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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뉴요커는 되지 못했지만』나 답게 산다는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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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 답게 살고 있을까. 다른 사람의 시선같은 거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고 있는 걸까. 물론 타인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 진짜 내면의 나를 만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말하는 거다. 좀더 어렸을 때는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했다. 누군가 내 의도와는 다르게 생각할까봐 그들의 시선이 신경쓰였다. 가까운 가족이 내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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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 답게 살고 있을까. 다른 사람의 시선같은 거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고 있는 걸까. 물론 타인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 진짜 내면의 나를 만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말하는 거다. 좀더 어렸을 때는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했다. 누군가 내 의도와는 다르게 생각할까봐 그들의 시선이 신경쓰였다. 가까운 가족이 내게 그런 말을 하더라. 왜 남의 시선을 신경쓰느냐고. 다른 사람의 시선은 신경을 쓸 필요가 없으며 나를 먼저 생각하라는 말이었다.

 

그때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나랑 다른 생각을 갖고 있구나 라고 생각할밖에.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어느 새 인생의 중반부를 넘어섰다. 그리고 느낀 건 인생은 짧다는 거였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쓰느라 내 삶을 허투루 살고 싶지 않았다. 내가 해야할 일은 하되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건 굳이 하지 않을 것이고, 후회하지 않은 삶을 살고 싶었다. 나는 지금 어떠어떠한 사정 때문에 미뤄두었던 일들을 하는 중이다. 그것도 아주 열심히. 마치 오늘이 마지막인것처럼 사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곽아람의 책들을 좋아한다. 주로 미술 칼럼을 쓴 기자로 알고 있었는데, 유년시절에 읽었던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써 어릴적 추억을 되살리더니, 최근엔 우리 문학 속 작품 배경과 작가가 머물렀던 곳을 찾아 떠난 여행 글을 썼었다. 문학 기행기를 읽으며 작가가 뉴욕에 1년간 머물렀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심 여행기와 뉴욕 생활을 다룬 에세이가 나올 수도 있겠다 싶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발간된 책에 나도 몰래 설레었다. 내가 떠나지 않고 타인이 머문 도시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다니. 좋아하는 작가이기에 가능할 터였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지만, 여태 나는 작가의 이력을 제대로 읽지 않았나 보다. 그저 그림을 좋아해 미술 칼럼을 주로 쓴 기자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약력을 보니 고고미술사학과 출신이라는 사실이었다. 더군다나 뉴욕에서 1년을 머문 이유도 회사의 해외연수 차원에서 미술사학과 방문 연구원으로서였단다. 작가가 왜 미술 관련 기자로 일했는지 알수 있었던 장면이다.

 

책을 좋아하는 작가의 이력 답게 자신이 읽었던 문학 작품 속 문장들과 자신의 감정들에 대해서 썼고, 그 작품과 자신의 상황에 맞는 그림을 이야기했다. 전체적으로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가장 눈에 띄었다. 작가가 느끼는 감정선들이 호퍼의 그림과 동일시 했던 것 같았다.

 

 

 

자식의 고통을 예견하는 거창한 일과는 거리가 멀지만, 내게도 독서란 일종의 제의祭儀적 성격을 띠고 있다. 책읽기란 오래전부터 내게 또다른 세계와의 만남, 일종의 접신接神과도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뉴욕에서의 1년간은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 그곳은 내게 이미 '다른 세계'에서 굳이 책읽기를 통해 또다른 세계를 꿈꿀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186~187페이지)

 

여행을 떠나게 되면 책을 두세 권 챙겨간다. 비행기 안에서 읽거나 휴식이 필요할 때 누워서 읽을 용도로 말이다. 책이 없으면 불안할 정도인데, 유달리 여동생 가족과 여행을 가게 되면 책 읽을 시간이 없다. 웃고 떠드느라 아주 잠깐의 휴식만 있을 뿐이다. 저자의 위 문장이 마음에 와닿는 이유와도 같다. 다른 세상을 꿈꾸고 또다른 세계와의 만남이 책읽기인데, 굳이 낯선 세계에서 책을 꺼내들 시간이 없다. 그저 그곳에 적응하느라, 낯선 장소를 바라보느라 바쁜 탓일수도 있다. 낯선 장소에 있다는 것 자체가 또다른 나를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니 말이다.

 

 

 에드워드 호퍼 「바다를 바라보는 소년」

 

1년간의 뉴욕 생활이 내게 가져다준 가장 큰 선물은 세상에 다른 방식의 삶이 있으며, 굳이 이 삶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라고. 이 방식의 삶이 잘 풀리지 않는다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다른 방식의 삶을 찾아 떠나면 되는 거니까. (298~299페이지)

 

미술 칼럼을 주로 쓰는 기자 답게 책에는 그가 머물렀던 장소와 여행했던 장소들을 사진 속에 담았다. 화가들의 그림과 문학 작품속 문장들을 수록해 저자의 감정을 눈치챌 수 있게 했다. 뒷짐을 지고 있는 여덟 살 소년 에드워드 호퍼의 고독을 보라. 연필로 그린 스케치 임에도 화가가 말하고자 하는 고독을 느낄 수 있다고 표현했다.

 

그림은 마음으로 내보이는 글이다. 그림 속에서 자신의 모든 상황을 말한다. 축 처진 몸, 숱이 없어진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알브레히트 뒤러의 자화상에서도 그가 거스를 수 없는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삶의 궤적은 자신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지도 모른다. 어떤 삶을 살지, 어떤 생각들을 말할지. 그 시선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오늘을 사는 이유, 내면의 나를 찾기 위해서가 아닌가!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8.08.20. 신고 공감 14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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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뉴요커는 되지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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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놀라운 여행을 하는 목적은 나 자신을 속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 대상을 접촉하면서 본연의 나 자신을 깨닫기 위해서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이탈리아 기행』, 1786년 9월 17일 베로나에서-         뉴욕, 그 이름만으로 설렘을 주는 도시,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화려한 영상으로 비춰진 도시, 그래서 아름답고 환상적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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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놀라운 여행을 하는 목적은 나 자신을 속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 대상을 접촉하면서 본연의 나 자신을 깨닫기 위해서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이탈리아 기행』, 1786년 9월 17일 베로나에서-

 

 

 

 

뉴욕, 그 이름만으로 설렘을 주는 도시,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화려한 영상으로 비춰진 도시, 그래서 아름답고 환상적인 이미지로 기억되어온 도시!

 

저자는 1년간 뉴욕에서 '거주할' 기회를 얻게 된다. 몇박 며칠의 관광도 꿈같은 내게, 뉴요커들에 둘러싸여 뉴욕 동네 구석구석 우리 동네 마실다니듯이 다닐수 있을 기회! 어쩌면 나도 뉴요커가 될 수 있을 기회라니! 그저 그 기회 자체가 부럽다기 보다는 기회를 붙잡은 용기가 부러웠다. 그런 기회가 나에게 왔다해도 나는 그 기회를 내것으로 만들 용기가 있었을까?!

 

나보다는 몇살 더 많은 나이였지만 어쨌든 나와 비슷한 나이 30대에, 낯선 나라, 낯선 도시에서 1년간 살아보기로 결심하고 떠난 용기가 궁금했고, 그 도시가 지금의 나보다 더 어렸던 20대의 내가 막연하게 꿈꾸고 동경해온 뉴욕이라는데 대한 기대감으로 책을 펼쳤다. 

 

그러나 뉴욕에 막 도착해 거주할 집을 구하는 문제부터 작가의 평탄치만은 않을 뉴욕생활이 마치 미리보기처럼 펼쳐졌다. 폭력전과 4범의 과거 일진이었던 술취한 여자와 바람 핀 전적이 있는 끊임없이 들이대는 유부남에게 둘러쌓여 술을 마시는 이야기의 시작은 그 당시가 악몽같았을 작가에겐 미안하지만 독자로써는 꽤 흥미있는 도입부였다.

 

작가는 '어학연수 한번 다녀온 적 없는 30대 후반 여성이 난생 처음 해외에서 살며 모든 계급장을 떼고 뉴욕이라는 거친 도시와, 그리고 스스로와 한판 붙으며 겪은 좌충우돌의 견문록'(p.11)이라고 언급하며 흔히 기대하는 화려한 뉴욕의 이야기가 아님을 미리 밝혔다.

꿈 꾸듯이 동경하는 세계와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 생존의 현실은 그 격차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낯선 도시에 대한 이야기가 더더욱 궁금해졌다.

 

 

This is Newyork!

그녀가 1년간의 뉴욕생활 내내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집값이 비싸도 This is Newyork! 고급아파트에서 쥐가 나타나도 This is Newyork! 기차가 제 시간에 도착하는 일이 없어도 모든게 This is Newyork! 으로 끝난다. 살 집을 구하기 위해 서블릿(재임대)형태의 주거를 하려는데, 시작부터 서로 사기치고 속고 속이는 모습이 이곳이 과연 화려하고 세련되게 보여지는 뉴욕의 모습이 맞나? 내가 생각해온 뉴욕의 이미지와 괴리감이 느껴졌다.

 

작가가 구한 집에는 방 두칸과 거실에 칸막이를 나눠 총 네 사람이 지낼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가끔 함께 요리도 하고 음식을 먹기도 하지만 대체로 각자 혼자 밥먹고 혼자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같은 집에 룸메이트로 살면서, 그것도 낯선나라여서 더욱 반가울 한국인들이 모여 사는 집에서, 이토록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는게 언뜻 이상해 보이지만 한편으로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작가는 더더욱이나 혼자 살아온게 익숙했었기에 공동체의 삶이 어딘지 불편했을 것이다. 그녀는 뉴욕에서의 공동체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에드워드 호퍼의 '아침해' 그림에 대해 언급하는데, 어쩐지 낯설지가 않았다. 침대에 혼자 오도카니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그림 속 그녀의 모습이, 침대 위에서 혼자 아침을 먹던 책 속의 그녀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았다. 서울에서 1년간의 자취생활을 해본 경험이 그림 속 그녀에게 동질감을 느낀 책 속의 그녀에게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입사한지 14년째, 대학원 간다고 휴직한 1년을 제외하면 13년 동안 나는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출퇴근을 반복했다. 생각해보면 엄청난 일이다. 그런 기계적인 반복이 부지불식간에 일상을 견고하게 한다. 루틴이 무서운 것은 그 때문이다. 사람들은 종종 시지프의 노동을 폄훼하지만 일견 무의미하게 여겨지는 그 반복행위가 몸에도 마음에도 근육을 만든다. 우리는 그것을 두고 '힘이 생겼다'라고 부른다.

(p.59)

 

 

일상의 루틴이 지겨워 떠난 뉴욕에서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한가해지자 오히려 일탈을 꿈꾸며 빠듯하게 보냈던 일상이 그리워진다는 그녀의 아이러니함은, 그래서 떠났을때 돌아갈 곳이 있다는 사실이 위안을 주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하고싶은 일보다는 해야하는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살아왔다는 그녀는 뉴욕에서 생활하는 1년 동안은 해보지 않은 것들을 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는데, 댄스 클래스를 다닌 일도 그중 하나였다. 한국에서는 도무지 재미를 느낄 수 없었던 춤을 뉴욕에서는 한껏 자유롭고 즐겁게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낯선 곳이었기에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대담하게 춤을 추며 무아지경에 빠질수 있었던게 아닐까. 적어도 나는 그렇다. 평소에는 낯가리고 나를 드러내는 일에 자신이 없지만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 가면 없던 용기가 생기고 때로는 용감해지기도 한다. 혼자일때 오히려 또 다른 자아를 만나는 기분인데 그렇기에 혼자하는게 나쁘지만은 않다. 아마 그녀도 그런 비슷한 기분을 느끼지 않았을까?

 

 

뉴요커의 텃세

내게 있어 '뉴욕'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화려한 도시, 눈부신 야경, 숲을 이룬 고층 빌딩들, 세련되고 도도한 뉴요커, 미드 '섹스앤더시티'의 도시, 성공한 증권맨들의 월스트리트. 나는 이런 이미지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책을 읽다 보면 뉴욕의 민낯이 생각보다 두꺼운 화장에 가려져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먼저 인종차별이 존재하고, 도시 곳곳에서 쥐가 나오고, 친절보다 불친절이 당연한 곳, 무엇보다 뉴요커가 아닌 이방인들에 대한 그들의 텃세가 있었다.

유독 외지인에 대해 불친절한 도시, 자신들의 생각을 강요하고 가르치려 드는 뉴요커들, 그런 곳에서 그녀는 가방세일 사건(세일 대상인 가방을 비싼 가격으로 샀고,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던 사건)을 겪었지만 다행히도 당당하게 그 텃세를 극복해냈다.

 

뉴욕! 내가 상상해오던 도시의 많은 것들에 환상이라는 콩깍지가 벗겨져 버렸다. 이쯤되면 뉴욕은 왠만한 두부 멘탈로는 가면 안되는 곳쯤으로 여겨질법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뉴욕이 아직도 선망의 도시로 남아있다. 막상 이야기 들어보니 별것 아니지만, 그곳에 있으면 오히려 한국이 훨씬 그리워지게 될게 눈에 빤히 보이지만, 그럼에도 왜 그렇게 뉴욕은 가보고 싶은걸까.

 

 

예술가들을 사랑하고 예술가들이 사랑한 도시, 뉴욕!

그녀의 글을 가이드 삼아 미술 작품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읽었고, 화가들의 삶에 대한 스토리를 알게 되었고 ,그렇게 만난 뉴욕이 좋았다. 그리고 그녀의 재치 있는 문장들이 좋았다. 어느 글에서도 공감을 할수 있어서 좋았다.  그녀가 뉴욕에서 서툰 영어로 더듬거리며 자신의 견해를 밝힐때, 눈을 빛내며 기꺼이 들어주고 격려해준 교수나 댄스학원 선생님이 그녀 곁에 있었던 것처럼, 이 책을 읽는 동안 미술이나 예술작품에 문외한인 내게 '그래도 괜찮아, 잘몰라도 괜찮아, 그렇게 시작하면 돼'하고 격려해주는 듯한 그녀의 글들이 좋았다. 예술은 일부 부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녀의 주장이 좋았다.

 

책에 실린 미술 작품들 하나 하나에 작가의 뉴욕 에피소드가 곁들여져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위대한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이야기 하나가 떠오르게 되고 그러다 보면 결국 내가 사는 세상과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사람 사는게 다 비슷하다는건 이런건가 보다. 그녀의 글과 화가들의 그림에서 묘하게 공감하는 기분을 느꼈다. 나처럼 미술이나 예술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사람들도 아마 비슷한 공감을 하고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것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닌, 새로운 시각으로 본 뉴욕, 현실과 날것 그대로의 뉴욕 생활담이 무척 재밌었다. 한번도 밟아본 적 없는 땅이지만, 책을 읽는 동안 센트럴파크에도 가고 브루클린 다리도 건너고 유명한 컵케익집도 다녀온 기분이었다.

 

책과 함께한 뉴욕여행도 즐거웠지만, 무엇보다 '곽아람'이라는 사람의 거친 뉴욕 생활 이후 오히려 자기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 사람을 알게 된게 무척 즐거운 일이었다. 뉴욕에서 돌아온 후 직장생활에서 회의감을 느낀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다시 출근했을때 '나답게 살기로' 결심했다. 나답게 사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그리고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나 또한 경험해본바 있어 절대적으로 공감되었다.

 

이 책을 통해 만난 그녀의 글들이 좋아 그녀의 이전의 에세이들에도 관심이 생겼다. 그런데 다시 한번 그녀에게는 미안하지만 책의 가장 첫 페이지에 인용된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은 그 한 문장만으로 그녀의 책보다 더 먼저 읽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나를 이해해 줄것만 같다.

 

 

YES마니아 : 골드 h*******g 2018.09.14. 신고 공감 12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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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9] This is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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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남의 시선을 의식해야 할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따라서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에 타인을 의식하고, 그들을 배려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하지만 거기까지다.누군가 내 행동을 의도와 달리 생각할까 걱정하고, 나아가 그들의 의견에 따라 행동하게 되면 그것은 이미 나의 삶이 아니다. 하지만 많은 한국인들은 중국계 미국인인 에미이 추아(Amy Chua, 19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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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남의 시선을 의식해야 할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따라서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에 타인을 의식하고, 그들을 배려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누군가 내 행동을 의도와 달리 생각할까 걱정하고, 나아가 그들의 의견에 따라 행동하게 되면 그것은 이미 나의 삶이 아니다. 하지만 많은 한국인들은 중국계 미국인인 에미이 추아(Amy Chua, 1962~ ) 교수가 제시한 타이거 맘(Tiger Mom)’ 스타일의 양육을 받아왔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 정해놓은 기준에 스스로를 맞추기 위해 아등바등하며 살아가곤 했다.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 아님을 깨닫지도 못하면서.

 

물론 해외여행을 통해 그런 유리천장을 깰 수도 있다. 하지만, 해외여행은 아직까지 일상이 아닌 비()일상에 속한다.

저자의 경우, 뉴욕에서의 1년간의 연수는 다른 세계를 경험한다는 것은 자기 안의 세계에서 또 다른 문을 열어주는 일” [p. 292]이었다.

왜냐하면 그녀도 다른 직장인처럼 루틴화된 일상을 반복하면서, 거기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입사한지 14년째, 대학원 간다고 휴직한 1년을 제외하면 13년 동안 나는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출퇴근을 반복했다. 생각해보면 엄청난 일이다. 그런 기계적인 반복이 부지불식간에 일상을 견고하게 한다. 루틴이 무서운 것은 그 때문이다. 사람들은 종종 시지프의 노동을 폄훼(貶毁)하지만 일견 무의미하게 여겨지는 그 반복행위가 몸에도 마음에도 근육을 만든다. 우리는 그것을 두고 힘이 생겼다라고 부른다. [p. 59]

 

 

진짜 나 자신과 조우하기 위해서

 

어쩌면 우리는 익숙한 일상을 살아가면서 스스로 내면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조금만 참으면, 다들 그렇게 사는데 나만 유별나 보이지 않을까 하면서 자기 합리화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저자도 뉴욕에서의 1년간 연수를 하면서 낯설기 때문에 더욱 선명해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아니, 그 동안 외면했던 진짜 나 자신을 만나게 된 것이다.

1년간 나는 많이 바뀌었다. 떠나기 전의 나는 누군가 정해놓은 기준에 스스로를 맞추기 위해 아등바등하며 살았다. 엄격한 부모님 밑에서 말 잘 듣는 맏딸로 자란 탓인지 내 감정에 대해서도 자신이 없었다.

15년간의 직장 생활을 대개 남의 눈치를 잔뜩 보면서 했다. 그러니 힘들 수밖에 없었다. ‘기자답지 않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고, 전형적인 기자답지 않은 나 자신이 안쓰러우면서도 싫었다.” [p. 299]

그래서 나처럼 살지 않기 위해 뉴욕에 왔는데, 나는 이곳에서도 정말 나처럼 살고 있었다. (오히려) 낯선 곳에 오니 내가 누구인지가 한국에서보다 훨씬 더 잘 보이는 것만 같았다.” [p. 28]

 

문득 영화첨밀밀(甛蜜蜜)>에서 장만옥(張曼玉, 1964~ )이 연기한 이요[]가 떠오른다. 그녀는 홍콩으로 건너간 본토인이면서도 세련된 홍콩인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그녀는 끝내 홍콩인이 될 수 없었다

 

뉴요커들은 ‘This is New York(이곳은 뉴욕이야)’이라는 말을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사용한다고 한다.

Jay-Z <Empire State of Mind>(feat. Alicia Keys)에는 이 말을 가장 잘 드러내는 가사가 실려있다.

New York, concrete jungle where dreams are made of(꿈이 이뤄지는 콘크리트 정글, 뉴욕)

There's nothin' you can't do(당신은 무엇이든 할 수 있죠.)

Now you're in New York(여긴, 뉴욕이니까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지만 거친 뉴욕이라는 도시를 상징하는 듯하다.

 

1년간의 뉴욕 생활이 내게 가져다 준 가장 큰 선물은 세상에 다른 방식의 삶이 있으며, 굳이 이 삶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라고. 이 방식의 삶이 잘 풀리지 않는다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다른 형식의 삶을 찾아 떠나면 되는 거니까.

그리고 또 하나의 선물은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마찬가지라 무지개 너머의 삶을 굳이 동경할 필요는 없다는 걸 알게 된 것. 뉴욕에서도 나는 여전히 나였고, 대부분의 괴로움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왔다.” [pp. 298~299]

 

영화첨밀밀(甛蜜蜜)>에서의 이요가 홍콩인이 되지 못한 것처럼, 저자도 뉴요커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나답게 사는 법을 깨달았다. 그것으로 된 것이 아닐까 

 

w******f 2018.09.18. 신고 공감 1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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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뉴요커는 되지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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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나는 뉴욕으로 떠났다. 9박 10일간의 여행이었다. 뉴욕이라니!!  여느 여행지와는 사뭇 느낌이 달랐다. 떠나기 전, 내 마음은 흥분 그 자체였다. 하지만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일까. 뉴욕은 차갑고 거대하기만 했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내가 발견하지 못한 뉴욕의 매력을 찾아볼 수 있겠구나.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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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나는 뉴욕으로 떠났다. 9박 10일간의 여행이었다. 뉴욕이라니!!  여느 여행지와는 사뭇 느낌이 달랐다. 떠나기 전, 내 마음은 흥분 그 자체였다. 하지만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일까. 뉴욕은 차갑고 거대하기만 했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내가 발견하지 못한 뉴욕의 매력을 찾아볼 수 있겠구나.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이 기대하는 화려하고 세련된 뉴욕 이야기는 아니다. 그보다는 어학연수 한 번 다녀온 적 없는 30대 후반 여성이 난생처음 해외에서 살며 모든 계급장을 떼고 뉴욕이라는 거친 도시와, 그리고 스스로와 한판 붙으며 겪은 좌충우돌의 견문록이다.(p.11)" 내가 뉴욕에 머물렀던 시간은 짧았지만 느낌은 틀리지 않았던가보다. 

 

한번쯤은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보고 싶었다. 언제나 미래를 대비하며 살다보니 내 인생에 '지금'이 없었다. 하고 싶은 것은 언제나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다. '다음에 하자'라고 결심한 것들은 영원히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아니야. 이제는 그렇게 살고싶지 않아. 하고 싶은 것은 미루지 말고 다 해보자. '지금, 여기'를 누려보자. 그것이 뉴욕에 있었던 1년간 내가 세운 목표였다. (p.148)

 

왜 하필 뉴욕었을까. 저자는 연수 초기 집을 구하는 일에서부터 정착할 때까지 많이 고생했다. 남이 빌린 집을 다시 빌리는 방식의 '서블릿'으로 겨우 방을 얻었는데, 거실 1개, 방 2개인 집에 4명이 거주하는 집이었다. 한국에서 싱글라이프를 즐겼을 그녀가 나이 30대 후반에 생판 모르는 남과 함께 복작대는 집이라니. 하지만 그녀는 "뉴욕에 온 목표는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보고 느낄 것이 많은 맨해튼에 주거를 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p.36)"리고 정말 열심히 많은 것을 보고, 배우러 다녔다. 

 

 

틈날 때마다 각종 공연을 보러 다니고 미술관이나 서점에도 가고, 미술품 경매과정을 배우러 다니고, 줌바댄스도 배우고, 멕시코 칸쿤의 해변에서 실컷 빈둥거려도 보고, <섹스 앤 더 시티>의 배경이었던 그리니치빌리지에 가보고, 할렘에도 가보고, 성당이니 기차여행이니 각종 문화 체험부터 여행, 미술 수업까지 하고 싶은 것을 실컷 해본다. 1년 동안 이렇게나 많은 경험을 하다니. 그녀의 룸메이트가 "언니처럼 열심히 노는 사람은 처음 봤다"며 '프로 놀러'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는데, 정말 열정적인 시간들을 보낸 그녀가 조금 부럽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해야 하는 것'만 하고 사는 지루한 일상 속에서, 내가 잊고 있던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여러가지가 떠올랐다. 거창하게는 우유니 사막 가기, 북유럽에서 오로라 보기. 소소하게는 캠핑장 여러 곳을 다니며 아이와 많은 추억 쌓기. 또 아이가 좀 크고 여유가 생기면 대학원도 가기. 그때는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분야 보다는 좋아하는 문학 관련 분야를 전공하기. 생각만해도 설레는 일들이다. 저자가 책의 맨 앞장에서 인용한 문장 "내가 이 놀라운 여행을 하는 목적은 나 자신을 속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 대상을 접촉하면서 본연의 나 자신을 깨닫기 위해서다.(요한 볼프프강 폰 괴테, <이탈리아 기행>"에서 처럼 본연의 나 자신을 깨닫기 위해, 지금 이 자리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하나씩 준비하고 시작해야 할 시간이라는 걸 느낀다.

 

 

j****l 2018.09.27. 신고 공감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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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아이들이 태어나고, 작은 아이가 5살이 되던 해 무렵 다니던 직장에서 한달간의 연수기회가 생겼었다. 지금은 오랜 시간이 지난 일이지만, 직장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힘들었던 시간들 중 내 자신의 삶은 무엇인가?, 왜 살고 있는가? 하는 많은 고민과 생각들을 현실에서 벗어나 한번은 되돌아보고 싶었다. 아이들을 두고 떠날 수 있을까를 여러번 고민한 끝에 기회가 주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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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하고, 아이들이 태어나고, 작은 아이가 5살이 되던 해 무렵 다니던 직장에서 한달간의 연수기회가 생겼었다. 지금은 오랜 시간이 지난 일이지만, 직장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힘들었던 시간들 중 내 자신의 삶은 무엇인가?, 왜 살고 있는가? 하는 많은 고민과 생각들을 현실에서 벗어나 한번은 되돌아보고 싶었다. 아이들을 두고 떠날 수 있을까를 여러번 고민한 끝에 기회가 주어졌을때 떠나보자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렇게 떠나게 되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도 어쩌면 그때의  나와도 많이 오버랩되면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연수기간이 더 길었다면, 저자와 같이 더 많은 경험들을 해보고, 느낄 수 있었겠지만, 내가 선택한 그 한달간도 많은 용기가 필요했었다. 영어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해외 경험이 많지도 않은 내가 혼자 미국에 가기로 했었던 것은 새로운 시도와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강렬한 소망이었던 것 같다. 혼자 묵을 수 있는 숙소는 한국인 학생들의 방학기간을 이용해 비어있는 방을 한칸 빌려서 사용했고, 연수기관에서 오후 시간까지 연수한 후에는 미국의 다양한 문물들을 경험하려고 하였다. 자연사 박물관, 트램을 타고 시내에 있는 공원, 상점 등을 둘러보고, 숙소 주변은 걸어서 산책하면서, 분위기를 느꼈다. 주말을 이용해서 그곳 학생들과 함께 차를 렌트해 브라이스 캐년등 차로 움직일 수 있는 여행지를 다니면서, 우리나라와는 판이하게 다른 자연환경에 감탄을 했다. 같은 아파트에 2명이 같이 지내면서, 나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그곳 학생들과 잘 지내려고, 노력하고, 때론 주말 오후에 아파트앞 벤치에 않아 책을 읽으며, 전에 느낄 수 없었던 혼자만의 자유도 느꼈다. 또 어떤날은 갑자기 혼자가 된 현실이 너무도 적응이 안돼 잠시 외롭다는 생각도 해 본 적이 있다. 짧은 그 시간들이 지나고,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다시 마주하게 될 내 현실에 대해 고민이 없었던건 아니지만, 다시 마음을 다 잡고,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었던것 같다. 물론 가족들과 함께..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숙소를 구하고, 주변인들과 관계를 맺고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진심으로 많이 와 닿았던 부분이 있고, 내가 있었던 서부는 여유로움은 있었지만, 오랜기간 지내다 보면 우울감이 들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던 반면, 뉴욕같은 번화한 도시들은 서울에서 느꼈을 법한 느낌이 또한 있을 것 같아, 나중에 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방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의 경험담과 더불어 미술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미술과 관련된 내용들을 세세하게 묘사하여, 또 다른 부분의 지적인 호기심을 자극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도 나이가 들면, 또는 시간이 나면 뭘 하겠다는 생각보다, 책에 그려진 노교수와 청강생들처럼 하고 싶은 경험과 일은 미루지 말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때가 되어 내가 더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때는 과감히 그 길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조금이나마 생긴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지식과 경험이 녹아든 또다른 책을 기대하며..

 

0***8 2018.09.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