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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낯선 제목에 눈길이 간다. 나도 어렸을적에 이 비슷한 동요를 자주 불렀었다. 제목도 기억나지 않지만 내용은 봄날에 놀러나가 화전을 지져서 먹으면 날아가는 새들도 부러워 했다는 내용인데 내용에 맞지 않게 곡은 아주 구슬펐다. 진달래 꽃피면 봄이 오며는 나는야 언니따라 화전놀이 간다~ 아늑한 골짜기에 자리를 깔고 진달래 꽃전을 같이 지진다~ 달님처럼 둥그런 진달래 꽃전은 송화가루 냄새보다 더 구수하며~ 나는야 언니하고 같이 먹으면 뻐꾸기도 달라고 같이 조른다~ 어렸을적에 친구들과 어울려 불렀던 동요중에 구슬픈 곡이 몇곡이 있었다. 슬픈 내용이 아닌데 구슬픈것도 모른채 왠지 목소리를 가늘게 뽑아내면 잘 부르는것처럼 생각되서 앞다퉈 불렀던 기억이 난다.
사실 이 책에 관심을 가진것은 화전가를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조선시대의 평범한 여인들의 생활상을 볼 기회라 여겼는데 내 생각과는 달리 이 책은 한 여인의 기구한 인생사가 담겨진 슬픈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다. 삼종지도만이 여자들이 따라야할 세가지 도리라 하고서 더이상 따라야할 남편이 없는 여인들에 대해서는 아주 철저히 없는 사람 취급을 했던 그 시절. 수절을 하지 않으면 손가락질하여 도저히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게 했던 그 시절. 여인들이 화전놀이를 가며 살아온 나날을 노래 부르기도 하고 살아가야 할 나날을 노래 부르기도 하며 노래로 한풀이를 하는 내용이다.
우연은 아니지만 내가 이 책을 읽을 즈음에 나와 친하게 지냈던 동생이 남편을 잃고 말았다. 대서특필까지는 아니어도 나름 안타깝게 마감한 생이라 간 사람이 안되어 울고, 남겨진 두돌도 안된 아기와 이제 서른줄에 들어서는 동생의 앞날이 깜깜해져 많이도 울었다. 남편이 보고싶다며 손을 떨며 울던 동생도 가엾고 아빠가 돌아가신줄도 모르고 해맑게 웃으며 장례식장을 뛰어 다니던 아이의 모습에 눈물이 나고, 저 둘을 이 세상에 남겨두고 어찌 눈이 감겼을지 그렇게 눈을 감았을때는 또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이래저래 너무 마음아파 감당이 안되던 장례식이었다.
덴동어미는 과부다. 열여섯에 첫 시집을 가서 과부가 되고 재가만 했다 하면 꼭 뭐에 씌인듯이 과부가 되고 만다. 덴동어미는 말년에 조서방을 만나 50줄에 아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다 다시 과부가 되고 아들은 살아도 사람노릇을 할까 의문이 들 정도로 심한 화상을 입는다. 덴동어미도 거기서 나온 별칭이다. 과부가 되어 수절하지 못하면 손가락질 받을까 두려워 재가하면 친정으로 돌아오지 못하며 온갖 고생을 다 한 덴동어미는 한번 과부가 되면 차라리 그냥 수절하라는 말을 하게 되는데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최근에 남편을 잃은 동생이 떠올랐다. 시대는 변했다. 수절을 하는것도, 재가를 하는것도 동생의 몫이다. 나는 동생이 행복하길 바라고 아기도 행복하길 바란다. 우리보다 더 앞서 살아갔던 그때 그 시절의 여인들의 애환이 마음 깊은곳까지 애닯고, 남편을 잃은 여인들의 고달픈 삶은 현대를 사는 지금도 똑같아 애닯기만 하다.
이 책은 슬픈 내용이다. 행복하지 않은 여성은 끝까지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는것만 같다. 한번 과부가 되면 차라리 수절을 하라는, 사람들의 손가락질 때문에 그것이 차라리 살기 편하다는 덴동어미의 말은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왠지 바뀐게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나는 내가 어렸을적 불렀던 제목도 기억안나는 동요가 왜그리 구슬펐는지 그땐 몰랐지만 지금은 이해가 되고도 남음이다. 어떻게든 살아보려 노력했던 덴동어미. 지금 삶이 힘들다고 느끼는 분은 한번 읽어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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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는 봄철 날씨가 좋은 날을 선택하여, 평소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던 부녀자들이 경치가 좋은 곳을 찾아 하루를 즐기곤 했다.
이때에 찹쌀로 부침개에 꽃을 함께 부친 화전(花煎)을 먹고 즐겼기에, 이렇게 노는 여성들의 모임을 화전놀이라 했다.
술과 화전을 마음껏 먹고 노래나 가사를 불러 서로의 솜씨를 뽐내기도 했는데, 이때에 불렀던 가사들을 화전가라고 하였다.
화전놀이가 끝난 후 화전가들을 필사하여 돌려보기도 하고, 때로는 오랫동안 간직하면서 후대에 전승되기도 하였다.
그렇게 지어진 이른바 화전가류 가사들은 지금가지 전해지는 것이 수백 편이 넘는다고 한다.
봄날의 아름다운 경치를 읊조리기도 하고, 때로는 과부의 신세를 한탄하기도 하며, 시집살이의 설움을 가사에 풀어놓기도 하였다.
대체로 서정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덴동어미 화전가>는 앞과 뒷부분은 다른 화전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본문은 덴동어미라는 여성의 파란만장한 일대기가 그려지고 있다.
평범한 여성이 결혼을 하고 남편이 사고로 죽게 되고, 다시 재혼을 하면서 또 다른 인영ㄴ을 만나지만 그 결과 역시 사별로 귀결된다.
이렇게 하여 4번의 결혼을 하게 되어 마침내 아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지만, 엿장수로 큰돈을 벌자던 남편도 엿을 만들다가 화재로 목숨을 잃게 된다.
그 와중에 어린 아들은 엿에 데어 불구가 되고, 덴동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이제 덴동어미로 불리는 그녀의 삶에는 조선 후기 하층 여성의 파란만장한 삶을 축약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녀가 토해낸 삶의 이력이 가사라는 형식을 통해 그대로 옮겨지면서, 어느 다른 형식보다 그 핍진성이 잘 전달되고 있다고 여겨진다.
비록 가사라는 생소한 형식이지만,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그녀의 삶의 이력을 접해보기를 기대한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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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무슨 날이 많다. 어제는 화이트데이 였고 말이다. 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이다. 무슨 데이들 처럼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날은 아니지만(나도 몰랐다), 그 날에 맞춰 인터넷 서점들에서 여성이나 페미니즘 등과 관련된 책들을 추천해주곤 한다. 소개되는 책들 중에 이 책이 있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가사문학의 우리나라 고전 작품이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댁'이나 '~어미' 등과 같이 우리네 어머님들에 대한 별칭을 많이 들어보긴 했는데, '덴동'이라는 표현은 처음 들어 봤다. 덴동어미의 삶을 들여다 보면서 그 뜻을 알게 되었는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슬픔이 담긴 별칭이기에 그 또한 가슴이 아팠다. 여성과 관련된, 혹은 젠더와 관련된 문제들이 최근 들어서 불거진 것은 아닐 것이다. 나 역시 현재를 살아가다 보니, 지금 내게 급박하게 닥친 일들을 하루 하루 해결하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런 상황에서 직접 와닿지 않는 문제들에게까지 신경을 쏟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조금 더 앞을 보면, 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살아가면, 신경을 쓰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이 책은 조선 후기 정도로 보이는 시대의 부인들의 삶이 표현된 가사 문학 작품이다. 요즘의 시가 잘 읽히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던 차에, 운율감이 너무 좋은 작품이어서 우선은 읽기에 너무 좋았다. 내용은 1년에 한번 화전놀이가 허용된 부인들의 화전 놀이에 대한 것이다. 그 안에서 청춘 과부에게 덴동어미가 자신의 기구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덴동어미의 파란만장한 삶에서 그 시대의 상도 엿볼 수 있었으며, 당대의 여성의 삶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 수 있었다. 이야기가 구분지어져 있으며, 그 사이 사이 편역자가 해설을 붙여 두었다. 해설 없이도 읽기에 어렵지는 않지만, 해설과 함께 하면 더욱 풍성하게 이야기에 깊이를 더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책의 시대와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아직은 불안정한 느낌이다. 각자의 생각들은 모두가 다를 것이다. 그 차이가 나이, 성별 혹은 어떤 가치관애서 비롯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모두가 더 나은 방향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직은 우리가 발전할 여지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변해야 한다. 나아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