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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한 연애(인은주)>를 읽었다.
슬픔? 시장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찾아오기도 하고, 요리를 하고 있는데 슬며시 찾아오기도 한다. 슬픔? 때로는 깜짝 놀라면서 맞이하고, 때로는 나도 모르게 맞이하기도 한다.
처음엔 슬픔이 믿기지 않는다. 믿고 싶지도 않다. 현실을 부정한다. 그럴 리가 없을 거라면서.
슬픔은 엉뚱한 곳에서 다가온다. 그와 함께 했던 장소에서, 그와 함께 들었던 노래에서, 그와 함께 봤던 영화 포스터에서. 지닐총(추억)이 묻은 일이라면 어디든지 슬픔이 튀어나온다. 그때서야 비로소 눈물이 난다.
슬픔? 우는 것만이 아니다. 문득 뭉클하게 가슴을 쥐기도 하고, 문득 머리를 멍하니 만들기도 한다. 문득 아득해지고, 문득 고개를 숙인다. 슬픔은 그렇게 축적되기도 하고, 그렇게 멀어져 간다.
눈물만 슬픔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갸녀린 마음은 술을 당기기도 하고, 친구에게 넉살을 풀기도 한다. 인은주 작가는 슬픔을 어떻게 드러내는지 가르쳐준다.
걷다가 다가온 슬픔은 잠깐 쉴 때 떠나고, 누웠을 때 다가온 슬픔은 잠이 들면서 떠난다. 슬픔을 맞이하기만 하고 보내지 않으면 병이 된다.
인은주 작가의 슬픔은 울지도 않고 눈물 흘리지도 않는다. 그런데 오히려 슬픔이 깊게 스며든다. 인은주 작가의 슬픔 속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데 불쑥 다짐과 희망이 튀어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