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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우리가 만난다면 』를 펴낸 시인은 1985년 성동고 재직시절 『민중교육 』지 관련하여 투옥․해직됩니다. 그런 시인이 펴낸 시에서 따뜻함 보다는 씁쓸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몇 몇 시에서 그런 감정이 울컥하고 구토증상을 일으키며 목구멍에서 나옵니다.
〈그래 우리가 만난다면〉에서는 김수영 시인의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 먼저…” 이런 시 구절을 생각하게끔 하네요.
“그래, 우리가 만난다면
풀잎으로 만나자“
여기서 말하는 풀잎도 같은 의미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풀잎을 보면 가장 흔하고, 어디서든 자라나는 끈질긴 생명력 같은 것을 느끼는데요.
그래서 풀잎이 곧잘 시에 잘 등장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 옛날에는 민초(民草)니 하는 말로 나오기도 했지만 말이죠.
이 시에서 힘과 역동성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살려는 의지 같은 것도.
“그러나 말라붙은 입술 틈으로
살아나오는 풀잎 하나
벽돌장을 뚫고
철조망을 넘어“
이 구절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라붙은(죽어가는)입술 틈에서도 살아나오는(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풀잎 하나가 벽돌장(어려운 난관)을 뚫고 철조망(넘어갈 수 없는 경계선)을 넘는 것은 시적 화자의 가슴 속에 품고 있는 희망을 노래한 것은 아닐까요. - 생각이 틀리지는 않겠죠.
80년대는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래도 화자의 가슴에는 희망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들이 “자신이 겪은 감옥살이” 와 “장기간의 해직생활의 고통 속”에서 나온 시들이 많습니다.
〈그곳은 이미 감옥이 아니었다〉, 〈달맞이꽃〉, 〈너를 보낸다〉, 〈아버지 부음을 듣고〉. 〈너를 처음 보고〉등등 많은 시들을 보면 시인 본인이 겪은 감옥살이에서 나온 시들입니다. * 시인 = 시적 화자가 동일하다고 보면 되겠지요.
많은 시에서 씁쓸한 시를 꼽으라면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시입니다.
우리는 MADE IN KOREA라는 글자를 새겨 수출을 하여 이 자리에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MADE IN CHINA 라는 글자를 새겨진 것들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암튼 이 시에서는 제품이
제품이 아닌 아이들을 수출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지금은 잘 모르지만 예전에 TV 뉴스를 볼 때마다 고아수출국 1위라는 불명예를 얻었다는 둥 이런 뉴스거리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런 소재의 영화도 몇 년 전에 나왔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을 겁니다. - 〈수잔 브링크〉라는 영화가 그런 소재의 영화죠.
지금도 상위 랭크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자살률이 일본에 이어 3위라고 하던가요.
맞나 모르겠네요. 워낙 흘려들어서.
이제는 자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가 되었네요. 불명예스러운 분야에서 상위 순위에 있다는 건 별로 기분 좋은 이야기는 아닌 거 같네요.
빨리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 시를 읽었습니다.
사실 방음벽 연작시도 언급해야겠지만 이 시는 너무 마음에 들어서 얘기하면 그런 기분이 날아가 버릴까봐 언급은 하지 않을까 합니다.
방음벽․1~ 방음벽․5 까지 수록되어 있는데 그 안에서도 역동적이고 힘찬 이미지를 만날 수 있었다는 건만 살짝 말해두고 싶습니다.
또 하나 생각이 난 시가 있는데요.
옛날 학교에서 때던 조개탄(아마 이름이 맞을 거 같기는 한데)을 생각하게 한 〈구공탄〉이라는 시가 바로 그 시입니다.
구공탄을 보면 화자는 그립다고 합니다. 저도 은근히 학교에서 추운 겨울 교실 안에서 때던 조개탄(조개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 것 같네요)이 그립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 계절에 딱 맞는 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 시집에 수록된 시들에서 눈에 확 띄는 상상력 깃든 말들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시인의 거짓된 없는 삶이 스며든 시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매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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