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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 문외한을 클래식음악 공연세계로 인도하는 책이 나왔다.
대전지역을 중심으로 클래식음악 평론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백석문화대학교 오지희 교수의 평론집 출간 소식을 듣고 바로 구입하여 읽어보았다. 460쪽에 달하는 두꺼운 평론집이지만 읽는 재미가 쏠쏠하여, 클래식음악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임에도 저녁시간을 이용하여 이틀 만에 일독할 수 있었다.
오지희 교수의 “음악에 글을 새기다”는 지난 10여년간 대전, 특히 대전예술의전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클래식음악 공연에 대한 평론집이다. ‘음악과 인문학’이라는 제목의 1부에서는 ‘1. 클래식음악 다가가기’와 ‘2. 간추린 서양음악사’를 앞에 배치하여 클래식음악이 무엇인지를 알게 한 후, 맛깔나는 대표적 평론들을 ‘3. 위대한 작곡가와 작품’, ‘4. 연주자 이야기’, ‘5. 음악과 연극, 음악과 무용’, ‘6. 지역예술과 세계예술의 만남’으로 배치하였다. 여기까지 읽으니 클래식이 무엇이고, 대전에서의 클래식 연주는 어떤 방식, 어떤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2부 ‘음악과 비평’에서는 음악 및 공연예술 저널과 지역 일간지에 10여년간 실은 평론들을 ‘1. 기악 독주의 세계’, ‘2. 다양한 실내악의 세계’, ‘3. 대전시립교향악단’, ‘4. 독창, 중창, 합창 이야기’, ‘5. 오페라 이야기’, ‘6. 지역과 세계의 오케스트라’로 구분하여 배치하고 있다. 1부에서 이미 대전에서의 클래식음악 공연에 대한 전체적인 모습을 파악한 후이므로, 2부의 글들은 실린 순서와 관계없이 관심 있는 글부터 읽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란 것은 대전에서도 참으로 다양한 클래식 예술공연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책에 실린 글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클래식음악의 풍요로움이 느껴지고, 당장 대전예술의전당 회원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런데 이 책의 글들은 저자가 직접 본 것만을 비평한 것이니, 실제 대전에 연주된 훌륭한 공연들 중에 빠진 것들도 많을 것이다. 아마 대전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지역민들에게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서도 훌륭한 공연들이 계속되고 있을 것이다.
이 평론집의 가장 큰 가치는 한 도시에서 이루어진 10여년 간의 주요 클래식음악 연주에 대해 밀도 있는 비평을 제공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음악뿐만 아니라 지역에 대한 깊은 애정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아마도 이 책으로부터 다른 지역의 음악평론가들도 비슷한 시도를 할 용기를 얻을 것 같다. 이 평론집을 읽고 대전지역의 클래식음악가와 공연예술가들은 앞으로 더 발전할 방향을 생각할 것이고, 다른 지역의 음악가와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도시와 비교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을 것이라 기대한다. 나 같은 일반 독자에게는 음악과 역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에 바탕을 둔 수준 높은 비평 글을 통해 클래식음악에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클래식음악계가 그리 넓지 않아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도 음악가들의 연주에 대해 때로는 찬사를 보내고 때로는 매우 아픈 지적을 함으로써 살아있는 비평이 되도록 한 저자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책에서는 일부 글에서 실명 대신 Y, L, J 등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었음도 이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