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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된 이후 처음으로 요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 그건 바로 수업이다. 임용된지는 꽤 오래 되었지만 오랜 휴직으로 인해 경력은 아직 10년이 안 되는 나, 작년까진 그래도 전공이 아닌 다른 과목까지 다 가르쳐야 되는 것을 제외하면 그럭저럭 내 수업에 만족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올해 들어서부터는 영 아이들의 반응이 시원치 않다. 아니, 시원치 않을 정도가 아니라 스스로 내 수업이 부끄러워질 정도다. 한반이 아무리 많아도 26명뿐인데 그중 절반이 졸거나 아예 엎드려 자는 모습을 보면 수업할 의욕이 사라지고 자존감은 바닥을 친다. 애들의 반응이 좋질 않으니 나도 수업에 열의가 안 생기고, 그런 내 수업을 듣는 아이들은 더더욱 흥미를 잃어가고..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시작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꼬여 버렸다. 난 원래 수업이 잘 안되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라 얼마전부터 이 문제로 엄청나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이것저것 자료도 찾아보고, 아이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아이들 위주의 학습지도 만들어 놓긴 했는데 과연 아이들이 지금에 와서 이런 학습지 형태의 수업에 잘 참여할 수 있을런지도 걱정된다. 그런 와중에 만난 성종규 선생님의 이 책, '과학교사, 교과서를 버리다' 정말 획기적이다. 교사라면 누구나 강조하는 교과서를 버리라니, 도대체 어떤 내용인지 궁금증이 들었다. 이 책에는 경력 20년이 넘는 베테랑 교사의 수업 노하우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이 선생님께서 거쳐왔던 각종 시행착오의 과정까지 고스란히 들어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감탄했던 것은 이 선생님의 교육 철학이었다. 이런 신념과 배짱, 전공 과목에 대한 해박한 지식, 그리고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 주는 인내심, 철저하게 자신과 하나가 된 교육 철학이 있어야 선생님같은 수업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강의식 수업을 할때 가장 편한건 바로 교사다. 오히려 아이들을 참여시키면 수업 준비부터 배로 시간이 들고, 수업 활동 도중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수업 상황에 항상 긴장을 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을 수업에 참여시키게 하는 동기 유발, 웬만하면 발표도 자기 의견도 말하지 않는 요즘 아이들의 입을 어떻게 열게 할 것인가가 주요 관건인데 나는 이런 능력이 참으로 부족한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참된 의미의 배움중심수업을 하고 계신 성종규 선생님이 존경스럽고 부럽기까지 하다. 당장 이 선생님의 방식을 도입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하나씩 자그만 것부터 실천하기 시작해서 연수도 듣고, 나름 공부도 하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내 고민에 완벽한 해결책을 찾진 못했으나 적어도 앞으로 내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길안내는 확실하게 받았다. 2편도 나와 있다니 이참에 두 권 다 구입해서 열심히 정독하고, 내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 봐야 되겠다. 그동안 고여있던 물 같았던 내 수업에 한줄기 빛이 되어주신 성종규 선생님, 얼굴 한번 뵙지 못했지만 정말 감사드린다. 이런 선생님한테 배우는 학생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도 이런 배움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