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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단편이 아니다. 그 속에 흐르는 주제, 정신은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이라는 낯선나라의 이야기인데, 내가 생각하고 있는 현대의 피상적인 이스라엘이 아니다. 기저에 흐르고 있는 이스라엘의 정신의 이면이 샘솟아 올라온다. 제목이 왜 '시골생활풍경'일까? 언뜻 제목만 봐서는 무슨 힐링을 주제로 한 소설같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출연자들의 기저에 분열, 깨어짐, 상실이 있다. 잃어버린 퍼즐의 조각을 찾고 있는듯도 하고 불안정한 영혼의 한 구석을 찾는듯도 하다. 그 무엇인가를 찾으러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출연자들은 다 깨어져 있다. 현실의 이스라엘은 아닐 것이다. 아니 현실의 이스라엘에 대한 메타포일 것이다. 소설이고 소설의 주제를 구현하고자 하다보니 깨어진 것들을,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울 수 밖에 없었겠지만 ... 겉보기에는 고요하고 역동적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는 시골사람들로 보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파도치는 바닷속처럼 묵직한 흐름이 있다. 작금의 현실을 대변하는 듯한 단어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아니 그 바닥을 대변하는 단어일 것이다. 밤이면 멀리서 들려오는 자칼의 울음소리와 그에 응대하는 개들의 짖음과 그것들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는 사이프러스나무, 가 그것이다. 그곳에, 이스라엘에 자칼이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소설속에는 밤이면 언제나 자칼의 울부짖음이 먼 곳에서 있다. 사이프러스나무도 생소한데 이스라엘에 많이 있나보다. 낙우송, 내지는 메타세콰이어하고 비슷한 나무같은데. 자칼과 개와 사이프러스가 이 소설의 기저를 이루는 세가지 상징적 단어로 보인다.
아랍청년 아델 "당신들의 마을은 꿈과 계획에서 태어났고, 우리의 마을은 태어나지 않았어요. 우리의 마을은 항상 그 자리에 있죠. ...우리에게도 꿈이 있죠."
라헬의 아버지 페사크 케뎀 "...라헬, 조금 떨어져서 우리를 보면 우리가 미움과 경멸을 받아 마땅하다는 걸 알 수 있을거야. 그리고 약간의 동정을 받아 마땅하다는 것도. 하지만 그 동정은 아랍인들 한테서는 올 수 없지. 그들 자신이 세상의 모든 동정을 필요로 하니까."
아랍청년 아델 "우리의 불행은 부분적으로는 우리의 잘못이고 부분적으로는 당신들의 잘못이에요. 하지만 당신들의 불행은 당신들의 영혼으로부터 왔죠."
어둠은 짙고 숨막혔으며, 모든 것 위에 열기가 무겁게 덮여 있었다. 라헬 프랑코는 몸을 떨면서 그곳에, 흐릿한 별들밑 어둠 속에 혼자 서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