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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험의 아련함
우리는 서울에 살지 않아도 서울을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울에 살아도 여전히 서울을 제대로 알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해외는 어떨까? 시간과 비용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국가는 중국과 일본일 것이다.
나의 첫 해외여행지는 학교에서 주관한 어학연수에 참가하면서 방문한 베이징[北京]이었다. 그래서였는지 어학연수, 패키지 여행, 자유 여행 등 4차례나 방문하게 되었다. 매번 다른 조건으로 가서 그런지, 갈 때마다 새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교환 학생 신분으로 도쿄행 비행기에 올랐을 때, 이곳에서 4년이란 시간을 보내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교환 학생에서 인턴십, 그리고 운 좋게 첫 직장까지. 모든 게 우연의 연속이었다. 도쿄를 떠나고 싱가포르를 거쳐 지금의 뉴욕까지, 10년이 넘게 타지 생활을 하고 있지만 유독 도쿄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남편을 처음 만난 곳이기도 하고, 학생이었던 내가 어린 티를 벗고 어엿한 사회의 일원으로 발돋움한 곳이기도 하다. 뭐든 서툴렀던 사회 초년생 시절이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 값진 경험을 했고 수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p. 5] 이 책의 ‘Prologue’를 보면, 도쿄[東京]도 저자에게는 그런 도시인 셈이다.
‘첫사랑’, ‘첫 키스’ 등의 추억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 것처럼 첫 해외 여행 혹은 거주의 경험도 마치 고향에 대한 기억처럼 머리 속에서 미화(美化)되어 남게 되는 것이 아닐까
여행자가 아닌 거주자
어떤 도시를 여행한다면 결코 깨닫지 못할 것이 거주자의 시선이다. 자주 방문하는 도시라고 하더라도, 이미 익숙해져 ‘안다고’ 생각하는 장소라고 할 지라도 이미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 느끼는 것은 다를 테니까. 어쩌면 이것이 해당 도시의 숨겨진 진짜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녀에게 비친 도쿄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마천루가 즐비하고 갹퍅한 직장인들이 바쁘게 오가는 현대도시가 아니었다. 오히려 시골과 도시가 묘하게 조화된 듯한 도시였다.
그렇다고 해서 도쿄 전체가 이렇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녀가 살았던 동네가, 그녀가 소개시켜주고 싶은 동네가 그런 인상을 가졌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도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동네인 기치조지[吉祥寺]를 저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호기심을 안고 처음 기치조지[吉祥寺]를 찾았을 때가 기억난다. 이곳이 왜 다들 살고 싶어 하는 동네인지 첫날부터 단번에 수긍할 수 있었다. 도심에서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 한적하고 평화로운 거리와 골목 곳곳에 숨어 있는 개성 있는 가게들, 녹음이 우거진 커다란 공원. 신문 기사에서 본 한 구절이 떠올랐다. ‘너무 번화하지도, 그렇다고 시골 같지도 않은 딱 좋은 밸런스.’ 그 말 그대로였다.” [p. 118] 서울과 같은 대도시가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에서 묘사된, 일본 특유의 한적한 동네인 셈이다. 저자가 도쿄에서 반나절이 주어진다면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은 야네센[谷根千] 또한 그렇다. “북적이는 상점가에서 고로케나 도넛 같은 먹거리까지 손에 들고 나면 어느새 노을 계단이라 불리는 ‘유우야케단단(夕やけだんだん)’이다. 해가 질 때쯤, 계단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면 저 멀리 황금빛으로 곱게 물든 동네가 한눈에 들어온다. 가만히 동네를 바라보고 있으면 일상에 지쳐 구깃해진 마음도 활짝 펴진다. 바쁜 도심 생활에서 벗어나 한 박자 쉬어갈 수 있는 곳, 야네센[谷根千]에서 보내는 한나절은 그래서 소중하다.” [p. 83]
이처럼 이 책은 여행 가이드도 아니고 관광객을 위한 여행 에세이도 아니다. 그저 어느 한 도시에 살았던 사람이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일기 적듯이, 블로그 글을 쓰듯이 기록한 것일 뿐이다.
“오후 5시, 장 보러 온 자전거 행렬로 북적이는 상점가, 이웃들과 한마음으로 즐기는 동네 축제, 찬물에 흐르는 소면을 건져 먹으며 달래는 더위. 평범해 보이던 생활 속의 도쿄가 이렇게나 매력적이었다니. 떠나고 나니 그제야 알게 되었다.” [p. 6] 이렇듯 <소소 동경>은 ‘소소(小小)’라는 수식어처럼, 거대하고 의미 있는 그 무엇을 그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느긋하게 일상의 소소함을 즐기는 듯 묘사하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왠지 더 친근감이 느껴진다. 인상파 화가들의 강렬한 유화가 아닌 조선 후기 화원들의 풍속화 같은 느낌의 여행 에세이인 셈이다.
그렇기에 삶의 무게에 짓눌려 지칠 때, 이런 글과 사진을 보면서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여행보다는 일상을, 특별하지만 특별하지 않은 것처럼 느끼면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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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
여행을 가고 싶은데 못 갈 때는 여행 에세이 등으로 아쉬움을 달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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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기록을 함께 남겨서 일까? 마치 포토 에세이 보는 듯한 느낌도 함께 받을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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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해서 자연스럽게 힘을 빼고 읽을 수 있는 여행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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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라든지 일본에서 사용하는 언어라든지, 일본의 문화 등도 짤막하게 함께 살펴볼 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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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동경. 인터넷에 찾아보면 도쿄에 관한 수많은 여행 정보들이 올라오지만, 대부분은 패키지에 포함되거나 검색만으로도 찾아볼 수 있는 유명 관광지가 대부분이다. 이 책은 작가가 직접 도쿄에 살면서 도쿄의 핵심 관광지가 아닌 그 주변의, 현지인들이 자주가고 관광의 소음에서 벗어난 곳들을 많이 추천해 주어서 상당히 괜찮았다. 요즘 유행하는 소도시 여행의 컨셉과 잘 맞다고나 해야할까. 이 책으로 인해서 별로 가고 싶지 않았던 도쿄에 대한 여행 욕구가 솟아났다. 남들이 다 가는 그런 곳이 아니기 때문일까. 이 책의 파장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많은 사람이 보지 않아서 이 작가가 소개해주는 곳들이 계속해서 여유로웠으면 좋겠다. 여행객의 발길을 거치고 사진이 남고 온라인에 박제되는 순간 더 이상 소소하지 않은 여행지가 되어버리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서평을 쓸지 말지도 많이 고민했다. 뭐... 내 서평은 이 책보다 더 파장이 없겠지만, 사람 일이라는 건 알 수 없는 일이다. 소문이라는 것은 다수에 의해서 퍼지는 것도 있지만 소수에서 소수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은밀하게 퍼져나가는 것도 있으니까 말이다. 식상한 관광지 여행에 지겨워졌거나, 좀 더 고차원적인 현지인의 마음으로 일본을 여행해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참고하길 바란다. 새로운 여행에 아주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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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출판 출판사에서 출간된 정다원 작가님이 쓰신 소소동경에 관한 리뷰입니다. 개인적인 감상이며 감상에 작품 내용이 섞여있을 수 있으니 스포일러에 예민하신 분들은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직 일본을 가보지 못한 저로서는 어떤 로망이 있는 그런 곳이라 대여로 구매해봤어요. 사진도 있고 동경에 대해 담담하게 서술한게 꽤 괜찮았어요. 다음에는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맛보고 느껴보리라 다짐해봅니다. 잘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