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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미학의 성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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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부제는 ‘근대 미학의 성립’이라고 되어있습니다. ‘미학(美學, aesthetics)’ 이 단어는 일본을 통해 국내에 들어왔다고 알고 있습니다. 18세기 유럽에서 바움가르텐이 만든 독일어 단어 Asthetica를 번역한 것이라고 합니다.   미와 예술을 대상 영역으로 삼고 있는 학문. 그리고 예술, 예술 작품, 예술가, 예술 창조, 독창성 등의 개념에 관한 이론적 고찰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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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부제는 ‘근대 미학의 성립’이라고 되어있습니다.

‘미학(美學, aesthetics)’ 이 단어는 일본을 통해 국내에 들어왔다고 알고 있습니다. 18세기 유럽에서 바움가르텐이 만든 독일어 단어 Asthetica를 번역한 것이라고 합니다.

 

미와 예술을 대상 영역으로 삼고 있는 학문. 그리고 예술, 예술 작품, 예술가, 예술 창조, 독창성 등의 개념에 관한 이론적 고찰을 하는 것이 ‘미학’의 과제 중 하나입니다.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이 ‘근대적’ 예술관의 근간이 되는 이론적 조건을 개념사적으로 검토함으로써 근대적 예술관의 바탕에 깔려 있는 역설 - 즉 자연과 인위, 전통과 혁신의 교차라는 역설 -을 파헤치는 동시에 ‘우리’가 지금껏 머물러 있는 ‘근대적’ 예술관의 의의를 명확히 하는데 있다고 합니다. ‘예술’이라는 개념은 ‘근대’의 소산입니다. 따라서 미학은 근대의 본질적인 특징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역사의 뒤안길을 돌아볼 때 그리스도교적 전통에서 ‘창조한다’는 술어는 오직 신에게만 귀속되었다고 보는 의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18세기에 크리스티앙 볼프는 그의 저서 『형이상학』에서 “우리 인간은 무언가를 창조할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라고 서술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18세기 초부터 중엽에 걸쳐 전개된 볼프학파의 미학 이론에 나타나는 ‘창조’ 개념은 예술가에게 힘을 불어 넣어 주고 있습니다. 자연의 창조자인 신과 예술가를 유비적으로 파악하는 시점이 되기도 합니다.

 

볼프학파의 이론가가 예술가에게 ‘창조한다’는 술어를 부여할 수 있었던 근거는 무엇일까? 그것은 볼프학파의 이론가가 예술의 자연모방설을 계승하는 동시에 그것을 자연의 창조에 관한 철학적, 신학적 논의(구체적으로 말하면 '가능적 세계'에 관한 논의)와 결부함으로써 예술가와 신 사이의 유비 관계를 인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연의 규범성에 얽매이지 않는 근대적인 창조개념의 성립과정을 밝히는데 있어서 아우구스트 빌헬름 슐레겔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의 저서 [예술론]에서 볼프학파 미학과의 연관과 차이를 명료하게 읽어낼 수 있습니다. 슐레겔은 먼저 고전적인 모방 이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이 모방적이라는 명제를 사실로 제기했다. 이 명제는 만일 그것이, 예술에는 모방적인 면이 있다는 의미라면, 그 경우에 한해서는 옳다. 그러나 만일 그것이 아리스토텔레스가 실제 이해했던 것처럼, 모방이 예술의 모든 본질을 이룬다는 의미라면 그것은 옳지 않다."  즉, 슐레겔에게 예술가의 구상력은 그것이 아무리 창조적으로 보인다 해도 그 소재를 "현존하는 현실에서 빌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예술은 사실로서 자연을 모방하게 됩니다. 


예술에서 흔히 적용되는 단어 중에 독창성(Originality)이 있습니다. 독창성이라는 개념은 18세기에 성립된 미학이념이며, 근대적인 예술관의 근간이 되는 개념중 하나라고 합니다. 저자는 이 독창성의 origin을 찾고 있습니다. 고전적인 용례에서 Original이라는 말은 독창적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았다는군요. 17세기 초에 간행된 루돌프 고클레니우스의 [철학사전]을 예로 듭니다. 'Origo(근원,원천)는 본래 시작(initium)이다.' '원본과 조회된 등본', '원죄'라는 법률 및 신학용어가 이 말의 대표적인 용례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예술과의 관계에서 original이라는 말은 어떻게 사용되었을까? 이 말은 먼저 복제(Copy)나 번역과 대비해서 '원작'을 의미하며, 두 번째로 예술이 모방해야 할 대상을 의미했다고 합니다.  두 경우 모두 original한 것은 예술가의 행위에 앞서 존재하며, 예술가의 행위에 있어서 일종의 규범성을 지닌 것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반대의견도 있지만, 1725년에 앨릭잰더 포프가 했던 말은 흥미롭습니다.

"Original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작가가 있다면 그것은 셰익스피어다. 호메르스 자신도 (셰익스피어만큼)자연의 원천에서 자신의 기술을 이토록 직접적으로 끌어내지는 못했다. 셰익스피어는 모방자가 아니라 자연의 도구이다. 그의 등장인물은 그야말로 자연 그 자체이므로 이들 등장인물을 자연의 모사라는 서먹서먹한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실례일 것이다. (그와 대조적으로)다른 시인의 등장인물은 항상 유사하다. 이 사실이 보여주는 것은 다른 시인들은 서로 등장인물을 빌려서 동일한 상(像)을 단순히 확대하는 데 불과하다는 점이다. 즉 어떤 묘사도 반사의 반사에 불과하다. 그러나 셰익스피어에게는 어떤 등장인물이라도 실생활에서와 같은 개인이며, 유사한 두 사람을 발견할 수 없다."


저자는 이 외에도 예술가, 예술작품, 예술의 형식에 대해 깊은 논지를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저자인 오타베 다네히사는 도쿄대학교 문학부 교수입니다. 라틴어와 그리스어, 그리고 서유럽어까지 두루 섭렵하며 예술의 개념사와 미학의 변용 과정을 연구해 온 일본 미학계의 대표적인 학자입니다.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서 매년 열리는 미학전국대회에서는 음악 이론 분과의 좌장을 맡곤 한답니다. 각국의 학자를 초청해 일본 미학계를 세계와 연결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미학]을 더욱 깊이 연구해보고 싶은 자극을 받습니다. 


자기 부정을 반복하는 오늘날의 예술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해야 할 것인가?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헤겔 이후 반복되는 '예술 종언론'에 해답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오늘날까지 계승되는 예술 종언론의 두 가지 계기가 바로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에 활동했던 실러와 프리드리히 슐레겔, 셸링에게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계기란 '미의 이상 혹은 규범이 재현 불가능한 방식으로 해소되었다'는 점과 규범의 해소와 함께 '예술이 서로 독립한 여러 개인에 의해 자유로운 창조로 다원화되고, 그 모든 것이 시간성 속에서 절대성을 지니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근대적인 예술관의 위기의 원인을 목적론적이고 일의적인 예술사에서 찾고, 대안으로 우리에게 지금도 영향력을 미치는 근대적 예술관에서 다양한 문맥을 발견할 것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s******5 2012.12.2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예술이라는 근대적 개념 [예술의 역설]- 오타베 다네히사
"예술이라는 근대적 개념 [예술의 역설]- 오타베 다네히사" 내용보기
이 책은 '예술'이란 개념이 18세기 중엽에서 말엽까지 어떻게 확립되었는지에 관해 설명하는 책이다. 미학적 개념 설명은 사실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미학과 철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적어 개념이 낯설었기 때문이다. 미학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풀어진 개론서를 먼저 접한 뒤 이 책을 읽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구성은 예술의 '탄생'으로 시작하여 '종언'으로 마치고
"예술이라는 근대적 개념 [예술의 역설]- 오타베 다네히사" 내용보기
이 책은 '예술'이란 개념이 18세기 중엽에서 말엽까지 어떻게 확립되었는지에 관해 설명하는 책이다. 미학적 개념 설명은 사실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미학과 철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적어 개념이 낯설었기 때문이다. 미학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이라면, 쉽게 풀어진 개론서를 먼저 접한 뒤 이 책을 읽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구성은 예술의 '탄생'으로 시작하여 '종언'으로 마치고 있다.  또한 '예술'에 대해 말할 때 필요한 '예술가', '예술작품', '창조', '독창성', '형식'이란 개념들이 독립적으로 전개되어 있다. 그래서 중간부분은 관심 가는 항목부터 읽어도 좋을 것이다.

 

 내가 흥미롭게 읽었던 주제는 '독창성'에 관한 것이었다. 독창성(originality)은 origin(원천)의 소재를 묻는 방식으로 이 개념 역시 시간 흐름에 따라 변화하게 된다. 18세기에 독창성을 주장한 이론가들은 '지리상의 발견'에 비유하였다. 화약, 항해용 자석, 망원경 등이 발견되어 근대인들의 지리적 영역은 '신세계'로, 우주로 확장하게 된다. 이런 물질적 확장은 정체된 지적 세계에도 영향을 주게 되었고, 베이컨은 진보의 개념을 도입하였다. 고대에서 근대로 이행하면서 견고한 권위를 부정하고 원상에서 독립하게 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권위Authority의 부정이야말로 저자aurthor를 가능케 한다."

  

 근대인들은 고대로부터 전해진 전통에 의존하지 않는 근대적 주체의 자율성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전통과 단절되어 예술가 개인에게서만 원천을 구하게 되면 '고립된 에고이스트'를 면치 못하게된다. 이에 조슈아 레이놀즈는 '자기 자신의 정신 이외의 것에서 아무것도 찾지 않겠다고 결의한 이는 완전한 불모지이므로, 온갖 모방 중에서도 가장 빈약한 모방에 빠져버릴 것'이라면서, 앞선 이의 것을 적절히 소화하고 모방하면서 독창성이 생겨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헤르더는, "인간은 자기 소질을 펼치기 위해 타자에게 의존한다"고 하였다. "인간은 전통을 필요로 하며 그 타고난 능력을 사용하는 방법까지 배워야 한다. ... 모방하는 것의 활용과 적용은 수용자의 힘에 의해서만 규정될 수 있다."

 

 '전통과 단절되어 보이는 독창적인 예술가도 전통을 벗어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역설적인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현대인들 역시 고대나 근대의 산물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근대의 예술가가 그러했듯, 축적되어온 문맥 속에서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문맥을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j******9 2013.01.0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예술이란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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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라는 개념은 언제 어떻게 탄생했는가, 하는 질문은 비단 미학, 미술사 연구자뿐만 아니라 예술에 관심을 갖고 있는 모든 이의 흥미를 끈다. 또한 ‘예술가’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미술 뿐 아니라 문학, 음악 분야를 막론하고) 한번쯤은 확인하고 넘어가 볼만한 질문이다.  저자는 예술이라는 개념이 탄생한 시기를 18세기 중엽부터 말엽이라는 구체적인 시대로 제시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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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이라는 개념은 언제 어떻게 탄생했는가, 하는 질문은 비단 미학, 미술사 연구자뿐만 아니라 예술에 관심을 갖고 있는 모든 이의 흥미를 끈다. 또한 ‘예술가’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미술 뿐 아니라 문학, 음악 분야를 막론하고) 한번쯤은 확인하고 넘어가 볼만한 질문이다.

 저자는 예술이라는 개념이 탄생한 시기를 18세기 중엽부터 말엽이라는 구체적인 시대로 제시하면서 근대기에 예술 개념이 형성되는 과정을 추적해 나간다. 특히 고전적인 예술관과의 비교와 「창조」, 「독창성」, 「예술가」, 「예술작품」, 「형식」이라는 예술과 밀접한, 구체적인 키워드를 통해 근대적인 예술관의 성립과정을 밝히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무엇보다 예술의 개념이 성립되는 과정을 추적하다보면 예술이란 과연 무엇인지 자문자답하게 만드는, 난해하지 않은 미학서다.

 『예술의 역설』은 ‘근대 미학 삼부작’ 중 첫 책으로 올해 출간될 예정인 오타베 다네히사의 또 다른 저서 『예술의 조건』『상징의 미학』역시 기대하게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다.

 

g****n 2012.02.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