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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우지정을 넘어서는 의리로 김종서와 홍득희는 뭉쳤다.
"운우지정을 넘어서는 의리로 김종서와 홍득희는 뭉쳤다." 내용보기
원수 집안의 자녀가 서로 사랑하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시련을 겪으며 헌신적인 사랑의 열매를 맺어가는 과정을 눈물겹게 그려낸 공주의 남자를 보면서 왕위 찬탈을 위해 반대파를 제거해 가는 수양대군이 일으킨 계유정난을 보면서 참혹함에 치를 떨었던 기억이 난다. 수양대군이 정적인 김종서를 제거하였다고 믿어왔는데 직접 살해한 이는 아니라는 전제를 깔고 <<김종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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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수 집안의 자녀가 서로 사랑하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시련을 겪으며 헌신적인 사랑의 열매를 맺어가는 과정을 눈물겹게 그려낸 공주의 남자를 보면서 왕위 찬탈을 위해 반대파를 제거해 가는 수양대군이 일으킨 계유정난을 보면서 참혹함에 치를 떨었던 기억이 난다. 수양대군이 정적인 김종서를 제거하였다고 믿어왔는데 직접 살해한 이는 아니라는 전제를 깔고 <<김종서는 누가 죽였나>>를 읽어 나갔다. 조선의 네 임금을 보필하며 죽음 앞에서도 자신을 돌보지 않는 의연함으로 충정을 다한 김종서는 난세에 절대적인 지도자의 모습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전형성을 띤다. 5척 단구로 허술해 보이는 체구이지만 큰 귀로 상대의 말을 경청하여 그 마음에 공감하는 온화함이 친근하게 여겨진다.

 

 

  세종 임금이 하사한 활을 메고 길 위에 나서야 하는 관리 김종서는 관리들의 부당한 횡포 아래 스러져가는 백성들의 고통을 목도하고 도탄에 빠져 지내는 백성들을 돕는 일에 적극적이었다. 조선 땅이지만 조선의 행정력이 미치지 않아 무정부 지역에 가까운 경원군 사다노에서 부모를 잃은 비운의 또리 남매를 만나 특별한 인연을 맺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함을 더한다. 부모를 잃고 실의에 젖어 있던 홍득희에게 도움을 준 일을 기억하지 못한 채 여진족의 내분을 이용해 북방 개척에 착수한 세종의 어명을 따라 김종서는 책임자로 나섰다. 땅에 떨어진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도적의 우두머리로 나선 홍득희는 도적을 잡는 관군의 수장인 김종서와 조우하여 세월에 비껴난 이야기를 나누며 인연의 씨앗을 심게 되었다. 최고의 무예로 화적단의 두목으로 자리한 홍득희는 관군의 횡포에 조선 땅으로 들어와 살 엄두를 내지 못하고 홀라온 땅에서 무예를 익히며 살았던 지난날을 반추하며 은혜를 베푼 아저씨를 잊지 못한 채 살아왔음을 토로하였다.

 

 

  우리 글자를 만들기 위해 곳곳에 흩어져 있는 문자를 탁본해 새 글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의 명을 받들어 사다노에 온 지난 세월을 떠올리며 홍득희는 도적의 수괴로 자리하고 있지만 김종서를 돕는 일에 지혜를 모았다. 자승자박(自繩自縛)이라고 도적들을 일망타진(一網打盡)하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 관군들을 그물에 옭아맨 격이 되어버린 패장 김종서는 난국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윤관이 북방의 오랑캐를 몰아내고 고려 국토를 확정지을 때 세웠던 국경비를 다시 찾아 국권을 회복하려는 세종의 어명대로 육진을 개척하여 공을 세웠던 김종서를 향한 왕의 신임은 두터워졌다. 타협을 모르는 외곬이라 주변에는 적들이 많아 그의 목숨을 노리는 이들이 곳곳에 배수진을 치고 있었다. 왕의 신임을 얻은 김종서는 좌의정에 올라 사직을 공고히 하는 일에 힘을 쏟을수록 왕의 남자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그를 역모로 몰아 제거하려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어 벼랑 끝에 내몰린 신세가 되고 말았다.

 

 

  죽음을 무릅쓰고 홍득희를 따라 나선 동지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그들을 살리려는 그녀의 헌신적인 사랑은 숭고한 가치를 실현하는 의협심이 뛰어난 여성으로 조선 시대의 무예가로 손꼽혔을 것이다. 대의를 위해서라면 사사로운 감정을 버릴 줄 알았던 홍득희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김종서를 외경하며 그의 그림자로 궁지에 몰린 김종서 장군에게 도움을 주었다. 병약했던 문종은 수양 대군의 야욕을 알아차렸기에 피비린내 나는 전쟁에 세자 홍위가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김종서에게 부탁하였을 정도로 김종서는 강직한 성품으로 올곧은 충성심으로 왕과 세자를 보필하였다.

 

 

  과거 홍득희는 그녀가 입은 은혜를 갚아가는 과정은 운우지정(雲雨之情)을 넘어서는 특별한 외경심은 상대를 향한 무한한 사랑의 발현으로 비춰진다. 김종서가 홍득희를 처음 만났을 아홉 살 소녀에 지나지 않았지만 세월이 흐른 만큼 어엿한 여인으로 자라 또 다른 인연을 맺으며 그의 아이를 잉태하여 헌헌장부(?)로 키워낸 사실을 숨겼다가 수양대군의 수하인 양정에게 목숨을 잃었다. 김종서의 죽음을 목도하고 아들에게 아버지가 김종서였다는 사실을 알림으로써 아들에게 심지를 심어주려고 했던 점은 자식으로 혈육의 끈을 이어가려는 바람으로 비춰진다. 김종서를 죽인 사람에 초점을 맞춘 제목과는 달리 홍득희와 김종서의 공감과 소통이 공명되어 잔잔한 울림을 준 소설로 화적패의 우두머리로 사내 못지않은 실력을 발휘한 여성적 힘이 파문을 일으킨다.



n*****9 2012.01.25. 신고 공감 9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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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 죽이면 소는 누가 키워~~『김종서는 누가 죽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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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을 무척 좋아했던 때가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생 때까지였다. 주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읽었는데 아마도 역사적 사료가 많이 남아있으니 그만큼 많은 소설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한 사건을 다루기보다 인물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야기는 일대기 형식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고 따라서 소설 분량도 3권 이상으로 구성되기 십상이었다.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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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을 무척 좋아했던 때가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생 때까지였다. 주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읽었는데 아마도 역사적 사료가 많이 남아있으니 그만큼 많은 소설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한 사건을 다루기보다 인물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야기는 일대기 형식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고 따라서 소설 분량도 3권 이상으로 구성되기 십상이었다. 빨리 결론이 알고 싶어서라도 긴 소설은 싫어하는 편이지만 역사소설의 경우 문체와 문장 자체의 화려함이나 내밀함은 적기 때문이었는지 속도 있는 책읽기가 가능하여 금세 10권짜리도 뚝딱 읽곤 했다. 국사 교과서에 나오는 조직과 문화유적 중심의 딱딱한 내용을 통해 배우는 것보다 역사소설을 통해 배우는 정치적 암투 및 시대상을 엿보는 재미가 훨씬 좋았기 때문에 역사소설을 덕분에 국사 교과서에 흥미를 가지게 된 케이스였다.

 

오랜만에 10대 후반 20대 초반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다. 밤새우며 책 읽던 그 시절의 그 기분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을까 싶어서 『김종서는 누가 죽였나』 서평단 신청을 하였다.

 

이 소설은 네이버에 연재되었던 인터넷 소설이라고 한다. 스토리라인에 중점을 두고 독자의 흥미를 유도하는 전형적인 역사소설 형식이다. 그래서 가볍게 재미 중심으로 읽을 수 있는 쉬어가는 책 읽기 기분이 드는 시간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김종서는 소설 『한명회』를 읽으며 한명회의 지략에 의해 수양대군에게 제거되는 정도이다. 성품이 고리타분하고 원칙주의자여서 적이 많은 사람이었다는 정도였다. 『김종서는 누가 죽였나』라며 마치 범인을 색출하는 추리소설인가 싶은 제목의 느낌이다. 팩션 소설답게 팩트와 픽션을 넘나들며 재구성하긴 했지만 김종서의 죽음이 소설의 주요 포인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김종서의 정치적 성장 과정을 중심 흐름으로 놓고 김종서를 굉장히 청렴하고 애국심과 충성심이 깊으며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갖춘 사람으로 그려졌다. 김종서가 4대 군주를 모시며 종묘사직을 지키려다 쿠데타에 의해 제거된다는 결론으로 흐르는데 우리가 다 알다시피 김종서를 죽인 사람, 즉 이 책이 제목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의미로 ‘범인’이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무섭게 답을 내리자면 ‘수양대군’이다. 왜 수양대군이 김종서를 제거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약 30여 년간의 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서술된다. 김종서가 원칙을 지키다 정치적 적을 만들어가고 그러면서 자신의 세력과 명성도 확대해 간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계유정난까지 이어서 소설의 끝을 맺는다. 김종서 관련된 여타 기록이나 글과 차별성을 둔다면 가장 큰 차이가 ‘홍득희’라는 남장 여자와의 러브라인일 것이다. 사료에도 등장한 산적 두목이었다고는 하나 김종서와의 연관을 지을 증거는 없는데 작가는 홍득희를 끌고 와 김종서를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그린다.

 

무난한 소설이다. 특별히 이야기가 아주 재미있고 흥미진진했다거나 세밀한 묘사가 뛰어나다거나 역사소설이 주는 특유의 묵직함도 그리 크진 않다. 뭔가 더 다듬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부분도 분명 있다. 이상우 작가의 나이대는 잘 모르겠지만 젊은 작가인 것 같은데 가끔 등장하는 억지스런 유머가 웃을까 말까 갸우뚱하게 하는 부분이 더러 있었다. 예를 들어 175p에서 김종서가 억울한 남편의 죽음으로 슬퍼하고 있는 아낙과 어린 자녀를 걱정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옆에 있던 이징옥이 그 걱정을 거드는 대사가 있다.

“주인이 죽었으니 이제 소는 누가 키우지요?”

으아~~한때 유행했던 유행어를 살짝 집어넣었으나 왜 이리 어색한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쉬어가는 책 읽기 아니면 가끔 책 읽는 사람이나 청소년들에게 재미있게 읽히겠다. 그 정도로 선에서 마무리 하련다.

 

 

 

★오탈자

234p 유지광 --> 유

321p 임자빈 홍순도 --> 임자빈, 홍순도

334p 왕후를 마지할 --> 왕후를 이할



YES마니아 : 로얄 g********s 2012.02.01. 신고 공감 9 댓글 12
리뷰 총점 종이책
재구성된 김종서는 인간적이었다.
"재구성된 김종서는 인간적이었다." 내용보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책들이 김종서를 다루고 있다. 그 시대라면 그가 인구에 회자되는 인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결과론적으로 표현되는 것은 그의 죽음이다. 죽는 상황은 달리 표현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수양대군에 의해서, 그의 부하들에 의해서 죽게 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 뚜렷한 내용을 가지고 ‘김종서는 누가 죽였나?’로 추리적 기법을 사용해 이야기
"재구성된 김종서는 인간적이었다." 내용보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책들이 김종서를 다루고 있다. 그 시대라면 그가 인구에 회자되는 인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결과론적으로 표현되는 것은 그의 죽음이다. 죽는 상황은 달리 표현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수양대군에 의해서, 그의 부하들에 의해서 죽게 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 뚜렷한 내용을 가지고 ‘김종서는 누가 죽였나?’로 추리적 기법을 사용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 이 소설은 조금은 부담이 많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뚜렷한 결과가 있는 내용을 그에 맞추어 만들어간다는 사실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은 김종서가 북쪽 국경에 갔을 때로부터 시작된다. 거기에서 어린 남매의 부모가 조선 군인들에게 죽게 되는 상황을 설정하고, 그들을 거두어 은혜를 입히는 내용을 통해서 이야깃거리를 장만한다. 그런데 이야기 속에 시간과 공간이 혼란스럽게 연결되어 나타난다. 그것은 내용을 재미있게 구성하려고 하다 보니 이루어진 것이라 생각된다. 양정과 한명회 그리고 김종서의 관계 설정이 역사와 조금 상이하단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런데도 이렇게 따라 읽고 있는 것은 이 허구를 통해서 시대의 한 단면을 표현하고자 한 작가의 생각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무리한 바가 없진 않으나 인물됨이 잘 드러나는 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를 하고 있음으로 이야기가 활기를 띈다. 그것이 줄거리가 쉽게 읽히는 이유일 것이리라.


김종서는 이름도 제대로 없는 아이들에게 이름을 만들어 준다. 9살짜리 누나는 홍덕희, 그 동생은 홍석으로. 그리고 그들에게 글자도 가르친다. 여진의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그들을 한양으로 올라가면서 데리고 가려 했지만, 그들이 고향에서 살겠다고 해서 두고 올라간다. 그리고 양녕대군의 여인 행각 때문에 그것을 조사 정리하는 역할로 시간이 흐른다. 그러다 황해도에 사신단 봉물이 털리는 사건이 일어나고, 여자 산적이 횡횡한다는 전갈이 온다. 그리고 김종서는 그곳에 토벌대장으로 파견된다. 그런데 그곳에 가서 그 산적 대장이 홍덕희란 사실을 알게 되고, 그곳에 온 연유를 알게 된다. 자신의 부모를 죽인 원수가 그곳에서를 살고 있기에 원수 갚는 일과 또 자신들에게 은혜를 끼친 김종서를 만나 뵙기 위해 80명의 부하를 데리고 그곳으로 왔다고 한다. 그들은 만나 서로의 애틋한 정을 나눈다. 그려지는 내용이 조금은 황당하나 김종서와 처음 만나던 당시 9살이었던 소녀를 10년이 지난 후에는 19살에는 영웅시하여 그려내고 있다. 신출귀몰하고 무예에 뛰어난 능력을 소유한 출중한 인물로 말이다. 다른 책들에서는 김종서의 여인으로 여진족 쪽의 사람이 주로 등장하는데, 이곳에서는 그렇게 같은 민족으로 김종서의 애인이 되는 인물이 그려진다. 이 글은 그들을 중심으로 계유정난를 표현해 나간다고 해도 될 듯하다. 당시 실록에 그려진 황해도 여산적 출몰 이야기를 김종서의 사랑과 연결시켜 상상화로 그려 내고 있다.


작품 속에서 홍덕희로 표현되는 김종서의 여인은 그와의 관계 속에서 많은 능력을 가진 자로 표현된다. 한양에도 그의 세력을 심어 두고 김종서가 어려움에 처할 때 그를 구해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10대의 소녀로 40대의 김종서의 여인이 되길 원해 그러한 기회를 가진다. 하여 김승유라는 아이를 기르게 되고, 김종서의 가족들이 몰살을 당한 시점에서 그 아이에게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 것을 심어나간다. 세간에 전해 내려오는 많은 이야기를 이리저리 짜깁기를 해 이야기를 엮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과 시공간적으로 많이 다르게 나타나기에 매우 혼란스럽다. 김종서에 대해서, 계유정난에 대해서 선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읽어나가면 참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내용이 되겠다.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잘 그려나가고 있다.


이야기는 문종의 승하와 함길도 절제사로 있던 김종서를 한양으로 불러올리는 상황이 설정되면서 급격하게 진행되어 간다. 수양의 꾀로 김종서를 살해하려 하나 귀성의 선두에 선 홍덕희가 지혜를 발휘함으로 위기에서 벗어난다. 그리고 결국 단종을 왕위에 세워나가는 역사가 이루어진다. 어린 단종이 왕위에 오르면서 유지를 받들어 백두산 호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김종서가 후견인이 된다. 그런 가운데 수양과 안평 진영에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이들을 중심으로 다툼의 기미가 생겨난다.


이런 상황에서 계유정난이 일어난다. 수양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r사를 일으키는 것이다. 수양 측 사람들이 수양과 함께 김종서의 집으로 찾아간다. 그 과정에서 그 기미를 알아챈  홍득희의 세력이 그들을 막아서게 되고 싸움이 일어난다. 싸우는 과정 속에 수양의 일부 세력이 그 싸움터를 빠져나가 김종서의 집으로 향하게 되고, 아무런 대비가 없던 김종서는 그들의 손에 당하게 된다. 홍덕희가 수양을 제압하여 그의 사저에 데려다 주고, 김종서의 집에 도착해 보니 집은 처참한 상황이 되어 있다. 그러나 김종서는 죽지 않고 있다. 그래서 그의 지시에 따라 대궐로 향하려던 그들은 곳곳에서 세조의 세력에 막히게 되고 결국 목멱산 밑의 사돈집으로 간다. 그곳에서 반전을 노리다가 수양의 세력들에게 들킨 바 되어 김종서는 죽는 것으로 그려진다. 오랜 시간 그와 함께 전쟁을 누비고 다녔던 양정에 의해 죽음을 당한다. 홍덕희는 그런 가운데 다른 곳에 있었기에 살아남게 되고, 결국 그의 무덤 앞에서 승유에게 그가 누구인지를 일깨우고 장군의 유지를 이어갈 것을 알린다.


이야기가 우리가 알던 내용에서 많이 발전해 있다. 모든 사료들은 김종서가 그의 집에서 수양의 세력에게 철퇴를 맞아 사망하는 것으로 제시된다. 그런데 이 글은 그의 생명을 조금 더 지속시켜 나간다. 그리고 양정이란 인물과 관련하여 재음미해 볼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공적인 그의 생명을 개인적인 것으로 의미를 약화시킨 듯한 모습이다. 당대의 시대를 지키기 위해 장렬하게 사망한 것이 보편적인 죽음의 의미인데 사랑과 피신 그리고 개인적인 인물의 만남을 통한 죽음 등으로 치환된 내용을 통해 뭐를 나타내려고 했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거의 그 죽음의 의미는 비슷하다고 해도 될 듯한데 말이다. 결론적으로 계유정난으로 인해 그는 죽었고, 수양의 권력욕에 장애물이 되어 제거되었는데 말이다.


역사적인 팩션을 읽으면서 참으로 조심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사실을 읽을 것인가 재미를 읽을 것인가를 결정해 자료들을 만나야 할 듯하고 생각했다. 잘못 하면 역사에 대한 오해를 가질 수 있기에 이런 글은 그 재미로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많은 곳에서 만났던 김종서의 이미지와 너무나 다른 인물 제시가 당황케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재미있게 읽었던 글이다. 



j****3 2012.01.20. 신고 공감 5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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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만들기의 함정에 빠진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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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우리집 텔레비전 채널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버지셨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뜻을 꺾지 않으시던 아버지께서는 코메디, 드라마, 가요프로를 모두 싫어하셨다. 그러다보니 우리 형제들은 어린 아이들 취향에 맞는 작품을 보기 어려웠다. 이런 아버지께서 좋아하신 드라마가 있는데 그건 바로 정치 드라마와 사극이었다. 그런데 이 아버지의 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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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우리집 텔레비전 채널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버지셨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뜻을 꺾지 않으시던 아버지께서는 코메디, 드라마, 가요프로를 모두 싫어하셨다. 그러다보니 우리 형제들은 어린 아이들 취향에 맞는 작품을 보기 어려웠다. 이런 아버지께서 좋아하신 드라마가 있는데 그건 바로 정치 드라마와 사극이었다. 그런데 이 아버지의 취향이 묘하게 나에게도 잘 맞았다. 그래서 내가 기억하기로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난 밤이면 아버지 옆에 붙어서 이 드라마들을 보고 있었다. 

 

  사극을 만들 때 가장 만들기 어려운 시대를 찾으면 조선조에서는 세종 때라는 말이 있다. 최근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가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전에 만들어진 [대왕 세종]은 별 인기를 얻지 못했을 정도로 세종 시대는 왕실 내의 갈등 구조도 왕과 신하들 간의 갈등 구조도 극적인 드라마로 만들기에는 기존의 사극 질서내에서는 지나치게 평안한 시대이다.(세종시대의 7년 가뭄 같은 것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나라 사극 경향이 왕실의 권력 암투에 맞춰진 틀을 가지고 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소설로도 세종 시대를 다룬 소설은 그다지 주목받는 작품이 나오질 않는다.

 

 하지만 세종시대에는 꽤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이 존재했던 시대인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인 김종서이다. 명장으로 기억되는 김종서씨를 역사책의 주인공이 아닌 생생한 캐릭터로 인식한 것은 고등학교 때 읽었던 신봉승씨의 [조선왕조 오백년]에서였다. 믿음직한 장수이지만 성질이 급하고 약간 단순한 면도 있었던 소설 속 김종서는 소설의 특성상 길게 소개되지 못했지만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 후 내 머릿 속에서 김종서의 이미지는 그 소설 속 이미지로 고착되었다.

 

 그런 상태에서 이 소설이 나왔을 때 내가 가진 이미지가 어떻게 변할 지, 어떤 또 다른 매력을 만날 지 기대했었다. 더구나 산적 여두목과의 핏빛 로맨스란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능가할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기대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소설 목민심서]의 저자는 정약용에 대해 조사하며 사랑 이야기를 찾을 수 없어서 막막해하다가 로맨스의 흔적을 발견하고 너무 기뻤다고 말하기까지 할 정도로 역사 소설에서 적절한 로맨스는 아주 멋진 양념이다.

 

 400쪽에 가까운 책이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잡았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조금씩 실망감이 들기 시작한다. 문체가 쉬운 것은 아무 상관 없다. 오히려 쉽게 읽히는 문체는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데 왜 이 작가는 자꾸 편집자적 논평을 하고 있는 건지, 꼭 필요한 논평도 아닌데 간혹 발견되는 논평이 오히려 내가 읽으며 인물 관계도를 파악하고 인물이 잘못 선택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보다 흥미를 떨어뜨린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이 별다른 시간없이 자꾸 건너 뛰어지는데 그러다 보니 읽다가 현재의 시간대가 파악이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말투도 지나치게 현대적이고 나이와 연령대를 고려하지 않는 말투가 몰입을 방해하기도 했고. 사극이라면 사극체 말투를 어느 정도를 써 주는 것이 오히려 현실성을 높힐 텐데 말이다.

 

 결정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이 소설이 한 인물을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 다른 인물들을 죽이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소설 속에서 김종서는 무척 인간적이고 능력있는 인물이다. 이 인물에 대한 묘사가 잘 되어 있는가는 차치하고 생각하더라도 이런 훌륭한 인물이 주인공인 것은 괜찮지만 다른 인물들을 타인을 시기하고 모함하는 인물들로만 표현해 두었다. 이 소설을 읽고 있다보면 세종도 무능해 보이고 황희도 소인배로 보이고 조선 왕실에는 쓸만한 신하는 하나도 없어보인다. 완전히 조선을 지키는 것은 김종서 하나 같다. 판타지 소설 속에서 먼치킨계의 주인공 같다고 할까? 그럼 김종서만 완벽한 인물이냐면 그건 또 아니다. 짝 맞추기처럼 산적 두목인 홍득희도 뛰어난 인물이다. 주인공들과 그 가족들만 뛰어나고 도덕적이지만 주변인물들은 모두 나쁘거나 별로인 소설이라니....

 

 소설을 읽기 전에 봤던 이 소설의 평점이 왜 사람마다 널뛰기를 하듯 극단적으로 달랐는지 이해가 되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을 것이니까.



YES마니아 : 플래티넘 w******6 2012.01.27. 신고 공감 4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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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는 누가 죽였나』 by 이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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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김종서는 누가 죽였나>라는 이 작품을 추리 소설의 방식으로 접근을 시도했다고 한다. 제목이나 표지를 봐도, 마땅히 추리 소설로 이해하기 쉽겠지만 내용을 확인하면 그런 생각은 일순간 사라진다. 긴박감 넘친다거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음 장면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게 여기는 게 우리가 알고 있는 추리물이다. 하지만 그런 상상력과는 다르
"『김종서는 누가 죽였나』 by 이상우" 내용보기
저자는 <김종서는 누가 죽였나>라는 이 작품을 추리 소설의 방식으로 접근을 시도했다고 한다. 제목이나 표지를 봐도, 마땅히 추리 소설로 이해하기 쉽겠지만 내용을 확인하면 그런 생각은 일순간 사라진다. 긴박감 넘친다거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음 장면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게 여기는 게 우리가 알고 있는 추리물이다. 하지만 그런 상상력과는 다르게, 역대 왕(태종, 세종, 문종, 단종)을 모신 충신 김종서를 둘러싼 시대극이 중심이 된 역사 드라마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굳이 장르를 선별하자면 무협 정도라고 할까.

  

 

새 문자를 창제하려는 뜻을 지닌 세종 임금이 여진 문자를 연구하다가 자료가 부족하자 김종서에게 여진족의 말과 글에 대해 조사해 오라는 특명으로 22세 나이에 북방 변두리 경원에 온 김종서는, 못된 조선 병사들에게 부모를 잃은 9살 홍씨 성의 여아를 만나 득희라 이름 짓고 그녀의 남동생은 석이라 한 것이 인연이 되어, 10년의 세월이 지난 후 산적 두목이 된 득희와 해후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된다.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여색을 즐기는 양녕대군, 세종이 승하한 뒤 권력의 움직임을 끌어들이기 위해 방룡설을 퍼뜨리는 안평대군, 삼군부의 핵심을 장악하여 왕위 찬탈에 혈안이 된 수양대군, 삼십대의 제왕이지만 대비도 없고 왕비도 없어 수양대군 휘하에 생명을 단축한 문종, 13살의 어린 임금이지만 김종서의 죽음에 당차고 강경한 모습을 보인 단종, 세자빈의 자리를 대신한 세종의 후궁 혜빈 양 씨, 안평대군과 수양대군에게 양다리를 걸쳐 줄을 서는 권람과 홍윤성, 손쉽게 수양대군 편에 넘어가는 집현전 학자 신숙주, 수양대군의 두터운 신임을 얻는 심복 한명회 등 역사 속 인물을 단편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사건은, 단연 수양대군이 고명대신 김종서를 죽이고자 음모를 꾸미고 칼바람을 일으킨 계유정난(계유년에 일어난 사건으로 공이 있다 하여 한명회를 비롯한 37명이 정난공신이 되었다)에 있다. 수양대군은 어린 조카인 단종을 왕위에서 끌어내 왕권을 찬탈했고, 반대파 세력을 숙청한 피의 군주이며, 부친인 세종의 위업을 계승한 치적군주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낸다. 홍득희라는 여인은 필자의 상상력으로 창조된 허구 인물이지만 실제 존재하는 역사 속의 인물인 양 위엄이나 기품이 있는 인물로 만들어졌다. 이 여인은 김종서가 난항을 겪을 때마다 나타나 그 순간을 순조롭게 지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인물로서 비중을 제법 차지하지만, 김종서와의 핏빛 로맨스는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문신이면서도 무신의 일을 맡아 북쪽 국경을 개척하여 조선의 영토를 확정시킨 당대 제일의 장수 김종서, 48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진 충신인 그는 변경에서 오랑캐와 싸우느라 어머니의 임종도 지키지 못했고, 병든 아내를 병상에서 단 하루도 지켜주지 못했으며, 오직 나라와 사직을 위해 일생을 바쳤다. 학문에도 뛰어나 유생들의 사표가 되었으며 고려사절요 편찬 등 문신으로의 업적도 많이 남긴 그는, 단종 일 년 시월 십 일 새벽에 명분도 빈약한 쿠데타에 의해 허무하게 눈을 감는다.


d******7 2012.02.01.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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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그러나 참 평가는 나중에 다시...
"재밌다. 그러나 참 평가는 나중에 다시..." 내용보기
흐름이 매우 빠른 소설이다. 김종서의 '고희' 삶 전체에 걸친 이야기다보니 중요한 사건만 나열하였고, 세종 대부터 문종, 단종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사건에 걸친 김종서의 삶만을 집중조명하다보니 그렇다. 또 중간중간 김종서의 연인이자 조력자로 등장하는 '여산적 홍득희'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갔고, 또 김종서의 삶에 큰 걸림돌이 되었던 수양대군의 이야기도 낑겨들어가니 김종서
"재밌다. 그러나 참 평가는 나중에 다시..." 내용보기

  흐름이 매우 빠른 소설이다. 김종서의 '고희' 삶 전체에 걸친 이야기다보니 중요한 사건만 나열하였고, 세종 대부터 문종, 단종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사건에 걸친 김종서의 삶만을 집중조명하다보니 그렇다. 또 중간중간 김종서의 연인이자 조력자로 등장하는 '여산적 홍득희'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갔고, 또 김종서의 삶에 큰 걸림돌이 되었던 수양대군의 이야기도 낑겨들어가니 김종서의 삶을 띄엄띄엄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래서 책이 재미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 책의 재미는 좀 남다른 데에 있다. 대개 '김종서'를 다룬 책들이 김종서의 긍정적인 면을 극대화시키고 다른 이들을 못나게 그려 김종서를 더욱 위대한 인물로 그리기에 여념이 없는데 반해, 이 책에서 엿보이는 김종서는 호랑이도 잡고, 여진족과 몽골족 들과 같은 야인들이 '김종서'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게 하는 위엄을 지니긴 했으나, 그가 무신이 아니라 문신이었다는 점을 강조하였고, 키도 왜소하였으며, 위기에 빠졌을 때 여자의 몸으로 산적 두목이 된 홍득희가 번번히 구해준다는 점을 강조하여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위엄에 찬 김종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물론 홍득희와 같은 다른 인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특히 홍득희를 그리는 부분에서 그런 점이 부각되었다. 조선인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변경에서 조선 관군들에게 부모가 희생을 당하고 졸지에 고아가 된 것을 김종서가 길을 가다 우연히 만나 도와주게 된다. 그때 지어준 이름이 홍득희다. 그러나 어린 홍득희는 그 때 김종서를 따라 한양으로 오지 않고 여진인과 함께 생활을 했었다. 그런데 여기서 김종서는 숙적을 만나게 된다. 바로 '양정'이다. 이 사람이 누군고 하니 '계유정난' 당시 수양대군의 수하로 있다가 김종서를 끝내 칼로 찔러 죽인 인물이다. 이 책의 제목에 나온 수수께끼의 주인공인 셈이다.

 

  그러나 김종서의 삶 속에 걸림돌은 양정 뿐만이 아니다. 셀 수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이 많다. 심지어 이 책에서는 바로 그런 걸림돌이 되는 인물들만 골라서 늘어놓았을 착각이 들 정도다. 아예 제목을 <김종서의 걸림돌>이라고 지어도 좋을 뻔 했다. 그래서 김종서에게 왜 이런 걸림돌들이 많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자연스레 자아내게 한다. 왜 김종서에게는 삶의 걸림돌들이 이렇게나 많았던 걸까?

 

  그 까닭은 김종서란 인물이 너무 깨끗하고 올곧은 성품을 지녔기 때문이다. 태종 대에 급제하여 문신이 된 이후로 세종, 문종, 단종까지 네 임금에게 총애를 받을 정도로 청렴결백한 인물이었다. 사사로운 까닭으로 행동하기보다는 늘 나라와 임금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겼을만큼 뼛속까지 충신인 인물이 바로 '김종서'였다. 이를 알아본 성군 세종은 그를 매우 총애하였고, 고속 승진은 떼논 당상이었을 정도다. 또 온갖 비리와 부정부패가 일어나는 현장에 가장 믿을만한 이를 보내야 할 일에 늘 김종서를 보냈다. 이쯤하면 답은 뻔하지 않은가? 임금을 총애를 한 몸에 받아 고속 승진을 한 인물치고 질투와 시기를 받지 않은 이가 어디 있던가. 또 비리와 부정부패가 일어난 현장에서 철저히 수사를 하다보면 자기가 저지른 죗값을 달게 받으려는 염치조차 없이 되려 앙심을 품는 못난 이들이 생기게 마련이니 말이다. '양종'도 바로 그렇게 비리를 저지르다 김종서에게 들통나서 호되게 혼쭐이 난 경험이 있던 못난이였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새삼스러움 한 가지를 느끼게 된다. 이렇게 청렴결백하고 꼬장꼬장한 인물이 등장하면 대개는 이런 긍정적인 인물에 대한 존경이 없다가도 생기기 마련인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왜? 그렇게 꼬장꼬장하게 산 인물이 못난이들에게 칼 맞아 죽기 때문이다. 홍득희의 부모가 죄를 많이 지어서 추운 북방 변경에서 양정의 수하들에게 칼 맞아 죽었을까? 아니다. 홍득희의 부모는 조선관리들의 횡포와 가렴주구를 견디다 못해 그곳까지 밀려왔던 것이고, 결국엔 죽임을 당했다. 이 또한 결국 착하게 살다가 손해만 본 셈이다. 이러니 이 책을 읽는 도중에도, 책을 다 읽고 덮은 뒤에도 뒷맛이 씁쓸하기는 매한가지였다.

 

  물론 현실이 그렇다. 세상이 각박해져서 착하게 살면 손해보는 일이 더하면 더했지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한 술 더 떠서 왕족인데도 시정잡배와 어울리며 호시탐탐 조카의 임금자리까지 노리다가 결국 빼앗아 버리는 패륜이 끝내 성공하는 모습까지 시원하게 보여준다. 끝까지 충신으로 남아 제 한 몸 아끼지 않고 임금을 지키려던 김종서는 비운을 맞이하는데 나쁜 짓만 일삼던 수양대군과 그 패거리들은 '정난공신'이라 불리며 출세가도를 달리니 말이다. 이쯤 되면 아주 착하게 살지 말라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였다.

 

  소설은 참 재밌다. 김종서라는 인물을 새로운 각도로 볼 수 있는 계기를 던져주어 신선했고, 또 산적 여두목 홍득희와 함께 보여준 로맨스도 김종서를 달리 보게 만들었다. 또 유난히 많은 걸림돌들을 헤치고 나아갔기에 김종서라는 인물이 지닌 올곧은 성품이 그 어떤 작품보다 더욱 돋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문신이면서도 무신들이나 매고 다녔을 활과 화살통을 세종 임금이 하사하였다는 까닭으로 늘 매고 다녔다는 묘사를 통해 김종서가 지닌 새 이미지를 얻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참 재밌었는데, 이 책 속의 착한 이들은 비명횡사하거나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고, 제 행실이 부끄러울 줄도 모르는 파렴치한과 못난이들이 떵떵거리며 잘 사는 모습이 보여져서 참 씁쓸했다.

 

  물론 '계유정난'이라는 비극을 배경으로 삼았기에 착한이가 모진 고생을 하고, 못난이가 출세하는 일을 그릴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럴수록 착한이들이 결국 복 받고 끝내 행복하다는 이야기로 꾸몄어야 할 텐데, 책의 흐름조차 매우 빠르게 설정되어 있었으니 착한이보다는 못난이들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천천히 음미할 수만 있었어도 더 나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많이 아쉽다. 물론 이런 견해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일 따름이지만...

 

  한국형 '팩션'의 거장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는 글쓴이가 쓴 작품이다. 아쉽게도 이 글쓴이가 쓴 다른 책들은 읽어보지 못하였으나, <대왕 세종>과 같은 같은 이름의 드라마는 참 재미나게 보았었다. 기회가 된다면 글쓴이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비교해 보아야 제대로된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이 작품 하나만으로는 글쓴이의 깊이를 가늠하기 쉽지 않고, 섣불리 내리는 결론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니 진정한 평가는 다른 작품을 읽어본 뒤에^-^=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z******8 2012.01.26.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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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팩션 [김종서는 누가 죽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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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부는 이 자리가 그렇게 탐이 났소?  숙부는 숙질 간 혈육의 정도 배신하고, 군신의 의로도 저버렸소.  후일 역사가 두렵지 않으십니까? 이제 나는 왕도 아니오. 마음대로 하시오.” 실록은 승자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역사서에 적혀있는 일들은 대부분 왕의 업적과 그 정권을 정당화하기 위한 치적으로 점철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하기에 역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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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부는 이 자리가 그렇게 탐이 났소?

 숙부는 숙질 간 혈육의 정도 배신하고, 군신의 의로도 저버렸소.

 후일 역사가 두렵지 않으십니까? 이제 나는 왕도 아니오. 마음대로 하시오.”

실록은 승자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역사서에 적혀있는 일들은 대부분 왕의 업적과 그 정권을 정당화하기 위한 치적으로 점철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하기에 역사는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것 아닐까 싶다. 최근 드라마에서 세종 조 얘기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김종서"와 "수양대군"에 대한 여러 시각들이 존재한다. 최근 일은 아닐 것이다. 그간 단종이 즉위한 뒤 왕권이란 권력을 잡기 위한 수양대군에 대한 해석이 다양했으니 말이다. 대부분이 왕권을 찬탈하기 위해 혈안이 돼 피바람을 일으켜 반대파를 숙청하고 조카인 단종의 자리를 빼앗고 영월로 유배를 보내 끝내 사약을 내린 인물이었지 않은가? 아무리 조선을 사랑했고 부친의 위업을 계승한 치적군주로 불리운 인물이지만 세조에 대한 시선이 고울 수 없는 연유는 바로 계유정난과 그 이후 친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빼앗은 일일 것이다.

 

계유정난(癸酉靖難):

1453년(단종 1) 음력 10월 세종의 뒤를 이은 병약한 문종은 자신의 단명을 예견하고, 영의정 황보인과 좌의정 남지, 우의정 김종서에게 어린 왕세자가 등극한 후 잘 보필할 것을 부탁하였으나, 수렴청정을 통해 왕실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대비, 대왕대비 등의 부재 상황에서, 수양대군이 친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빼앗기 위하여 김종서와 황보인 등을 제거하고 정권을 장악한 사건을 말한다. 이 정변이 계유년에 일어났으므로 계유정난이라 한다. 김종서의 죽음과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은 조선조 600년 사상 가장 큰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김종서는 누가 죽였나>는 계유정난이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어린 나이에 보위에 오른 단종의 지지 세력으로 정국의 실권을 쥐고 있던 김종서와 소수 대신들의 집권 체제를 견제한 수양대군을 위시한 종친들의 권력과 왕위를 둘러싸고 벌어진 쟁탈전 가운데 김종서의 기록에 상상력을 더해 창조된 이야기다. 사건의 중심은 계유정난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조선왕조실록 세종조 10년의 기록에 황해도에 여자 산적이 출몰한다는 내용과 같은 해 황해도에 신백정 출신 산적 홍득희가 체포되었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동원해 작가는 홍득희라는 산적을 등장시켜 그녀와 김종서의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김종서의 젊은 시절의 활약인 북방 국경 개척 과정을 그리고 있다.(음,, 핏빛 로맨스는 쪼꼼 강도가 약했음이다. 내가 늠 기대했나? ^^;;;)

 

암튼 조선에 불어 닥친 피바람, 어린 조카에게 사약을 내릴 만큼 권력의 유혹이 컸단 사실은 언제 보고 들어도 잔혹하고 비정하다. 난세의 영웅,,, 어느 편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정의로운 인물인지, 아니면 위협적인 인물인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수양의 입장에서 바라보자면 정권을 잡고자 하는 인물이었기에, 현 정권의 군사를 휘어잡고 있는 김종서가 곱게 보이진 않았을 터고, 김종서 역시 정권을 잡고 있는 인물이기에 정권을 찬탈하려는 수양이 위협적인 존재였음이 분명했을 터입니다. 누가 승리자일까? 누구를 승리자라 칭할 수 있을까? 음모는 혁명으로 변하고, 혁명은 역사가 돼 간다. 비정한 역사가 말이다.



n****5 2012.01.25.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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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 김종서의 비극적 죽음, 산적 여두목과의 사랑-'김종서는 누가 죽였나'
"명장 김종서의 비극적 죽음, 산적 여두목과의 사랑-'김종서는 누가 죽였나'" 내용보기
'김종서는 누가 죽였나', 제목에 일단 혹했다. 혹시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에서 벗어난 기가 막힌 상상력을 발휘한 이야기가 담겨 있나? 하는 기대 속에 작품을 읽어갔다.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해서 이야기를 만드는 팩션은 최근  역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쟝르로서 제법 탄탄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때로는 상상력이 지나쳐 역사적 사실은 제거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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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는 누가 죽였나', 제목에 일단 혹했다. 혹시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에서 벗어난 기가 막힌 상상력을 발휘한 이야기가 담겨 있나? 하는 기대 속에 작품을 읽어갔다.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해서 이야기를 만드는 팩션은 최근  역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쟝르로서 제법 탄탄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때로는 상상력이 지나쳐 역사적 사실은 제거되고 상상력을 넘어서 날조된 역사만 남는다는 비판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팩션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세종이 욕쟁이로 묘사된 것 처럼 역사 속에서 근엄하게 평가되는 인물에 의외의 인간미를 입혀주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숨결을 불어넣기도 한다.

 

'김종서는 누가 죽였나'에서는 혹시나 하면서 상상했던 김종서의 죽음에 대한 반전은 없었다. 이 작품에서는 김종서가 어린 시절 지켜줬던 소녀와 해후하게 된 이야기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맥락이 주요 뼈대를 이루고 있다. 소녀는 자라서 산적의 두목이 돼 김종서와 사랑을 나누게 되고, 김종서는 수양대군이 보낸  양정에게 죽음을 당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제목에 혹한 탓인지 이런 결말에 뒤통수를 맞은 기분도 들고, 약간의 배신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읽는 동안 내가 이 작품에서 기대한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봤다. 정설로 확인된 역사적 사실에서 벗어난 재미, 상상을 초월한 이야기를 원했던 것은 아닐까? 자문해봤는데, 상상력이랍시고 역사적 사실까지 무시하는 이야기를 원한 것은 분명  아니었다.

작가 이상우 역시나 그런 점을 인식하는 작가였는지, 김종서를 사랑한 산적 여두목의 존재를 실록에서 따온 모양이었다. 조선왕조실록 세종조 10년의 기록에 황해도에 여자 산적이 나타났다는 언급이 있고, 같은 해 황해도에 신백정 출신 산적 홍득희가 체포됐다는 기록이 있다고 하니, 이 기록에 살을 붙여 홍득희하는 여자 산적 두목의 존재를 만들어낸 것이었다.

 

그리고 홍득희가 김종서의 아들을 낳았다는 설정은 세조의 등극에 반대하는 입장에 섰기에 죽음을 당한, 그것도 삼부자 모두 몰살당한 터라, 김종서의 후대가 끊긴 것이 마냥 안타까워 그를 기리는 심정으로 아들을 설정한 것은 아니었을까.

'김종서는 누가 죽였나'는 이렇게 작가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었고, 나도 그런 작가의 마음에  동감했다. 그것은 역사적 실존 인물인 김종서의 비극적 최후에 대한 연민과 애정의 표현이던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작품에 그려진 김종서의 모습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문관이었던 김종서가 북방을 개척할 수 있었던 기개나 내공이 그다지 강하게 그려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건을 전개하는 과정에서도 밀도가 떨어졌다. 김종서에게 원한을 품고 그를 모함하는 인물들도 여럿 포진돼 있었지만, 김종서에게 해를 가하는 과정도 제대로 그려내지 못했다.

팩션을 읽을 때에는 작품성이나 감동보다는 재미에 더 비중을 두게 되는데, 캐릭터나, 사건 전개 또한  널리 알려진 역사적 사실 사이에 홍득희라는 젊은, 여산적 두목과의 사랑이라는 로맨스를 집어넣었음에도, 로맨스 분위기도 살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작품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졌다.

 

위풍당당한 장군, 선왕에 대한 의리와 충성심, 어린 왕의 안위와 종사때문에 노심초사하는 모습, 자신의 죽음은 물론이고 멸문지화에 이르고 난 김종서의 비극, 이것이 김종서를 보면 떠오르는 단면들이 아닐까 싶은데, 여기에 한 여인을 뜨겁게 사랑했던 장부의 모습이  조금 더 부각됐다면, 장군으로, 사육신이라는 존재에 가려진 장부 김종서, 지아비 김종서의 남성적 면모를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e****0 2013.07.26. 신고 공감 2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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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김종서는 누가 죽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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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청아람 출판사의 서평이벤트를 통해 받은 책임을 밝힌다. 이 책의 서평단에 응모할 때는 상당한 기대가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에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읽은 역사소설이 춘원의 '단종애사'였으므로 아련한 향수가 떠올랐다. 또한 김종서는 조선시대에 북방을 개척한 많지 않은 호쾌한 영웅 중에 한 명이기도 했으므로 그에 대한 새로운 해석에 호기심이 일기도 했다.   3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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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청아람 출판사의 서평이벤트를 통해 받은 책임을 밝힌다. 이 책의 서평단에 응모할 때는 상당한 기대가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에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읽은 역사소설이 춘원의 '단종애사'였으므로 아련한 향수가 떠올랐다. 또한 김종서는 조선시대에 북방을 개척한 많지 않은 호쾌한 영웅 중에 한 명이기도 했으므로 그에 대한 새로운 해석에 호기심이 일기도 했다.

 

390쪽의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사흘 만에 읽은 것은 그런 기대의 발로일 것이다. 이 책에 대한 나의 생각을 긍정과 부정적인 면에서 세 가지씩 적겠다.

 

우선 긍정적으로 생각되는 것을 먼저 적겠다.

 

첫째, 실록의 실오라기 같은 기록에서 장대한 서사시를 이끌어 낸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했다. 작가는 조선왕조실록 세종조 10년에 황해도에 여자산적이 나타났다는 짤막한 기록을 가지고, 그녀를 김종서의 평생 동지이자 반려인 홍득희란 캐릭터를 창조했다. 조선시대의 여자 영웅으로 이시백의 부인인 박씨가 있었지만, 그것은 역사의 왜곡이고 황당한 도술로 전개되고 있어서 현실성이 부족하다. 그러나 여진족 국경에서 성장한 홍득희란 여성의 힘을 활용하여 육진 개척의 대업을 이뤘다는 것은 충분히 개연성이 있지 않은가?

 

둘째, 실제 역사의 흐름을 크게 왜곡하지 않으면서 김종서와 수양대군의 대결을 부각시킨 역량에 호감이 갔다. 수양대군이 정권을 잡을 때 가장 큰 걸림돌이 김종서인 것은 역사적으로 인정된 사실이다. 그런 역사적 배경에 살을 붙여서 계유정란의 성사 직전까지 긴장 속에서 대결이 이어지도록 이끄는 구도도 좋았다고 본다.

 

셋째, 작가의 치밀한 연구가 느껴졌다. 김종서가 여진족 추장 범찰과 대결할 때 묘사한 맥궁, 각궁, 만궁 등의 설명은 마치 활에 대한 전문서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전개되는 사건 요소요소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들은 이 작품의 사실성과 현실감을 높여 주었다. 첫 부분에서 김종서가 북방에 온 것은 한글을 창제하고 있던 세종의 명을 받고 여진 문자를 수집하기 위해서라는 설정도 신선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김종서는 무인 이전에 문신이었으니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장면이었다.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뒷받침 되었기에 이런 전개가 가능했으리라고 본다.

 

이어서 아쉬운 점을 세 가지만 적겠다.

 

첫째, 세심한 교정이 아쉬웠다. 작가는 작품속에 허구의 살을 입힐 수는 있지만, 특별한 사유가 없이 사실을 왜곡할 수는 없다. 정종은 태종의 친형이다. 그러므로 태종의 아들인 양녕대군에게 있어서 정종은 큰아버지가 된다. 그러나 작품속에서 양녕대군이 정종을 모셨던 초궁장을 겁탈한 뒤에 '큰할아버지를 모셨던 여인임을 몰랐다.'고 변명하는 대목이 나온다. 또, 문종이 총애한 집현전 학사의 이름에 유응부도 나오는데, 그는 사육신이기는 하지만 학사가 아니라 무신이었다. 오타 또는 착각이겠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문맥이 어긋나는 것도 눈에 띈다. 안평대군이 가노 상충을 수양대군에게 침투시켜서 각종 정보를 수집(266쪽)했다는 서술이 있다. 즉, 상충은 안평대군이 수양대군에게 침투시킨 첩자인 것이다. 그러나 뒤이어 수양대군이 가노인 상충을 안평대군에게 침투시켜서 첩자로 활용(273쪽)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렇다면 상충은 누구의 첩자인가? 앞뒤의 내용이 서로 상충된다. 혹시 동명이인이었다면, 굳이 같은 이름을 쓸 필요가 있었을까?

 

둘째, 나의 역사 지식과 상반된 내용이 자주 보였다.  예를 들어서 황희는 조선 최고의 명상이고, 최윤덕은 김종서와 함께 세종 시대의 명장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황희와 최윤덕은 김종서를 방해하거나 대척점에 선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작가가 필요에 의해서 인물 설정을 그렇게 할 수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두 사람은 그리 중요한 배역이 아니다. 굳이 그런 식으로 묘사할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셋째, 김종서의 북방 개척 활약담에 지면을 좀 더 할애했다면 하는 아쉬움이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여진족을 제압한 영웅으로서의 김종서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범찰과의 궁술 시합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영웅담이 보이지 않는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무수한 여진족 추장들과 격전을 벌이면서 승리를 거두는 장면을 삽입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었다.

 

이 책에 대해서 부정적인 면도 길게 나열했는데…, 그 배경은 다음 두 가지이다. 첫째는 이 작품에 대한 나의 기대가 너무 컸다는 점이고, 둘째는 김종서와 수양대군에 얽힌 사연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알고 있는 배경 지식이 있었다는 점이다. 무언가 아는 것이 있으니 옥의 티도 크게 보였는지 모르겠다.

 

김종서는 조선 역사에서는 드물게도 대륙을 무대로 활약한 영웅이며, 그러면서도 충의를 지키다 희생을 당한 비극적인 인물이다. 이 작품은 김종서의 그런 활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런 작품이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적어 본다.

 



y******3 2012.01.18.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김종서는 누가 죽였나..
"김종서는 누가 죽였나.." 내용보기
나는 유난히도 단순히 외우는 과목들을 싫어하곤 했다. 외우는 것을 잘 못하기도 했거니와, 무의미하게 외워서 시험 보고 까먹는 것 자체가 너무 싫었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재미있는 내용을 재미 없게 만드는, 시험만을 위한 주입식 교육의 폐해라고 생각한다.   나이 먹고 생각해 본건데 "국사"라는 과목은, 아니, 역사를 안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체성과 자부심을
"김종서는 누가 죽였나.." 내용보기

나는 유난히도 단순히 외우는 과목들을 싫어하곤 했다.

외우는 것을 잘 못하기도 했거니와, 무의미하게 외워서 시험 보고 까먹는 것 자체가 너무 싫었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재미있는 내용을 재미 없게 만드는, 시험만을 위한 주입식 교육의 폐해라고 생각한다.

 

나이 먹고 생각해 본건데 "국사"라는 과목은, 아니, 역사를 안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체성과

자부심을 가지기 위해 필수적이고 매우 중요한 행위라는 생각이 든다.

"국사"는 단순히 암기 해야 하는 과목도 아니며, 시대의 큰 흐름을 보고, 시대 별로 당시의 시대상과 발생했던

사건들이 주는 의미들을 깨닫고 이해를 해야 하는 과목임을 이제사 새삼 깨닫게 된다.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에 "국사"가 선택 과목이라니, 이 나라의 앞날이 암울한 것 같다.

아울러, "국사"라는 과목이 필수였던 세대인 내 머리속에서도 조선 시대 하면 떠오르는 것, 남아 있는 것이,

"태정태세문단세" 밖에 없고, 역사 책은 물론이고, 사극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참 부끄러운 노릇이다.

 

각설하고, 이 소설을 만나게 된 것은 나에게 있어 역사에 무지한 과거로부터의 탈피를 가능케 해 줄 신호탄이

되었다. 이 책은 "김 종서" 장군이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역사소설이다. 부끄럽게도 "김 종서"라는

인물에 대해서 기억나는 것이라곤 "6진 개척"이라는 단어 뿐, "6진"이 무엇을 말했는지조차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책의 내용은 세종 때의 "김 종서"를 시작으로 하여, 그가 "계유정난"으로 죽임 당할 때까지

주요 사건들을 바탕으로 하되, "홍 득희"라는 여자 캐릭터를 그려 넣어, 적절히 픽션을 가미하였다.

 

 <계유정난 - 수 많은 사극의 소재가 되었다> 

 

"홍 득희"라는 캐릭터는 실제 사기에 기록이 되어 있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소설에서는 이름만을 차용하여,

"무술에 뛰어나고, 미모를 겸비하고 김 종서를 받들어 모시는 산적 두목"으로 묘사 되고 있다.

 

세종이 가장 신임하는 문신 "김 종서" (무신이 아니라 문신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를 중심으로 하여,

여진 족과의 마찰, 몽골 족과의 마찰, 6진의 개척, 왕궁 내부의 암투, 홍 득희와의 멜로 스토리...

세종부터 문종, 단종에 이르러 왕들을 보필했던 충신 "김 종서"의 일대기가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는 무엇이 허구이고, 무엇이 실제 발생했던 사건인지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홍 득희"라는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꼭 무협지에서 흔히 등장하는 스토리처럼,

"절대적인 미모를 가진 여성이,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주인공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벗어나고,

그를 모시게 된다"라는 스토리는 조금 진부할 수도 있으나, 실제 발생했던 굵직한 사건들이 소설의 축을

이루고 있고, "홍 득희"라는 산적 두목도 실제 존재했다고 하니, 100% 허구라는 보장도 없긴 하다.

 

개인적으로는 꽤나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읽어버린 이색적이고도 재미 있었던 소설이며,

이 책으로 말미암아 역사에 대한 관심도 가지게 되었고, "김 종서"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찾아보고,

"계유정난"은 무엇인지, 조선 시대 왕들의 계보는 어땠고, 그들의 주요 업적은 무엇인지도 다시 되돌아 보게

만들어 준 기회가 되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역사적인 내용을, 소설의 형태로 교육을 하는 것은 어떨까?

진실과 허구만 정확하게 구분해서 가르쳐 줄 수 있다면, 학생들이 쉽게 역사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교과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아래의 계보도를 보라... 머리 속에 쏙쏙 들어오지 않는가?

< 사극으로 본 조선 왕조 계보도 > 

 

역사에 관심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싶은 분들께 이 소설을 강력 추천해 본다.

 

P.S : 네이버에 "김 종서"를 검색하면, 가수 "김 종서"가 나온다.. 너무하다.

P.S : 사극으로 본 조선 왕조 계보도 출처는          

        http://blog.naver.com/stsaint?Redirect=Log&logNo=90126152635 이다.

        이곳 주인장도 퍼오셨다는데, "희동"이라는 분 블로그가 원본이라 한다.

P.S : 김 종서에 대해서는,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2845을 참고.


d******4 2012.01.25. 신고 공감 1 댓글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