘도 아포양 엔도가 있기에 나리타공항 이상 무!

누군가에는 꿈을 꾸게 하고 누군가에게는 눈물과 함께 하는 이별을 떠올리게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스치듯 지나치면서도 우연과 인연이라는 이름으로 언제 어디서든 다시 또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많은 장소들이 있다. 공항도 그 중의 한 곳이리라. 내가 생각하기에는 저절로 진지해지고 가라앉을 수 있는 분위기를 먼저 떠올리게 하는 공항에서 이런 유쾌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나에게 좀 의외다. 단순한 소개 글로 봤을 때는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막상 펼쳐들었을 때는 내내 웃음을 지으며 읽게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곳이기에 그들만의 사연도 많을 수밖에 없는 곳, 그래서 공감이란 이름으로 더 함께 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이야기들이었다. 특히나 그곳에 종사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이야기, 여객이 아닌 직원으로 보는 공항이란 세계는 참 많이 달랐다. 살짝(정말 살짝이야.) 반성한다. 가끔 맘에 안 드는 것들 해결해내라고 고객센터 전화해서 진상 고객 짓을 한 것을.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의 많은 감정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그 안에서 느끼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을 비슷한 시선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나서 다행이었다. 재미와 감동이 충분했던 이야기들에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는 일상들이 많은 공감을 불러오지 않았나 싶다.
하늘로 날아오른 무거운 금속 덩어리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길을 잃지 않고 찾아와 무사히 여기에 내려앉는다. 테크놀로지와는 인연이 먼 문과계인 나에게는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 일이다. 사람이 만들어내 기적, 예술과도 같은 장치. 공항은 그 예술의 일부다. 그리고 예술은 우연히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노란색 회전등을 단 몇 대의 차가 유도로를 오가며 점검 작업을 벌인다. 매일 반복되는 저런 끊임없는 노력이 이 예술을 완성시킨다. 그것이 이 아름다움의 본질이다.(168페이지)

작가의 이력이 재미있다. 여행사에 근무하던 작가는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지고 3년 후에 글을 가지고 나타난다. 그렇게 글쓰기를 시작한 작가는 자신의 이력을 충분히 살린 『공항의 품격』으로 공항 그곳의 이야기를 더 생생하게 들려주는 듯하다. 그 후속작인 『연애의 품격』도 곧 나온다니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아, 원래의 제목은 『아포양』이라던데 지금의 제목도 참 잘 어울리는 듯. ^^



n******i 2012.04.10. 신고 공감 5 댓글 9
리뷰 총점 종이책
극적인 긴장감과 재미는 부족하지만 공감은 그 여느 책보다 크게 느껴졌다
"극적인 긴장감과 재미는 부족하지만 공감은 그 여느 책보다 크게 느껴졌다" 내용보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공항인 “인천국제공항(仁川國際空港, Incheon International Airport)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부지 면적이 5619만 8600㎡(1,700만 평)으로 여의도 면적(8.4 ㎢, 254만 평)의 6.7배에 달하고, 연간 2,700만 명의 여객과 170만 톤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다고 하니 웬만한 소(小)도시에 맞먹는 그런 규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항에는 어떤 사람들이
"극적인 긴장감과 재미는 부족하지만 공감은 그 여느 책보다 크게 느껴졌다" 내용보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공항인 “인천국제공항(仁川國際空港, Incheon International Airport)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부지 면적이 5619만 8600㎡(1,700만 평)으로 여의도 면적(8.4 ㎢, 254만 평)의 6.7배에 달하고, 연간 2,700만 명의 여객과 170만 톤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다고 하니 웬만한 소(小)도시에 맞먹는 그런 규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항에는 어떤 사람들이 근무하고 있을까? 드라마나 영화로 종종 만나볼 수 있는 항공기 조종사와 남녀승무원들 뿐만 아니라, 관제사, 세관, 출입국관리사무소, 검역, 보안·검색 업무, 기타 공항 관리 업무 등 공항 소속 근무자들 뿐만 아니라 항공사, 여행사 근무자들에 이르기까지 인천공항에 근무하는 상주기관과 기타 공항 종사자만도 3만 5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들 중에서 우리가 공항에서 제일 먼저 마주하게 근무자들 중 하나가 고객들의 티켓 발권, 예약, 수속, 화물, 안내, 관리 등을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여행사 공항 근무팀 직원들 일 텐데, 이웃 일본에서는 이들을 “아포양(あぽやん)” - 공항(airport)의 약자 ‘APO’와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나타내는 일본어 “양(‘やん’)의 합성어. 국내에서는 뭐라고 부를까 찾아봤지만 딱히 부르는 용어는 없고 그냥 공항 지원팀 정도로 부르는 것 같다 - 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번에 읽은 “신노 다케시”의 <공항의 품격(원제 あぽやん(아포양) / 윌북 / 2012년 2월)>은 바로 “아포양”으로 근무하게 된 서른 살 남자 직원이 겪는 좌충우돌 활약상과 풋풋한 사랑을 그린 청춘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행사인 "다이코 투어리스트" 입사 8년 차 남자 직원인 나(“엔도 게이타”)는 “나리타” 공항 근무팀에 발령받은 지 한 달이 된, 이른바 “아포양”이다. 어머니는 화려한 곳이라고 정말 좋겠다고 하시고, 다른 회사에 다니는 친구도 여자들이 많아서 좋겠다고 부러워하지만 다이코 투어리스트 내부에서 공항 근무는 한직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35세에서 40세 사이의 딱히 갈 데 없는 사람들이 모이는 그런 곳이다. 공항에 배속된 내 나이 이제 29세, 지금까지의 경우로 보건대 공항에 배속될 나이가 아니다. 입사한 이후 본사 수배과와 기획과 같은 알짜배기 자리에서 근무했었고, 딱히 큰 실수를 저지른 기억도 없었는데, 이렇게 한직에 배치된 이유는 아마도 전 부서에서 일처리가 부실해서 주변 사람들에게서 따돌림 당하던 과장대리를 위해 과장에게 대들었다가 그만 공항으로 쫓겨 온, 윗사람에게 고분고분하지 못한 성격 탓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올해 나이 서른, 미래의 비상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시기인 30대 전반을 아무 실적도 쌓을 수 없는 공항에서 지내야 된다고 생각하니 완전히 맥이 빠지고, 고통스럽게까지 느껴지는 나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아포양”의 일을 시작한다.

 

 

그런데 아포양의 일, 결코 만만치가 않다. 조폭 아저씨들과 매춘 여행을 떠나겠다는 브라질 출신 여학생, 자신의 방문을 꺼려하는 아들 내외에게 가기 위해 예약해 놓은 패키지 여행을 취소하고는 자신을 데리러 온 아들에게 못이기는 척 이끌려 집으로 돌아가는 어느 노부인, 여권 때문에 가족을 따라 나서지 못하고 공항에 홀로 남은 소년, 예약을 뒤죽박죽 바꿔 놓고 취소하는 바람에 큰 혼란을 겪게 만든 예약부 전임 근무자, 예약이 사라진 것이 반대하는 결혼을 한 자신들에게 천벌이 내린 탓이라고 비관하는 신혼 부부, 구조조정으로 아쉽게 이별하게 된 직원들 등 쉴 새 없이 터지는 예측불허의 사건 사고를 수습하느라 연일 정신없고 바쁘게 된다. 그러나 어렵고 힘든 사건들을 주위 사람들의 도움에 힘입어 한건 한건 해결해나가는 나는 같은 나이의 다이코 에어포트 서비스 직원인 “고가”와 알콩 달콩한 로맨스까지 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잠시 동안의 로맨스는 “고가” 씨가 유학을 떠나면서 아쉽게도 막을 내리게 되고, 시간은 어느덧 1년이 지나 버린다. 나의 사수이자 나에게 늘 “즐기고 있지?”를 물어오던, 진정한 아포양이었던 “이마이즈미 도시오”씨가 공항을 떠나게 되는 것이 못내 아쉬워하는 자신을 보면서 이제는 자신도 어엿한 “아포양”이 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한직으로 좌천당했다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여행사 공항근무 업무(일명 “아포양”)를 시작한 한 젊은 청년이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어렵기만 한 일들을 해결해가면서 자신의 일에 보람과 기쁨을 얻게 된다는 일종의 직장인판 성장 소설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여행 회사에서 6년간 근무한 작가의 경력이 십분 발휘된 탓인지 공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꽤나 꼼꼼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처럼 일반 사람들에게는 낯선 공항 업무들과 종사들의 이야기가 꽤나 색다른 재미를 맛보게 하는데, 이 책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물론 공항이라는 특수 공간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지만 큰 범주 내에서는 직장인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그런 일들이라는 점에서 "공감"을 일으키는 그런 이야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고객과의 마찰, 상급자와 하급자간, 본·지점 간, 그리고 상급자들 간 등 각종 직급과 회사들 간의 정치적인 알력과 다툼, 입사 동기와의 승진 경쟁, 구조 조정으로 인한 떠나는 자들과 남는 자들의 슬픔과 아픔, 그리고 사내(社內) 연애에 이르기까지 직장인들의 일상에서 수시로 벌어지는,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한번쯤은 경험해봤을 그런 일 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주인공 엔도가 벌이는 좌충우돌 활약과 로맨스 과정을 읽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직장 생활 초년 시절을 떠올리며 감정이입하게 되고,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특히 그저 정년(停年)을 기다리며 자리보전하는 퇴물인 줄 알았던 소장이 젊은 시절 꿈이 “마음에 안 드는 윗사람을 쥐어박고 회사를 (미련 없이) 그만두는 것이 꿈” -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런 꿈을 꿔봤을 것이다. 나도 입사 10년차 까지는 이런 자신감 때문에 여러번 회사도 그만 두고 옮겨봤었다 - 이었으며, 마지막에 자신의 꿈을 기어코 이뤄내는 장면에서는 통쾌함마저 느껴볼 수 있었고, 다른 곳으로 전근 가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이마이즈미의 인사말에서 주인공 엔도가 아포양으로서의 직장 생활에서 더 큰 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 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게 해서 잔잔한 감동까지 불러 일으키게 한다.

 

이 책의 제목인 "공항의 품격" - 원제는 "아포양"이니 아마도 국내 출판사에서 붙인 이름으로 보인다 - 는 어떤 의미일까? 출판사 소개글에는 

 

공항의 품격이란 잘 꾸며진 공간의 외관이 아니라 여행의 설렘과 자신의 집처럼 편안하고 아늑함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들로 인해 만들어지는 것. 공항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호수 위의 백조처럼 처절하리만치 분투하는 주인공의 유쾌한 한판 역전승은 독자들에게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엔도와 같이 공항 근무직 직원들이 화려하진 않지만 자신의 맡은 바 업무를 다해낼 때 비로소 공항이 그 기능을 온전히 해낸다는 의미 정도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원제보다 더 제격인, 꿈보다 해몽이 훨씬 좋은 그런 제목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이 책, 극적인 긴장감과 재미는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공감의 크기만큼은 그 여느 책 들 보다도 크게 다가온 책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엔도는 과연 이마이즈미가 늘 입에 달고 있던 인사말인  “당신은 지금 웃고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을까? 아쉬운 로맨스는 그냥 이렇게 끝나고 마는 것일까? 이 책의 후속편 격인 <연애의 품격>에서는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니 후속편이 어서 출간되기를 바래본다. 



a*****7 2012.03.26. 신고 공감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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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을 앞둔 아포양의 정체성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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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의 품격>은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공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정확히는 나리타 공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인데 이 책의 주인공인 엔도 게이타는 서른살을 앞두고 있는 스물 아홉의 미혼이다. 서른이라는 나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청춘이 지나 어른이 되는 나이라고 할까 스물 때의 설렘과 달리 쓸쓸함을 가지고 맞이하게 되는 나이라고 할 수 있다.(서른 직전 전혀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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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의 품격>은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공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정확히는 나리타 공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인데 이 책의 주인공인 엔도 게이타는 서른살을 앞두고 있는 스물 아홉의 미혼이다. 서른이라는 나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청춘이 지나 어른이 되는 나이라고 할까 스물 때의 설렘과 달리 쓸쓸함을 가지고 맞이하게 되는 나이라고 할 수 있다.(서른 직전 전혀 우울하지 않던 나는 친구들 사이에서 조금 걷도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나이를 만으로 계산하고 군대없이 고등학교 졸업 후 또는 대학 졸업 후 바로 사회 생활에 투입되는 일본에서는 이 서른이라는 나이의 개념이 우리나라보다 더 큰 것 같다. 직장 생활을 능숙하게 해 내고 있는 나이에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이십대에 가정을 가지게 되는 일본에서 서른은 직장내에서는 승진 여부가 판가름나는 결정적 시기의 나이에 해당하고 사생활에서는 인기있음과 인기없음의 결과에 따라 잘 나가는 유부남이 되느냐 아니면 그냥 나이먹은 아저씨가 되느냐 정도의 느낌이랄까?

 

 이런 미묘한 느낌의 나이에 다이코 투어리스트 기획과에서 근무하던 엔도는 공항 현장의 아포양으로 보직이 변경된다. 아포양은 에어포트의 일본식 발음을 줄인 것으로 공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여객을 무사히 보내는 공항 일 처리의 전문가를 뜻한다. 하지만 과거에는 아포양이 존경을 받았다고 하나 현재의 아포양은 승진에서 밀려난 한직에 해당하는 업무이다. 기획과에 근무할 때 과장대리에서 부당한 일을 시키는 과장에 대들었던 엔도는 일종의 보복성 인사를 당해 온 공항 근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신의 일인 이상 최선을 다해 근무할 생각이긴 해도 가급적 빨리 본사로 돌아가고 싶다. 더구나 근무지가 바뀐 후 6년을 사귄 여자친구에게 마마보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차이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인데 자신의 교육담당인 이마이즈미는 항상 웃어라는 소리만 반복하는 느긋하고 무능력한 아포양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엔도는 이런 이마이즈미가 한심해보이고 자신은 절대 저런 사람이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날 브라질 국적의 일본계 소녀가 남성 두 명과 해외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해외 여행을 갈 수는 있지만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는 것은 불가능한 조건이라 해외 여행을 말리고 싶다. 하지만 여행 경비를 제공했고 여행지에서 그 소녀와 즐기는 것이 목적인 남자들은 이 소녀를 무작정 데려가려고 하고 그 상황에서 엔도가 가진 진정한 아포양의 기질인 모든 여행객을 즐겁게 여행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눈 뜨게 된다. 그리고 이 상황을 넘기게 도와준 이마이즈미의 새로운 면을 깨닫게 되는데....

 

 이 소설은 서른이라는 새로운 출발점을 눈앞에 둔 직장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공항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가 겪는 사건 속에서 깨닫게 되는 것들은 직장이라는 테두리 속에서 초심을 잃고 승진에만 집착하며 조직의 부품이 되어가고 있는 젊은 직장인들이 자신이 어떤 인물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이는 직장을 그만두고 공부를 택할 수도 있고, 어떤 이를 결혼을 통해 자신을 찾을 수도 있다. 어떤 방법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조직 속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이 분명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 자신이 판단할 줄 아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배우며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소설을 읽으며 드라마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회차로 방영되는 일본 미니시리즈로 방영되면 드라마 속 인물들의 매력이 더 생생해지지 않을까?



YES마니아 : 플래티넘 w******6 2012.01.13. 신고 공감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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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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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양あぽやん. 공항(airport)의 약자 ‘APO’와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나타내는 일본어 ‘やん’의 합성어로, 공항에서 여객들의 출국 수속 등을 돕도록 여행사에서 파견된 직원을 가리키는 업계전문용어다. [공항의 품격]은 이러한 아포양 엔도 게이타를 중심으로, 승진도, 연애도 인간관계의 희망도 없는, 다들 기피하는 공항내 근무자들의 이야기와 공항에서 벌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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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양あぽやん. 공항(airport)의 약자 ‘APO’와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나타내는 일본어 ‘やん’의 합성어로, 공항에서 여객들의 출국 수속 등을 돕도록 여행사에서 파견된 직원을 가리키는 업계전문용어다.

[공항의 품격]은 이러한 아포양 엔도 게이타를 중심으로, 승진도, 연애도 인간관계의 희망도 없는, 다들 기피하는 공항내 근무자들의 이야기와 공항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유쾌하게 풀어놓고 있다.

 

실제로 여행사의 일을 했던 작가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기에, 이 소설의 주인공은 어쩌면 작가 자신의 모습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

처음에는 공항의 직원이라는 말만 듣고 항공사 직원을 생각했다. 물론 항공사 직원도 서비스직종이다 보니 고달프기는 마찬가지겠지만, 느낌상 공항에서의 업무는 항공사 직원보다 여행사 직원쪽이 잡일도 많고 더 힘들 것 같다.

 

이렇듯 일반인에게 있어서 공항..하면 새로운 곳에 대한 설렘이 느껴지곤 하는데, 아포양의 경우에는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은 듯 하다. 아니 오히려 각양각색의 고객들의 비위를 맞춰주고 즐겁게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모든 뒷치닥거리를 해줘야함에도 불구하고 경력도 쌓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고역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실제로 엔도가 이 곳에 배정된 후 만난 고객들은 하나같이 엔도와 직원들을 녹초로 만든다.

 

그러나 초반 배정되었을 때의 그 울며 겨자 먹기식의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업무에 대한 긍지와 애착으로 바뀌게 된다. 겉모습으로만 비호감을 느꼈던 직원에 대해서도 고객앞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도 된다.
생각을 바꾸는 순간에 세상은 달라보이게 마련인 것 같다. 그렇게 느끼게 되니 엔도 스스로도 일이 즐거워지고 끝까지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이런 직원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느껴도 좋지 않을까..

 

우리나라에도 이런 아포양이 있었던가..공항에서 가끔 마주쳤던 여행사 직원들이 떠오르곤 하는데 이렇게 공항에 상주하면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인가..아님 그 때 그 때마다 공항으로 가서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걸까...

아무튼 즐거운 여행의 시작 뒤에는 이렇게 누군가의 희생과 도움이 존재한다는 사실..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부분이다. 탑승까지의 다양한 절차를 위한 업무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아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 이 서평은 해당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이달의 사락 m******7 2012.01.2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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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노 다케시의 "공항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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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공항의 품격"이라는 책을 발견하였을 때 최근에 다녀온 공항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때 본 공항의 모습은 새벽에 도착해서 인지 음침하고 우울함 그 자체였다. 내가 생각하던 공항의 모습은 도착한 사람들의 모습도 기대와 활기찬 모습이었지만, 나를 비롯한 주위의 사람들의 표정들은 공항이 이런 모습이었어? 하는 표정들이였다. 새벽이었음에도 공항은 터질껏 같았고 그렇게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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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공항의 품격"이라는 책을 발견하였을 때 최근에 다녀온 공항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때 본 공항의 모습은 새벽에 도착해서 인지 음침하고 우울함 그 자체였다. 내가 생각하던 공항의 모습은 도착한 사람들의 모습도 기대와 활기찬 모습이었지만, 나를 비롯한 주위의 사람들의 표정들은 공항이 이런 모습이었어? 하는 표정들이였다. 새벽이었음에도 공항은 터질껏 같았고 그렇게 밀려서 들어가는 사람들 틈속에서 나도 있었다. 낯선 공항의 모습과 입국절차들 속에서 공항은 언제나 생기넘치리라는 기대감을 무너뜨려버렸었다. 무엇인가 시작점이되기도 하고, 도착점이 되기도 하는 공항의 모습이 활기를 뛰기는 커녕 우리를 맞이하는 사람들 마저도 피로에 지쳐보이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다. 그런 모습을 상상하면서 과연 "공항의 품격"이라는 책은 어떨지 궁금함속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 보는 말이 있었다. '아포양'. 아포양이라고 해서 다 여자라는 것은 아니다. 단지 책 속의 공항에는 남자보다 여자들이 많기에 그렇게 불려지는 듯 보였다. 에어포트와 양을 합치면서 줄인 말인 '아포양'은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서 대기 하는 사람들의 출입국을 관리하면서 대기 시간전 방송을 하기도 하고, 탑승자들의 여권과 항공권을 확인하면서 공항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리하는 사람을 말하는 말이었다. 너무 생소하면서도 재밌는 말이 아포양. 우리의 아포양은 어떤 모습일까?

 

 다른 부서에 있다가 공항으로 발령이 나게 된 엔도는 공항으로 발령이 나게 된것이 너무 속상하기만 하다. 자신의 라이벌은 우리 동기중에 아포양이 있다니 하면서 비아냥거리기까지 하고 엔도는 기분이 나쁠수 밖에 없다. 공항에서 일하는 엔도는 여러 부류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자신의 인생을 즐기며 살려고 하는 듯 낯선 두남자와 여행을 간다면서 티켓을 들고 온 이시이 마리아는 19살로 재입국허가를 받지 않은 여권을 들고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 그 상태라면 다시 일본으로 들어오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엔도는 이시이 마리아의 출국을 도와야 할까?

 

 일명 하늘하늘씨로 불리는 노사카 할머니. 그녀는 엔도와 점심을 먹게 되었고 엔도의 바쁜 일정으로 가야한다고 얘기했지만 하늘하늘씨는 비행기의 출발시간이 되어도 오지를 않아 엔도는 노사카 할머니를 찾으로 다니다 같이 저녁을 먹었던 곳으로 가보니 그곳에 그대로 계셨다. 엔도는 빠른 수속을 밟으려고 했지만 노사카 할머니는 가지 않으려고 하신다. 영문을 알 수 없는엔도 앞에 동료가 나타나 노사카 할머니는 원래 출국을 하신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한다. 출국을 못하게 되면 아들에게 연락이 가서 아들의 집에서 지낼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듣고 나서야 엔도는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엔도는 이렇게 많은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만나면서 엔도도 성장하게 된다. 처음 공항으로 왔을때 미소조차 짓지 않던 그는 거울을 들고 다니면서 자신의 표정을 확인하기도 하고,하늘하늘씨와 같은 분을 만나게 되면 돕기도 하면서 조금씩 성장해간다. 엔도와 같은 아포양의 성장이야 말로 공항의 품격이 상승하게 될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j***7 2012.01.19.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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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다면 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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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양(あぽやん) : Airport를 줄인 업계용어 APO와 얀やん(사전상 의미: 보내다 파견하다)의 합성어로, 원래는 공항 일처리의 전문가를 높여부른 말이었으나, 회사의 현장 경시 풍조에 한직의 대명사가 됨   공항의 품격의 원제는 아포얀 우리나라 표지가 공항청사에 앉아 두루 공항을 살펴보고 있는 아포양이라면, 일본의 표지는 공항 내를 땀 뻘뻘 흘리며 뛰어다니는 아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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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양(あぽやん) : Airport를 줄인 업계용어 APO와 얀やん(사전상 의미: 보내다 파견하다)의 합성어로, 원래는 공항 일처리의 전문가를 높여부른 말이었으나, 회사의 현장 경시 풍조에 한직의 대명사가 됨

 

공항의 품격의 원제는 아포얀

우리나라 표지가 공항청사에 앉아 두루 공항을 살펴보고 있는 아포양이라면, 일본의 표지는 공항 내를 땀 뻘뻘 흘리며 뛰어다니는 아포양.

제목과 표지가 각각에 어울린다. 우리나라 표지는 뭔가 정적인 분위기라 품격있어 보임 ㅋ

아기자기하고 완성도 면으로는 우리나라의 표지가 더 매력적이나, 아포양의 직설적인 표현으론 일본이 승~

일본 책은 양장본이 별로 없던데, 우리나라는 꼭! 양장본으로 나와서 환율을 따져도 우리나라 책이 더 비싼게 흠이라면 흠;;;

 

 

 

냐엉이에게 공항은 항상 설렘을 가져다 주는 장소.

낯선 곳으로 떠난다거나, 내게 돌아오는 누군가를 마중가는...두근두근 가슴 뛰는 공간.

굳이 그런 일이 아니더라도 공항이라는 단어 자체에서 오는 설렘..

더군다나 한 번 가본 적 있는 도쿄도 나리타 공항, 록본기 시부야~♪ (는~YDG-아카사카 Love가사)

나리타 공항에서는 좀 헤매서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 지나고 나니 추억, 게다가 비지니스석의 위엄~

열심히 사진 찍을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버젓이 티켓에 비지니스!!!우워워 땡잡았다!

공항에서는 티켓팅하고, 사진찍고 비행기 구경하고, 면세점 구경;;; 하는 것 밖에 없는 줄 알았;;;

 

 

항상 여행자의 입장에서 생각했던 공항이라,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공항이란 특수성빼고는 어딜 가나 직장인의 모습은 똑같은 것 같다.

직장에서의 즐거움은 어디서 오는 걸까.

일의 성과? 직장 내의 위치? 승진? 대인관계? 자기계발?

어쨌거나 자존감이 없으면 지금 당장은 일의 성과를 보더라도, 일하는 동안 계속 그 일 자체가 무의미해질 것 같다.

하루하루 그냥 죽어라 일만 하는 기계였다가 어느 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가 도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나'하고 생각을 하게 되는 사람.

그런 면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멍무이는 참 부러운 사람 ㅠㅠ

박봉에 비해 노동강도는 훨씬 세지만, 그래도 꿈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존경할 만한!

일만 잘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융통성도 있고 요령피우고, 상사에게 아부도!!! 해야 인정받는 현실이 안타깝긴 하지만, 어느 곳이든 다 똑같으니까~~

 

헌데, 여기 그 "융통성 없음"으로 공항으로 내쫓긴 엔도가 있다.

자기가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는 항상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니고, 저렇게는(아포양) 되지 말아야지..하면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기만을 꿈꾸고 있었으나, 여러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점점 아포양스러워진다.

자기가 하는 일을 경시하는 태도에서 일에서 보람을 느끼며 아포양에 대한 인상이 좋은 쪽으로 바뀌고, 아포양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으며 엔도는 진심으로 아포양이 되길 원한다.

존재감 없던 엔도에서, 공항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된 엔도.

일의 경중과 중요도, 직급에서의 만족이 아니라 일하는 것 자체에서 보람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된 엔도.

엔도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즐거워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면;;;;피할 수 없다면 즐~~~ㅎㅎ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그렇게 싫어하던(?) 공항 근무에서 사랑하는 여인까지 만나게 되어 2부 격인 "연애의 품격(원제는 공항의 사랑?정도인 것 같지만)"도 예고 하는데, 과연 그 사랑이 공항에서 만난 메구미가 될 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될진~~~~

어째, 아포양에서 공항의 품격이 되었을까 했더니, 연애의 품격과 나름 라임을 맞추려고 공항의 품격이라는 제목이 나오지 않았나 싶은데, 아포양과 공항의 사랑보다 공항의 품격과 연애의 품격이 어감이 더 낫긴 하다.

훌륭한! 아포양이 되어 가고 있는 엔도는 사랑도 잘~해낼 수 있을까?

연애의 품격에서 어떻게 흘러갈 지 궁금~~~ㅎㅎ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자신의 일에 열중하고, 보람을 느낄 것!

아포양은 고객을 출발시키는 데에 그치는 게 아니라, 웃으면서 떠날 수 있게 해야하는 것.

이런 아포양이 있는~~나리타 공항은 오늘도 이상 무!! (^o^)/

c******g 2012.01.19.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공항의 품격을 아포양에게서 어떻게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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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타 공항에 가본 지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되어간다. 그 나리타 공항을 소재로 씌여진 소설이라해서 더욱 반가움으로 이 책을 집어들었었다. 무척이나 깨끗했으며, 정갈한 그 이미지, 친절한 이미지가 일본 나리타 공항의 첫 이미지였다.   공항에서 근무하는 것이 한직이었다는 것에 대해서 약간 의아하게 생각을 했다. '아포양?' 아포양이 뭐냐구? 아포양은 세상을 가프쳐주
"공항의 품격을 아포양에게서 어떻게 느낄 수 있을까." 내용보기

나리타 공항에 가본 지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되어간다. 그 나리타 공항을 소재로 씌여진 소설이라해서 더욱 반가움으로 이 책을 집어들었었다. 무척이나 깨끗했으며, 정갈한 그 이미지, 친절한 이미지가 일본 나리타 공항의 첫 이미지였다.

 

공항에서 근무하는 것이 한직이었다는 것에 대해서 약간 의아하게 생각을 했다.

'아포양?'

아포양이 뭐냐구?

아포양은 세상을 가프쳐주지 않아. 아포양은 하늘을 날지 않아. 아포양에게서는 돈 냄새가 나지 않아.

아포양은 화를 내. 아포양은 웃어. 아포양은 달려. 아포양은 공항에 있어.

 

책의 첫 장부터 나오는 '아포양'에 대해 이런 답변이 들어 있었지만, 도대체 아포양은 누굴 말하는지 몰랐다. 그저 어떤 여 사무원에 대한 별명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공항에 발령받아 공항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통틀어 '아포양'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엔도 게이타'

서른 살을 코앞에 두고 본사의 수배과와 기획과에서의 요직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동료를 지켜주기 위해 벌였던 상사가 부하직원에 대한 앙갚음에 비유할 수도 있는 발령과 함께 6년간의 연애에서도 종지부를 찍은 그에게 공항은 참으로 변덕스럽고 적응하기 힘들었던 곳이었으리라. 아무런 성과도 이룰 수도 없고, 아무런 경력도 쌓을 수 없는 공항에서 도대체 어떻게 버텨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던 '엔도 게이타'의 고민을 만나게 되면서 과연 공항에서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먼저 앞섰다.

 

설레는 여행의 출발지이자 도착지인 '공항'에서의 엔도 게이타는 우려를 넘어서서 그 변화무쌍한 공항의 업무에 차츰 적응하면서 그 곳에서 발생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냥 소설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저자인 '신도 다케시'는 미스테리 작가였다는 그 색채감을 잊지 않은 듯,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결하는 미스테리를 우리에게 흥미진진함과 함께 그것들을 해결해 나가는 아포양들의 지혜와 그들의 업무태도 그들을 통한 휴먼 드라마까지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문제를 던져주고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는 스토리 속에서 도저히 책장을 덮고 휴식할 수 있는 시간도 허락하지 않는다.

 

유령에서 시작해서부터 여권을 가지고 오지 않은 축구소년만 남겨두고 여행을 떠나버린 그 아이의 부모와 여동생을 대신해서 그 축구소년을 할머니에게 인계해주기까지의 극적인 이야기들, 출발하지 않을 비행기표를 가지고 오는 하늘하늘 부인, NO-REC에 어느만큼 민감하게 모든것을 걸어야 하는지에 슈퍼바이저 엔도씨는 하루하루 녹초가 될 법도 하지만, 모든 극적인 상황들에서 웃으면서 공항을 출발하도록 하기 위한 여객들을 향한 아포양의 진심이 하나 하나 감정으로, 행동으로 그리고 가슴으로 깊이 박힌다.

 

공항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아포양'이라고 함부로 부르는 그 사람들에게 '아포양'이 하루 하루 '공항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그들이 노력했던 행동들은 공항이 그냥 통과하는 지점, 또는 출발점이 아니라, 단순한 통과지점으로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 공항은 즐거운 곳, 여객님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즐거운 여행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가 되기를 바라고 있었던 '아포양'을 만날 수 있었음에. 공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정립되는 듯 하다.

 

 

 

h****i 2012.01.24.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