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 괴델, 화가 에셔, 음악가 바흐, 이 셋을 연결한 황금 노끈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황금 노끈은 에셔의 영원한 회귀의 계단으로 형상화되고, 음표의 변화무쌍함에도 결국 제자리를 돌아오는 바흐의 대위법으로 작곡된 캐논과 푸가로 연주되며, 자기 자신을 증명하는 수단이 자신 자신에게 없음을 증명한 괴델의 수리논리학이었다. 그것의 형태는 원형이어서 끊임없이 돌고 돌아야 하고, 구성은 많은 층위들로 층층이 쌓여 상위 층위가 하위 층위를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이 끈은 그림으로, 음악으로, 수론으로, DNA로,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변환이 되면서 종국엔 뇌가 사고하는 방식과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책은 1000페이지가 넘고, 다양한 분야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다행히 생물학, 뇌과학, 컴퓨터 그리고 에셔는 이해 가능한 분야여서 괜찮았지만, 바흐와 수리논리학은 무척 힘들었다. 특히 이 책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수론에 대한 수리논리학은 내 뇌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자문해야 했고, 지금도 자신은 없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몇가지 생각할 거리를 얻었는데, 그 중에서 언어를 양자역학과 괴델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힌트를 얻었다. 이것은 여기서 얘기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든다. 하여간 무척 힘들게 읽은 책이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는데 이 책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이 책을 제대로 읽으려면 일단 음악의 기본적인 개념을 알아야 한다. 음악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으면 바흐의 음악을 인터넷으로 찾아서 들어보기를 권한다. 또 수학적인 지식도 필요한데 바로 괴델의 불완전성 원리를 먼저 읽어보기를 바란다. 에셔는 그나마 미술이라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현재 웨이브아트센터에서 에셔전을 하고 있는데 그림을 보면 왜 이책에 에셔가 나오는지 이해할 수 있다. |
창의성에 관한 책인데 무지하게 두껍고 내용이 복잡하고 말이 어렵다; 물론 아직 다 읽지도 못했다. 나는 최근 부쩍 서구의 로고스적 태도에 대한 반감이 일면서 그런 생각도 든다. 글을 꼭 이토록 길게 써야지만 이해 되는 개념인 것일까 하는. 불교의 핵심 반야심경은 A4 한장 반정도다. 중용은 몇줄 되지도 않는 말로 하나의 사상체계를 표현한다. 산업혁명 이후 서구가 패권을 쥐면서 동양의 사상 체계는 모호하고 막연하다는 편견도 많이 형성 되었던 것이 아닐까.. 길고 기나긴 말의 책을 읽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흥미있는 영역이기도 하고 가치 있는 내용이기에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일테니.. 또 거금을 주고 구매했으니 꼭 한번 마저 완독해보고 싶다. 다만 오랜 시간이 걸릴 것같다. |
우선 이 책을 보고 엄청난 분량에 압도되었다. 책 내용도 사실 쉽지는 않았다. 머리말을 보고는 대체 이 책이 무슨말을 하려는 것일까 생각도 했다. 괴델이라는 수학자, 에셔라는 화가, 바흐라는 음악가를 가지고 어떤 이야기를 풀어나가려는 것일까? 일단 내가 이해한바로는 이 세가지의 전혀 관계가 없는 느낌의 분야를 하나로 엮어서 일종의 통합된 혹은 융합 학문을 만들어내는 느낌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