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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다 쓰다니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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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지 모르겠지만 월간 정여울이라는 걸 알고 혼자서 거기에 글을 쓰다니 대단하다 생각했다. 열두달 한다고 했나. 내가 만난 건 여섯번째로 ‘반짝반짝 - 내 안의 빛이 되어준 말들 추억’이다. 이런 말을 보고 나도 뭔가 떠올릴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그런 건 없다. 아니 그때는 내게 빛이 됐지만 시간이 흐르고 내가 잊은 걸지도.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구절을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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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지 모르겠지만 월간 정여울이라는 걸 알고 혼자서 거기에 글을 쓰다니 대단하다 생각했다. 열두달 한다고 했나. 내가 만난 건 여섯번째로 ‘반짝반짝 - 내 안의 빛이 되어준 말들 추억’이다. 이런 말을 보고 나도 뭔가 떠올릴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그런 건 없다. 아니 그때는 내게 빛이 됐지만 시간이 흐르고 내가 잊은 걸지도.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구절을 적어둔 적도 얼마 없고 그걸 자주 보지 않았다. 시를 적어둔 적은 있구나. 그건 어쩌다 한번 본 것 같기도 한데. 어릴 때 책을 안 봐서 더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책이 아닌 누군가한테 들은 말은 뭐 없을까, 없다. 정여울은 글을 열심히 써서 냈더니, 교수님이 그 글이 무척 눈부셨다고 했단다. 작가 가운데는 선생님 칭찬을 듣고 된 사람도 있다. 지금 생각하니 내가 학교에 다니면서 따로 글을 쓸 일이 있었나 싶다.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니 글로 칭찬 들을 일도 없었구나. 그게 아니어도 선생님한테 칭찬 들은 적 없다. 학교에는 있는 듯 없는 듯 다녔다.

 지금 내가 사는 것도 학교 다닐 때나 다르지 않다.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기. 그래도 가끔 나한테도 뭔가 있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뭔가는 뭔지. 나도 남한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구나. 그런 마음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자기 중심을 잘 잡아야겠다. 정여울은 삶의 중심을 자기 안에서 찾게 해준 게 인문학이라 한다. 지금 아주 사라진 건 아닐 텐데 어쩐지 요새는 인문학이라는 말 별로 들리지 않는 것 같다(내가 못 듣는 것뿐일지도). 지금은 무엇으로 옮겨갔을까. 페미니즘, 미투운동.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런 것도 인문학일지도. 내가 정보를 얻는 곳은 라디오 방송이나 인터넷 책방이나 책이다. 열심히 찾는 것도 아니고 들리면 듣고 새로 나온 책 이야기가 보이면 볼 뿐이다. 게으르구나. 난 시대의 흐름에 잘 따라가지 못한다. 모두가 시대의 흐름을 잘 따라가야 하는 건 아닌 듯하다. 인문학도 그런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서는 소설 이야기도 한다. 평범하게 살기 어렵게 된 에이미가 나오는 길리언 플린 소설 《나를 찾아줘》. 식구와도 거리 조절을 잘 해야 한다고 말하는 《길버트 그레이프》(피터 헤지스). 유색인 가정부가 용기를 내서 자기들 이야기를 하고 백인으로 작가가 되려는 스키터와 우정을 나누는 《헬프》(캐스린 스토깃). 세 소설 공통점이 있다. 다 영화로 만들었다는 거다. 책뿐 아니라 영화 이야기도 하는구나. 지난해부터 지금까지도 말하는 《82년생 김지영》(조남주)도 있다. 루쉰이나 신영복도. 정여울이 말하는 책을 봐도 괜찮겠다. 이렇게 말하고 난 안 볼지도 모르겠다. 난 언제나 책은 볼 수 있으면 보고 못 보면 어쩔 수 없다 생각한다. 앞에서 말한 세권에서 두권은 보았다. <길버트 그레이프>는 예전에 영화 한번 봤다. 예전에 봐서 거의 잊어버렸지만. 어떤 거든 책처럼 볼 수 있으면 보고 못 보면 말지 생각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아직 욕심이나 미련을 가진 게 있는 듯하다. 거기에서 벗어나려면 책을 보면 될까.

 요새 많이 쓰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왜 그런 말을 쓰는 걸까. 난 그 말 쓰는 것도 싫어서 못 쓰겠다. 그 말은 무척 싫어하고 미워한다는 뜻이다. 말은 부드럽게 쓰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말이든 글로 쓰는 말이든. 하지만 부드럽게 고치고 진짜 뜻을 숨기는 말도 있다. 그런 말은 잘 알아봐야 한다. 좋은 말만 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은 아니겠지. 어떤 말은 들으면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실제 들은 것이라기보다 소설에서 본 말일지도). 책을 읽든 읽지 않든 스스로 생각하는 버릇은 들여야 한다. 난 어렸을 때는 다른 생각 별로 못했다. 책을 읽고 조금 생각하게 된 듯도 하다. 아니 책을 읽은 다음 생각해서구나. 쓰는 게 생각하는 거다. 그런 시간이 아주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낫다고 본다. 쓰지 않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해도 괜찮다. 요새는 그런 모임도 있구나.

 달마다 화가 한사람 그림을 책에 싣기도 하는가 보다. 이번에는 프란츠 마르크다. 글도 보고 그림도 봐서 좋다. 프란츠 마르크 이름 처음 들은 것 같다. 한번쯤 들었지만 잊은 걸지도. 프란츠 마르크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프란츠 마르크는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찾고 그걸 했다고 한다. 그게 바로 그림이다. 화가, 작가에는 그런 사람 많겠다. 꼭 누가 자신을 칭찬하지 않아도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는 용기 대단하다. 정여울도 그런 사람인 듯하다. 월간 정여울을 쓰는 걸 보니. 열두번째까지 즐겁게 쓰기를 바란다. 난 무엇이든 천천히 할까 한다.



희선



이달의 사락 n***8 2018.12.11. 신고 공감 4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나의 생을 반짝이게 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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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정여울의 여섯 번째 책은 내 인생에 가장 빛나던 순간의 이야기인 『반짝반짝』 이다. 정여울의 글은 너무 따뜻하고 부드러워 읽다보면 마음 한 구석이 온기로 가득 차오른다. 의성어로 표현되는 삶의 진경들과 평소 잘 접하지 못하는 화가의 소개가 함께 있는데 반짝반짝하는 순간을 표현해주는 화가는 프란츠 마르크이다. 절제된 색채와 형태만을 용인하는 당시 독일의 지배적인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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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정여울의 여섯 번째 책은 내 인생에 가장 빛나던 순간의 이야기인 반짝반짝이다. 정여울의 글은 너무 따뜻하고 부드러워 읽다보면 마음 한 구석이 온기로 가득 차오른다. 의성어로 표현되는 삶의 진경들과 평소 잘 접하지 못하는 화가의 소개가 함께 있는데 반짝반짝하는 순간을 표현해주는 화가는 프란츠 마르크이다. 절제된 색채와 형태만을 용인하는 당시 독일의 지배적인 화풍에서 벗어나 그야말로 무지갯빛, 총천연색으로 번져가는 색채의 향연(p15)이 제목과 잘 어울린다. ‘무지개의 색을 훔친 화가로 불리는 프란츠 마르크의 그림은 생의 가장 반짝이는 순간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관계의 틀어짐으로 인해 낮은 자존감과 자주 찾아오는 감정의 기복들로 불안정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나를 반짝이는 존재로 만들어준 말 한마디를 최근에 들었다. ‘당신은 나의 멘토십니다.’ 이 말은 모든 슬픔과 고민을 날려주는 미풍으로 나를 감싸 안아주었다. 타인을 반짝이게 해주는 그 사람의 언어를 통해 내게 없는 온유함의 힘을 느꼈다. 낮은 자조감과 열등감은 분노에 쉽게 노출되게 하였고 온유함의 언어보다는 날 선 언어를 쏟아내기 일쑤였던 내게 그의 온유함은 분노를 어떻게 대해야하는지를 가르쳐주었다.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건 따스한 햇볕이었다는 걸 다시금 떠올리게 하였던 것이다. 내 생을 반짝거리게 했던 배경은 온유함이라는 병풍이었다. 당연하지만 적당하게 분노할 수 있는 온유함이라는 지혜가 삶을 반짝거리게 한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면서 조금씩 이해하였다.

 

온유함은 분노와 관련된 중용이다. 당연히 화낼 일로, 당연히 화내야 할 사람에게, 적당한 방법으로, 적당한 만큼, 적당할 때에, 적당한 기간 동안 분노하는 사람은 칭찬받는다. 그런 사람은 온유한 사람일 것이다. 칭찬받는 것은 그의 온유함이기 때문이다. 온유한 사람은 대게 침착하여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이성의 지시에 따라 당연히 화내야 할 일에 적당한 방법으로, 적당한 기간에만 분노하니 말이다. -아리스토켈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우리 생을 반짝이지 못하게 하는 건 적당하게 분노하지 못해서이다. 분노를 쉽게 표출하고 분노의 언어를 쏟아내는 이유는 혐오와 증오를 부추기는 미디어에 익숙해져있고 현대인 누구나 권태로움이라는 무력감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권태라는 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배움이 가장 좋다. 무언가를 시도하고 성취하는 경험은 일상의 권태로움을 벗어나 생을 더욱 반짝이게 하는 좋은 자극제이다. 어떤 사람을 미워하고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에 대한 기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 기대치 역시 사랑이라는 감정이 만들어놓은 장벽이나 다름없다. 그 기대치란 장벽은 나의 욕망과 감정에 의한 판단으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미움이나 질투역시도 내 판단의 잣대에 불과한 것이다. 이 장벽을 걷어내면 타인을 향한 권태의 원인과 실망의 뿌리가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보이게 된다. 타인에 대한 기대가 많을수록 권태와 절망도 깊어지는 법이다. 타인을 향한 기준과 잣대를 나에게 향하게 하면 지금 현재 분노와 미움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나의 생을 반짝이게 해주는 것은 조금씩 미움을 벗고 적재적소에 적당히 표현되는 온유함이다.

 

권태의 치명적인 원인 중 하나는 내 삶을 내가 제대로 꾸려가지 못한다.’는 무력감이다. 삶의 기쁨이 내 안에서 용솟음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기쁨을 반드시 외부에서 찾아내야만 한다는 강박감이 우리를 권태롭게 한다.-p105

 

YES마니아 : 플래티넘 k********2 2019.04.12.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