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이란 말은 이 시대의 화두가 되었지만 그 누구도 친숙한 단어가 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우리 곁은 둘러싸고 우리가 가장 눈여겨 볼 테마이긴 하지만 왠지 멀고 낯선 단어가 되어간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생태라는 난해한 개념까지 합세하여 우리를 더욱더 멀리 둔다. 이러한 곁에서 저자는 우리에게 가장 흥미로운 영화를 더해서 우리의 환경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고 환경과 자연문제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이 책의 대부분은 우리에게 낯선 중앙아시아의 영화에 할애한다. 이는 평상시 러시아 학과교수로서 러시아 영화에 정통한 작가의 성향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천만 영화로서 우리들 대부분이 보았을 영화 해운대와 괴물들도 같이 실어 놓음으로서 대중교양서의 본분도 잃지 않는다. 서문에서 밝혀놓았듯 이 책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환경과 자연에 대해 영화를 통해 독자의 올바른 인식을 이끄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평소 독자가 생각해 보지 못한 범주 예를 들어 스탈린의 선물을 통해 핵실험과 피폐해진 인간의 삶을 연관시키거나 괴물을 통해 환경이 정치에게 정치가 환경에 미치는 상호관련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하지만 영화라는 장르자체의 속성에 기인해 한 가지 주제만을 이야기하지 않고 또 다른 주제를 넘나들며 그 인식을 새로운 차원으로 심화시킨다. 예를 들어 스탈린의 선물에서 나타난 핵실험은 또 다른 권력과 폭력에 이름에 다름없고 이에 망가진 인간세계의 이면에는 자연과 문명의 충돌이라는 주제를 다시금 상기시키기도 한다. 또다른 흥미로운 부분으로 나는 괴물에 대한 저자의 일관성을 꼽고싶다. 언뜻 보기에는 환경오염에 대한 비판으로 읽혀지기 쉬운 영화를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것은 주한미군이 우리세계에 어떤 방식으로 혹은 권력이 어떻게 우리의 모습에 영향을 미치느냐에 대해 영화 전체에 숨겨둔 코드를 읽어내려는 시도이다. 이는 꽤나 집요해서 영화에서 읽어 내었던 장면외에 갖가지 장면에 대한 해석을 새로히 해 내어 영화보는 재미를 몇배는 배가 시켜주었다. 두 번째 방향으로는 영화 그 자체를 읽어내는 지침서 역할이다. 나는 이 점에 매우 충실한 점을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으로 꼽고 싶다. 낯선 영화를 생소한 주제와 연관시킴에 있어 최대한 학술적인 용어를 배재하고 독자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하려는 점이 책 전반에 걸쳐 나타나 있다. 물론 독특한 해석이나 유머 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한 장면 한 장면이 지닌 의미를 설명하고 그것을 다른 주제 장면등과 연결시키는 특징은 영화에 대한 이해와 환경에 대한 인식을 더욱더 높인다. 영화, 환경을 이야기한다는 책은 환경이라는 것이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우리 곁에 우리 영화에 어떤 방식으로 다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그 방식이 거창한 영화이론들이 아니라 마치 친구가 옆에서 하나하나 조근조근 상세히 이야기 해주는 느낌을 준다. 따라서 이 책을 덮고나면 아홉 편의 영화를 본 것이 아니라 아홉 편의 생각들을 가지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