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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진정한 선생님이라면.. 이래야 하지 않을까... 가슴이 따뜻해진다..
"진정한 선생님이라면.. 이래야 하지 않을까... 가슴이 따뜻해진다.." 내용보기
누구에게나 아련하지만 마음 따뜻해지는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있을 것이다.8년을 어린아이로, 초등학교(우리 땐 국민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을...자그만치 20년이라는 세월(대학은 성인이니)을 어린이로 보냈으니... 좋은 기억 하나 없을 수가 없다.한번쯤은 돌아가 보고 싶은 그 때 그 시절들...내 어린 시절의 기억은 울산의 태화강 근처에서 시작된다. (그 이
"진정한 선생님이라면.. 이래야 하지 않을까... 가슴이 따뜻해진다.." 내용보기

누구에게나 아련하지만 마음 따뜻해지는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있을 것이다.

8년을 어린아이로, 초등학교(우리 땐 국민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을...

자그만치 20년이라는 세월(대학은 성인이니)을 어린이로 보냈으니... 좋은 기억 하나 없을 수가 없다.

한번쯤은 돌아가 보고 싶은 그 때 그 시절들...


내 어린 시절의 기억은 울산의 태화강 근처에서 시작된다. (그 이전은 기억이 안난다 ^^)

당시, 우리 집은 태화강과 작은 도로를 하나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있었더랬다. 

지금은 울산이 엄청나게 발전한 중공업 도시이자, 평균임금이 가장 높은 부자 도시가 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울산뿐 아니라 지방 도시들은 확실히 시골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때의 그 태화강이 지금은 이렇다>

'ㄱ'자형으로 생긴 5층짜리 빌라가 달랑 두 동 있는... 근처에는 넓은 공터와 풀밭들이 펼쳐져 있는..

그런 아름다운 동네에서, 동네 형들하고 메뚜기, 방아깨비를 잡고 놀고, 도로 건너 강으로 가서 

제방처럼 쌓여진 돌무더기를 들추면, 작은 참게들이 우르르 기어 나와, 그 게를 잡으면서 놀던 기억이 난다.


어느 날엔가는 어디 집에서 소를 잡았다고, 공터에서 구이하는 것을 뭔지도 모르면서 옆에서 구경하다가,

한 조각 얻어 먹고 '이게 무슨 맛있는 거라고 맛있게 먹는건지?'하고 생각했었더랬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땅바닥 가득 우글거리는 지렁이 떼들에 울면서 엄마를 찾던 기억도 난다.

이런 아름다운 기억들이 내 머리 속에 남아 있다.


초등학교 2학년에 서울에 올라 와서부터는 저런 기억들은 별로 없다..

그 시절 아이들이 했던 딱지치기, 구슬치기, 제기차기 등을 하면서 놀았던 기억 밖에 없다.

평범하게 자랐고, 평범하게 커 왔고, 엄청 말썽 부리고 졸업을 하고....


왜 구구절절히 개인적인 추억을 썼느냐고..?


그 이유는 다름아닌 이 한 권의 책 때문이다..


"달려라 탁샘"이라는 이 책은, 저자인 "탁 동철"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보고, 듣고, 느꼈던 점들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써내려간 몇 년 동안의 일상의 기록(일기)이다.


저자 분 역시도, 그 산골 마을에서 배우고 자랐고,

선생님이 된 후에 다시 산골로 돌아가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시니, 

위 아래로 까마득한 선배(본인을 가르쳤던), 후배 들과 같이 지내면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다.


<이런 아름다운 곳일까?>

책은 그날 그날에 있었던 일들을 기록한 일기이기 때문에, 어떤 페이지를 펴서 보더라도 상관없고,

순서대로 볼 이유도 없다. 머리로 생각할 책도 아니니, 그냥 단순히 읽고 마음으로 느껴보자.


한 글자 한 글자 읽고 있노라면,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지어진다.

구수한 사투리를 쓰는 어린 아이들, 순박하고 순수한 시골 아이들의 재잘거림, 그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 

그 동심 속에서만 쓰여질 수 있는 기발한 동시와 글들.... 그 어린아이들과 동화된 어른의 모습..


나를 그 어릴 적 추억에 잠기게 만든다..


획일화 된 교육, 주입식 교육, 아이들의 창의력을 없애 버리는 교육, 생각하는 사고력을 깎아먹는 

작금의 교육에 대한 강한 거부와 함께,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주체성을 가지고, 스스로의 의지로 

행동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줄 수 있는 참 교육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시는 분...


물고기의 생테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낚시를 하고... 

동물에 대해 가르치기 위해서, 산에서 동물 발자국과 배설물을 찾는 수업을 하고..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모심기를 하고.. 

일방적인 훈육보다는, 잘못된 일들이 발생하면 그 일들을 아이들과 함께 연극으로 구성하여..

아이들 스스로가 잘못된 점을 깨닫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산교육을 실천하고 계신...

아이들과 눈 높이를 맞추기 위해서 항상 고민하고 자기반성을 하는 진정한 선생님의 모습이 담겨 있다.


나의 학창 시절에 이런 선생님이 계셨더라면 내 인생이 또 달라졌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해본다.

불행히도, 최악의 선생님, 평범한 선생님은 있었지만, 존경할 만한 선생님을 만나진 못한 것 같다.

"교권의 추락"과 함께 "도가 지나친 아이들의 폭력적인 행동," "아이들의 집단 괴롭힘, 그로 인한 자살"과 같은 이슈들이 연일 터지는 세상이다. 


안타까운 일들로 점철된 현 시대에, 

"탁 동철" 선생님처럼 진정으로 제자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가지고,  

아이들의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봐 줄 수 있는 존경할 수 있는 "쌤"들이 많아 진다면... 


입시를 위한 지식만으로 무장한 남을 밝고 올라가는 경쟁자들이 아닌, 

따뜻한 마음과 참된 지혜를 가진 함께 가는 동반자들이 많아질 수 있지 않을까..


책을 읽으면서, 때론 미소를, 때론 웃음을, 때로는 안타까움, 때로는 연민을... 

너무나도 다양한 느낌을 가지게 해 주던 좋은 책이다. 

일기라는 것은 단순히 그 날 있었던 일을 기술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씀으로써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해 줄 수 있음으로, 그 가치를 가진다는 것을... 

이 나이 먹고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깨닫다니.. 일기부터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고 싶으신 분, 산 교육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궁금하신 분, 

아이들 교육을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하시는 분, 마음 따뜻해지게 만들어 주는 책을 원하는 분들께 추천한다.


정말 인상깊었던 구절

"너무 많이 알게 되어 <시>를 잃어 버린 어른들"이라는 표현... 공감되지 않는가?


P.S : 산골 마을 사진 출처는 http://photo.naver.com/view/2008091515230823951 입니다.

        문제되면 삭제하겠습니다. 개인적인 용도이니 너그러운 용서를 ^^;;

        태화강 사진은 네이버 백과사전이 출처입니다.

d******4 2012.01.19. 신고 공감 6 댓글 38
리뷰 총점 종이책
함께 달려요, 탁샘!
"함께 달려요, 탁샘!" 내용보기
기원전 3000년경의 고대 이집트 비문에 쓰여진 상형문자를 해독해 보니,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5000년이 넘는 과거의 아이들도 어른들의 눈에는 버릇없는 모습이었다 하니, 지금의 아이들은 오죽할까 싶기도 하고 어른이 되어버리면 제 어릴 적은 기억못하고 다 똑같아지는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달려라, 탁샘]의 주인공 탁동철 선생님은 제 어릴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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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3000년경의 고대 이집트 비문에 쓰여진 상형문자를 해독해 보니,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5000년이 넘는 과거의 아이들도 어른들의 눈에는 버릇없는 모습이었다 하니, 지금의 아이들은 오죽할까 싶기도 하고 어른이 되어버리면 제 어릴 적은 기억못하고 다 똑같아지는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달려라, 탁샘]의 주인공 탁동철 선생님은 제 어릴 적을 기억하고 있는 어른이다.  아이들은 5000년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화가 나면 물건을 던지고, 욕을 하고, 청소하기 싫어서 도망가기도 하는 버릇없는 아이들인데 말이다.

 

탁동철 선생님이 어릴 적을 기억하는 어른이라고는 소개했지만, 탁선생님도 감정이 있는 사람인지라 미운 아이가 있기도 하고, 아차 싶은 실수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의 잘못된 점을 덮어두는 것이 아니라 들추어내어 사과할 수 있는 용기있는 어른이다.  그런 면에서 학교의 벽에 'ooo, 개새끼. 촌놈 죽어버려'라고 자신에게 쓴 욕을 보고도 누군가 욕을 먹었을 때, 왕따를 당할 때 느끼는 감정을 느껴볼 기회라고 생각한 탁선생님은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무슨 일을 했을까 싶을 정도인데 그에 더해 낙서를 했을 법한 아이들을 찾아다니며 일일히 사과하는 모습이라니, 이 선생님 어디가서 사회생활이나 하실까 걱정까지 된다. 

 

사람 참 좋은 탁선생님이긴 하지만 아이들이 청소를 하지 않고 도망갔을 때는 분에 못이겨 쓰레기통의 쓰레기를 교실에 뿌리고 아이들이 먹지 않은 급식 우유를 책상에 뿌리기도 한다.  그리고 집이 어려워 간식거리를 못사먹는 친구를 못본 척하고 자기들만 사먹는 아이들을 보며 자신의 교육을 탓한다.  한 손에 두 세개의 장난감 반지를 끼고 있으면서도 형편이 어려운 친구가 하나 가져간 걸 보고 도둑놈이라 손가락질하는 아이가 밉고, 그 반지를 가져간 아이에게 회초리를 드는 자신이 미운 탁선생님이다.  사람이 좋아 아이들의 버르장머리 없는 모습을 허허실실 넘기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눈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그들을 이해하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발냄새 나는 발을 책상에 얹어 놓고 있어도, 수업이 다 끝난 후 빈교실에 아직도 남아있는 발냄새를 맡으며 그 학생이 보고 싶다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탁선생님은 새학년을 맡으면서 학생들에게 자신은 배우러 오는 사람이니 너희는 가르치라 한다.  탁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주장을 떳떳이 밝히라 하는 뜻으로도 말씀하신 것이겠지만 나는 실제로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어른이 아이와 함께 살아 갈 수 있는 것은 아이가 어른에게 맞춰주기 때문이라는 것도 배웠다.  방금도 나는 세수 안한다고 울고불고 하는 아이를 억지로 세수를 시켰다.   울며 뻗대는 아이를 힘들여 세수를 시켰음에도 내가 밉다하는 이 아이는 버릇없는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세수를 마친 것은 나에게 맞춰준 것이다.  도리어 내가 아이에게 고마워 해야 하는게 아닐까.  다음에는 왜 세수가 하기 싫었는지 꼭 물어봐야 겠다.  물이 너무 뜨거웠는지, 물비누 향이 싫었는지, 아니면 내 손이 너무 거칠었는지 말이다.   오늘도 탁선생님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장난꾸러기와 의기소침해 풀이 죽어있는 아이를 다독여 함께 달리고 있을것이다.  나도 그 달리기에 동참하고 싶다.  함께 달려요, 탁샘!

 

 

(*) 어디서 읽은 기억은 나는데 기억이 정확하질 않아 검색을 했더니 2008년 5월 13일에 입력한 충북일보 논설 '버릇없는 아이들'에서 이 내용을 언급했길래, 그것을 근거로 삼았다.  이 논설위원도 어디선가에서 읽은 내용을 인용한 것일텐데 그 근거를 남겨놓질 않아 무척이나 아쉽다. 

h****i 2012.01.23. 신고 공감 3 댓글 7
리뷰 총점 종이책
[달려라 탁샘]별 다섯개로는 모자라요. 오백만개쯤이면 몰라도.
"[달려라 탁샘]별 다섯개로는 모자라요. 오백만개쯤이면 몰라도." 내용보기
이오덕 선생님이 쓴 『우리 글 바로 쓰기 1』 머리말은 이렇게 시작해요. 말을 마음대로 마구 토해내는 사람, 그렇게 토해내는 말들이 모두 살아 있는 구수한 우리 말이 되어 있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반갑다. 우리는 이런 사람의 말에서 비로소 잊었던 고향으로, 우리의 넋이 깃든 세계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이런 사람은 어렸을 때 배운 고향의 말을 참 용하게도 잊어버리지 않고
"[달려라 탁샘]별 다섯개로는 모자라요. 오백만개쯤이면 몰라도." 내용보기

이오덕 선생님이 쓴 『우리 글 바로 쓰기 1』 머리말은 이렇게 시작해요.

말을 마음대로 마구 토해내는 사람, 그렇게 토해내는 말들이 모두 살아 있는 구수한 우리 말이 되어 있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반갑다. 우리는 이런 사람의 말에서 비로소 잊었던 고향으로, 우리의 넋이 깃든 세계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이런 사람은 어렸을 때 배운 고향의 말을 참 용하게도 잊어버리지 않고 빼앗기지도 않고 잘도 가지고 있구나 하고 한없이 부러워진다. _『우리글 바로쓰기1』 머리말

『우리 글 바로 쓰기 1,2,3』(구판), 『우리 문장 쓰기』는 읽고 감동 받아 여러 번 읽고 지금도 곁에 두고 계속 찾아보는 책입니다. 이오덕 선생님이 가르친 아이들이 쓴 글을 모아 엮은 『일하는 아이들』도 사서 읽었지요. 탁동철 선생님이 쓴 책 얘기를 이오덕 선생님이 쓴 책 얘기로 시작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말하기나 글쓰기는 모두 어릴때 부터 배워 몸에 익은 것이라 한번 습관이 잘못 들면 고치기가 어렵거든요. 저도 이오덕 선생님 말씀대로 살아있는 우리말, 깨끗한 우리말로 말하고 글쓰려고 노력한다고 하지만 이미 뼛 속 깊이 밴 습관을 고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몰라요. 그래서 저보다 두 살 많은 탁동철 선생님이 쓴 책을 읽고는 정말이지 글자 그대로 깜짝 놀라 자빠질 지경입니다.

 

'아아니?  어린이도 아닌 분이, 더구나 학교 선생님이면 공부 깨나 하신 분일텐데? 그런 분이 어찌 이리 깨끗한 우리말, 살아 있는 구수한 우리말을 간직하고 계신걸까? 이오덕 선생님 말처럼 그야말로 「어렸을 때 배운 고향의 말을 참 용하게도 잊어버리지도 않고 빼앗기지도 않고 잘도 가지고 잘도 가꿔 오셨구나」 한없이 부러워진다.'

 

그래서요. 탁동철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한 학교생활 이야기를 써서 엮은 『달려라 탁샘』을 읽으니 '비로소 잊었던 고향으로, 우리의 넋이 깃든 세계로 돌아가게' 되어서요. 그래서 이오덕 선생님이 쓴 글로 탁동철 선생님이 쓴 책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선생님은 가르치는 사람?

학생은 배우는 사람?

 

네 지금까지 제가 만난 선생님은 항상 칠판을 등지고 교단에 서서 나에게 무엇을 가르쳐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건 제가 학생일 때는 물론이고 학교를 다 졸업하고 나서도 그랬어요. 그런데 『달려라 탁샘』을 쓴 탁동철 선생님은요, 안 그래요. 그냥 가르치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예요. 그냥 지식을 전달해주는 사람이 아니예요. 학생들과 함께 살아가는 어른이예요. 마을 사람이구요. 마을 어른이구요. 마을 일꾼이예요. 말하자면 마을 일꾼 어른 남자예요. 그냥 같이 사는 사람이란 말이예요. 같이 살면서 서로 가르쳐요. 서로 배워요. 

 

 

탁동철 선생님은 다혈질이예요.

 

화도 잘 내구요 참을성도 별로 없어요. 툭 하면 뚜껑 열려요. 그런데 그런걸 솔직하게 다 일기에 썼어요. 자기 잘못을 솔직하게 얘기하고 애들 앞에서도 있는대로 인정해요. 그래서 재미있어요. 십 몇 년에 걸친 이야기니까 단숨에 읽어내리기엔 만만찮은 양인데도 두어 번 쉬고 내리 읽어낼 정도로 재미있어요. 다혈질 선생님, 단순한 선생님이 솔직하게 쓴 이야기라 지루할 틈이 없어요. 저도 모르게 손에 힘을 꽉 쥐고 푹 빠져들어 읽은 얘기는 70~72쪽, '수탉과 싸우기'인데 너무 길어서 여기에 다 옮겨 적을 수는 없구요. (근데 진짜 진짜 생생한 싸움 구경하는 맛 나는 얘기니까 꼭 꼭 찾아 읽어보시길 바래요.) 오늘 51년 만에 찾아온 한파라고 하니 85~86쪽, '난로' 이야기를 옮겨 쓸께요.

 

난로

 

 

비가 온다. 젖은 나뭇잎을 밟으며 학교에 갔다. 교실에 들어가니 아이들이 "추워요, 추워요" 하며 웅크린다.

 

"난로 언제 들여놔요?"

 

"아직 겨울 아니야. 며칠 있으면 날이 풀리겠지 뭐."

 

이제 공부하자고 하면 또

 

"으, 추워라. 난로 피워요."

 

그만하자는데도 자꾸 춥단 소리를 한다.

 

"내복 입었니? 내복 입으라고 했잖아. 안 입은 사람은 춥단 말 하지마."

 

"입었어요. 봐요."

 

지연이도 입고 서라도 입고 거의 내복을 입었다. 내복 입어도 춥다니 할 말이 없다.

 

"난 안 추운데. 봐, 나처럼 잠바 두껍게 입으니까 안 춥잖아."

 

남호가 "저도 위는 안 추운데 아래가 추워요" 하며 구부리고 두 손으로 "어으으" 종아리를 문지른다.

 

"거참, 젊은 애들이."

 

겨우 책을 펴게 하고 아이들 자리에 앉아 같이 책을 보았다.

 

어? 춥다. 일어서서 말할 때는 몰랐는데 자리에 앉으니 춥다. 정말 몸 아래가 시리다. 아까 왜 나는 별로 안 추운데 아이들이 춥다고 했는지 알겠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춥다고 아이들처럼 웅크릴 수는 없지. 나는 잠바를 벗어 남방을 알통이 보이도록 걷어 올렸다.

 

"봐라. 난 안 춥지."

 

"에이, 추우면서."

 

"안 춥다니까."

 

두 다리도 무릎까지 훌렁 걷었다. 책으로 부채질을 하며 안 춥다고 우겼다. 쉬는 시간에 교무실 가서 아저씨한테 난로 언제 들여놓냐고 물어보았다.

 

"다음 주 월요일에 들여놔야지요" 한다.(2001년 12월)

 

흐흐흐흐. 이거 보세요. 누가 선생님이고 누가 학생인지 모르겠지요?

춥다면 누가 뭐래나? 우기기 대장이예요.

 

다혈질에, 우기기도 잘하고, 이렇게 학생들 앞에서 폼도 잡는 탁동철 선생님.

게다가 꼬박 꼬박 일기도 잘 쓰는 착한 탁동철 선생님.

 

 

처음엔 '선생님 폼 잡는 모습'이라는 글씨가 눈에 띄어 웃었구요, 다음엔 엄청 크고 자세하게 강조된 '귀'를 보고 놀랐어요. 그만큼 선생님이 자기들 얘기를 귀기울여 들어준다는 것을 학생들이 다 알아주는 것만 같아서 감동했어요. 탁동철 선생님^^ 폼 잡는 모습도 폼 나구요, 폼 안 잡으셔도 멋있습니다요!!! 

 

『달려라 탁샘』

 

곁에 두고

두고 두고

아끼지 말고 막 읽고

저도 이렇게 솔직하게 살고

솔직하게 쓰고

그러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탁샘~!

 

 

"너의 목숨으로 나는 시를 쓰고 있다"는 말이 아이가 하는 자연스러운 말일까. 누군가 했을 법한 말일 것도 같다. 어쨌든 나는 이 말이 가슴에 닿는다. 아무렇게 가는 세상, 인간이 할 일은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세상이지만 넋 놓고 주저앉을 수는 없다. 혼을 태우며 시라도 한 편 쓰자. 못 본 척 고개 돌리지 말고 눈을 부릅뜨고 있자. (2003년 7월) (381p.) 

 

 

n*******0 2012.02.02.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순수한 아이들과 감동적인 선생님 이야기 [달려라 탁샘]
"순수한 아이들과 감동적인 선생님 이야기 [달려라 탁샘]" 내용보기
대학교 다닐때 비사대 교직이수를 해서 4학년때 4월에는 교생실습을 나갔다. 교생 실습을 나갔던 곳이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라서 정말 편하게 했던 것 같다. 1~2주에는 수업 참관을 했고, 3주째에는 수업을 진행했고 했고, 4주때에는 연구수업을 했다. 원래 교사가 될 생각도 없었고 뜻한 바도 없었기에 그냥저냥 부담없이 했었던 것 같다 4주가 끝난 시점에서 맨 마지막에 설문을 하
"순수한 아이들과 감동적인 선생님 이야기 [달려라 탁샘]" 내용보기

대학교 다닐때 비사대 교직이수를 해서 4학년때 4월에는 교생실습을 나갔다. 교생 실습을 나갔던 곳이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라서 정말 편하게 했던 것 같다. 1~2주에는 수업 참관을 했고, 3주째에는 수업을 진행했고 했고, 4주때에는 연구수업을 했다. 원래 교사가 될 생각도 없었고 뜻한 바도 없었기에 그냥저냥 부담없이 했었던 것 같다

4주가 끝난 시점에서 맨 마지막에 설문을 하는데 그것은 교사를 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가르치는 내용에 대해 자신이 없다기보다는 내 자신에게 계속 의문이 들었다.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은 나를 학교 선배라고 좋다고 쫓아다니는데 그만큼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수업은 재미있었는지 몰라도 학교의 행정업무나 청소지도, 학부모상담, 아이들에게 관심 가져주기 등에 대해서는 꽝이었기 때문이었다. 단지 안정이라는 가치 때문에 임용고시를 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엔 내 양심의 가책이 컸다. 결국 졸업하고 지금은 회사에서 5년동안 일하고 그냥저냥 만족해 하며 다니고 있다.

그런 나에게 [달려라 탁샘]은 특별한 책이었다. 예전에 교생실습을 하면서 고등학교 아이들과 생활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솔직히 고등학교 입학한 1학년들도 대학생인 내 입장에서 보면 중학교 정도밖에 안되어 보였다. 나한테 그럴정도니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탁동철 선생님께는 얼마나 애들이 귀엽고 예뻐보일까 싶다. 남들이 가지 않는다는 분교나 아이들이 별로 없는 시골 초등학교에서 교사로서 살아가는 탁동철 선생님은 그러기에 귀감이 되는 것 같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아이들과 같이 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탁선생님의 1998년부터 2010년 까지 세 곳의 초등학교(오색초등학교, 공수전분교, 상평초등학교)에서 선생님으로 있었던 일들을 기록한 일기이다.

교직 생활을 하신 곳이 분교나 작은 초등학교라 그런지 배우는 것, 활동하는 것도 많이 달라보였다. 메뚜기도 잡아보고, 모도 심어보고, 닭이나 토끼도 기르고, 가정방문도 하고, 같이 떡볶이도 만들어 먹는다. 나같이 도시에서 초등학교를 나오면 하기 쉽지 않은 일들이다. 주어진 교과에만 충실하게 가르치는 것보다 이렇게 조금이라도 아이들과 자연을 더 가깝게 할 수 있다면 아이들의 감성이 조금이라도 촉촉해지고 자기주도적으로 공부를 할 것 같다. 그것이 탁동철 선생님의 교육관이 아닐까 싶다.

이런 아이들이 있어서 학교는 학교다워지는 거야. 서로서로 배워주는 학교. 이미 정해진 틀에 맞추어 숙이고 깎아내는 학교가 아니라 지금이 처음 시작인 듯 만들어 가는 학교. 아주 작은 일조차 공부거리로 삼아 고민하고 토론하고 새로운 틀을 만들고 또 바꾸어 가는 학교.(p.223)

탁동철 선생님은 일기에서도 보면 토론이나 글짓기, 연극등을 많이 시킨 것 같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토론이나 글짓기 연극 등을 열심히 하면 나중에 굳이 학원에서 몇백만원짜리 논술을 배우러 다닐일도 없을것 같았고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 남에게 휩쓸리지 않고 자기주장을 펼 수 있는 사회인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생각하는 탁동철 선생님의 모습도, 그 이상으로 귀감이 되었다.

선생님의 일기속에 중간중간 들어있는 아이들의 글짓기를 통해서 아이들의 해맑은 생각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같이 사회생활에 찌들어 있는 사람에게는 아이들의 일기가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아이들의 일기속에서는 내가 보지못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있었고, 영악함이라던가 남들에게 끌려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자연과 더 가까이 지내기에 더 주도적으로 지내고, 자기의 생각을 글로 쓰는데 불편함이 없었는데, 그것이 도시 아이들보다 나아 보였다.

도시에서 배우는 공부란 박제화된 지식이다. 쌀이 어떻게 재배되는지, 채소가 어떻게 자라는지, 토끼가 어떻게 자라나는지 보기 힘들다. 그리고 주도적으로 노력하기 보다는 그냥 학원 다니기에 바빠서, 하는 학습지가 많기에 꾸역꾸역 학교를 다니고, 그렇게 졸업을 하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점점 촘촘한 체에 걸러져서 일류대를 가는 것이 하나의 코스여서, 그렇게 사교육과 부모의 자식에 대한 열정이 중요시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토론을 하고, 아이들과 연극도 하고, 동물 식물도 길러보고, 체험학습도 하는 탁동철 선생님이 부럽기만 하다. 학교 행정 업무도 바쁠텐데 이렇게 아이들에게 시간을 내고 아이들을 하나하나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타고난 선생님 체질이 아니고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가 울고 있을 때 달려가서 우는 까닭을 묻고 이야기를 들어주는게 아이 버릇을 망치는 일이란 말인가. 그렇다고 해두자. 아이가 울고 있을때 모른 척 무시해야 여린마음이 단단하게 굳어져서 험한세상 적응할 수 있다고 치자. 울때마다 사연을 들어주면 아이가 남한테 의지하는 버릇이 들어 결국 자기혼자 살아갈 길을 못찾고 헤매게 될 게 분명하다고 해두자. 그렇더라도 나는 우는 아이 달랠 것이다. 우는 버릇 못고쳐서 20년 뒤에도 여전히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어도 좋다. 눈물 닦던 손을 내밀어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줄 수는 있겠지. 적어도 아프고 힘든사람 더욱 쪼아대는 일은 안하고 살겠지.

아이들은 선생님을 통해 세상을 본다. 그러니 선생님은 유리창 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러기에 선생님은 자신의 창을 깨끗이 닦아서 아이들에게 자신의 사고의 틀을 보여주어야 한다. 항상 깨끗이 닦아서 아이들에게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서 나에겐 탁동철 선생님이 부럽다. 아마 나에게도 이런 선생님이 한번이라도 있었더라면, 내 인생에 기억이 남는 선생님이셨을 것 같다. 아이들과 즐겁게 생활하며 좋은 추억을 쌓고 계신 탁동철 선생님, 오늘도 힘차게 달리시길 바란다. 달려라, 탁샘!



b*******7 2012.07.0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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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아이들은 지금쯤 어디에서 뭘하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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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서 오후 첫시간에 미워하는 마음으로 글을 읽었다 p52~~54 이글을 읽으면서 눈물이 났다 요즘 도심속에서도 연실이처럼 이런아이가 지금 현재에도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선생님의 이글을 읽어준 사실과 다르게 아이들이 깨닫지 못하는 그 마음,,,그러니 아이일까? 아님 너무 삭막해서일까? 그속에서도 따뜻함이 있는 연실이에게 선생님만 드시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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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서 오후 첫시간에 미워하는 마음으로 글을 읽었다

p52~~54

이글을 읽으면서 눈물이 났다

요즘 도심속에서도 연실이처럼 이런아이가 지금 현재에도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선생님의 이글을 읽어준 사실과 다르게 아이들이 깨닫지 못하는 그 마음,,,그러니 아이일까?

아님 너무 삭막해서일까?

그속에서도 따뜻함이 있는 연실이에게 선생님만 드시라면서 생라면을 주고 가는 아이 이게 아마 보람일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또 밥알  한알 남기지 말아야겠다는 체험도 하게 되고 솔직히 우리 또한 쌀한톨이 이렇게까지 많은 과정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나 하고 매끼마다 밥을 먹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아이들과 선생님이 동심속의 아니 삶을 배워나가는 좋은 기회였던것 같다

학생들의 아버지들과 함께 자연스런 술자리에 정감이 느껴지고 한반의 아이들이 합반으로 총 7명이니 어떻게 가정사를 다 모를 수 있겠는가? 교육도 중요하지만 체육시간에 앞개울에 나가 버들강아지를 보고 물소리를 듣고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부르고 이 얼마나 낭만적이였을까?

아마 지금쯤 그아이들이 어떻게 자라 어른이 되어 있는지 참으로 궁금해진다

이달의 사락 k*****6 2012.02.0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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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작은 학교 아이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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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라는 나이에 고향으로 내려와 초등학교 교사를 하는 탁샘이 있습니다. 그는 아이들의 선생님이자 학교 선배이며 인생의 선배이기도 합니다. 그는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아주 많습니다. 아이들보다 훨씬 인생을 많이 살아본 사람으로서, 그리고 친구의 자식이자 이웃집 아저씨의 손자, 손녀이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탁샘이 모교로 돌아오면서 했던 결심은 아이들에게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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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라는 나이에 고향으로 내려와 초등학교 교사를 하는 탁샘이 있습니다. 그는 아이들의 선생님이자 학교 선배이며 인생의 선배이기도 합니다. 그는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아주 많습니다. 아이들보다 훨씬 인생을 많이 살아본 사람으로서, 그리고 친구의 자식이자 이웃집 아저씨의 손자, 손녀이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탁샘이 모교로 돌아오면서 했던 결심은 아이들에게 어른인척, 선생님 인척 하지 말자는 것이었어요. 자신이 학생이었을 때 어른인척, 선생님 인척, 아는 척 했던 분들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이 아주 많았기 때문이죠.

그가 아이들 앞에 섰을 때 자신은 아이들의 친구가 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작은 학교이기에 3학년과 4학년 아이들을 함께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탁샘의 말을 듣지 않았죠. 왠지 무시당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아이들끼리 수군거리다 자신이 교실에 들어가면 수근거림이 멈추어 집니다. 잘못된 생각, 착각이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이 착각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예전 자신이 학생이었을 때 가장 싫어하는 선생님을 대하는 듯한 모습으로 아이들이 자신을 대했습니다. 너무나 예뻐 안아보고 싶었지만 아이들은 슬금슬금 도망갑니다. 함께 운동장을 뛰어 다니며 놀고 싶은데 아이들은 곁을 내주지 않습니다. 이유를 찾기 시작했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결과 자신도 어느새 아이들에게 어른인척, 아는 척, 선생인척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모습을 버리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미심쩍어 하며 여전히 가까이 오기를 거부합니다. 수업 시간 중 일부분을 아이들이 하자고 하는 것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여전히 아이들은 거부하면서 친화력이 있고 사람을 잘 믿는 일부 아이들은 쭈뼛거리며 다가옵니다. 더욱 마음문을 열고 아이들에게 다가갑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게 생각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아이들의 의견과 생각을 듣기 위해 생각을 열어 둡니다. 아이들이 믿을 때까지 말이죠.

이 작은 학교에도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아이들이 나뉩니다. 그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려 줘도 아이들만의 규율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습니다. 매일 과자를 사 먹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나뉩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가난해서 사먹지 못하기 때문에 왕따를 시킨다고 합니다. 그런 모습이 옳지 않다는 것을 말로 설명하다가 안되니 직접 몸으로 설명합니다. 아이들이 하나 둘 그의 가르침에 따라옵니다. 야단을 치면 잘못된 모습을 고치지 않던 아이들이 그가 행동으로 보여주자 따라옵니다. 비록 좀 늦기는 하지만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며 성장해 갑니다.

시골이라는 환경에서 가질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과 함께 물고기가 많은 계곡에 가서 낚시를 한다던가 비오는 날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뛰어 논다던가 하는 것들을 아이들에 마음에 새겨줍니다. 말이 없던 아이가 말을 하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던 아이가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어울려 재잘거립니다.

이 책은 시골 마을 작은 학교 학생들과 탁샘이 만들어 가는 추억을 탁샘의 일기를 통해 솔직하고, 담담하게 적어나갑니다. 그래서 이책은 따듯함과 정이 가득합니다. 작은 학교 아이들과 선생님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나의 어린 시절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나는 어느새 다시 돌아가고픈 어린 시절 나로 돌아가 탁샘의 일기를 읽고 있습니다.

y*****r 2012.01.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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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선생님, 또 어디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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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새 학년, 새 학기가 된다. 그러니까 작은 아이가 6학년에 올라가게 된다. 시간 참 빠르다. 아이 학교는 이제 지은 지 3년밖에는 되지 않은 학교이고, 반이 4반밖에는 되지 않는다. 아이가 3학년때부터 다닌 지금 학교는 3학년때는 2반, 4학년때부터 4반이였으니 새로 전학 온 아이 아니고는 거의 다 안다. 그리고 선생님들도 새로 부임해 오시는 분 빼고는 거의 다 안다고 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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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새 학년, 새 학기가 된다. 그러니까 작은 아이가 6학년에 올라가게 된다. 시간 참 빠르다.

아이 학교는 이제 지은 지 3년밖에는 되지 않은 학교이고, 반이 4반밖에는 되지 않는다. 아이가 3학년때부터 다닌 지금 학교는 3학년때는 2반, 4학년때부터 4반이였으니 새로 전학 온 아이 아니고는 거의 다 안다. 그리고 선생님들도 새로 부임해 오시는 분 빼고는 거의 다 안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이번 학년에는 어떤 아이들이 같은 반이 될 지, 어떤 선생님이 담임이 될 지 궁금해진다.

 

책을 받아들고, 언제 읽나 싶었다. 안을 보니 짧은 이야기라 잠자리에서 아이한테 읽어주었다.

짧은 이야기들중에서 더 짧은 이야기를 골라 읽기 시작했다.

<핫도그>를 맨 먼저 읽어주었다.

점심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름이는 밥 먹는 컨테이너에 남아, 마지막에 핫도그를 하나 받아간다. 그걸 벽에 붙은 한지를 뜯어서 싸고 있다. 얼마나 먼지가 많이 붙었겠나. 내가 교무실에 가서 하얀 종이를 갖다 주었다. 집에 누워 있을 동생 광복이가 그걸 보면 얼마나 좋아할까.

 

얼마나 그 마음이 예쁜가? 아파서 학교에 나오자 마자 집으로 돌아간 동생을 위해 핫도그 하나를 받아가는 마음이. 우리 아이도 요즘 아이지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아이가 재미있단다.

 

<학교 가는 길>도 읽어주었다.

학교 가는 길에 뱀인 줄 알고 놀란 것이 전봇대 안 쓰러지게 버텨주는 꼬은 천사 줄 도막이었고, 또 저만치 가니 이번엔 진짜 뱀이다. 대가리가 작은 미추리뱀이다. 밟으려고 발을 드니 눈치채고 스륵 미끌어져 내뺀다. 그런데 그 옆에 또 한마리가 있었다. 꽃뱀이다. 아이쿠, 놀랐다.

 

몇 개 읽어주고는 아이를 자라고 했다. 아이는 처음엔 읽은 '핫도그'란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단다. 그리고 이렇게 서평을 쓰기 위해 명절 끝난 후, 부지런히 나 먼저 읽어버렸다. 마음이 참 따뜻해진다.

 

세상에, 이런 선생님 또 어디 있을까 싶다. 아이 마음 읽어주고, 아이 말 들어주고. 아이가 잘못했어도 자기 의견 피력하면 잘 했다 칭찬하는 선생님 어디 있을까? 그럼에도 누가 뭐라 해도 전혀 대응하지 못하는 혜림이. 징징 우는 소리만 내는 혜림이. 1년 내내 혜림이한테 요구했던 것이 결국은 놀리는 꼴이 된 셈이다. 그냥 주저앉지 말라고 했지. 네 주장을 하라고 했지. 결국 혜림이는 달라지지 않았고, 있는 그대로 보기로 했고, 그냥 그 모습을 칭찬해주었다. 이렇게 반성하는 선생님, 어디 또 있을까?

 

이 글을 뭐라 해야 할까? 선생님의 학급 일기라고 할까? 그냥 일기라고 할까?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때론 새로운 학교로 부임을 해서, 새로운 아이들과 만나고, 벌어지는 이야기, 몇 해의 기록이다. 대부분 시골 학교라 아이 수도 적고, 그래서 좀 더 친밀한 이야기들이 많다. 학교에 모를 심은 이야기며, 메뚜기를 잡아 먹고, 동물의 발자국, 배설물 조사를 하고, 마을 조사를 하기도 하고, 도시에서만 학교를 다닌 나나 아이들이 경험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다. 선생님이 아이들을 통해 배운 점을 진솔하게 적고 있다.

 

버스 정류장앞에서 아이들이 연실이만 빼고 얼음과자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동무를 팽개치고 저만 맜있게 먹는 꼴을 보니 도저히 못 참겠다. 이런 것 하나 바로잡지 못하면서 무슨 공부를 가르치겠는가. 가겟집 아주머니와 사이가 나빠지는 한이 있어도 꼭 바로잡고 말겠다.' 했는데... 어찌 했을까? 그 뒷 얘기를 은근 기다렸는데... 뒷 얘기가 없어 아쉬웠다.

 

전기 실험으로 성민이랑 학교 아저씨랑 싸우게 된 사건이 있었다. 탁선생님은 이를 현명하게 해결하였다. 어찌 했을까? 여러 경우의 상황을 아이들이 직접 연극으로 재현해 봄으로써 스스로 상황을 만들어보고, 직접 느끼게 해주었다.

l*****2 2012.01.27.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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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봐주기 때문에 어른이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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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맘만 복잡했던 아이의 방학이 끝나간다. 유달리 짧게 느껴지는 건 이제 초등학교의 마지막 학년을 맞이하는 엄마의 긴장감 때문이랄까. 지난 5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하나하나 꼽아보니 참 부끄러운 일들이 많다. 아이가 5년을 커오는 동안 나도 그만큼 컸는지, 아님 그냥 늙기만 한건지 생각도 많아지고. 게다가 요즘엔 신문에서 하도 맘 아픈 기사들을 많이 봐서인지 학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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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맘만 복잡했던 아이의 방학이 끝나간다. 유달리 짧게 느껴지는 건 이제 초등학교의 마지막 학년을 맞이하는 엄마의 긴장감 때문이랄까. 지난 5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하나하나 꼽아보니 참 부끄러운 일들이 많다. 아이가 5년을 커오는 동안 나도 그만큼 컸는지, 아님 그냥 늙기만 한건지 생각도 많아지고. 게다가 요즘엔 신문에서 하도 맘 아픈 기사들을 많이 봐서인지 학교와 아이, 그리고 부모는 어떻게 서로 소통해야 하는건지 마음과 동시에 머리도 너무 아프다. [달려라, 탁샘] 탁동철 선생님은 답을 알고 있는 어른이다. 아니, 답 같은 거 모른다고, 답 같은 거 없는 거라고 수줍게 머리를 쥐어뜯을 그런 분이기도 하겠다. 여튼, 책을 읽는 내내 그냥 그가, 그 사람이 그냥 답일거라는 생각을 했다.

'탁동철 선생과 아이들의 산골학교 이야기'. 책을 읽기전엔 탁동철 선생과 '산골'아이들의 이야기인줄 알았다.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산골 아이들의 순박함, 그리고 그 순박함을 읽어내는 순한 선생님의 이야기 정도. 하지만 그런 것도 다 편견이다.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우적이던 녀석들이 / 연실이를 빙 둘러싸고 한마디씩 내 뱉는다. / 연실이 도둑이라고, 저번에도, 그 저번에도 그랬다고.'(p53) 아이들은 또래의 도시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친구에 대한 배려를 다시 배워야 했고, 정직하지 못했으며, 쉽게 의심했다.

내 맘을 철렁철렁하게 했던 건 이런 꼬마들을 대하는 탁선생님의 한없이 가난한 마음이었다.
'공부시간에 왜 이런 문제도 모르냐고 나는 딱딱한 얼굴로 사랑없이 말했고, 아이는 한숨을 쉬었다. 책가방을 메며 내 곁에 와서 작은 소리로 "선생님, 이제 수학 잘할게요." 겨우 그 말을 하고 꾸벅 인사하고 밖으로 나가는 여자 아이. 아니야, 그게 아니야. 미안해. (p84)'
'울때마다 사연을 들어주면 아이가 남한텐 의지하는 버릇이 들어 결국 자기 혼자 살아갈 길을 못찾고 헤메게 될게 분명하다고 해두자. 그렇더라도 나는 우는 아이를 달랠 것이다.우는 버릇 못 고쳐서 20년 뒤에도 여전히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어도 좋다. 눈물 닦던 손을 내밀어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겠지.'(p102)
'깨트리지 말아야지. 상처주지 말아야지. 내 힘이 못 미쳐 촉촉함이라든가 따스함이라든가 하는 것을 줄수 없다면, 생명의 기운을 깨워 줄 수 없다면 차라리 그냥 지켜보기라도 하자.'(P174)
할머니가 막무가내로 잘라놓은 머리가 부끄러워 가출하겠다는 아이를 설득하겠다고 아이들을 몰고 다니며 일이나 만들고, 닭장에 들어가 수탉이랑 싸움이나 헤대고, 메기랑 꺽지를 잡겠다고 아이들 데리고 해가 저물도록 낚시를 하는 선생님. 수련회에 간 아이들이 군대식 교관에게 이리 저리 휘둘리는 걸 보며 분함을 참지 못하고, 누군가 책상에 새긴 자신에 대한 욕 한마디에 며칠을 전전긍긍 몇달 전일까지 유추해서 맘 상했을 아이들을 찾아다니며 사과하고 반성하는 선생님을, 난 결단코 본 적도 없지만 앞으로 볼 것 같지도 않다. 이러 저러 무한정 길어지는 훈계보다는 같이 상황극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고, 아이들을 조를 짜서 읍내 떡볶이 집에 유학을 보내 맛을 보게 한 후 그대로 만드는 실습을 해보고, 졸업한 아이가 사정상 아침 일찍 중학교까지 걸어가야 했을때 그거하나 마다하지 못하고 새벽잠 설치며 같이 걸어가주는 선생님을 내가 어디가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반드시 좋은 쪽으로 움직이자... 그렇게 하자고 말하고 그게 진정이면 그렇게 하겠다. 진정만이 우리를 키운다. 그렇게 말해라. 나는 그렇게 하겠다.'(p171)

읽는내내 키득거렸고 맘이 먹먹했으며, 내 아이가 초등 저학년 쯤 되었다면 탁동철 선생님이 계신다는 그 학교로 전학을 심각하게 고민했을텐데라는 생각을 거짓말 약간 보태 천번은 더 한 것 같다. 내 아이는 왜 이런 호사한번 누려보지 못하고 인생에서 황금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나.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했다.
'나는 누군가 내 말을 안 듣는 것에 기뻐해야지, 나도 쓰레기 같은 놈이 되어야지, 생각했다. 아이는 아버지가 안 밉다고, 아버지를 용서한다고 했다. 그렇게 버티며 사는 것이다. 아이가 봐주기 때문에 어른이 사는 것이다. 어린아이한테 업혀서 철들고 충성스럽고 빠르고 안 틀리고 비겁하고 훌륭하고 힘센 어른이 살고 세상이 이어지는 것이다.'(p309)
어른들은 자신이 아이들을 이해하며 사는 것이라고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고사리 같은 맘으로 아이들은 어른들을 봐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자는 아이 손을 잡으니 미안해서 맘이 지옥같다. 제가 나를 봐주고 살아줬다는 걸 나는 정말 몰랐다. 낳아줬다고, 돈들여 길러준다고 나는 아이 앞에서 멍청하게 뻐기며 살았다. 제가 나를 봐주는 건지도, 나를 살게 해주는 거라는 것도 모르면서. 정말 바보같이.

올 한해 마지막 어린이날을 보낼 아이에게 나는 어떤 어른이 될 수 있을까.  하염없이 수줍은 탁선생님같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나 딱 그 반만큼은 되어야 할텐데. 그래도 내가 엄마인데 말이다.

s******0 2012.01.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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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장도 짓고 토끼도 키우며 아이들과 동무로 사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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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분교였다가 지금은 폐교가 된 백련초등학교. 그곳은 어린 시절 내가 배우고 자란 초등학교였다. 지금은 학교 운동장도 좁디 좁은 논밭과 같지만 그때는 월드컵 운동장만큼이나 컸다. 체육대회 때가 되면 왜 그렇게 운동장이 길던지, 이어달리기를 해도 좀체 끝나지 않았고, 기마전을 해도 적벽대전을 방불케 하는 광활한 대지였다. 그곳에서 함께 배운 아이들 이름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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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분교였다가 지금은 폐교가 된 백련초등학교. 그곳은 어린 시절 내가 배우고 자란 초등학교였다. 지금은 학교 운동장도 좁디 좁은 논밭과 같지만 그때는 월드컵 운동장만큼이나 컸다. 체육대회 때가 되면 왜 그렇게 운동장이 길던지, 이어달리기를 해도 좀체 끝나지 않았고, 기마전을 해도 적벽대전을 방불케 하는 광활한 대지였다.

그곳에서 함께 배운 아이들 이름이 떠오른다. 기현이, 상운이, 행용이, 성수, 길배, 인갑이, 치권이. 또 정순이, 영금이. 다들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 모르지만, 모두들 그 운동장에서 배우고 자랐다. 학교 운동장 아래는 논두렁길이 나 있었고, 학교 옆 동산에는 대낮에도 무서운 묘지와 비석들이 서 있었다.

백련초등학교에서 잊지 못할 게 있다면 우리들을 동무처럼 대해 준 선생님들이지 않을까? 그 중에서도 내게 또렷하게 기억 속에 남는 선생님 한 분이 있다. 문성화 선생님이 바로 그 분이다. 그 분은 무척이나 잘 생겼다. 미남형이라 여학생들에게는 인기 짱이었다. 나도 그 분이 잘 생겨 내심 질투심도 났지만 내 노래 솜씨하나만큼은 인정해 주셨다. 더욱이 꾀꼬리처럼 목소리도 좋고 얼굴도 예쁜 혜련이 누나와 함께 학교를 대표해서 듀엣으로 졸업식을 부르게 한 건 더 가슴에 남는 추억이다.

탁동철 선생님과 아이들의 산골학교 이야기 묶음집인 〈달려라, 탁샘〉(양철북 펴냄)도 어릴 적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책이다. 그 선생님은 아버지가 졸업한 학교를 다녔고, 이제는 그 모교에서 아들딸들과 함께 공부하고 씨름하고, 산과 들판을 누비고, 운동장 구석에 작은 논도 만들어 모도 심고, 심지어 닭장도 짓고 토끼도 키우며 아이들과 동무가 되어 살고 있다.

"손바닥만 한 논에서 하는 모심기지만 흉내는 다 낸다. 작대기 두 개에 끈을 묶어 만든 못줄을 두 아이가 양쪽에서 잡아 줄을 맞추고, 다른 아이들은 허리 숙여 모를 심었다. 교장 선생님이 보시고는 거 되지도 않을 걸 뭣하러 하냐고 했다. '안 되어도 좋아요. 살아 있는 모를 구경만 해도 그게 어디에요.' 5학년 아름이는 벌써 '선생님, 우리 나중에 이걸로 떡 해 먹어요.' 한다. 논두렁을 만들고 콩도 심었다. 일기장을 보니 모를 심는 날이 5월 31일이었다."(67쪽)

농촌에서 자란 아이들은 알고 있다. 어린 시절에 가장 바쁠 때가 모내기를 할 때라는 것 말이다. 경운기가 나오지 않던 그 시절에 나도 손모내기를 직접 했다. 그때만 되면 아이들이 학교를 빼 먹고 부모님들을 도와 직접 모내기를 도와야만 했다. 물론 힘이야 들지만 학교를 빼 먹는다는 건 그 시절엔 재미난 일이었다. 더욱이 배불리 먹었던 모내기 밥은 잊지 못할 추억이다.

그런데 탁동철 선생님은 거기에다 한 술 더 뜨는 것 같다. 이 책을 보니 모내기 할 때 학교에 나오지 않는 녀석이 있으면, 오전 수업을 마치고 오후엔 다른 아이들과 함께 그 녀석의 논으로 모내기를 직접 하러 가니 말이다. 아이들과 함께 줄을 띄우고 한 줄에 한 뼘씩 모를 심는 모습은 흡사 이웃집 아저씨의 품앗이 하는 모습일터다. 물론 선생님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들과 정겨운 동무로 어울린다.

탁동철 선생님이 머문 학교들은 명문이거나 도심에 있는 초등학교가 아니다. 누구나가 생각할 수 있는 그 흔한 시골 초등학교다. 가난하고, 배운 게 덜하고, 자주 싸움을 하는 그런 아이들이 자라는 학교다. 탁동철 선생님은 그 속에 공부하다 삐친 아이와 싸우기도 하고, 연극을 해서 아이들 잘못을 돌이켜보게 하고, 또 학교 급식문제에 관해서는 아이들과 함께 토론하며 길을 찾기도 한다.

요즘은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하나만 낳아서 기른다. 교육비가 그만큼 만만치 않는 탓이다. 그런데 시골도 그런 흐름을 타고 있으니, 그 많던 시골 학교들이 다들 폐교가 될지 모른다. 이 책에서 '닭장'이란 시를 쓴 차정현이랑 '메뚜기 선수'를 쓴 다솔이, '거름 나르는 아저씨'를 쓴 유정이, '잡탕 떡볶이'를 슨 희영이도 먼 훗날 자기들이 배우고 자란 '오색초등학교'랑 '공수전분교'랑 '상평초등학교'를 바라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어쩌면 나 어릴 적 배우고 자랐던 백련초등학교처럼 녀석들도 그런 감회를 떠올리지 않을까? 왜 그 시절에 그토록 코피 터지며 친구들과 싸워댔는지, 왜 그토록 여학생들을 못살게 굴었는지, 왜 그토록 친구 물건을 탐하며 살았는지 말이다. 무엇보다도 그곳에서 함께 뒹굴며 자기 삶을 나누어 준 멋진 탁동철 선생님을 사무치도록 떠올리지 않을까?

s*****e 2012.01.16. 신고 공감 1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춘 선생님 이야기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춘 선생님 이야기" 내용보기
일단 책이 두꺼워서 탁샘이 할 말이 많으신가보다 했다. 왜 그렇지 않겠나. 요즘 어렵지 않은 직종이 어디 있을까마는 교직이야 말로 그 가운데서도 으뜸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생에 학부모에 사회에 치여 마음한군데 편할 날 없을 것 같은 교직의 애환이야 말해 무엇 하겠나. 제대로 임자를 만났군, 하는 결기 같은 것이 생겨났다. 그래 한 번 잘 읽어보겠다.   두께에 비한다면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춘 선생님 이야기" 내용보기

 일단 책이 두꺼워서 탁샘이 할 말이 많으신가보다 했다. 왜 그렇지 않겠나. 요즘 어렵지 않은 직종이 어디 있을까마는 교직이야 말로 그 가운데서도 으뜸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생에 학부모에 사회에 치여 마음한군데 편할 날 없을 것 같은 교직의 애환이야 말해 무엇 하겠나. 제대로 임자를 만났군, 하는 결기 같은 것이 생겨났다. 그래 한 번 잘 읽어보겠다.


  두께에 비한다면 표지는 천진난만 그 자체다. 어딘지 허술해 보이는 차림새-탁샘이 생각하기에는 완벽하다고 할 만큼 단정하지만-에 맞춤이라도 한 듯 윗옷과 같은 색깔의 갈색바람개비를 든 커다란 손은 일복 많은 사람임을 감추지 않는다. 실눈으로 웃고 있는 탁샘의 얼굴은 만나기만 하면 가르치려 드는 훈장의 매서운 기상이 서리기는커녕 어딘지 모르게 한 김 나간 실없는 사람 취급 받기 딱 좋은 표정이다. 이런 탁샘이 걸어가고 있는 초록의 풀밭은 둥글다. 탁샘과 같은 어른들이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의 마음을 둥글게 펴주기를 바라는 염원 같다. 탁샘의 뒤로 푸른빛이 가득한 것은 역시 탁샘 같은 분이 있는 한 아직 세상은 충분히 희망적이라는 메시지라고 생각하니 동화책 같은 표지 한 장에 벌써 마음이 맑아진다.


  책의 구조는 총5부로 나뉘어져있다. 3부까지는 연차대로 탁샘의 학교생활이 펼쳐져있다. 산골학교 생활은 도시와는 좀 다르다. 우선 가르치는 아이들 수가 적으니 교사와 아이들의 친밀도가 최상이다. 거기다 탁샘 역시 산골 출신이다 보니 아이들과의 교감이 어느 선생님들보다 가깝고 그것이 탁샘과 잘 맞다. 학교 한 귀퉁이에 논을 만들어 벼를 심고 추수해 가을에 밥을 해먹는다거나, 토끼를 기른다거나 하는 것은 탁샘의 어릴 적 경험 없이는 실천하기 어려울 것 같다.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탁샘의 모습에 아이들 또한 마음을 열고 다가오는 장면들은 따로 떼놓을 것 없는 동화 그 자체다.


  4부는 탁샘의 글쓰기에 대한 자세와 애정, 아이들과의 글쓰기 체험이 따로 한 장으로 펼쳐졌다. 탁샘이 가장 애정을 쏟는 부분이 독서와 글쓰기다. 매일 아침마다 아이들과 함께 독서를 하는데 ‘몽실언니’를 읽다가 아이들보다 먼저 감정이 격해져서 울먹거릴까봐 미리 담담하게 읽어나가는 연습을 해보는 탁샘의 모습이 진지한 부분인데도 웃겼다. 4부에서는 이런 탁샘이 본격적으로 아이들과 글쓰기 공부를 하면서 그 과정을 자세히 풀어놓은 장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김용택, 임길택 이런 선생님들이 떠올랐지만 이 장에서만은 이오덕 선생님이 확실히 떠올랐다. 머릿속에서 지어서 하지 말고 생활에서 보고 듣고 겪은 일들을 솔직히 써야 바른 글쓰기라고 하는 부분에서는 이오덕 선생님 모습 그대로였다. 뒤에 밝히지만 탁샘은 전교조 활동과 이오덕 선생의 영향을 많이 받은 분이다. 글쓰기를 통해 아이들 인성을 가르치는 모습은 진지함과 열정이 동시에 묻어났다. 탁샘은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이 바르게 자랄 것이라는 믿음을 오랜 교직 생활을 통해 충분히 알고 계신 듯 했다.


  5부는 학교나 글쓰기와 상관없이 탁샘의 이야기다. 어린 시절의 기억들, 할머니와 함께 송이를 따러 간 일상적인 이야기들.


  장마다 맨 앞에는 탁샘이 가르친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하나씩 들어있다. 다들 만화작가 인 냥 진지하고 재미있게 그렸다. 이 만화를 그린 아이들의 생활이 책 곳곳에 이름과 함께 나온다. 책을 덮을 때쯤 몇 명은 아주 익숙해져있다. 산골아이들의 생활은 풍요롭다. 자연이 풍요롭고 시간이 풍요롭다. 아마 도시 아이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일 것이다. 학원이나 컴퓨터 게임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도시의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어떤 생각을 가질까? 만날 놀러만 다니는 아이들을 안타까워할까? 아니면 부러워할까? 산골아이들은 교과서 안에서 세상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부딪쳐 놀며 세상을 배운다.


  책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학교생활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해결 방식이 탁샘은 다른 선생님들과 조금 다르다. 탁샘은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그 다음 전체적인 상황을 살피며 공정하려고 애를 쓴다. 그리고 되도록 아이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상황극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판단이 서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역할극을 해보면서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을 찾게 된다. 나는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아이들이 자라서는 분명히 사리분별이 확실한 공평한 어른이 될 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다. 이론을 달달 외우는 것 보다는 이론은 잘 알지 못해도 행동을 하다보면 그것이 훨씬 더 아이들의 가치관 형성에 기여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만약 모든 교사들이 이런 방식으로 아이들과 함께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현재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심각하면서도 어려운 문제들이 좀 더 긍정적으로 풀리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한 학급 아이들의 수를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


   책의 곳곳에는 웃음과 따뜻함이 가득하다. 실제로 매일 그렇게 재미있고 화목하며 즐거운 학교생활이 될 수는 없겠지만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아이들을 대하는 마음에는 따뜻함이 가득한 탁샘이 있는 곳은 주변보다 조금 더 따뜻하게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책이 너무 두껍다. 이십년 세월을 말하려면 이 정도 두께로도 어림없다고 할지모르지만 책이 두껍다보니 아이들이 읽기에는 버겁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른이 읽을 때도 중언부언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탁샘의 이야기가 많은 교사들에게 전해져 아이들을 대하는 선생님들의 자세가 보다 더 낮아졌으면 좋겠다. 책을 덮고 나서 교사를, 학부모를, 아이를 탓하기에 앞서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반성할 줄 알면 어떤 생활도 지금보다는 더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20년은 더 교직생활을 하실 탁샘을 만날 아이들은 참 많이 따뜻하겠다.

t******e 2012.01.2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