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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실망스러운.
"조금은 실망스러운." 내용보기
고은의 시 작품 중에 처음 읽어본 것은 '문의마을에 가서'와 '눈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무언가 정확하게 이해되지는 않으면서도, 가슴에 따뜻이 와닿던 시- 처음 접했던 고은의 시는 그랬다. 그 이후로 다른 책들을 접하면서, 고은이 민족시인, 민중시인으로써 그리고 현실에 참여하는 문인의 선봉에 서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 시집은 실망했던 것이 사실이다. 70년
"조금은 실망스러운." 내용보기
고은의 시 작품 중에 처음 읽어본 것은 '문의마을에 가서'와 '눈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무언가 정확하게 이해되지는 않으면서도, 가슴에 따뜻이 와닿던 시- 처음 접했던 고은의 시는 그랬다. 그 이후로 다른 책들을 접하면서, 고은이 민족시인, 민중시인으로써 그리고 현실에 참여하는 문인의 선봉에 서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 시집은 실망했던 것이 사실이다. 70년대의 대표적 저항시로 손꼽히는 '화살'과, 심청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있는 '인당수' 정도를 제외하고는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던 시가 없었던 것이다. 시가 시로써의 음미와 되새김의 묘를 잃고있다면, 그것이 과연 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인지... 당위로써의 자기 주장이 전면에 드러나고 있는 시, 절제가 없는 시. 그 내용의 옳고그름을 떠나, 문학 장르로써의 시적 성취를 제대로 이루어내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이번에 읽은 고은의 시집에는 좋은 평가를 내릴 수가 없겠다. 다만 김수영에 비길만한, 시를 낭독할 때의 그 속도감- 달변으로, 더 나아가 절창으로 시대 현실을 짚어내려는 그 시인의 재주만큼은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는 것이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다듬지 않은 관념어의 남발, 전면에 드러나는 외침은 신선함보다는 거부감이 드는 게 사실인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우리나라에서 가장 깊은 곳이 어디냐, 인당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깊은 사상이 어디에 있느냐, 퇴계가 아니라 몽금포의 한 극빈 처녀 심청의 결단에 있다." 네 몸이 바람 찬 세상이어라 네 몸이 떠오른 세상이어라 네 몸이 연꽃이어라 몸 하나 뜻에 던져 남치마 푹 뒤집어 쓰고 장산곶 물에 던져 온 세상 깨달아라 싸움처럼 깨달아라
b********g 2001.10.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