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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995년 9월 어느 토요일 오전이었다. 나는 지금 한나라당 당사가 있는 한양빌딩의 한 사무실에서 면접을 봤다. 새정치국민회의 당직자였다. 면접자중에 한 여성분이 나에게 물었다. “DJ의 정계 복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지” 나는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원칙적으로는 말을 번복했지만...” 당연히 그들이 원하는 답이 아니었다. 당 총재에 대한 확신이 없는 당직자는 말도 안되기 때문이다. 내가 그 만큼 어렸다는 뜻이기도 했고, 정치에 대해서 몰랐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 면접을 마치고 나는 급히 광화문으로 향해 프레스센터 18층으로 갔다. 논술과 더불어 면접을 봤다. 지금 강원도 지사로 있는 최문순 선배와 JTBC 본부장으로 간 김영신 선배, 이광호 선배 등이 면접관이었다.
몇일후 나는 새정치국민회의에 떨어진 것을 알았다. 아버지는 빽을 쓰지 못해 떨어졌다고 분통을 터트렸지만 나는 내가 떨어진 것을 알기에 담담했다. 그리고 얼마 후부터 미디어오늘에 합격해 그곳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좋은 선배가 많았던 미디어오늘은 나에게 과분한 직장이고, 나를 키웠던 아름다운 곳이었다.
장성민 의원과 김종혁 기자의 ‘김대중 다시 정권교체를 말하다’의 중간을 읽으면서 나는 그 역사에 앞서 말한 95년 9월이 있는 것을 보고 반가웠다. 이 책의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김대중의 정계복귀와 내 사회의 첫발이 겹치기 때문이다. 사실 훗날 국민회의 당직자들을 만날 일이 있을 때 내가 지원해서 떨어졌네라고 말했을 때 그들은 아쉬운 듯 웃었다. 사실 98년 미디어오늘을 떠나기 전에 내 가장 큰 사명도 언론을 비판해 정권 교체를 이루는 것이었다. 97년 대선에서 그 소원이 이루어지자 나는 가볍게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대학원 시절 추앙하던 김대중 대통령의 비서로 들어가 그와 같이한 장성민 의원이 스스로 만나고 창조했던 김대중 대통령의 시대를 풀어준 책이다. 특히 3당합당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3등에 머문 김대중의 정계은퇴에서부터 1995년 9월 새정치국민회의를 통한 복귀까지의 시간을 잘 풀어낸다. 자기 자랑이 좀 많기는 하지만 장성민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을 근거리에서 보좌한 인물답게 김대중 대통령과 그 가족들의 느낌을 잘 풀어낸다.
그의 글 가운데 김영삼 대통령이 감을 중시하는 인물임에 비해, 김대중 대통령은 “말 그대로 설득해서 복종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라고 풀어쓴 부분은 많이 공감했다.
어떻든 이 책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여정과 더불어 이기택, 이회창, 박철언 등과 벌어진 에피소드도 많아서 읽는 재미가 있다. 신문에 연재했고, 편집을 거치면서도 오자(152페이지 6남2년-> 6남2녀)가 있는 게 신비하지만 다름대로 깔끔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