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에는
모든 것이 낮아지고
모든 것이 삐뚤어지는구나.
바로 걷지만 길이 비뜰어지고
바로 서 있지만 길이 내려앉는구나.
본 시집에 들어있는 '야행'이라는 시의 일부분이다. '바로 걷지만 길이 비뚤어지고 바로 서 있지만 길이 내려앉는구나'라는 문구는 참으로 우리의 시대적, 역사적 상황을 참으로 잘 말해주는 문구라 생각한다.
사람은 깨끗하게 살고 싶어도 이 사회가 부조리하기 때문에 생기는 상황들이다. 아무리 사람들이 정의를 외치고 정의 가운데 살고 싶어해도 사회가 부조리하다면 작은 인간들의 외침은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가 되기 때문이다.
본 시집은 하종오 시인의 첫 시집이다. 시인은 첫 시집에서 이런 부조리한 사회를 말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이 1981년도에 처음으로 출간됐으니까 20년이 넘은 샘이다. 사회도 변하고 인간도 변했다. 그러나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욕망은 변하지 않았다. 이 책을 통해 진정한 변혁, 진정한 해방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야행 밤에는 모든 것이 낮아지고 모든 것이 삐뚤어지는구나. 바로 걷지만 길이 비뜰거리고 바로 서 있지만 길이 내려앉는구나. 눈을 감고도 갈 수 있었던 땅에 눈을 뜨고도 갈 수 없고 알몸으로 설 수 없었던 땅에 옷을 입고도 설 수 없구나. 이상하여라. 밤에는 한 사람의 눈빛조차 밝히지 못하는 어둠뿐이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