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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를 그려내다 안개를 닮아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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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나 당연시하고 살아가는 것 중 한가지를 꼽자면 공기라는 것을 들 수 있다.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다. 고체도 아니고 액체도 아닌 이상 우리는 이것의 존재여부를 육안으로 알 수 없다. 이 세계, 피조물들 사이에는 어떤 것들로 가득 차있는지 우리는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지만 그 빈 공간에 공기가 빽빽하게 들어차있는 것을 우리는 역시 의식하지 않고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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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나 당연시하고 살아가는 것 중 한가지를 꼽자면 공기라는 것을 들 수 있다.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다. 고체도 아니고 액체도 아닌 이상 우리는 이것의 존재여부를 육안으로 알 수 없다. 이 세계, 피조물들 사이에는 어떤 것들로 가득 차있는지 우리는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지만 그 빈 공간에 공기가 빽빽하게 들어차있는 것을 우리는 역시 의식하지 않고 알고 있다. 나를 에워싸고 있는 공기, 세상 곳곳 어느곳에도 가득 차있지만 역시나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는 공기. 만약 이 공기라는 것이 끈적끈적한 것으로 변해 우리를 옭아매려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안개. 어쩌면 안개가 이와 비슷할 수 있겠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무진기행>의 그 '안개'일 것이다.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 그 안의 찐득찐득함. 안개가 내 몸속으로 들어오는 순간 나 역시 그와 동화되는 그 느낌. 아마도 공기가 우리를 옭아매려한다면 바로 이 안개처럼 변하지 않을까? 불과 5미터 앞도 바라보지 못하게 만드는 그 안개속에서 나와 남이 분리되고 그 나 자신조차 스스로 믿지 못하게 만드는, '나' 라는 것은 다른 것들과의 단절 속에서는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버리게 만드는, 그 공간을 넘어선 압박감이란 다른 어떤 압박감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만일 그런 안개가, 끈적끈적함이 인간 사이에서 생겨나게 된다면 어떨까? 과연 그 압박감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가? 그 압박감과 그로 인한 무기력함이 잘 나타난 작품이 카프카의 <소송>이다. 어느날 그는 자신의 침실에서 체포된다. 아무도 그의 죄목을 얘기해주지 않으며 그 역시 자신의 죄목을 그다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다만 소송에 휩싸인 자신을, 그 소송으로 인해 한순간 뒤바뀌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두려워한다. 그는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법원에 나가고 변호사를 고용하고 판사들과 접촉하려 하지만 모든 것들이 그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움직인다. 법원은 우리의 상상과 달리 허름한 뒷골목 다락방들에 촘촘히 존재하며 그 곳의 판사들 역시 스스로 안개에 둘러싸여 자신들의 일을, 다른 사람과의 연계를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은 모두들 서로의 일에 충실하다. 변호사는 항상 반론을 준비중이며 판사는 역시 자신의 일에 열심이다. 주인공 역시 자신의 소송을 위해 악전고투를 펼친다. 그를 감시하는 직원들 역시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지만 항상 그를 감시한다. 서로가 서로의 일에 충실하지만 관계가 두절되어 있으니 어느 것 하나 진전되는 것이 없다. 그들은 항상 그들의 일만 한다. 그 일이 어떤 것인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으며 서로의 진척상황에 서로 신경쓰지 않는다. 그렇게 소송에 말려들면, 안개속에 빠져들면 그렇게 매몰되버리고 만다.

 

모든 관계가 비정상의 수렁에 빠져버리고 만다. 일반적인 관계는 어그러지며 그 일반적인 관계에서 재빠르게 탈출한 사람들만이 서로의 일그러진 관계를 충동질한다. 그 관계들 역시 단편적인 모습으로 일관되기 일쑤며, 주인공의 변덕에 따라 역시나 그 관계들 역시 충동만큼 쉬이 사그러진다. 그리고 그것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주인공은 비로소 자신의 죽음 앞에서야 소송이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의 처형으로 그는 소송이 끝났음을, 단절이 끝나고 새로운 진전이 이루어졌음을 역설적으로 알수있다. "개 같군" 자신의 죽음으로서야 소송의 상태를 알 수 있는 이 역설의 결말이 카프카가 보여주고 싶은 안개의 결정일 것이다.

 

카프카의 <소송>을 어떤 하나의 관점으로 해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관료제의 폐해와 같은 현실적인 비판의 관점, 종교적인 관점, 사회주의적인 관점, 사실주의적인 관점 어느 것 하나 틀린 것이 없다. 마찬가지로 어느것 하나 정확한 것도 없다. <소송>은 안개를 통한 단절을 담아냈지만 그 역시 안개와 같은 작품이다. 볼 수 있고 느낄수 있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보일듯한데 손에 잡을 수는 없다. <소송>은 그것만으로 족하다.  

 

문득 그가 보여주고 싶었던 세상이 아닌, 그가 직접 느꼈던 세상과 안개가 처연할만큼 궁금하다.

j*******s 2011.01.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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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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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많은 작품들이 그러하듯, 『소송』의 요제프 K 역시 자신의 힘으로는 당최 어떻게 벗어나려 시도조차 할 수 없는 무력하고 부조리한 상황에 빠져 있다. 이 답답한 상황에서 카프카는 설명을 부연하지 않는다. 상황은 점점 더 조여오게 되고, 요제프의 내면은 무한한 악몽으로 돌변한다. 그 악몽은 요제프의 내면인지 아니면 요제프의 현실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발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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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많은 작품들이 그러하듯, 『소송』의 요제프 K 역시 자신의 힘으로는 당최 어떻게 벗어나려 시도조차 할 수 없는 무력하고 부조리한 상황에 빠져 있다. 이 답답한 상황에서 카프카는 설명을 부연하지 않는다. 상황은 점점 더 조여오게 되고, 요제프의 내면은 무한한 악몽으로 돌변한다. 그 악몽은 요제프의 내면인지 아니면 요제프의 현실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발전하고, 갑자기 카프카는 소설의 막을 내린다. 이 황당하고 갑작스러운 결말을 납득할 수 있느냐 아니냐로 이 소설의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그러한 면이 바로 카프카 소설의 매력이자 매혹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YES마니아 : 로얄 p*****6 2023.08.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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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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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카프카를 다 읽어보려고 했지만 한 권 읽고 무슨말인지 몰라서 관두려고 했는데 겨우 한권읽고 포기하기는 카프카에게 미안해서 한권만 더 읽어봤는데   결론은 장편이 역시 단편보다는 낫다 모르는게 약이다   일단 개인적으로 시보다 수필을 좋아하고 단편보다 장편을 선호하는 취향덕분에 소송은 장편이어서 좋았다. 이전의 단편들은 강렬하지만 그냥 반짝하는 불빛을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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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카프카를 다 읽어보려고 했지만

한 권 읽고 무슨말인지 몰라서 관두려고 했는데 겨우 한권읽고 포기하기는

카프카에게 미안해서 한권만 더 읽어봤는데

 

결론은 장편이 역시 단편보다는 낫다

모르는게 약이다

 

일단 개인적으로 시보다 수필을 좋아하고 단편보다 장편을 선호하는 취향덕분에

소송은 장편이어서 좋았다. 이전의 단편들은 강렬하지만 그냥 반짝하는 불빛을 본 느낌이었다면

소송같은 경우는 장편이라서 나름 이야기도 있고 뭔지는 몰라도 형체가 있다라는 느낌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읽는 내내 나의 예측은 엇나갔으며 먹먹하고 먹먹하고 묘하기만 할 뿐

답답해 죽을뻔했다. 특히 처음에는 도대체 무얼 하려하나 올드보이가 유명해서 보긴 봤는데

이건 도대체 왜 무얼 하는것인가 이해 할 수 없을때와 같은 느낌이었다

 

중,후반부로 가면서는 현대인이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을 오면서 대학을 다니면서 정말 무궁무진한 학과들이 많고

가끔 옛친구의 신기한 전공들을 보면서 정말은 세상은 요지경이구나하는 것들과

솔직히 취업을 한다해도 자신한테 딱 맞는걸 찾으라고 하지만 내가 이 세상에 모든 회사와 직업을

아는것이 아니니까 그것도 어찌보면 불가능한일이 아닌가 싶다.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무언가 성취 혹은 탈출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

주인공이 뭔지는 모르지만 일단 소송과정을 헤쳐나가는게 그렇게 보였다

 

뒤에 옮긴이의 말을 보면 이 책은 막스브로트판이 아닌걸 번역했고

(뒤에 미완성 단편으로 나온건 소송의 내용들인데 어디에 들어가는지 모르는건지 쓰다 만 글들이

정리되지 못한건지 잘 모르겠다) 카프카를 읽는 사람마다 참 해석이 다양하구나 하고 신기했다

나치와 유대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경우나 관료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풀어내거나

+ 카프카의 매력은 무엇인가???

카프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카프카가 드러내지 않는게 좋다고 하지만

난 성격이 급한편이라 그런건지 딱 이거다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처음에 따라다닐떄는 좋은데

갈수록 답답하고 왜 이러고있나 하는 느낌이다

 

책을 보면서 국문과선배가 카프카는 우리나라로 치면 이상같은 존재라고

너 왜 이렇게 힘든거 읽냐고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그냥 읽는건데요라고 했지만

알았으면 안읽었을지도.....

 

그래서 또 이상하고 같이 생각을 해보면

오감도같은 경우는 뭔소린지는 모르겠으나 자꾸 다시 읽어보게 되는 매력이 있고

날개같은경우는 스토리도 있고 섬광도 있는 묘한 매력이 있는 글이 아니었나 싶다

 

어쩌면 어차피 복잡하고 잘 모르겠는 세상인데

아예 알쏭달쏭한 이런 내용을 읽으면서 읽을때마다 보는 사람마다 다 잘 모르겠는게 또 매력일지도??

 

+ 소송이랑 심판이랑 같은건데 번역하면서 소송이라하는 사람도 있고 심판이라 하는 사람도 있다했다

개인적으로는 심판보다는 소송이 더 좋은것 같다. 심판은 나는 잘 모르지만 어떤 절대자에게

내가 판결받는걸 기다리는듯한 느낌이라 마지막 결말을 강조하면 어울리겠지만

잘 모르더라도 일단 여기저기 쑤시며 돌아다니는 주인공의 모습은 무언가와 싸우는 과정중에 있는

모습을 묘사한다는점에서 소송이 더 와닿는다

s*****1 2012.02.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