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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사 (송하춘 외)>중학교 1학년 1학기 생활국어 교과서에 실린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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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비 도종환
둔내 장으로 멸치를 팔러 간 어머니는 오지 않았다. 미루나무 잎들은 사정없이 흔들리고 얇은 냄비에선 곤두박질치며 물이 끓었다. 동생들은 들마루 끝 까무룩 잠들고 1군 사령부 수송대 트럭들이 저녁 냇물 건져 차를 닦고 기름을 빼고 줄불 길게 밝히며 어머니 돌아오실 북쪽 길 거슬러 달려 가고 있었다. 경기도 어딘가로 떠난 아버지는 소식 끊기고 이름 지울 수 없는 까마득함들을 뚝뚝 떼어 넣으며 수제비를 긇였다. 어둠이 하늘 끝자락 길게 끌어 허기처럼 몸을 덮으며 내려오고 있었다. 국물이 말갛게 우러나던 우리들의 기다림 함지박 가득 반짝이는 어둠을 이고 쓰러질 듯 문 들어설 어머니 마른 멸치 냄새가 부엌 바닥을 눅눅히 고이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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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연 생각 : 도종환 시인은 <접시꽃 당신>을 통해
국민시인의 반열에 올랐던 시인입니다. 시집 <접시꽃 당신>이 나왔을 때 아내에게 선물을 하니 시를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더군요. 살아 평생 당신께 옷 한 벌 못해주고 당신 손수 베틀로 짠 옷가지 몇 벌 이웃에 나눠주고 옥수수 밭 옆에 당신을 묻고 돌아오네. -'옥수수 밭 엪에 당신을 묻고' 중에서- 이 구절을 읽으면서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요. 둔내는 우리 옆 동리에 있고, 1군사령부도 내가 사는 지역에 있기에 이 시가 더욱 마음에 와 닿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어린 시절에 장날이면 때로는 나물이나 계란 또는 과일을 들고, 한겨울에는 엿을 고아 가지고 장으로 팔러 나오는 시골아주머니들이 많았지요. 내 동무들의 어머니나 우리 친척이나 이웃이었던 그 분들은 버스비를 아끼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서 2~30리 길을 걸어서 나오셨고요. 싸가지고 온 주먹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저녁이면 다시 그 길을 걸어서 집으로 가셨겠지요. 동무들은 그런 부모님을 기다리며 집을 지키고 공부를 하며 자랐을 테고요. 그런 정성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이 만큼이나마 살고 있을 것입니다. 허기를 참으며 어머니를 기다리다가 밤늦게 돌아오신 어머니와 함께 먹는 수제비국 그 시절에는 그렇게도 힘들었지만 이제는 눈물겨우면서도 정겹게 느낄 만큼 여유가 생겼으니 그만큼 세월이 흐른 탓일까요?
* 도종환(1943~ ) : 시인, 충북 청주에서 태어남. 충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교사로 재직했음.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함. 시집 <고두리 마을에서>, <접시꽃 당신>, <지금 비록 너희 곁을 떠나지만>, <당신은 누구십니까>, <부드러운 직선>,<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등을 펴냄.
* 자료 출처 : 2010학년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박영사> 생활국어교과서에 실려 있으며, 감상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