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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디자인한다고 할 수 있는 플로리스트라는 말도 이제 겨우 익숙해지려는 찰나인데 이번엔 정원을 디자인하는 가든 디자이너가 나타났다! 헌데 가든 디자이너로서의 일 얘기가 아닌 영국에서 배움의 과정을 마치고 돌아와 그간의 배움을 마무리하고 복잡했던 일들을 돌아보는 의미에서 다시 한번 영국의 레이크 디스트릭트란 곳으로 딸과 함께 2주간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다.
레이크 디스트릭트란 곳은 영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환경 보전이 가장 잘되어있는 지역이며 그곳 정원이 가히 일품이라고 하니 가든 디자이너인 그녀와 함께 슬쩍 발을 담가보기로 했다.
정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나무와 꽃을 심어놓은 화단 내지 마당이 전부라고 할 수 있는데 그녀와 함께 발을 담근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이미지는 온통 녹빛이요, 호수요, 양들과 꽃이었다. 누군가가 잔디를 심어 정성들여 관리해놓은 것 같은 들판과 자유롭다 못해 한가로이 풀을 뜯어먹는 양들과 만나는 건 예사이고 정원을 넘어갈 때마다 호수가 펼쳐지고 영국과 기후가 맞다는 수선화가 가득한 그런 곳이 레이크 디스트릭트다.
이곳은 처음부터 환경보전이 잘 되었다기 보다는 약 130여년전, 현재 디스트릭트 지역의 환경 보전을 책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단체인 내셔널 트러스트를 만든 캐넌 하드윅크 론슬리와 동화작가이자 농장 경영자라고 할 수 있는 베아트릭스 포터, 그리고 정치인인 존 러스킨이라는 인물들이 만들어낸 합작품의 결과이다. 몇몇 사람들의 눈물 겨운 노력의 결과라고 해도 그걸 130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지켜내려오고 있는 게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암튼 그녀와 함께 살짝 발을 담갔을 뿐인데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역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들의 역사를 보고 있자니 배경과 의의도 무척이나 다르지만 왠지 우리나라의 독립지사들과 현재 지뢰투성이긴 하나 가장 환경 보전이 잘 되어 있다고 하는 휴전선 비무장지대가 생각났다. 이들과 레이크 디스트릭트, 내셔널 트러스트를 연관지어 생각하는 건 너무 지나친 걸까? 그렇다하더라도 떨칠 수 없는 생각은 언젠가 하나가 되어 만나는 날이 온다면 우리나라에도 내셔널 트러스트와 같은 단체가 생겨나 때묻지 않은 순수한 비무장지대를 온전히 보전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이쯤하고 서른 아홉이라는 결코 만만치않은 나이에 집까지 팔아가며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야 했던 그녀의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한다. 그녀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지독한 상처를 입고 못내 치유하지 못한 채 떠난 곳이 영국이었다. 그녀가 다름아닌 가든 디자이너의 길을 택한 것도 어렸을 적 엄마와 아빠가 가꿨던 정원이 키워드가 아니었을까 싶다.
정원을 가꾸고 디자인하는 가든 디자이너와 관련된 공부를 하면서, 여러 정원을 둘러보고 배우면서 그녀는 차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나갔던 게 아닐까? 그녀의 표현대로 그로 인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할지라도.
그녀는 정원에서 위안을 얻고 힘을 되찾고 풀을, 꽃을, 나무를 벗삼아 괜찮다. 괜찮아... 스스로에게 되뇌이면서 그렇게 삶의 희망을 보았던 것 같다. 제목 그대로 그녀는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났다.
헌데 난 그래서 이 책이 끌렸던 것 같다. 꽃이라면 화초라면 사족을 못 쓸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좋아하는 엄마를 가진 나고, 그녀와 결코 똑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떠올리면 마음 한켠이 늘 시린 이가 두분이나 있기 때문이다. 한분은 엄마를 낳아주신 분이요, 또다른 한분은 아빠를 낳아주신 분이다.
몇년 전, 외할아버지... 태어날 때부터 할아버지가 없었던 내게 할아버지 이상으로 더 따뜻하게 살갑게 대해주신 분을 황망히 보내고 한달 남짓, 어쩜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이십여년 이상 같은 방을 써온 할머니를 너무도 갑작스럽게 보내야만했다. 시간이 지나면 무뎌질 것이라 믿고 내 안에 꼭꼭 잘 닫아둔 문과도 같은 감정일지라도 이처럼 그런 문과도 같은 감정을 툭툭 건드리는 책을 만나게 되면 빗장이 그만 스르르 열리고 만다.
그녀는 그런 감정들을 시를 낭송하듯 감성적이나 절제된 잔잔한 독백으로 진한 그리움과 슬픔을 담담히 쏟아낸다. 그녀가 잃어버린 가족을 그리워하는 건 짧지만 아주 강하게 와닿는다. 책을 덮으며 그리운 이를 만날 수 있는 낯선 정원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언젠가, 어디선가 보고 들은 것처럼...
'옆에 있을 때 잘해...!'
이 말을 다짐처럼 몇 번이고 스스로에게 되뇌이고 또 되뇌였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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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를 읽고서 나는 이 책 또한 요즘 흔하게 볼수 있는 인생전환의 이야기, 자기계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잘나가던 방송작가가 하던 일을 그만두고 서른 아홉의 나이에 두 아이를 데리고 낯선 유럽 땅에서,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직업인 정원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기 위해 떠났다는 소개글을 읽으면서 가슴 한 구석에 작은 가시가 와 박힌듯 콕,콕,콕, 아파왔다. 그것은 아마도 부러움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녀가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알고, 그 꿈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서 쉽지 않은 길을 떠났던 나이. 나는 지금 딱 거기에 와있다. 하지만, 나는 다 키워 놓은 아이들도 없고, 뭘 하며 남은 인생을 살고 싶은지 알면서도 생활때문에, 환경때문에, 여건이 안되니깐... 등등의 핑계 아닌 핑계 속에서 그저 오로지 매일 자기계발서를, 행복하게 사는 법을, 삶을 재정비하는 법을, 용기 내는 법을 알려주는 책들만 부지런히 읽는다. 읽으면서는 가슴에 소용돌이치는 용감함에 그래, 나도 할 수 있어! 라고 외치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나는 슬그머니 또 매일 매일 새로울 것도 없는 일상속으로 안주하고 만다.
이 책은...나같이 용기 없는 사람이 용기 내라고 써낸 자기계발서도 아니요, 읽고나서 뒤돌아서면 기억 저편으로 흩어져버리는 시시한 소설 나부랑이도 아니요,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현자들의 말씀이 적힌 책도 아니다. 이 책은 나처럼 사는게 가끔 괴롭다 느끼는 사람, 한적한 시골 경치를 구경하며 가슴에 이는 격정을 내려놓고 싶은 사람, 예쁜 꽃밭을 거니는 느낌으로 감성을 한껏 촉촉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전 음악 프로그램 방송작가, 현 정원 디자이너인 오경아씨가 삼십대 후반에 어떻게 새로운 삶에 도전했는지, 그저 평범한 엄마로서 어떻게 그녀의 아이들과 낯선곳에서 시간을 보냈는지...그리고, 그 시간속에서 훌쩍 커버린 아이들에게 새 날개를 달아주며 세상으로 아이들을 내보내는지를 보면서 그녀보다 나이가 많은 독자라면, 그녀가 남은 생을 더 열심히 살도록 응원해주고, 그녀보다 나이가 어린 독자라면 사람은 이런 인생도 살 수 있구나, 하고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의 책을 통해서 마음과 생각, 눈을 정화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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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 디자이너 라는 단어는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어여. 국내에서는 독특하면서 흔하지 않는 직업이잖아여. 하지만, 국외에서는 그렇지 않은가 합니다. 이러한 글들을 읽을 때면 종종 세상은 참 넓고 다양한 직업과 사람들이 존재하는 구나 생각해요. 어쩌면 그래서 더더욱 더 넓은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가 봅니다. 이 책을 만나기 전 까지는 그냥 가든 디자이너에 대한 소개글 이라고 생각했어여. 39살에 두 아이를 데리고 영국에서 6년동안 정원을 공부하기 위해 떠났다는 글에 큰 용기가 필요했을 텐데 도전을 했다는 그 마음에 부럽기만 하더라고요. 제 나이 역시 이와 비슷하기에 현재 이렇게 웅크리고 있다는 모습에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사람마다 다 자신만의 시계가 움직이고 있기에 저 역시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제 꿈이 이루어지는 날이 올 것이니 조급해 하지 않고 있네요. 다만, 매일 노력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여. 하여튼, 이 도서는 가든 디자이너에 대한 과정이 아닌 두 아이와 함께 정착한 그곳에서의 생활과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자신만의 모습을 발견하고 더불어 두 딸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답니다. 왜 저자는 가든 디자이너를 생각했을 까요...이력에 보면 훗날을 위해 준비할 것이라 하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의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러고 보면 핏줄이란 참 쉽게 생각할 수 없는가 봅니다.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는 6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2주간 머물던 잉글랜드 서북쪽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130년 전으로 시간이 멈춘 곳이며 영국의 환경보전지역 이라고 합니다. '환경보전지역'이라니..정말 생소한 단어이면서 도시로만 가득찰 이 나라가 이렇게 자연환경을 중요시 한다는 점이 부러웠습니다. 국내는 어떨까요..정보도 없고 관심도 더러 없었으니 나부터 먼저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는 점 그러고 보면 이 역시 아직 손이 닿지 않는 곳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 않을까요. 잃고나서야 소중함을 안다는 것은 너무 늦은 후회이기에 말이죠. 또한, 부분부분 마다 인생에 대한 애기도 등장합니다.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나 독자에 따라 그 감동이 다를거 같아여. 또한, 제목에 '엄마'라는 단어가 왠지 더 친근감을 불러일으키고 저자와 딸의 대화속에서 때론 깨닫기도 했어여. 어쩌면 가든 디자이너의 엄마을 둔 딸에게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요 훗날 제가 이런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답니다. 자연속에 산다는 것...일주일에 한번 배달부가 주문한 물품을 집앞에 놓고 간다는 것...무덤이 수선화 꽃으로 뒤 덮여 있다는 것...양들이 오히려 느긋하게 움직이고 자유롭게 산다는 것 등을 본다는 것은 삶의 축복입니다. 누군간에게는 사치라고 할 수 있는 이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용기를 주기도 하거든요. 가든 디자이너 라는 생소한 직업으로 더욱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책..여기에, 삶을 볼 수 있었고 내 모습을 돌아볼 기회가 된 책이기도 했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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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단독주택에 살던 때에는 대문 옆 작은 공간이나마 꽃들을 키웠다. 등나무도 한 그루 심어서 아래에 들마루를 깔아 놓았다. 한여름에는 등나무에서 애벌레가 떨어지는 통에 질겁을 했지만 연두색 잎이 피어날 즈음이나 보랏빛 꽃송이가 주렁주렁 달릴 때는 푸른 멋이 있었다. 주택 생활을 접고 아파트로 이사한 후로는 베란다에 키우는 식물 몇 종류가 있을 뿐, 정원은 더 이상 주어지지 않는 사치가 되었다. 주택보다 아파트가 선호되는 우리나라는 아주 특이한 사례이고, 다른 나라들에서는 마당이 딸린 주택을 선호한다고 한다. 잔디 관리가 되지 않으면 벌금을 물리는 나라도 있다고 하니 세상살이는 참 다양하다. 조선 시대만 해도 양반들 중 부유한 이들은 집 안에 정자를 짓고 인위적인 산과 냇물을 만들어 정원을 꾸몄을 정도이지만, 이제는 공간적인 한계 때문에 집 안의 정원은 부의 상징이 되었다. 그래서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2012, 오경아 지음, 샘터 펴냄)의 저자의 '가든 디자이너'라는 소개가 참 낯설었다. 방송작가로 활동하다가 39살 때, 초등학생과 중학생인 딸아이 둘을 데리고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학부부터 박사 과정까지 6년간 정원 공부를 해서 가든 디자이너가 된 저자는, 영국 유학 생활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2주일간의 레이크 디스트릭트 여행을 택했단다. 그 2주일간 레이크 디스트릭트에 머물면서 저자는 환경과 인생과 정원과 가족을 이야기한다.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피터 래빗을 만들어낸 동화작가 베아트릭스 포터가 지켜낸 마을이다. 버섯을 연구하고 가축을 키우고 동화를 쓰면서 레이크 디스트릭트에서 열네 개가 넘는 농장과 호수와 산을 사들인 베아트릭스 포터는, 이 재산들을 내셔널 트러스트에 기증하면서 당시의 상황대로 보전해 달라고 요청했다. 영국의 환경운동가이자 철학자인 존 러스킨은 레이크 디스트릭트에 매료되어 이곳을 지키고자 자연보호법 캠페인을 주도했다고 한다. 이런 역사들이 모여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100년 전의 상황에서 더 이상의 개발이 없이 산과 호수, 산지호수를 지켜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새들의 지저귐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길을 건너는 양 떼에 양보하고 호수로, 산으로 산책이 가능하고, 밤이면 쟁반만 하게 떠오르는 달의 분화구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으며 하늘이 쏟아질 듯 별이 뜬다. 어지간한 시골에서는 별을 보기 힘든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르다. 저자는 이런 레이크 디스트릭트에서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 공부 때문에 떨어져 있는 남편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딸들에 대한 대견함과 애정, 앞날에 대한 불안함과 여유를 조근조근 이야기한다. 낯선 곳에서 아이들까지 데리고 낯선 공부를 택한 저자의 용기와 결단력에 감탄한다. 마흔이라면 그간 해 온 일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어야 하는 나이라는 생각이 있는데, 터닝 포인트를 과감하게 만들어간 것이다. 그런 그의 선택과 노력이 앞으로 펼쳐질 인생을 행복하게 이끌어 갈 거라고 믿는다. 그 덕분에 '가든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대해 알게 되었고, 자연이 주는 위안과 행복에 대해 새삼 느끼는 시간이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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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봄을 즐기지 못하고 있다. 향기로운 꽃들이나 시리도록 푸른 잎사귀들을 볼 때마다 내 가슴은 찌릿 통증을 만들어낸다. 이 즈음 내가 만난 책 중 자연을 담은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이야기가 있어 소개해본다.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오경아 지음, 샘터 펴냄)" 표지 속 넓은 정원에는 두 사람이 꽃을 손질하고, 물을 주고 있다. 고양이 쯤으로 보이는 녀석이 물호스를 잡으며 장난을 치고, 아무도 살 것 같지 않은 크고 높은 집 뒤로 바다가 보인다. 여기는 천국일까? 방송작가로 활동하던 작가는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정원 디자인을 공부했다고 한다. 영국 북서쪽 '레이크 디스트릭트'를 여행하며 그녀는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시간을 갖는다. 마치 영화처럼 그녀는 딸과 함께 묵었던 숙소, 숲, 산, 동네를 자세하게 묘사해 읽는 내내 나는 영국의 어느 마을을 마음으로 그려낼 수 있었다. 빠르게 지나는 세월을 거슬러 그녀가 배운 것은 정원을 디자인하는 어떤 행위가 아닌 쉼을 즐기고, 여유로운 눈과 마음이 갖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제목을 읽으며 나는 엄마가 아닌 꽃을 좋아하던 외할머니를 떠올렸다. 'ㄷ'자 한옥 뒤꼍에는 마법같은 할머니의 정원 아니 텃밭이 있었다. 반질반질 윤이 나게 닦은 항아리들과 살구, 앵두나무, 가지와 고추, 오이, 호박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딸기를 심어 할머니 매일 아침 내게 딸기를 따주곤했다. 나는 유독 할머니의 뒤꼍을 좋아했다. 소꼽놀이를 할 때도 책을 읽을 때도 뒤꼍 평평한 돌에 앉아 있곤 했으니까. 계절마다 피고지는 이름모를 꽃들도 바람이 불면 달콤하고 짭쪼름한 냄새가 훅 끼쳐오는 것도 광목 이불을 빨아 너른마당 구석에 널어 두었다가 뒤꼍으로 향하는 문을 열고 다듬이질을 하던 그 소리마저 생생하게 떠오른다. 이런 유년의 기억 때문인지 나는 유독 촌스럽고, 느리고, 애어른같은 생각을 하곤 한다. 지금 엄마의 화단 역시 할머니의 영향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러고보니 우린 3대가 꽃을 미친 듯이 좋아한다. 작가의 정원은 꽃을 만지고, 나무를 가꾸는 것이 아닌 마음을 다듬고, 정화하는 기분이 들었다. 매일매일 정해진 을 해대는 자판기 인생이 아닌 왜 그런지, 어떻게 할지 보고 생각할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책을 다 읽고 나는 다시 한 번 책 표지를 들여다 보았다. 썰렁한 초록 정원 위에 나만의 상상을 담아내고, 기운내서 다시 걷자 나를 다독이며. 딸이 없는 나는 엄마와 이런 여행을 꿈꾸어 본다. 멋진 식당이나 휴양지가 아닌 사람들이 웃고, 이야기 나누는 이웃집 느낌이 나는 그런 곳으로 쉼표를 찍을 여행을.
"정원이 자연과 다른 건, 인간과 식물 사이에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난 그게 식물과 인간이 나누는 정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원은 정원庭園이기도 하지만, 정원 情園이기도 하다." - p.316
아마도 내가 외할머니의 뒤꼍을 할머니의 정원이라 기억하는 것처럼... 작가도 그곳에서 뭐라 딱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어떤 정을 느끼고 왔는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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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 생활을 하다가 어느날 두아이를 데리고 영국 유학길에 올랐고, 6년의 유학생활을 하고 그후 영국의 레이크 디스트릭트에서 2주간의 휴가를 보내면서 쓴 책이다. 오래전 남편과 여행길에 올라 언제가는 이곳에 꼭 다시 와 보고 싶다고 했던 도시가 바로 영국의 레이크 디스트릭트이다. 이곳에서의 둘째딸과 보낸 시간은 6년이라는 긴 유학생활의 종지부이고 또 6년만에 자기자신에 준 휴식이다. 책에는 휴식이라는 글자와 어울리게 여유로움과 그리움 그리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 때로는 후회 모든 것이 담겨져 있는 것 같았다. 마치 하루 하루 작은 카폐에서 자신의 일상을 회고하듯한 일기 같은 책은 나에게는 부러움과 작가에 대한 존경을 가지게 된다.
안정적이라면 안정적일 수 있는 방송작가일을 그만두고 운명처럼 빨려들어간 가든디자이너, 이름만으로 우리나라에서 너무나 생소한 이 직업을 작가는 오직 본인이 하고싶은 일을 찾아 과감히 그만두고 두 아이를 데리고 유학길에 올랐다. 잘 적응해준 두 아이도 대단하지만 먼 타지에서 두아이를 데리고 아이를 양육하면 혼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정말 강한 의지가 없으면 안되는 것이고 작가의 나이가 적지 않은 나이에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한다는 것은 여자로서 정말 존경스러웠다.
책에서 보여주는 영국의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그림 같았다. 작가가 왜 꼭 다시 와 보고 싶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거리, 집, 카폐, 노을, 하늘, 그리고 어느 작은 집의 정원들까지도 마치 오래전 동화속에 나오는 그런 풍경 같았다. 그곳에서 보낸 2주는 6년의 유학생활의 보상이었고 또한 한국에 돌아가서 다시 열심히 살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2주동안 영국의 레이크 디스트릭트에서의 보여준 그의 글은 좋은 미사구나 형용사 같은 꾸밈이 전혀 없이 있는 그래도 너무나 솔직한 감정들을 그리고 눈에 보여지는 것들을 그대로 글로 보여주고 있다.
책을 통해 많은 용기를 얻었다. 또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는게 너무 늦은게 아니라는 생각까지 들었고, 같은 여자로서 부러웠고 읽으면서 내내 기분이 좋은 책이었으면, 작가가 보낸 영국의 레이크 디스트릭트 보낸 2주간의 행복처럼 나도 책을 읽는 내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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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묘한 편안함이 있는 책이다. 여행 에세이 같기도 하면서, 작가의 일기 같기도 하면서, 솔직한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확 닿아 울림이 있는 듯한 기분이랄까...
'레이크 디스트릭트'를 다녀온 적은 없지만, 여행에세이에서 만난적이 있고, 베아트릭스 포터가 아름답게 꾸민 지역이자 예쁜 동물 캐릭터들이 떠오르는 ,언젠가 가보리라 생각은 하고 있었던 곳이다.
요즘 책을 읽을 때마다 작가의 이력이 작품에 너무나 많이 영향을 미치는 듯 하여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작가의 이력이 물론 중요하지만 그 이력을 너무 부각시키고, 그로 인해 선입견들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을 쓴 오경아씨는 방송작가로 활동하다가 가든디자이너로 영국에서 공부한 시간의 마무리로 레이크 디스트릭트를 찾는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땐 방송작가의 글이 아닌 평범한 동네 아줌마의 글 같다고 생각했다. 한 페이지 한페이지 넘길 수록 역시 '글 솜씨는 어디 가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 읽는 내내 묘한 편안함에 젖게 된다.
자신이 한 선택에 대해 늘 우리는 갈등을 하고 살고 있으리라. 잘 한 선택인지, 다른 길을 갔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수많은 물음들 때문에 갈등하게 되는 것 같다.
오경아씨 역시 그동안 하던 일을 그만두고, 아이들을 데리고 6년씩이나 타지에서 남편과 떨어져 사는 삶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나름의 힘든 여정이었음이 글 속에서 느껴진다. 그녀와 함께하는 여행을 통해 예전 그대로를 지키려 노력하여 지켜지는 사랑스러운 레이크 디스트릭트를 함께 만나는 즐거움과 내 주변을 돌아보게 되고, 그곳에 머물고 싶은 욕심이 난다.
책 속에 툭툭 던져진 듯한 한마디 한마디가 '사람사는 것은 똑같구나, 누구나 같은 고민을 하고 사는 구나' 하는 말을 내 뱉게 하면서 나의 고민과 갈등도 잘 못 된 것만은 아니라는 위로와 다 같은 인간이라는 동질감을 갖게 한다.
책 속에 던져진 듯한 내게 다가온 문구들을 몇 가지 적어보며, 묘한 편안함을 마무리한다.
p83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든 우리 역시 먹기 위해서 돈 벌고, 밤이 되면 자고 싶고, 그리고 아침이면 다시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한다. 다를 거 있나? 어쩌면 인간들이 헛똑똑이라 이토록 단순하게 살아도 되는 것을 너무 어렵고 힘들게 먹고사는 건지도 모른다.
p109 "어른이 된다는 게 뭔 줄 알어?" "글쎄?" "인생이 별거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거, 근데 그 별것도 아닌 인생이 죽도록 힘들다는 걸 알게 되는 거."
p259 '너무 작고 초라한!' 이 죽에 기가 눌리는 걸 어쩔 수 없다. 이 산에 흩어져 있는 바위보다 더 작은 나다. 이런 내가 왜 지구를 다 짊어질 듯한 걱정으로 이 짧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보면 참 어리석고 어리석다.
나의 인생의 길을 너무 어렵게만 가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보며..... |
![]() 요즘 날씨가 화창해서
아이를 산책시키며 재우고는 내내 손에서 놓지 못했던 책이다.
'39살의 나이에 두 딸을 데리고 영국 유학길에 올랐던 당찬 여자의 이야기'라는 내용만 알고 잡아든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이 책은 무겁고 아름답고 고요했다.
읽는 내내 겹쳐지는 이미지가 있었으니...
그건 내 더블린 유학시절과 자꾸만 겹쳐져 다가왔다.
아무도 없는 외딴 곳. 무작정 올랐던 유학길.
외로움과 가난과 싸우던 그 시간이 겹쳐지고
그 때 보았던 풍경, 그 때 느꼈던 감정들이 되살아났다.
작가가 레이크 디스트릭트에서 보낸 휴일-
내게는 더블린의 시골구석 '코네마라'에서의 휴일과 겹쳐지니
읽는 내내 그 시절을 회상하게되고
그리워지고 그 때 느꼈던 설움도 다시 차올라서 몇번을 눈시울이 붉었더랬다.
손에 닿을 듯 낮았던 새파란 하늘.
상큼한 바람과 축축한 공기.
가지각색의 들꽃의 어우러짐이 가득한 그 곳.
결국 책을 보다말고
나는 옛 시절 내 일기장까지 꺼내 꼼꼼히 되짚어보게 되었다.
이 책을 쓴 작가는 대학생 딸을 둔 엄마이고
그 시절 나는 20대 중반을 넘어가는 나이였는데
어쩜 이렇게 닮은 생각, 닮은 느낌일까.
내가 철들었단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으니
분명 작가의 감수성이 청춘을 잃지 않았음이리라.
한장 한장 넘겨가면서
예쁜 사진들을 한참 들여다보고
그러면서 마음이 깨끗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렇게 천천히 느릿느릿 읽다가
곤히 잠든 내 아이 얼굴을 또 들여다보고,
비록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이 곳은 멋들어지게 다듬어진 유명한 정원은 아닐지라도
아파트 단지 내의 이 작은 꽃 무더기,
휘청이게 내려온 나무 몇그루의 가로수 길에도
결국 행복은 자리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도 그런게 아니었을까.
결국 우리는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살아간다고 말했으니.
더블린 생활을 정리하고 한귝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휴지에 휘갈겨쓴 메모를 찾았다.
"모든 여행도, 사랑도, 삶도-
그렇게나 발버둥을 치며 치열하게 겪어내는 그 모든 것들이
결국은 평범한 행복을 찾아 돌아오기 위함이 아닐까.
아무도 나를 모르는 자유로운 곳에서
온전히 벌거벗은 나를 마주하는 일,
그리고 인정하는 일.
그건 결국 순도 100% 의 나와 마주하고 대화하고
원래의 내 자리로 돌아오기 위함이었다.
이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인정하고 당당해진 순간
나는 사랑을 시작할 수 있고 삶에 열정적일 수 있을것이다"
오랫동안 숨어있던 내 일기를 다시 꺼내어 읽어보니
그 때의 각오가 어디로 숨어버린건지.
열정뒤에 피로가 따라붙어 너무 나를 몰아치는 건 아닌지 다시 되짚어본다.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나에게는 숨어있던 나를 다시 만나게 되었던 그런 고마운 책.
어쩌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어줄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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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님이 조금씩 얼굴을 내미는 오전이야, 콩콩아 엄마는 숲속나라 동화마을에 살지만, 요즘은 조금씩 도시를 동경하는걸까? 이렇게 자연주의적이고 낭만주의적인 글을 읽을 때면 동경이 되지를 않고 낯설기만 하다. 묘사가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이 들어서일까, 아니면 작가님이 살았던 배경 자체가 지금의 엄마의 현실과 너무 달라서일까? 엄마도 타샤 튜더 할머니처럼 정원을 가꾸며 동화를 쓰며 인형을 만들고 그렇게 살고 싶은 게 꿈인데 말이지. 아무래도 엄마가 이런 마음의 변화가 생긴 건, 도시와 같은 삭막할 수 있는 공간에서도 낭만을 발견하는 기쁨을 소개해준 마스다미리와 조은아 작가님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 왜 이제는 어느 수필집을 읽어도 그 분들을 기준삼아 자꾸 비교하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그만큼 그 분들의 삶은 충분히 모방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 여자란, 예쁘고 아기자기한 것이 있으면 꼭 따라하고 싶잖니. 20대 중반임에도 아직까지 성인다운 것보다는, 소녀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엄마에게 오경아 작가님의 정서는 잘 맞지 않았어. 아직은 엄마가 어른이 되지는 못한 걸까. 흑흑 작가님의 묘사는 가끔 너무 시적이고 낭만적으로 표현하려 했다는 느낌이 들었고, 문장 하나 하나마다 깊은 슬픔이 담긴 듯한 느낌은, 콩콩이에게 좋은 것만 주고자 하는 엄마의 마음과는 상반되었지. 하지만 그런 것을 추구하는 분들에게는 참 좋은 책이 될 것도 같아. 마지막 챕터는 마치 여행 에세이같은 느낌처럼, 영국의 명소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마치 세계 지리 공부를 하는 것 같아서, 이 부분은 마구 속독하고 있는 엄마 자신을 발견했단다. 스스로 참 어리다는 느낌이 들었지. 엄마 지금 무지 솔직해. 표지와 내부 속지, 그리고 디자인은 참 예쁘고 갖고 싶게 생겼지만, 역시나 중요한 것은 내용인 것 같아. 표지가 아무리 볼품없어도 내용이 가치 있으면 그 책은 갖고 싶게 마련이지. 그런데 표지에 비해 실망스러운 내용일 땐 정말 안타까워. 조금 더 젊고 싱싱한 느낌이었다면, 조금 더 긍정적이고 힘차고 천진난만한 느낌이 묻어났다면. 그런 아쉬움이 들어. 엄마같은 보잘 것 없는 사람이 감히 이런 말을 하긴 좀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엄마의 바람은, 한국 작가님들은 연륜이 묻어나는 정서와 문체들을 많이 사용하시는 것 같은데, 이럴 땐 일본 작가님들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봐. 일본 작가님들은 굳이 어려운 단어, 굳이 긴 문장, 화려한 미사여구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 것 같더라. 적어도 엄마가 만나봤던 작가님들은 말이지. 물론 한국 작가님들 중에도 어떤 독자들과도 눈을 맞추어주려는 노력을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기는 해. 콩콩아,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이 왜 많은 국민들을 감동시킨 줄 아니? 그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단어로, 짤막하게 자신의 의사를 잘 전달했기 때문이야. 그 분의 연설은 초등학생부터 열광하기로 유명하거든. 우리 콩콩이도 이런 말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
2014. 4. 29. 화 정오를 13분 앞둔 오전, 엄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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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는 정원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영화를 통해서 보게 되는 정원보다는 조금 소박하고 작아 보이는 그 공간이 그리 신기하지도 즐겁지도 않았다. 영화속에서는 비밀의 세계 혹은 또 다른 세계로 지나갈 수 있는 통로의 느낌이었는데, 주변에 있는 정원은 작은 화분 혹은 몇몇의 나무로 꾸며진 상대적으로 작은 공간이다 보니, 그리고 가끔씩 그곳에 등장하는 여러 곤충과 벌레들이 그 당시만 해도 그리 예뻐 보이지는 않았으니,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어린 당시에는 불만을 느끼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정원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꼭 정원이라는 어떤 공간을 한정하는 것은 아니다. 키가 큰 나무들이 가로서있는 거리, 작은 꽃들로 꾸며져 있는 도로, 집안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이름 모를 여러 화분들과 봄이 되면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작은 꽃망울로 마음껏 발산하는 여러 꽃나무까지 이렇게 다양한 초록으로 채워질 수 있음을, 화사하고 조금은 산만한 듯하지만 그 다양함에서 어지러움 보다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있는 나이이기에 도시라는 공간에 충분하지 않은 정원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책을 읽으면서 사진으로 만나게 되는 여러 풍경들에 감동하기도 하고, 꼭 가보고 싶다는 마음에 설레기도 하고, 실제로 그 풍광을 마주하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 책은 새롭게 자신의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영국을 향해 떠났던 이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영국, 레이크 디스트릭트, 그곳에서의 추억, 풍경, 정원 그리고 엄마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따뜻하게 담겨 있어서 조금은 아련하기도 하고, 그래서 애틋하기도 한 책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의 저자처럼 인생의 중반을 향해 달리고 있는 그 시점에서 새로운 목표를 향해 한발을 내딛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선택을 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그 모습, 때론 후회와 걱정도 있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 책에 담겨 있는 풍경만큼이나 아름답게 느껴졌다. 또 정원을 가꾸고 돌봄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살필 수 있음을, 때로는 위로를 받기도 하고, 그 아름다움에 감동해서 즐거웠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손과 발을 움직이는 그 순간들을 통해서 삶과 자연의 여러 모습들을 직접 마주하는 것이 어떤 느낌일까 책을 읽으면서 궁금하기도 했다. 하루를 열심히 살아도, 또 선택의 갈림길에서 잘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때로는 후회가 들기도 하고 무수한 걱정들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럼에도 오늘을 열심히 산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선을 다해 오늘 하루의 일을 하고, 가족을 돌보며,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추억을 만드는 것, 서로를 위한 작은 배려를 하고, 눈물이 날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보며 웃을 수 있는 것 이 모든 것이 감사한 일이고 정말 소중한 순간이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시간이 흘러가면 모든 것이 변하지만, 그 변함 속에는 세월이라는 마법이 우리의 삶을 켜켜이 쌓고 있을 것 같다. 아마 나무와 꽃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시간이 흘러 성장하기도 하고, 또 소멸하기도 하는 그 과정 속에서 자신들의 시간을 온몸으로 바람과 비 그리고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자란 그들은 분명 매해 같지만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은 선물처럼 또 다른 누군가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할 지도 모른다. 우리의 인생처럼. 인생은 여러 순간들의 쌓임으로 인해 다듬어지고 새롭게 뿌리내리기도 하고 또 상실이라는 아픔을 겪기도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인생을 보다 깊고 넓게 알아가는 듯 하다. 그리고 소중함 또 감사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워가기에 어쩌면 정원과 우리의 인생은 닮아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때로는 우리의 속도가 아닌 타인의 시선과 속도 속에서 당황하기도 하고 곤란하기도 하기에, 자신만의 속도로 자라고 있는 정원이라는 공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그들을 보면서 용기를 얻기도 하고, 또 아름다움에 감동하기도 하고, 여유 있는 호흡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조금은 글쓴이의 정원을 향한 마음가짐이 이해가 가는 듯도 하다. 그렇기에 더욱 작은 정원이라도, 작은 초록이라도 가까이에 두고 싶은 마음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