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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로 가득한 영안실. 어느 미국인이 한국인에게 청소를 제대로 못했다고 꾸짖는다. 한 쪽에 먼지가 쌓인 포름알데히드 병을 들어보이며 '먼지가 쌓여 있으니 버려'라고 명령한다. 한국인은 그것을 여기서 버리면 한강으로 곧장 흘러들어간다고 항변하지만 미국인은 '한강은 넓다'며 '마음을 크게 가지라'며 오히려 큰소리다. 순간 소심한 남자가 되어버린 한국인은 수십병의 포름알데히드를 싱크에 쏟아 넣는다. 1300만명이라는 기록적 관객을 끌어들인 영화 '괴물'의 첫장면이다.
울진숲길은 '주민 참여형 숲길 제1호' 길이다. 왕래가 거의 없고, 멸종위기인 산양이 살고 있는 이 길에 지방도 고시가 된 것을 '걷는 길'로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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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반달곰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강 한가운데 떡 버티고 섰는 포크레인을 볼 때도 마음이 슬픔으로 까맣게 물드는 게 느껴진다. 그 슬픔과 분노는 어김없이 사람에게로 향하고 사람이 얼마나 못된 존재인지 또 깨닫는다. 그러나 결국 다시, 타자의 고통을 상상할 줄 아는 사람들을 보며 희망을 생각한다. 산양 발자국에 가슴 설레는 열정을 함께 살기를 기도하는 겸손한 마음을 하루종일 걷고 또 걸어 퉁퉁 부었을 그 발을 똥으로 밥을 짓는 그네들의 상상력을 사랑한다! 파괴와 탐욕의 논리가 그럴싸하게 녹색인 체한다 그네들이 더 아름다운 그리고 더 고마운 이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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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 제일먼저 보이는 것은 책표지에 나와있는 ‘눈과 발과 마음으로 쓴 녹색연합 스무 살의 비망록’이라는 글자이다. 그리고 책을 펼치면 추천의 말에도 나오는 것은 ‘머리에서 가슴으로의 여행’이라고 나와 있다. 사실 드러난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어찌 보면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독서클럽 친구들이 이야기하지 않은, 간과할 수도 있는 부분, 즉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얼마나 힘든지와 그에 상반되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지만, 독서클럽 모임이 끝난 후 모 책과 영상 보고난 후 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국가적 이익과 경쟁구도의 체제에서 당장에 보일 수 있고, 효과적으로 국민들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방법이라면 그리고 우리가 보지 못하는 어떠한 계약아래에서 이 사회에 암묵적으로 이루어진 규칙이 있다면 이 책의 정의 맞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강조하고 싶은 것은 5살배기도 알고 있는 ‘지켜야하는 것’과 초등학생 때부터 배우는 바른생활의 ‘바르다’ 라는 것이 이 환경이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줘 숱하게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인간외의 존재들을 멸시하고 천대 했는지도 알 수 있다.
이 지구는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인간만이 이 세상에 있다고 하면 과연 이러한 삶을 영위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 결국 고대로 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자연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었지만 우리는 이 사회의 가혹한 성장을 위해 이렇게 모든 것들을 버리고 살아갈 자격이 될까? 라는 의문을 던져 본다.
우리에 가둬진 채 19그램의 웅담을 위해 죽어가는 생명, 새까만 바다아래 숨 막혀 죽어가는 생명들... 우리의 삶의 척도를 나타내는 국가 경쟁력, 브랜드를 나타내는 수치가 이러한 존재를 전혀 생각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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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녹색연합에 가입한 것은 2004년이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좋은 분들과의 만남이 이어졌고 환경과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또한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들의 모습에 실망했다. 자연을 파괴하다 보면 인간의 생존이 힘들게 될텐데.. 가끔 어떤 순간에 깜짝 놀라는 경험을 한다. 이 세상이 평화롭고 그래도 살만하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는데 절대 그렇지 않은 증거들을 볼 때이다. 대학교 1학년 가을축제 때 사진전시회를 통해 광주민주화운동을 알 게 되었을 때였다. 그리고 '엔트로피' 같은 책을 읽거나 '더 코브', '홈' 같은 다큐멘터리를 봤을 때이다. 정말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우리 지구에는 인간들에 의해 살벌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 책은 녹색연합 20주념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책인 것 같다. 작년인 2011년이 녹색연합이 생긴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스무 살 녹색연합을 응원하고 희망을 얘기하고 싶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희망보다 절망을 느낀다. 이 책의 제목인 '아름다운 지구인'보다 '추악한 지구인'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녹색연합이 20년간 추진했던 사업들을 18가지 주제로 사진들과 함께 이 책에 정리했다. 주민 참여형 숲길 1호인 '금강소나무숲길'과 '서울성곽길'을 소개한다. 동물들이 도로 위에서 죽는 로드킬(road kill)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알려준다. 쓸개즙을 빼내기 위해 곰사육을 정당화하는 대한민국법을 고발한다. 최초로 인간이 아닌 생명체가 원고인 천성산 '도롱뇽 소송'. 살아있는 화석, 산양. 자병산 등의 광산들, 골프장들, 도로들 때문에 파괴되거 잘려진 백두대간들을 보며 불편했다. 2007년 태안 앞바다에서 일어난 기름유출사건은 아직도 후유증이 있다고 한다. 그 때 추운 날씨에 거기 가서 기름들을 닦았었는데. 아직도 삼성은 자신들이 약속한 주민 피해보상을 실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새만금 사업은 결국 정치적인 쇼였고 그 피해자는 갯벌생명들과 주민들이었다. '강은 흘러야 한다'에서 정부가 말하는 4대강 사업의 효과를 조목조목 반박한다. 결국 4대강 사업은 강을 죽이는 사업이었다. 군부대 소음피해 그리고 미군이 버리고 간 기지의 극심한 토양오염들(SOFA 개정문제). 비무장지대의 가치와 보전. 핵발전 없는 세상. 에너지 절약과 에너지 자립형 마을. 이 책을 읽으며 녹색연합이 하고 있는 분야가 생각보다 넓다는 것을 알았다. 단순히 환경과 자연보전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공존, 지속가능한 대안들, 그리고 친환경 에너지와 비무장지대와 군부대 환경파괴 감시까지. 녹색연합은 백두대간 보전을 중요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백두대간의 산림을 훼손하는 개발들(광산, 골프장, 도로들)을 얘기한다. 그리고 폐광산이 폐기되어 주변을 오염시기는 것과 옛 도로들의 재자연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얘기한다. 쓸모없는 도로는 폐기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새도로와 구도로가 나란히 존재한다. 도롱뇽 소송, 새만금 소송, 그리고 4대강 소송 에서 모두 패했다. 그 댓가는 엄청날 것이다. 앞으로 예전같은 새만금 갯벌은 두 번 다시 보기 힘들 것이다. 예전같은 4대강은 몇 십년의 복구를 통해 가능할 것이다. 가장 엽기적이었던 것은 쓸개즙을 채취하기 위한 곰사육에 대한 아래 내용이었다. "이렇게 살아 있는 곰을 마취하고, 초음파 기계로 쓸개를 찾아서, 주삿바늘을 삽입한 뒤에, 쓸개즙을 뽑아내는 겁니다. 아주 과학적이고 위생적인 방법이예요." 이렇게 쓸개즙을 뽑아낸 후에 곰은 살 수 있을까? 쓸개가 없는데, 아마 죽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10살이 되면 쓸개즙을 채취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곰들에게 10번째 생일은 기쁘지 않을 것이다. 좀 더 편하고 즐겁게 사는 게 과연 옳은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발전'과 '개발'을 위해서 그 뒤에 감춰진 수많은 것들이 희생된다면 그게 과연 인간에게 이득일까? 산을 파헤치고 골프장을 만들고 도로를 만들고 터널을 만들고 스키장을 만들고 갯벌을 매운다. 그런데 그로 인해 사라지는 것들의 가치를 생각했을까? 최소한 제대로된 환경영향평가만 했더라도 천성산 원효터널이나 4대강 사업, 새만금 사업은 축소되거나 폐기되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개발'과 '환경'을 똑같은 무게로 다뤘던 적이 있었나? 지금처럼 '개발'에 더 많은 무게를 둘수록 이 땅의 생명과 평화는 위협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충분한 조사와 검토를 하지 않고 선거용 공약, 지역개발 논리로 자연을 파괴하는 사업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식이면 나중에 누구도 책임지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사육곰 문제와 골프장 허가 관련 법적인 문제, 허점, 모순을 고발한다. 우리의 후손은 훨씬 더 오염된 환경에서 자랄 것이 확실하다. 좀 불편하더라도 지구와 인간의 공존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만약에 정부가 핵발전을 줄이는 정책을 펼칠테니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달라고 요청한다는 나는 기꺼히 그 요청에 따를 것이다. 나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요청을 따를 것이다. 방사능으로 오염된 대한민국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이제 조금 더 멀리 생각하고 조금 더 신중하게 개발을 생각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는 것이다. 제발 늦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녹색연합은 지난 20년처럼 앞으로도 개발로부터 자연과 지구를 지키는 일에 앞장서줬으면 좋겠다. 그 길은 험난하겠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응원할 것이다. 그리고 지구를 생각하고 지구가 아파하지 않기를 바라는 '아름다운 지구인'이 점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 책에 나온 우리나라의 불편한 진실들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참고로 이 책은 재생종이로 만들어졌다.^^ 아울러 '생명의 대안은 없다'라는 주제로 관련 단체와 종교계, 시민의 공론을 모으는 운동이 전개되었다. (57쪽) 또한 2002년 대선에서 '천성산 터널 백지화' 공약을 내걸었더너 참여 정부는 공사 개시를 허가했다. (59쪽) 나는 짐을 줄이고 냄새에 민감한 산양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생식을 하고 있습니다. (66쪽) (-> 박그림 선생님이 생식을 하시는 이유를 알았음) 산 깍아 나이스 샷. 숲 베어내고 홀인원! (88쪽) 우리나라 법에서는 골프장을 공익 시설로 볼까. 영리 시설로 볼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영리 시설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틀렸다. 답은 '둘 다 정답'이다. 그동안 '체육 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서는 골프장을 영리 시설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는 골프장을 사회 기반 시설의 일종인 공공 체육 시설로 보아왔기 때문이다. (95쪽) 미군 기지 건설 지원은 불가피한 절차라며, 평택 대추리의 주민들을 내쫓기 휘해 군이 투입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210쪽) 세계 최장의 간척 사업이 지역 주민들에게 실제로 어떤 경제적인 이득을 가져다주는지,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채, 오로지 지역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추진된 것이다. (170쪽) 2000년 2월 9일 미8군 기지 영안실에서는 발암물질 포름알데히드 20박스가 군무원 앨버트 맥팔랜드의 명령으로 싱크대에 버려져 한강으로 방류되었습니다. (217쪽) (-> 이 사건은 영화 '괴물'에서 나온다. 그런데 영화의 그 사건이 실제로 있었다니. 실제 봉준호 감독이 녹색연합 사무실에 방문해서 이 사건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고 한다.) <용어> 페시브 하우스 (passive house): 화석연료의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는 대신 태양광이나 지열 등 재생가능한 자연 에너지를 이용하고, 첨단 단열 공법 등을 통해 열 손실을 줄임으로써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물.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 나가는 것을 최대한 막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동적'(passive)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 ![]() ![]()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