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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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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가 있다. 결혼한지 10년 정도 되었다. 아이는 없다. 여자가 불임이기 때문이다. 남동생이 마라톤 대회에서 심장마비로 죽었다. 남편이 아끼던 시조카 아이가 공원 주차장에서 차에 치어 죽었다. 시어머니는 최근 넘어져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하루종일 누워 있어야만해서 여자는 매일 시어머니를 돌봐야 한다. 남편은 지방근무로 주말에만 올라온다. 남편은 최근 풀코스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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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가 있다.

결혼한지 10년 정도 되었다. 아이는 없다. 여자가 불임이기 때문이다. 남동생이 마라톤 대회에서 심장마비로 죽었다. 남편이 아끼던 시조카 아이가 공원 주차장에서 차에 치어 죽었다. 시어머니는 최근 넘어져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하루종일 누워 있어야만해서 여자는 매일 시어머니를 돌봐야 한다. 남편은 지방근무로 주말에만 올라온다. 남편은 최근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했다.

 

남편이 바람을 폈다.

우연히 남편의 노트북을 보다가 남편이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한 날 다른 여자와 잤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자는 그 충격에 갑자기 뛰쳐나가 무작정 달렸다. 여자가 마라톤을 시작하게 된 계기다. 억울하고 서럽고 고독해서, 달리는 남편의 심정이 궁금해서, 갖지 못하는 아이에 대한 그리움으로, 뭐라도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아서, 그렇게 여자는 달렸다.

 

달리면서 여자는 생각한다.

남편이 왜 그랬을까. 남편의 여자는 어떤 여자였을까. 지난 10년간 자신과 남편의 관계는 어떤 것이었을까. 남편은 어떤 심정으로 마라톤을 할까. 마라톤 대회에서 죽은 남동생도 떠오른다. 무엇보다 달리고 난 뒤 매일 의식처럼 자신의 방 벽에 아이의 발을 그린다. 자신의 달리는 거리에 비례해서 아이의 발을 그린다. 아이의 발 크기와 색깔은 그날 그날의 달리는 컨디션에 따라 가지각색으로 변한다.

 

불과 한달여 만에 풀코스를 완주할 계획이다.

매일매일 기록을 하며 꼼꼼하게, 성실하게 달린다. 남편과의 관계는 완주후에 결정하기로 했다. 모든 것은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한 뒤로 미룬다. 달리면서 점점 몸이 변한다. 체중이 현격하게 줄고 근육은 늘고 달리기에 적당한 몸으로 점점 변한다. 닭가슴살과 고구마, 토마토와 야채만으로 식단을 조절하며 악착같이 훈련한다. 마라톤의 피니시라인에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있는 것마냥.

 

달리기는, 마라톤은, 여자의 생존이자 주체적 변화이다.

결혼 10년동안 남편과의 제대로 된 대화나 추억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평범하게 살았다. 남편의 카메라에 대한 열정이나 마라톤에 대한 열정을 궁금해하지도 않았고 그러려니하고 살았다. 자연히 몸도 뚱뚱했다. 그러나 남편의 외도라는 위기앞에서 여자는 충격을 받아 망연자실한다. 생에 처음으로 자신을 돌아본다. 생각하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관찰한다. 자신의 몸과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인생을 관찰한다. 체중이 줄고 근육은 늘어난 몸매, 자신에게 일어난 일과 자기의 생각과 마음을 관찰하는 것, 이것들이 모두 달리면서 생긴 변화이다. 그래서 달리기는 여자의 주체적인 자기 선언이 된다. 고독하지만 달린다. 고통스럽지만 달린다. 달리면서 자기를 발견한다.

 

"우승을 원한다면 100m를 달려라.

그러나 인생을 경험하고 싶다면 마라톤을 하라." (에밀 자토펙)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덧붙여 인생을 "급수대 없는 마라톤을 달리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다. 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해도, 스스로를 위해 끝까지 움직이고 애쓰고 달리라고 격려하다. 그래야 "아름다운 마라톤"이다.

s******0 2012.02.14.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