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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오후에는 이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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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읽게 되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도무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작가의 애기라고 예외일 리 없다. 아무리 심각한 이야기를 할지라도 '뭐, 그럴 수도 있지.'라거나 '음, 그렇군.'정도의 반응만 보일 뿐 '설마, 그럴 리가?' 하는 식의 호들갑은 떨지 않는다는 말이다. 내 손에 난 상처가 아니어서 아픔을 느낄 수가 없다고 말한다면 내가 너무 야박하다고 힐난하는 사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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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읽게 되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도무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작가의 애기라고 예외일 리 없다. 아무리 심각한 이야기를 할지라도 '뭐, 그럴 수도 있지.'라거나 '음, 그렇군.'정도의 반응만 보일 뿐 '설마, 그럴 리가?' 하는 식의 호들갑은 떨지 않는다는 말이다. 내 손에 난 상처가 아니어서 아픔을 느낄 수가 없다고 말한다면 내가 너무 야박하다고 힐난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책에서 읽는 이야기는 대부분 작가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이라고는 해도 다 지난 옛일일 뿐이고 지금은 어느 누구보다 행복하게 잘살 수도 있는 일 아닌가. 게다가 힘든 일을 겪던 그 당시에도 작가는 힘들다고 느끼지 않았을 수도 있고. 사실 그런 이야기를 읽으면서 눈물을 철철 흘린다는 것도 조금은 주책맞아 보인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그가 쓴 소설보다는 에세이를 더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종종 만나게 된다. 사실 하루키의 에세이는 주변 풍경을 스케치하듯 가볍게 쓰거나 마치 남의 일인 양 쿨하게 쓰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땀으로 젖은 옷이 척척 감기는 듯한 끈적끈적한 수필만 읽어 왔던 독자들은 마치 신세계를 만난 듯 '유레카!'를 외치곤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옆집에서 외치는 '유레카!' 소리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면 하루키의 팬이 한 명 더 늘었다는 얘기일 수 있다.

 

하루키의 에세이를 즐겨 읽는 한 사람으로서 나는 <하루키 일상의 여백>을 특히 좋아한다. 자신의 사생활이 드러나는 걸 극도로 꺼려하는 까닭에 인터뷰도 자제하는 그이지만 이 책에서 작가는 자신의 사생활을 비교적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글쓰기와 마라톤, 여행과 재즈, 고양이에 얽힌 이야기 등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의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드러낸 에세이 모음집이다. 작가는 <태엽 감는 새>를 집필하던 시기에 보스턴 근교의 대학 마을 케임브리지에서 보낸 2년 간의 생활을 이 책에 담고 있다.

 

"그건 그렇고 지금까지도 세상 사람들은 작가에 대한 일반적인 선입견 같은 걸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작가라는 작자들은 밤을 새우기 일쑤고, 줄창 단골 술집에 드나들면서 술이나 퍼마시고, 가정은 거의 돌보지 않으며, 게다가 지병(持病) 하나둘쯤은 누구나 갖게 마련이고, 원고 마감일만 되면 호텔 같은 곳에 틀어박혀서 머리칼을 마구 쥐어뜯고 있는 족속이라고 믿는 것 같다." (p.16)

 

'밤에는 대개 열 시에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는 여섯 시에 일어나 매일 조깅을 하며, 한 번도 원고 마감일을 넘긴 적이 없다는 그는 우리가 갖고 있음직한 작가에 대한 신화적 이미지를 여지없이 깨트리지만 일시적으로 디아스포라의 삶을 선택하는 그의 내면에는 그럴 만한 까닭이 있는 듯하다. 불건전한 영혼의 정화를 위해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하는 것하며, 이웃집 고양이 코타로 이야기, 자동차를 도둑맞고 되찾기까지 고생한 이야기, 중국과 몽골을 여행할 때 곤혹스러웠던 중국 음식 알레르기, 그리고 소설 쓰기와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 이야기 및 재즈와 영화 이야기 등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 대하여 작가는 애정을 담아 풀어놓는다. 나는 이 책에서 이따금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듯한 여유와 자유로움을 느끼곤 한다.

 

작가는 미국 생활에서 겪었던 소소한 즐거움들, 이를 테면 통신 판매를 통하여 구입했던 빨래 건조대와 고양이 손목시계, 대학 동료로부터 처음 배운 스쿼시, 결혼 전 힘들었던 시기를 같이 견딘 고양이 피터에 대한 추억 등 세계 어느 곳에서도 있을 법한 이야기를 가볍게 쓰다가도 어느 순간 문득 진지해지곤 한다.

 

"때때로 문득 혼자서 살아가는 것은 어차피 지기 위한 과정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리고 그러한 삶이 정말 피곤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나름대로 힘껏 살아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개인이 개인으로서 살아가는 것, 그리고 그 존재 기반을 세계에 제시하는 것, 그것이 소설을 쓰는 의미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p.74)

 

다른 에세이집과는 다르게 중간중간 일상의 모습이 담긴 원색 사진이 실려 있다. 그가 통신 판매로 구입한 목조 빨래 건조대며, 찰스 강 기슭의 갈매기,고양이 코타로, B.B. 킹의 콘서트 풍경 등 책에 실린 사진들은 글과 함께 작가의 일상을 보여주는 가벼운 터치처럼 신선한 느낌을 준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에서 나는 특별히 깊은 인상을 받았다.

 

시간은 조용히, 그리고 쉬는 일도 없이 흘러가 버린다.

s*****l 2015.04.26. 신고 공감 4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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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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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난 뒤 스스로 잠에서 깨어 눈 떠 본 적이 거의 없다. 늘 아이의 울음에 먼저 잠이 깨거나 남편이 출근하는 소리, 아니면 윗집에서 쿵쿵 대는 소리에 잠이 깨곤 한다. 내 스스로 일어나게 되면 무엇을 할지 계획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럴 수 없으니 떠지지 않는 눈을 겨우 뜨면 언제 또 밤을 맞이해서 내 시간을 가질 수 있을지 한숨을 쉬기도 한다. 원래 규칙적인 생활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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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난 뒤 스스로 잠에서 깨어 눈 떠 본 적이 거의 없다. 늘 아이의 울음에 먼저 잠이 깨거나 남편이 출근하는 소리, 아니면 윗집에서 쿵쿵 대는 소리에 잠이 깨곤 한다. 내 스스로 일어나게 되면 무엇을 할지 계획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럴 수 없으니 떠지지 않는 눈을 겨우 뜨면 언제 또 밤을 맞이해서 내 시간을 가질 수 있을지 한숨을 쉬기도 한다. 원래 규칙적인 생활을 잘 하는 타입도 아니지만 며칠만이라도 온전히 내 멋대로 시간을 써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그 이면에는 여유로운 사고와 행동을 요하는 욕망도 내제되어 있지만 내 일상을 되돌아보고 블로그에라도 기록해보고 싶은 욕망. 하루키의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주 오래전에 출간된 책이다. 당시에 난 고등학생이었고 책은 좋아했지만 저자가 미국에 체류하면서 쓴 에세이를 흥미롭게 바라볼 만큼 문학의 폭이 넓지 못했다. 거의 20년이 지난 뒤에 읽었으니 시간적 배경이 현재와 맞지 않아 낯선 감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일상을 꼭꼭 채워나가고 글로 남긴 흔적을 좇는 일은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미국 케임브리지에서 머물면서 그곳에서의 에피소드, 자신이 좋아하는 마라톤을 하고 재즈 음악을 듣고, 소소한 일상의 일들이 세세하게 드러난 책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시대적 배경이 맞지 않음에도 옛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신기할 정도로 문화적 배경의 다름에서 오는 낯선 즐거움이 있었다.


  타국에 가서 모든 것에 적응해야 살아야 한다면 나 같은 소심쟁이에게는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늘 그렇듯 그런 생활을 어려워하기는커녕 즐겼고 그 안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좋아했다. 수준 높은 재즈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수영도 실컷 할 수 있고 마라톤 대회에도 참여하고 동네 고양이를 돌보기도 하는 그런 일상. 이런저런 자잘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 모든 걸 즐기는데 걸림돌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저자는 낯선 곳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더 즐겼고 자신을 더 잘 드러냈지만 나라면 오히려 내 안에 숨겨진 또 다른 나를 더 발견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했다.


  나를 아는 이가 없고 그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면 그간 내가 보지 못했던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일.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 놓여질 때 그런 나를 만난 적이 몇 번 있기에 글을 통해 간접경험을 하는 것 같았다. 두렵고 자신 없지만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하나씩 해보는 것. 언어가 된다면 그 나라의 유명한 작가의 책의 원서를 찾아 읽을 것이고, 도서관에도 놀러가고 산책도 실컷 하고, 허락한다면 공연도 많이 볼 것 같다. 예전에는 록과 힙합 공연만 추구했지만 지금은 온갖 음악을 다 듣고 있으니 그 지역에서 벌어지는 공연을 찾아서 볼 것 같다. 실현 가능성이 현재는 없기에 그런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책 속의 배경이 외국이라는 것 때문에 그런 상상을 해보았지만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일은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도 언제든 가능하다는 사실을 더 확실하게 인지하게 된 셈이었다. 내게 익숙한 동선을 조금만 틀어보아도 전혀 다른 세상이 보인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쩔 때는 내게 주어진 일상에 무한히 감사하다가도 빠져나올 수 없는 늪처럼 지겹고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 일상을 생각하기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그걸 실천하는 건 오로지 내 몫이다. 겨울의 끝자락이라고도, 봄의 시작이라기도 애매한 요즘이지만 날씨를 핑계 삼아 집에만 머물렀던 나를 좀 털어내고 집에서 좀 먼 곳까지 아이와 함께 산책해보는 것을 먼저 계획해본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일상이 달라지는 것처럼 그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인지하게 된 것 같다.

 

s****m 2016.03.2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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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는 여유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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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없어 빽빽히 차 있는 노트같은 우리의 일상을 보내다 보면 가끔 평범하게 여유를 지내고 싶기도 하다. 떠나고 싶을 때 떠나고, 오고 싶을 때 올 수 있는 용기 있는 현대인이 될 수 있는 자는 얼마나 될까? '하루키 일상의 여백'은 하루키가 미국의 케임브리지에서 머물던 단순한 체류기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 단순함에서 묻어나는-그것은 뭐랄까 마치 어느 여름날 햇빛 아래 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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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없어 빽빽히 차 있는 노트같은 우리의 일상을 보내다 보면 가끔 평범하게 여유를 지내고 싶기도 하다. 떠나고 싶을 때 떠나고, 오고 싶을 때 올 수 있는 용기 있는 현대인이 될 수 있는 자는 얼마나 될까? '하루키 일상의 여백'은 하루키가 미국의 케임브리지에서 머물던 단순한 체류기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 단순함에서 묻어나는-그것은 뭐랄까 마치 어느 여름날 햇빛 아래 플라타너스의 그늘 정도-쾌적한 여유이다. 부제처럼 여기서는 마라톤, 고양이, 그리고 여행과 책 읽기라는 네 가지의 테마를 대부분 다룬다. 마라톤은 하루키가 가질 수 있는 비일상적인 -그것은 연중행사이기도 하다-면서도 창조적인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끊임없이 계속적으로 이야기되는 고양이. 고양이가 가지는 특징은 남과는 쉽게 동화되지 않는 도도함. 즉, 그가 사물과 거리두기와도 통하는 철학적 캐릭터이다. 모든 것이 근접한 거리에서 조금 더 여유공간을 두고자 하는 마음이 아닐까? 그 영유로움의 극치는 역시 모두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여행일 것이다. 여행을 하는 사람은 자유롭다. 자신이 있던 곳의 생각만으로도 한 층 설레이기 까지 하다. 하루키는 작품을 끝내고 자메이카로 가서 카리브해에 헤엄을 친다던지, 버몬트나 중국, 오스틴, 텍사스 등을 다니며 글 속에선 삶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스프리(정신 또는 기지라는 말로 문학에서는 '자유로운 정신작용'으로 쓰임)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여유로운 여행 중에서도 또 다른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책으로의 여행 또한 그의 에스프리이다. 그의 여행과 창작의 동기는 바로 이 다른 이의 영감을 받는 데서 부터 시작하는 것일 듯 하다. 그렇지만 대부분 그것들은 재미있더나 없다 또는 좋다와 싫다같은 이분법적으로 결론이 내리지만 말이다. 하루키가 이끄는 삶의 추진 연료는 바로 이런 간결한 삶이다. 그게 바로 반짝이는 일상의 미학이기도 하다.
l******e 2005.08.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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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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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루키의 수필을 참 좋아한다..딱딱하지 않고 아무때나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대충 읽어도 돼는..그런 느낌의 책..그런데 이 책은 기분이 우울할 때 읽어서 그런지..좀 별로였던 것이..미국에 사는..일본의 한 소시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다..자기주장없이 "이러면 좋지만 아니라면 할수 없죠,뭐"..하는 식의 글들은 특히 그러하다.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그것이 일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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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루키의 수필을 참 좋아한다..딱딱하지 않고 아무때나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대충 읽어도 돼는..그런 느낌의 책..그런데 이 책은 기분이 우울할 때 읽어서 그런지..좀 별로였던 것이..미국에 사는..일본의 한 소시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다..자기주장없이 "이러면 좋지만 아니라면 할수 없죠,뭐"..하는 식의 글들은 특히 그러하다.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그것이 일본인의 얼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물론 그래도 나는 하루키를 좋아한다..사실 어쩌면 베스트 셀러 작가의 그런 소시민적 모습을 기대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을 읽고 (밑에 리뷰를 보니) 다들 고양이를 기르고 싶어하던데..나는 마라톤을 해보고 싶다..이책을 읽은지 벌써 일주일인데..아직도 실천을 못하고 있지만서도..쩝..^^;
k******o 2001.10.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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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일상의 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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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체 -과거에도 그랬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남의 일에는 관심이 없는 편이라 유독 에세이류를 많이 읽지 않습니다. 그것으로 어떤 감동을 받는다거나 즐거움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말씀드린다면, 읽지 않으니 당연한 거잖아, 하고 말씀하시겠지만 확실히 그 말씀이 맞네요. 읽지 않으니 감동 따위 받을 턱이 없지요. 그래서인지 에세이의 뚜렷한 장점 또한 잘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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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원체 -과거에도 그랬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남의 일에는 관심이 없는 편이라 유독 에세이류를 많이 읽지 않습니다. 그것으로 어떤 감동을 받는다거나 즐거움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말씀드린다면, 읽지 않으니 당연한 거잖아, 하고 말씀하시겠지만 확실히 그 말씀이 맞네요. 읽지 않으니 감동 따위 받을 턱이 없지요. 그래서인지 에세이의 뚜렷한 장점 또한 잘 모릅니다. 그러니까 뭐랄까, 하루키 센세의 에세이는 이런 겁니다. 읽다보니 젠장, 여기까지 와 버렸네, 그렇게 된 셈인 것이지요. 확실히 젠장,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하루키 센세의 사생활 따위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데 말이죠.

 

      그런데 이 에세이, 좀 웃기네요. 전 뭐든 좀 웃긴 것은 가치를 높이 매기는 편이라 시종 웃겼으면 파다닥, 하고 별 다섯을 날려버렸을 텐데 가끔 웃기겨서 넷을 날리기로 했습니다. 뒤로 갈수록 웃겨져서 조금 아쉽게 끝나나보다 하고 이 냥반의 에세이가 얼마나 되나 보았더니 산처럼 쌓여있더군요. 하루키 센세는 정말이지 미친듯이 글만 쓰고 살았나봐요. 맙소사. 축북받은 사람입니다. 직업이면서도 그게 제일 재미있어서 노상 그것만 한다는 것은 말이죠.   

 

      이 에세이는 정확히 언제부터 언제까지 쓴 것을 모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대충 태엽감는 새 3편을 집필 중에 틈틈히, 보스턴과 일본을 오가며 어떤 잡지에 기고했던 내용을 모은 것인가 봅니다. -평론가의 흰소리나 실어놓을 바엔 그런 연보나 좀 실어놓지, 참 찌질한 출판사이고 저주받은 디자인인 건 나름대로 이제 컨셉이려니 하고 말이지요.-

      어쨌거나 작정하고 에세이를 써야지 해서 쓴 책이 아니라 조막조막하니 틈틈히 쓴 글들을 긁어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셈이니 나름대로는 살짝 날로 드신 경향도 없지 않지요. 하 센세도 스스로 시인하십니다. 날로 쓴 것이니 가볍게 읽어달라고 말이죠. 그렇습니다. 먹고 죽을라도 무겁게 읽을 코너는 없기 때문에 정말이지 그냥 킬링 타임용 -물론 전공서를 제외하고서 킬링 타임이 아닌 책도 있는가 싶긴 하지만- 도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슬슬 웃기다가 종종 한 번씩 빵, 터뜨려주시고 말이지요. 

      대체적으로 하루키 센세가 웃기는 스타일이 좀 말도 안 되는 소릴 해서 어이가 없게 만들어 웃기시는 것 같아요. 이를테면 이런 식으로 말이죠.

 

      <2월의 거리에 있는 고양이. 보기에도 추워보인다. "아, 춥다, 추워! 이런 날에는 밖에 나오고 싶지 않은데" 라는 태도가 역력히 나타나 있다. 꼬리도 우뚝 솟아 있고. 이 고양이에게는 틀림 없이 밖에 나오지 않으면 안 될 뭔가 중요한 볼일이 있었으리라. 가령, 오늘 발매될 예정인 파르잠의 신곡 CD를 사러간다던가......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말이다.>    

 

      하여튼 이 책을 시작으로 해서 드디어 하 센세의 에세이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무사히 살아나올 수 있게 기도해주시고요, 이로 인해서 에세이에 대한 저의 생각이 좀 바뀌었으면 하는 생각도, 생각해보니 하지 않을랍니다. 생각이 바뀌어봐야 돈 밖에 들 일이 없다는 결론이 좌뇌에서 황급히 처리되는 군요. 그러면서 문득 에세이, 세일하지 않는 책은 왠지 범죄처럼 느껴져서 인터넷 서점 창을 가만히 노려보고 있습니다. 남아 도는 에세이는 그냥 좀 주고 그러면 안 되나?

 

http://vitojung.blog.me/



b******k 2010.07.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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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에세이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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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라고 썼지만, 아무래도 '젊은 날의'라고 덧붙이는게 더 어울릴지도.   오랜만에 하루키의 에세이를 편안하게 읽었다.   리뷰를 쓰는 지금은 07년 10월 12일 아침 일곱시 무렵이다.   오늘과 내일 1박2일 일정으로 회사 워크샵이 있는 날인데, 내게는 결국 쉬는 날이 되   었다.   덕분에 어제 밤부터 편안한 마음으로(한편으로는 토익 시험을 봐야해서 부담감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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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라고 썼지만, 아무래도 '젊은 날의'라고 덧붙이는게 더 어울릴지도.

 

오랜만에 하루키의 에세이를 편안하게 읽었다.

 

리뷰를 쓰는 지금은 07년 10월 12일 아침 일곱시 무렵이다.

 

오늘과 내일 1박2일 일정으로 회사 워크샵이 있는 날인데, 내게는 결국 쉬는 날이 되

 

었다.

 

덕분에 어제 밤부터 편안한 마음으로(한편으로는 토익 시험을 봐야해서 부담감이 남

 

아있지만) 그의 책을 한 권 읽을 수 있었다.

 

이번(출판 순서가 아닌 내가 읽은 순서) 에세이에서는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가 압도

 

적으로 많다.

 

보스톤 마라톤 이야기도 심심찮게 섞여있고 그의 아내에 대한 재미있는 묘사들도 담

 

겨 있다.

 

아마, 실제로 하루키씨의 부인을 만난다면 하루키씨가 쓴 것처럼 잔소리를 많이 하

 

는 사람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뭐, 하루키식으로 말하자면 남의 아내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니 할 일이 없는건가

 

라고 표현될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즐거운 그의 에세이를 읽고 나니 무척이나 개운하다.

 

삶의 즐거움 중의 하나를 만끽한 기분이다.

 

영어 욕지거리 몇 개를 알게 된 것도 재밌었다.

 

그의 팬이라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 편안하고 재밌는 책이었다.

s*****8 2007.10.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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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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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를 계기로 하루키를 너무나도 좋아하게 된 독자로서 그의 일상생활에 대한 호기심에 곧바로 구입한 책이다. 캐나다를 비롯한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 머무르며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며 작품을 쓰고 있는 하루키에 대한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하루키 소설을 보면 특히 고양이가 많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하루키는 실제로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어디를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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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를 계기로 하루키를 너무나도 좋아하게 된 독자로서 그의 일상생활에 대한 호기심에 곧바로 구입한 책이다. 캐나다를 비롯한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 머무르며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며 작품을 쓰고 있는 하루키에 대한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하루키 소설을 보면 특히 고양이가 많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하루키는 실제로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어디를 가나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고양이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유심히 관찰하는 작가의 모습이 왠지 우스웠다. 그는 또한 마라톤 예찬자였다. 마라톤을 통해 인생을 배울 수 있다는 그는 50을 전후한 나이에 결코 쉽지 않을 마라톤 풀코스를 1년에 한번씩 몇년간 소화하며 하나의 철학을 형성하는 듯 싶다. 학교나 회사같은 곳에 얽매여 자기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대조적인 하루키의 여유로운 삶의 미학은 신선한 느낌을 준다.
m*****3 2003.11.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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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없이 가벼이,그러나 경박하지 않은, 진지한 친구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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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를 좋아한다.그래서 이 책을 골랐다.물론 '빙고'에서 추천을 받긴 했지만,'고양이'라는 그 한마디에 홀딱 넘어가 주저 없이 고르고 말았다!(하루키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왜냐구? 예쁜 고양이 사진으로 가득할 거란 예상을 깨고 적당히 살이 찌고 느릿 느릿 게으른 그런 평범한 고양이들로 가득 했으니까!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부담 없이 가벼이,그러나 경박하지 않은, 진지한 친구같은 책." 내용보기
나는 고양이를 좋아한다.그래서 이 책을 골랐다.물론 '빙고'에서 추천을 받긴 했지만,'고양이'라는 그 한마디에 홀딱 넘어가 주저 없이 고르고 말았다!(하루키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왜냐구? 예쁜 고양이 사진으로 가득할 거란 예상을 깨고 적당히 살이 찌고 느릿 느릿 게으른 그런 평범한 고양이들로 가득 했으니까!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연출되지 않은 평범한 고양이들을 세련되게 포착한 솜씨도 인정해야겠고,곳곳의 사진들 역시 평범한 듯 세련된 듯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식사시에 이 책을 읽었다. 두터운 책들에 슬슬 싫증이 나기 시작할 무렵 이 책을 읽곤 마치 신선한 생과일 쥬스를 한잔 마시고 난 뒤의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 일반 철학서적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깊은 무게감은 아니지만,그에 못지 않게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있다.살랑 살랑 부는 바람처럼,소리 없이 내리는 이슬비처럼 그렇게 마음을 흔든다. 대단하지 않은가? 평범한 일상을 이렇듯 아무렇지 않게(절대 아무렇지 않지만...)부담 없이 맛깔스럽게 차려내는 것 하며,다소 비극적이고 심각한 이야기조차 자극 없이 부드럽게 스며들게 하는 작가의 능력이란..! 그렇다! 궂이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바로 가까이 일상 그 자체가 철학이고 아름다움이고 살아 숨쉬는 생명인것을....... 내가 후한 점수를 준 것에 뭐라고 할 분도 계실 것이다.하지만 이 책은 생과일 쥬스에 비교한다면 맛본 것 중 최고였으므로 그 나름대로 평점을 해 본 것일 뿐이다. '모든 사물과 나 자신 사이에 적당한 거리 두기' 거리를 둔다는 것의 의미를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p.47 --- 게다가 퓨마 쪽에서 보자면,산 속에서 혼자 폴짝 폴짝 뛰고 있는 인간은 '이지 플라이(안성맞춤의 먹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그러니 사람을 덮쳐서 잡아먹는 것은 퓨마로서의 '당연한 영업행위'아니겠는가....... 어쨌든 산 속에서 갑자기 퓨마의 습격을 받아잡아먹히는 것은 그다지 기분 좋은 사망 방법은 아닐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지금부터라도 미국의 산 속에서는 가급적 달리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이런 표현을 보고 뭐라고 하실 분도 계실 지 모르겠지만,결코 경박하지 않다.그리고 진지하게 무겁지 않게 생각하게 한다!(미국의 산 속에서는 달리지 말아야지...가게 되면,그리고 자연의 섭리랄까...) p.192--- "어째서 일본인들은 정신적으로 심각한 상처를 입은 어린이들을 돌보기 위한정신과 의사나 카운셀러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별 필요도 없는 사람들이 줄줄이 따라올 정도라면 그런 전문가를 데리고 가야 하는 것아녜요?"....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상처가 .....일본관청의 관료주의적인 어리석음을 ...---할말은 콕 집어서 한다.소리 높이지 않고 부드럽게..! p.213--- 그러나 솔직
j****5 2001.06.1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의 일상의 여백이란 어떤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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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하루키를 아주 미워한다. 자기는 그냥저냥 살다보니 와세다를 들어갔고 머리위로 지나가는 야구공을 바라보다 소설가가 되었고 영어, 그리스어, 이태리어등 외국어를 그냥 하게 되었고, 취미로 번역을 한다니.... 세상을 하루키처럼 여유만만하게 살면서 '어쩌다보니'라는 말한 마디로 이런 위치에 서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책 '일상의 여백'도 이런 하루키의 어조는
"나의 일상의 여백이란 어떤걸까?" 내용보기
난 하루키를 아주 미워한다. 자기는 그냥저냥 살다보니 와세다를 들어갔고 머리위로 지나가는 야구공을 바라보다 소설가가 되었고 영어, 그리스어, 이태리어등 외국어를 그냥 하게 되었고, 취미로 번역을 한다니.... 세상을 하루키처럼 여유만만하게 살면서 '어쩌다보니'라는 말한 마디로 이런 위치에 서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책 '일상의 여백'도 이런 하루키의 어조는 여전하다. 미국 프린스터 교수로 재직시 있었던 일을 담담하게 허나 의외의 위트로 쓴 수필집인 이 책은 해괴한 사진과 더불어 독자로 하여금 웃음짓게 한다 -사진은 주로 고양이나 동물에 관한 것인데 주로 교미하는 장면등을 하루키가 넣고자 했으나 편집인이 말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루키가 의외로 편식이 심해 중국음식이나 라면은 전혀 먹지 못해서 중국취재여행시 고생을 했다거나 홈쇼핑에 중독되었다거나 시계를 수십계를 사놓고는 섬머타임때 아무거나 꺼내서 쓴다 던지 굉장히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우연히 발견한 일본 무라카미 하루키의 사이트에 올라온 하루키의 목소리는 굉장히 강인했다. 늘 글쓰는 사람이라면 밤샘은 기본이요 낮에는 일을 안한다고 생각하지만 하루키는 자신이 밝혔듯이 9시면 자고 6시면 일어나서 마라톤연습을 하는 조금은 기괴한 인물이다. 그 목소리처럼 우리가 평소에 접하기 힘든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글이 마음에 스며드는건 역시 내가 가지지 못한 일상의 여백을 너무나도 부럽게 하지만 부드럽게 쓰는 그의 글 솜씨 탓이리라. 봄이되어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c****y 2000.03.1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일상의 고마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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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잠들기 전 오늘 하루가 어제와 다르지 않아 고마웠다는 느낌,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오늘 하루가 어제와 다르지 않을 것을 짐작할 수 있어 마음 놓이는 기분, 일상의 고마움이다. 좋은 일은 내버려두고, 안 좋은 일이 하나라도 생긴다면-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아무 일도 없는 하루가 얼마나 은혜로운지 금방 알게 된다.   하루키의 글을 읽으면 그게 보인다. 일상에 고마워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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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잠들기 전 오늘 하루가 어제와 다르지 않아 고마웠다는 느낌,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오늘 하루가 어제와 다르지 않을 것을 짐작할 수 있어 마음 놓이는 기분, 일상의 고마움이다. 좋은 일은 내버려두고, 안 좋은 일이 하나라도 생긴다면-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아무 일도 없는 하루가 얼마나 은혜로운지 금방 알게 된다.

 

하루키의 글을 읽으면 그게 보인다. 일상에 고마워하는 작가의 태도. 그저 주어지는 시간과 여건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작가가 끊임없이 취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그에게 일상은 '글쓰기, 책 읽기, 마라톤, 고양이, 그리고 여행'이라고 한다. 하고 싶을 때 생각나는 대로 하는 게 아니라 밥 먹고 잠을 자는 일처럼 습관화된 일상이라고. 그동안 채 모르고 있었는데, 내가 그의 이런 점을 좋아했던 것 같다. 일상을 자신의 규칙으로 만들어 꾸려 가는 그의 삶의 태도, 아마도 내가 그러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의 글은, 그 글이 그 글 같아서 같은 책을 연거푸 읽는 것이나 다름없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바뀐 제목을 따라서 계속 구해 읽게 된다. 그가 작가로 올려진 책을 몽땅 봐야겠다는 각오라도 한 듯. 작가가 글을 쓴 나이보다 시간이 한참 흘러 읽다 보니 청춘의 그를 종종 만나기도 한다. 생각이나 태도면에서는 그다지 변화가 보이지 않는 사람의 글. 그래, 사람이 쉽게 변하지는 않지, 그러면서.  

 

아직도 내가 읽지 못한 그의 책은 꽤 남아 있다. 그래서 내 일상도 여전히 고맙다. 어제와 다르지 않을 것을 짐작할 수 있으므로. 



YES마니아 : 로얄 j***6 2014.05.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