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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나는.. 가끔 생각했었다. 만약.. 그럴 일이 생기면 안 되겠지만, 만약 남편이 먼저 떠나고 혼자 남으면 나는 이 집에서 어떤 형태로 나가게 될까? 하는. 시어머님은 일찍 혼자 되셨지만 재혼은 하지 않으시고 자식을 키우셨다.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혼자 키우셨던 고단함을 이젠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만약 그 상황이라면 이 집에 계속 있는 것도 웃기지 않을까? 남편도 없는데? 올해부터 나는 주말 부부가 되었다. 남들은 삼대가 덕을 쌓아야 주말 부부가 된다고 하지만, 남편 없이 시어머니와 위 아래층 사는 주말 부부는 결코 좋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살게 되는 건 아이들 때문인지도. 아무튼 남편 없이 시댁 식구들과 함께 사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만약 저런 상황이 생긴다면 가능하면 빨리 내 삶을 찾아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15년을 함께 산 남편이 어느 날 호텔에서 사망했다고 연락이 왔다. 아내인 가요코에게는 출장을 다녀오겠다던 남편이었는데, 그건 거짓말이었다. 충격에 빠진 가요코는 남편의 숨겨진 모습을 찾기 시작한다. 남편이 죽었지만 이렇다 할 슬픔을 느끼지 못하는 가요코는 고향이 도쿄지만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곳 나가사키에서 살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이곳은 대대로 시어른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곳. 시부모와 시댁의 친척들, 그리고 이웃의 관심은 점점 감시로 변해 가요코를 숨 막히게 한다. 자유로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이런 혼란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월드에서 졸업하려고 하는데....
순종적이고 ‘노’라는 말을 하지 않는 며느리. 그런 며느리를 곁에 두고 자신의 노후를 생각하는 시부모님들. 며느리를 딸로 생각하지 않겠지만, 말로라도 딸이라 생각한다면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살게 하는 것이 진짜 어른들이 할 생각 아닐까? 나는 며느리의 입장이고 앞으로 시어머니만 될 수 있다. 친정엄마의 마음을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효도는 각자 부모에게 본인들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효도를 강요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결혼 생활을 하면서 나 역시도 셀 수 없이 많이 며느리를 그만두고 싶었다. 김장을 하는데 왜 나 혼자만 일해야 하는지, 제사를 지내면서도 왜 나 혼자만 해야 하는지, 그게 무엇이든 늘 나 혼자만 일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당신의 딸도 시댁에 가서는 며느리일 텐데.. 어떻게 당신의 딸만 생각하는지, 그러면서도 큰 일이 있을 때 아들을 찾는다. 그것도 며느리와 함께.
그래서 늘 말했다. 내 아이들에게. 효도는 셀프고, 네 와이프한테 강요하지 말고, 제사는 엄마 선에서 끝낼 거니까 부담 갖지 말고, 집에 와서 집 밥 먹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니 식당에서 먹자, 자주 연락할 필요 없고 우리 집에 올 거면 미리 전화해라. 아이는 갖지 않아도 좋고, 결혼 역시 하지 않아도 좋다. 물론 남자들의 인생이, 대한민국에서 남자들의 인생이 예전처럼 팔자 좋은 건 아니다. 돈 벌어오는 기계가 되어 버린 현실이 씁쓸하고 안타깝지만 서로 배려하지 않을 결혼이라면 하지 않는 게 맞지 않을까? 언젠가 나도 며느리를 그만두는 날이 올까? 아직은 너무 먼 이야기라 잘 모르겠다. 근데 그만두고 싶기는 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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