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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은 작가의 신작 무국적자를 만났다. 구소은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하지만 왠지 모르게 첫 문장부터 찰떡처럼 입에 눈에 딱딱 들어차는 문장이 정말 맛있게 요리된 근사한 상차림 같이 멋진 잔치상이였다. 이책은 우리의 현대사를 파노라마 필름처럼 눈앞에 풀어 놓아주었다. 그 시대를 살았던 비슷한 인생사를 경험해서 인지 간간히 어렴풋하게만 들어왔던 우리나라 현대사에 대한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정리되는 시간이였다 파독 광부이야기와 서독으로 떠난 간호사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그들의 가족들과 우리나라의 변혁기에 일어난 이야기가 맞물리면서 한 가족사의 구구절절한 이야기가 우리 이웃이 겪었을법한 사건들로 채워져 있다 시대의 어두움속에 그 뜻을 펼쳐보이지 못하고 대학을 중도에 그만두고 서독광부로 갔다가 뜻하지 않은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외삼촌을 둔 기수는 그가 사실 아버지라는 사실을 정확히는 모르지만 어렴풋하게 다른 기운을 느끼며 실제 고모이지만 엄마라고 믿고 의지하는 가족과 단란하게 살아간다. 자신을 길러준 엄마와 나아준 엄마의 오고가는 편지의 내용은 두 여인의 다른 입장이지만 서로를 애뜻하게 생각하고 위로하고 있음을 충분히 느낄수 있다. 그시절 인생사가 모두 어렵고 시련과 희망이 교차하는 시기에 살아온 사람들의 삶이 이야기가 구구절절 재미있으면서 충분히 교감이 가는그런 이야기였다 주인공 기수는 그럭저럭 풍족하지는 않지만 단란하게 살아가던 중에 아버지의 친구로부터 사기를 당해 가산을 탕진하게 되는 시련을 겪게 되고 기수의 삶도 곤궁해 지게 되는 시기를 맞게 된다. 책의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알아던 사실이나 몰랐던 사실들이 모두 과거를 회상하게 되고 나의 과거의 비슷한 이웃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재미를 느낄수 있는 좋은 시간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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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존재가 무엇인지, 국가가 국민에게 해주는 가치는 어떤 것인지, 개인의 입장에서 국가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이나 충성이 능사인지, 다소 무거운 주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국적에 대한 생각과 돌아봄, 개인의 삶에서 국가는 무엇인지, 이런 가치에 대한 궁금증을 갖는 사람은 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개인의 삶과 국가의 존재, 국민의 가치를 통해 역사와 우리 현대사를 돌아보며, 다양성의 존중, 차별과 불평등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잊지 말아야 하는 가치가 무엇이며, 이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할 것인지, 개인과 삶, 국가와 사회 등 다양한 주체들에 대한 평가가 인상적입니다. 예전보다 희석된 국가라는 개념, 국가주의, 인종과 문화, 하나의 단일성과 성과를 강조하는 국가의 모습, 우리도 이런 국가주의를 바탕으로 오늘 날의 성장과 번영을 이뤘지만, 다양한 사회문제를 낳았습니다. 그들만의 영역이 존재하게 되었고, 사람에 대한 가치보다는 물질적인 풍요나 결과에 집착하는 모습을 만들었습니다. 성공한 사람은 모든 것을 다 누리지만, 실패한 사람은 철저히 무시당하며 밟히는 모습, 우리가 원했던 사회가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지금도 만연한 권력행위,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박해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과연 이들에게 국가가 어떤 보상과 조치를 취해 줄 수 있는지, 그렇다면 유토피아는 없는 것인지, 무정부주의자나 국적을 갈아타거나, 포기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그 선택이 자의든, 타의든 관계없습니다. 존중받아야 할 개인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물론 그 중에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 전략적 포기나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모든 이들을 일반화 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고, 적절한 선이 있어야 하지만, 이를 명확히 구분짓는 것도 무의미할 것이며, 달라진 시대 만큼이나 우리의 생각과 판단도 변해야 합니다. 철저한 개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국가의 존재, 그리고 그 국가가 걸어온 역사의 길, 국가는 국민을 지키지 못할 때, 존재의 가치를 잃게 되고, 이를 본 개인들은 자신의 능력과 역량을 알아주는 다른 대상을 찾아 떠나기 마련입니다. 단순한 인재유출이나 비난이 아닌, 근본적인 접근과 기술적인 보완이 필요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을 하나로 묶고, 절대적인 획일성을 강조하는 사회, 시대와도 맞지 않고, 오히려 역효과만 낳을 겁니다. 발상의 전환 만큼이나 중요한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대안, 무국적자를 통해 말하는 저자의 생각, 접해 보시기 바랍니다. 국가와 개인의 의미를 되새기게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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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북스 / 무국적자 / 구소은 장편소설 <검은 모래>라는 작품을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제주 4.3 평화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이라고해서 관심이 가졌던 구소은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무국적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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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을 넘기며 먹먹하게 목이 막혀왔다. 이 책에 소개된 주인공 박기수의 삶이 너무 기구해서. 아니 그의 어머니 이숙희의 삶이 더 기구하다고 해야할까
이 소설은 우리 대한민국 근대의 한페이지를 그대로 옮겨두었다. 광주민주화 운동, 파독 간호사와 광부의 이야기, 88올림픽과 간첩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다채롭게 펼쳐지며 독재정부의 전횡에 대해서도 고발한다. 이 책을 읽으며 영화 '국제시장'이 떠올랐다.
주인공 박기수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르지 못하는 운명을 타고났다. 80년대 격동의 시대를 보내며 기수는 대한민국의 민낯을 그대로 현실로 받아들이고 살아간다. 기수의 외삼촌과 아버지의 욕 섞인 대화가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이 책은 내가 모르고 있던 우리 대한민국 근대의 그림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파독광부와 간호사로 만난 기수의 부모는 열심히 일해서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가족들을 먹여살릴 돈을 송금하는 가장들이었다. 그들은 행복으로의 길을 3개월을 남기고 안타까운 사고로 헤어진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기수를 낳는다. 동시에 또 다른 간호사나 파독 광부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당시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우민화 정책으로 인한 사회혼란은 한국으로 돌아온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린다. 나라가 살아야 국민이 산다고 여기던 시절이었다. 그들은 숨이 막히는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기꺼이 일에 임하지만(사실 파독을 가는 조건도 까다롭다) 힘들게 일을 마치고 돌아온 우리나라는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툭하면 성금모금을 했고, 잡혀가서 죽을까봐 그 누구도 정부의 잘못을 지적할 수 없었다.
잘 알지 못하던 파독 광부와 간호사에 대해서 다시 감사함을 느끼게 해 주는 소설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흘러간다. 그 와중에도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절대적인 가치가 있다. 요즘 그런 가치를 되새기고자 하는 미디어 매체나 책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의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왜 우리가 조국을 사랑해야 하는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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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국은 어디인가? 이 책은 한 명의 주인공을 통해 국적에 대한 생각과 더불어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평범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비범한
인생을 담고 있다. 한번쯤은 주변에서 들어봤을 법한 부모세대 이야기와 인생의 풍파를 온 몸으로 견뎌낸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부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에 크고 작은 사건들을 열거하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술하는 방식이라면 2부는 주인공이 사건에 휘말리면서 태국, 프랑스로 몸을 숨기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주인공은 기수이다. 그는 전쟁 통에 고아가 된 엄마와 38따라지가 된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3번째 아이였다. 그에겐 머리가 아주 똑똑한 외삼촌이 있다. 외삼촌은 국내에서 가장
좋은 대학에 입학을 하였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시위에 앞장을 서게 되고 결국은 강제 퇴학을 당하게 된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부터 잡일에 이골이 난 강직한 성격을 가졌고 억척스럽게 가정을 일궈내려고 하지만
청계천에 살던 사람들을 강제로 경기도 광주로 이주 시키고 나서 삶은 더욱 팍팍해진다. 결국 그는 정부에서 뽑는 독일 광부로 운 좋게 뽑혀서 3년간 받은
봉급을 송금 하면서 가정을 일으켜 세운다. 외삼촌은 여러 사건을 거친 후 자신의 삶을 바꿔보고자 매형을
쫓아 독일 광부로 간다. 몸이 허약한 그는 일을 능숙하게 처리하지는 못했지만 비상한 머리로 남들보다
빨리 언어를 습득하여 행정일을 하도록 배치가 된다. 그러는 사이 독일로 돈 벌로 한국에서 온 간호사와
눈이 맞아 사랑을 하게 되고 약혼까지 한다. 그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육체적은 노동을 감수하다가
그만 사고로 두 다리를 잃고 만다. 결국 외삼촌은 한국으로 온다. 외삼촌은 술로 세상을 욕하면서 비판하던 성격이 10년쯤 지나자 점차
무뎌지지만 무던하던 아버지는 점차 욕이 늘고 세상을 욕하던 성격으로 변하는 것을 대비하는 모습을 소설에서 보여준다. 누가 진보이고 누가 보수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젊은 날에 한 순간의
객기로 진보적인 성향을 보였던 사람이 나이가 듦에 따라 보수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정치에 무관심하던 사람이 시간이 지날수록 비판적이고 날카로워지기도
한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 하다. 힘들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아가던 가정에 믿었던 친구로부터의 배신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집안은 풍지박살 난다. 쫓기듯 첫째와 둘째 누나는 결혼을 하게 되고 대입을 앞둔 주인공은 부모가 바라던 대학입학을 외면 한 채 삶의
현장으로 나가게 된다. 특전사 제대 후 대출업을 하는 보스의 경호원이 되고 많은 급여를 받으면서 차츰
지내던 중 어머니의 갑작스런 병으로 인해 큰 돈이 필요하게 된다. 보스는 주인공의 착실한 성격을 믿고
거액을 선뜻 빌려준다. 하지만 이것이 모든 일의 시발점이 된다. 보스는
살해를 당하고 용의자로 기수는 표적이 된다. 기수는 살해를 저지르지 않았지만 정황상 가장 유력한 용의자였고
증인이 있기에 충분히 감옥에 갈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때 외삼촌의 도움으로 태국으로 잠시 몸을 숨긴다. 그런 상황 속에서
기수는 엄마가 낯선이와 오랜기간 편지를 주고 받은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이 바로 친모임을 깨닫고 무작정 프랑스로 가게 된다. 그는 거기서 뜻하지 않은 묘령의 여자를 알게 되고 사랑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감정에 사로 잡힌다. 체류기간이 임박해진 그는 결국 프랑스의 외인부대에 입대를 함으로써 신분 세탁과 동시에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거기서 10년을 복무하고 제대를 하고 결국은
한국에 돌아오지만 끝내 정착을 못하고 다시 떠돌이 인생으로 이야기는 마무리가 된다. 이 책의 내용은 영화 <국제시장>과 상당부분 유사한 점을 찾게 된다. 독일의 간호사, 광부 사건을 비롯해 굵직한 한국의 근 현대사 사건을 다 열거하였기 때문이지만 그 과정에서 겪는 크고 작은 일들이
생생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또한 이선희의 <그 중에 그대를 만나>라는 노래가 귓가에 계속 맴돌게 된다. 그것은 아마도 그 노래
마지막 부분인 ‘별처럼 수 많은 사람들 그 중에 서로를 만나 사랑하고 다시 멀어지고 억겁의 시간이 지나도 어쩌면 또다시 만나 우리 사랑 운명이었다면 내가 너의 기적이었다면’ 이 부분 때문일 것이다. 서독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이숙희라는 여성은
자신의 아들을 한 번도 본적 없는 장신자라는 여성에게 맡기게 된다. 그녀가 받은 것 돌사진이 전부이다. 장신자는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남동생이 정신을 차리고 나이가 듦에 따라 다시금 이숙희에게 마음이 있는지 넌지시
물어보지만 이미 그녀는 프랑스인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한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장신자는 이숙희에게
더 이상 편지를 하지 말아달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 때 오랫동안 살던 집을 떠나 낯선 곳으로 이사를 가면서 편지 왕래는 끊기게 된다. 프랑스의 외인부대에서 일하던 주인공 기수는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고 거기에서 나이가 아주 많은
한국인 간호사를 만나게 된다. 처음부터 그녀는 자신의 아들임을 알았지만 모른 척 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기수도 자신의 어머니임을 알게 되었지만 모른 척 하면서 둘은 묘한 관계를 이루면서 시간을 보낸다. 이숙희의 집에 초대된 날이 기수의 생일날이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미역국을 끓여주기도 하고 아버지의 병환으로 인해 급히 한국으로 가야 하는 상황 속에 공항에서 헤어질 때 둘은 선물을 주고 받고 프랑스식으로 인사를
하자면서 포옹도 하고 뽀뽀도 한다. 기수는 그런 그녀에게 큰절을 올린다. 이것이 그 둘이 서로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직감하였을 것이다. 입
밖으로 ‘어머니’ ‘아들’이라고
끝까지 말하진 않았지만 그 둘의 절절한 감정은 글로도 충분히 전해진다. 자신의 인생을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할 수 없다. 각자 기구한
사연을 가지고 참고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주인공 기수와 군대에서 알게 된 탈북자 김준의 대화를 통해
이 책의 핵심 내용이 전달 된다. 과연 우리에게 국적은 무엇을 의미하고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되는 것인지를 되묻고 있다. 이 책은 격동의 시절을 보낸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인 6.25세대, 지금의 40~50대인
민주화 세대 그리고 지금의 88만원 청년 세대까지 다양하게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인 듯 하다. 인상 깊은 구절들 『참나무 몽둥이를 휘두르던 삼청교육대의 조교들은 집에서는 착한 아들, 좋은
남편, 멋진 아빠였을 것이다. 그러나 삶의 현장에서는 악마로
변신했다. 천사와 악마는 원래 샴쌍둥이였던 게 분명하다.』(55p) 『행운이라는 것은 낙담한 사람이 거의 모든 것을 체념하려는 순간에 불쑥 찾아오는 악취미를 가지고 있다.』(200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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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국적자 나는 얼마전에 어머님께서 옛날에 사셨던 이야기를 하신 것을 들은적이 있다. 어머님과 함께 살면서 어머님의 지나온 시절들을 듣질 못했는데 어머님이 사셨던 이야가를 들어보니 장편소설을 써도 다 담지 못할거 같았다. 이 책은 아마도 저자 자신이 책의 마지막에 글을 썼듯이 자신과 아들의 관계를 생각하며 그 희망을 노래하고 싶어했는지 모른다. 소설의 내용은 부모세대의 1부 이야기를 거쳐 2부에서 주인공이 외국에서 겪게 되는 갈등과 여려 이야기들과 사연들이 연결되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미래로 나아가는 정말 소설 같은 소설을 들려주는 책이다. 나도 남자이고 어머님의 아들로서 이 소설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고 감동을 받았다. 소설을 보고 내가 초등학교 5학년때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도 생각이 났고 고생하신 어머님도 생각이 났다. 하지만 소설은 슬픔과 헤어짐 이별 아픔이 많은 이야기라 정말 굴곡진 인생길에 우리 현대사의 드라마를 보는듯하여 공감하며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소설의 힘은 역시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이야기속에서 발견하는 삶의 모순과 아픔, 그리고 읽는 이의 가슴을 초기화 시켜주어 인생에 대해 다시 해석함을 보여주는데 있다. 우리가 잊어버렸던 이야기,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인간 군상들의 뒷이야기까지, 소설속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고 또한 모든 것이 이야기가 된다. 우리는 소설속에서 공감을 하고, 분노하며, 세상을 잠시 먼 발치에서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다. 나 자신은 어떻게 살았는지, 무엇을 생각하지 않아도 내 기억들과 어느정도 일치하는 순간이 오면 맞춤형 장치처럼 자동으로 나를 불러내어 추악함과 그리움, 그리고 누군가를 마주하게 만든다. 사람은 누구나 말을 하고 글로 표현하고 싶어하는 심정이 있다. 그것을 때론 일기를 쓰고, 편지로 쓰고, 다이어리로 써서 내 마음의 흔적을 남기고 상대방에게 나의 마음을 전달하는 데 도구로 사용된다. 그 중에 소설은 이 모든 것 위에 있는 최상의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작가가 내게 말을 거는 독서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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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름보다 작가가 처음 쓴 소설 <검은 모래>로 먼저 각인되었다. 이 작품은 제1회 4.3평화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을 읽을 당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가독성과 재미와 역사성 등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렇게 잊고 있던 작가가 새로운 작품으로 나타난 것이다. 소개글에서 <검은 모래>의 작가란 사실을 알고 반가웠고, 주인공이 프랑스 외인부대원이란 사실이 나를 유혹했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이 작품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한 가족과 개인의 역사를 현대사의 흐름 속에 녹여내면서 말이다.
소설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1부는 편지 형식을 통해 두 어머니의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그 사이를 현대사로 간략하게 채웠다. 작가의 관점이 담긴 이 1부는 60년대 이후 현대사를 압축적으로 요약하고, 그 시대 속에서 외화벌이를 위해 독일로 떠났던 두 직업군을 중심에 둔다. 간호사와 광부다. 말도 통하지 않은 먼 이국에서 이들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면서 열심히 일했다. 주인공 기수의 아버지도 돈을 벌어 번듯한 집을 사고 자본을 모으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서울대 출신이었던 외삼촌도 그곳에 갔다. 그리고 그 먼 이국에서도 한국의 남녀는 서로를 찾고 만났다. 숙희와 외삼촌도 그렇게 만났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를 위한 과한 노동이 문제가 된다. 외삼촌이 다리를 잃은 것이다. 기수가 고모의 아들이 된 이유다.
아들을 아들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아이는 자란다. 두 어머니는 편지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소식을 전한다. 한국의 발전상과 개발독재의 폐해를 보여주고, 그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고 급속하게 변하는 민중의 모습을 그려낸다. 이 장면들을 읽으면서 내 어릴 때 기억들이 순간순간 겹쳐졌다. 나의 무식함도 같이 떠올랐다. 경제의 고속성장은 국민의 배고픔을 없앴지만 부의 불평등과 정치 민주화 욕구를 키워주었다. 아직 어린 기수와 일반 시민 가정에게는 큰 일이 아니다. 정작 큰 일은 큰돈에 대한 욕심과 친구에 대한 믿음으로 생긴다. 사기로 힘겹게 쌓아올린 가족의 재산이 사라진다. 이 일이 기수를 프랑스 외인부대로 가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부족함이 없이 자란 기수가 대학을 포기하고, 알바의 세계로 뛰어든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집안의 몰락이 있은 후 결혼한 두 누나는 자신들의 몸만 쏙 빠져나갔다. 특전사를 제대한 후 조폭의 보디가드가 되지만 누명을 쓴 채 외국으로 달아난다. 그 사이에 불행이 또 하나 있다. 언제나 불행은 소리 없이 다가와 오랫동안 머물다 떠난다. 2부는 바로 기수가 박희준이란 이름으로 한국을 떠나 프랑스 외인부대원이 되고, 그가 경험한 일을 다룬다. 여기서는 한국의 정치 상황은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기수가 겪은 프랑스 자본주의의 민낯이 더 부각된다. 외인부대의 파병지들이 프랑스의 이익을 대변하는 곳들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장신자의 모습에서 우리들의 어머니 모습을 발견한다. 자식들에 대한 사랑과 강한 생활력과 굳은 의지를 가지고 나아가는 모습 말이다. 그녀가 기수의 친모에게 보여주는 애정과 관심은 안타까움과 공감에서 비롯한 감정 때문이다. 잘만 되었다면 자신의 가족이 되었을 테다. 이 두 여인의 편지는 절제된 감정이 담겨 있다. 그 중심에 기수가 있다. 편지는 기수의 비밀을 알려주는 동시에 파독 간호사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알려준다. 지금과 너무나도 다른 환경이라 그들이 겪었을 외로움과 그리움이 가슴 깊은 곳까지 와 닿지 않는다. 장신자의 마지막 편지는 지극히 현실적인 반응이고 배려이지만 기수에 대한 아픈 미련을 가진 그녀에게는 너무나도 매몰차다.
지수를 중심에 둔 이야기지만 이 소설 속에는 한국 현대를 살아온 우리의 부모님들이 있다. 지수가 외인부대를 제대한 후 파리 한인사회의 비리 등을 까발리는 것도 우리 삶의 한 단면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삶에 깊이 들어갔지만 하나의 사건을 중심에 놓기보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삶이 어떻게 흘러가고 변하는지 보여주는데 집중한다. 마지막 어머니의 편지는 순간 울컥하고 먹먹하게 만든다. 그 여백은 채워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상상력이다. 간결하게 그려진 기수의 삶을 보면서 긴 세월이 지난 나의 삶을 잠시 돌아본다.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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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국적자’는 시대와 국가에 치여 사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이 소설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1960년대 부터의 역사와 함께 당시에 치여 살아가는 부모세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시기나 파독 등을 주요 소재 중 하나로 사용했다는 점 때문에 조금은 영화 ‘국제시장(2014)’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마치 가족 판타지와 같았던 국제시장과는 달리, 무국적자의 인물들은 지독히 한국적이고 또 현실적이다. 그래서 시대에 절망하기도 하고, 그에 대한 분노를 담아 욕지기를 날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할 수 있는 건 없다. 이들은 그저 연약한 일개 시민일 뿐이다. 그래서 특별한 이야기나 활약은 없지만, 반대로 그래서 더 그들의 분노와 한숨에 공감이 가고, 그들의 이야기에도 안타까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러한 흐름은 2부에서도 비슷하다.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하지만 다가오는 것은 시련과 절망 뿐이고, 결국 할 수 있는 것은 도망치는 것 뿐이다. 그렇게 프랑스로 건너가 10여년을 살고 시민권을 얻지만, 도저히 프랑스인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럼 한국 사람일까. 이에대해 ‘무국적자’라고 하련다는 작가의 대답이 재밌다. 자신을 나타내는데 있어 국적이란 큰 의미가 없기에 무국적자라는 거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국가에 대한 어떤 불만 같은 것을 느꼈다. 외국에서 문제가 생겨도 신경써주지 않는 것이나, 오랫동안 국가 소속으로 봉사했어도 단지 행정 처리가 안됐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이 아니라는 것 같은 거에 대해서 말이다. 한마디로 굳이 왜 이 나라의 국민이라는 소속감을 가져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그러고보면 얼만 전 부르짓던 ‘이게 나라냐’도 비슷한 맥락같다. 책에는 그렇게 국적을 버린 다양한 무국적자들이 나온다. 그 중 일부는 삶을 위해서 직접 선택하기도 하지만, 또 일부는 어쩔 수 없이 떠밀려 그렇게 되기도 한다. 그래도 작은 행복을 꿈꾸며 살아간다. 그게 애틋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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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제시장'에 담긴 함의는 그야말로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뚜렷하게 분별될 수 멀리도 아닌 우리나라만 보자고 생각하면 굵직 굵직한 사건과 문제들이 역사라는 파독광부와 간호사, 떠오르는 것이 영화 국제시장이지만 모두가 그런 그림을 그릴 결국 우리 역시 타국에서 그러한 삶을 통해 겪은바, 배운바, 익힌 바를 교훈 삼아 나라가 없다는 것은 아무것도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없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