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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읽은 마음이다. 이번 읽기는 더욱 의미가 깊었던 것이 지난 6월의 도쿄 여행에서 그의 산방 기념관이나 산시로의 연못을 보고 온 여운으로 작품을 읽는 내내 그 여행의 감흥이 되살아나 더욱 재미있는 책읽기가 되었다. 사오년 전인가 읽었을 때는 하나도 기억에 없었는데 내가 걸어보고 거쳐 온 곳의 지명이 많이 나와서 얼마나 반가웠던지. 내가 다녀온 곳의 어디쯤일까 상상해 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역시 문학 읽기는 여행과 함께 해야 좀 더 기억에 오래 남는 독서가 되겠구나 싶다.
도쿄 여행기(산시로의 연못, 산방 기념관) http://blog.yes24.com/document/10491588
사람의 마음처럼 알 수 없고 복잡한 것이 또 있을까. 하루에도 수십 번씩 변하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상대방의 속마음을 완전히 파악하기는 힘들다. 겉으로 드러난 마음과 달리 저 안의 심연에 꼭꼭 숨기고 있는 마음도 있기 때문이다. 작품은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 선생님과 나, 부모님과 나, 그리고 선생님과 유서다. 선생님의 유서는 편지로 되어있는데 마치 이 소설속의 또 하나의 소설 같은 느낌이다. 부모의 마음, 젊은 학생의 마음, 남녀의 마음이 복잡하고도 미묘하게 그려져 있다.
화자인 ‘나’는 여름방학에 자산가의 아들인 친구 덕에 가마쿠라에 갔다가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만나는 과정도 어찌 보면 우연 같지만 ‘나’의 호기심과 집요함으로 자주 마주치게 되면서 친해져서 댁을 방문하게 되고 아름다운 사모님과도 이야기를 주고받는 친밀한 사이가 된다. 이상하게도 왜 선생님에게만 마음이 동하는지 스스로도 알 수가 없다. 도쿄에 돌아온 어느 날 두 번째로 선생님 댁에 갔다가 조시가야의 묘지에 있다는 사모님의 말을 듣고 드디어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그 곳으로 향한다. ‘나’의 반가움과는 달리 강한 경계심과 어둠의 그림자가 보이는 선생님이다. 게다가 나의 호기심이 충족되는 대답은 들을 수 없고 자꾸만 이해할 수 없는 말만 하는 선생님.
“나는 세상에서 여자라고는 단 한 사람밖에 모른다네. 아내 이외의 여자는 여자로 보이지 않아. 아내도 나를 천하에 단 한 사람밖에 없는 남자로 생각해주고 있지.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가장 행복한 한 쌍이어야 마땅하지.”(P35) “나는 세상에 나가서 활동할 자격이 없는 남자이니 어쩔 수 없네”(P38)
왜 이런 고백 같은 걸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렇다면 지금은 행복하지 않다는 말 아닌가. 경의를 표할만한 학문과 사상을 가진 선생님이 왜 세상에 나가서 일을 하지 않는 걸까 궁금하기만 하다. 뿐만 아니라 고결한 사상을 논하는 선생님의 입으로 집안의 재산을 묻질 않나 미리 분배받는 것이 좋다는 말까지 듣게 되고 ‘나’는 또 놀란다. 더 깊이 알고 싶은데 뭔가 숨기는 것 같은 선생님에게 궁금증은 더욱 부채질한다. 선생님의 마음에는 무엇이 도사리고 있어서 그토록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을 꺼리는 것일까.
시 골에서 온 어머니의 편지를 받은 ‘나’는 병세가 있는 아버지를 보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간다. 여기서는 부모님의 마음과 나의 마음이 대립한다. 아버지는 당신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아들이 취직을 하는 것을 보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자식을 가르치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부모와의 사이를 갈라놓는다고. 노부모의 속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 이 이중적인 모순, 짠하고도 재미있다. 하지만 ‘나’는 그리 일하는 것을 서두르지 않는다. 당시 도쿄제국대학을 나온 지식인이었다. 선생님도 ‘나’도. 그 선생님에게 취직자리를 부탁하는 편지를 쓰라는 어머니.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지 않고 아무것도 안 하고 사는 사람은 이기주의자이며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형의 말이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흔히 일을 안 하고 노는 사람을 향한 시선은 곱지 않다. 그런데 어느 정도 돈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일을 안 하고 유유자적하게 살아가기를 많은 사람들이 바랄 것이다. 사람의 심리는 예나 지금이나 어찌 그리 똑같은지. 백 년이 넘은 작품임에도 사람의 마음은 그다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버지의 상태가 더 심해진 상황에서 ‘나’는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두툼하고 묵직한 선생님의 편지. 편지에서는 소설 같은 선생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숙부에게 배신당하고 인간에 대한 믿음은 사라졌다. 그럼에도 자신은 훌륭한 인간이라는 믿음을 갖고 살았는데 사랑을 하게 되면서 그것이 여지없이 무너져버린 것.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자신의 어두운 과거가 세상으로 나가는 것에 대한 발목을 잡았다는 것 등 처음에 궁금해 했던 모든 것의 의문이 풀린다.
“예전에 그 사람 앞에 무릎을 꿇었다는 기억이 이번에는 그 사람의 머리 위에 다리를 올려놓게 한다네. 나는 미래에 굴욕을 당하지 않으려고 지금의 존경을 물리치고 싶은 것이네. 지금보다 한층 더 외로울 미래의 나를 견디는 대신 지금의 외로움을 견디려고 하는 것이지. 자유와 독립과 자기 본위로 넘치는 현대에 태어난 우리 모두는 그 대가로 외로움을 맛봐야만 하는 거겠지.”(P47)
고통과 번민으로 지금 현재를 제대로 살지 못한다. 어떤 암시처럼 알 수 없는 말만 자꾸 되풀이할 뿐이다. 스스로 세상을 차단하고 과거의 시간에 갇혀 살던 선생님은 좀 편안해졌을까. 외로운 삶 가운데 다가오는 ‘나’를 두려워하면서도 싫어하지 않았다. 얼마나 외롭고 괴로웠으면. 진실하다고 믿었던 단 한 사람 ‘나’에게 자신의 과거를 모두 털어 놓는다. 작품 해설에서 어떤 이는 탐정 소설의 기법이 가미된 심리 소설로 보기도 하지만, 나의 생각은 편지를 매개로 누군가에게 고백하는 형식을 빌려 내면을 치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꼭 붙잡고 있던 과거를 놓아버림으로 마음의 자유를 찾는 것.
‘나는 내 과거를 선과 악 모두 다른 사람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제공한 셈이네. 그러나 아내만은 단 한 사람의 예외로 해주게. 나는 아내에게는 아무것도 알리고 싶지 않다네. 아내가 내 과거에 대해서 갖고 있는 기억을 가능한 순백으로 남겨두고 싶네. 그것이 내 유일한 바람일세.’(P312)
사랑한 죄가 참으로 크다. 사랑을 얻은 승리감에 잠시 행복하기도 했지만 마음에 진 무거운 짐은 그 사랑과 끝까지 함께 가지 못한다. 더구나 배운 지식을 써먹지도 못하고 은둔하는 삶이라니. 좀 더 친구에게 솔직했더라면 어땠을까. 이왕 그렇게 사랑에 엮였지만 숨기지만 말고 떳떳하게 말 할 수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세상의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고 한다. 행복도 불행도 사랑도 영원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선악의 뒷일까지 일일이 헤아려보고 나서 실행하는 완벽한 인간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선인들의 삶과 문학작품에서 그런 해답을 만나기도 한다.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은 힘들겠지만, 삶의 태도와 마음을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 행복한 삶을 선택할 수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문학의 향기는 여전히 우리에게 머물며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질문을 던진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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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인 ‘나’는 피서지의 혼잡함 속에서 한 남자를 발견한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관심은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느낌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남자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기억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나’는 묘한 실망감을 느끼지만, 남자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따르기 시작한다. 도쿄에 돌아가서도 선생님 댁을 자주 방문하는데..
이상했다. 하지만 나는 선생님을 연구할 생각으로 선생님 댁을 드나드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내 태도는 내 인생 중에서 칭찬받아야 할 만한 것 중 하나였다. 덕분에 선생님과 인간다운 따뜻한 교제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호기심이 발동해 선생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연구하려고 들었다면 우리 둘 사이를 잇는 감정의 끈은 가차 없이 끊어져버렸을 것이다. 젊은 나는 자신의 태도를 전혀 자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내 태도는 칭찬받았을지 모르지만, 만약 잘못해서 그 반대로 행동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벌어졌을까? 상상만 해도 섬뜩하다. 가뜩이나 선생님은 차가운 시선으로 연구당하는 것을 늘 두려워했다. (p. 25~ 26)
때로는 그저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나’는 아무 이유 없이 흘러간 것은 아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외로움 등이 뒤섞여 뭔가 부족한 마음에 그것을 채우려고 선생님 댁을 드나든다. 그러나 선생님에게 다가갈수록 더 멀어지는 느낌인데..
“어쨌든 나를 너무 믿어서는 안 되네. 머지않아 후회할 테니까. 그리고 속았다는 배신감에 잔혹한 복수를 하고 싶어질 테니까.” “그건 또 무슨 뜻입니까?” “예전에 그 사람 앞에 무릎을 꿇었다는 기억이 이번에는 그 사람의 머리 위에 다리를 올려놓게 한다네. 나는 미래에 굴욕을 당하지 않으려고 지금의 존경을 물리치고 싶은 것이네. 지금보다 한층 더 외로울 미래의 나를 견디는 대신 지금의 외로움을 견디려고 하는 것이지. 자유와 독립과 자기 본위로 넘치는 현대에 태어난 우리 모두는 그 대가로 외로움을 맛봐야만 하는 거겠지.” 나는 이런 각오를 하는 선생님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p. 47)
도대체 선생님은 왜 이러는 것일까. 선생님은 만남보다 이별을, 삶보다 죽음을 먼저 생각한다. 베일에 싸인 선생님의 과거가 현재와 미래를 얼룩지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나’는 선생님의 사상은 과거가 축적되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과거 역시 낱낱이 알고 싶다고 말한다. 선생님은 새파랗게 질리지만, 결국 적당한 때가 되면 말해 주겠다고 답한다. 나쓰메 소세키의『마음』은 선생님이 적당한 때에 과거를 드러내며 끝난다. 여기서 적당한 때란 육군 대장 노기 마레스케가 메이지 천황 서거와 함께 순사(殉死)한 사건 이후를 말한다. 나쓰메 소세키는 이 사건에 영향을 받아『마음』을 집필한 것이라고 한다.
2년 전에도『마음』(웅진지식하우스)을 읽은 적이 있다. 그때는 모든 것이 모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해석은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하며, 안 보이는 마음도 들여다보면 보인다는 메시지를 주제로 보았다. 이번에는 비교적 명확하게 다가온다. 의지가 약하고 결단성이 없어 인생에 대한 희망이 없어서 자살한다는 내용의 유서가 아예 거짓으로 생각되지 않는다.(2년 전에는 거짓으로 생각했다) 어쩌면 이게 진실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다만, 조금 추상적으로 표현했을 뿐이다. 출판사의 방향이 달라서 그런 것인지, 2년 전과 지금의 내 마음이 달라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나쓰메 소세키는 해석을 독자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인간의 마음을 내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같은 책을 두고 정반대의 해석을 할 수 있는지 나조차 의문이다.『마음』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내가 처음에 바란 대로 됐는데 왜 불쾌하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네. 아마도 나는 바보가 틀림없지.(p. 234) 정반대의 해석을 했다고 해서 불쾌하지는 않지만, 할 말이 없다. 아마도 나는 바보가 틀림없을까. 어쩌면 마음 앞에서는 모두 바보가 되는 것은 아닐까.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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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이 책은 소설이다. 일본의 유명한 작가 나쓰메 소세끼의 작품이다. 장편소설.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얼마 전 『개념력』이란 책을 읽는 중, 다음과 같은 글을 만났기 때문이다.
<문학에서는 삼각형 관계를 다루는 작품이 적지 않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こころ)에서도 K가 하숙집 딸을 좋아한다고 말하자 친구인 선생님은 K를 속이고 그녀를 가로챈다. 선생님도 하숙집 딸을 좋아하고 있었을지 모르지만 경쟁상대가 나오자 감정이 불타올라 K를 속이고 먼저 청혼한다. K의 욕망의 모방이었던 셈인데, 결과적으로 이것이 K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개념력』, 사이토 다카시, 동녘, 223쪽) 그 뒤에 다음과 같은 보충 설명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조금더 설명을 하자면, 르네 지라르는 욕망은 타인의 욕망을 모방하는 데서 생긴다, 고 말했다. 이는 “욕망은 모방된다”는 헤겔의 말에서 시작된 것으로, 가령 한 여성이 한 남성을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순간, 그전까지 그런 일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다른 여성이 그 남성을 좋아하게 되어 빼앗아버린다. 르네 지라르는 타인이 주체의 욕망을 저해하는 경쟁자로 변함으로써 주체, 타인, 욕망의 대상이 삼각형이 된다는 점에서 이 관계를 욕망의 삼각형이라 불렀다.> (위의 책, 222-3쪽) 르네 지라르의 모망욕망이 구체적인 사례로 나타나는 이 소설을 읽고 싶어, 손에 잡게 된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장편소설인 『마음』은 모두 세 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다. 상, 선생님과 나 중, 부모님과 나 하, 선생님과 유서 소설의 구성이 상중하로 나누어진 것은, 작가가 원래 마음이라는 큰 제목으로 단편 몇 편을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길어졌고 서로 연관도 있어 소제목을 나누어 장편으로 만든 것이다. 등장인물은 화자인 ‘나’와 선생님 – 교사가 아니라, ‘나’가 우연히 만나 교제하는 사람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연장자이니 선생님으로 부른다 – 과 그의 부인 사모님. 그리고 가족인 아버지, 어머니, 형이 등장한다. <상, 선생님과 나>와 <중, 부모님과 나>는 <하, 선생님과 유서>에 대한 도입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 선생님과 나>에서는 나와 선생님의 만남을 시작으로 하여 선생님이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만들고 <중, 부모님과 나>에서는 그 궁금증을 더 키워놓는다. 그리고 마지막 <하, 선생님과 유서>에서는 선생님이 죽음을 앞두고 자기의 과거를 밝히는 식으로 그 궁금증을 해소해 준다. 치밀한, 그리고 무서운 심리 소설 그렇게 읽어가는 중, <상, 선생님과 나>와 <중, 부모님과 나>에서는 자제하려고 애를 써 보이지 않던 나쓰메 소세끼의 실력(?)이 <하, 선생님과 유서>에서 드디어 등장한다. 무서운 심리 묘사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심리, 하숙집 주인 따님을 두고 친구인 K와 벌어지는 무서운 심리 게임을 저자는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상황 설정과 그 상황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낱낱이 드러나고 있는 선생님의 마음. 사랑에 관한 생각, 경쟁구도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사랑이 질투로 또한 독점의 욕망으로 서서히 변하는 그 과정이 놀랍도록 치밀하게 묘사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두고 일본 평단에서는 ‘이에 관해 수많은 서적과 논문이 발표되었을 정도다’(316쪽)라고 하니, 이 작품이 어느 정도 평가를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선생님의 마음을 『개념력』을 쓴 사이토 다카시는 르네 지라르의 모방욕망이라는 개념을 동원하여 설명하고 있는 것도 그중의 하나이리라. 다시, 이 책은 <작품 해설>에서 선생님의 죽음을 ‘메이지 천왕의 서거와 노기 대장의 순사로 상징되는 메이지 정신이 비판받을 것이라고 예측한 나쓰메 소세끼는 다이쇼(大正)라는 새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선생님’을 ‘메이지 정신’과 함께 순사 시킨 것이다‘(315쪽)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바뀐 이 시점에서 그러한 평가가 그대로 유효한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그런 평가와는 별도로, 선생님이란 한 개인이 – 그러니까 일본의 전후 시대상과는 별개로 – 한 여인에 대해 갖는 사랑의 감정, 그리고 다른 경쟁자가 나타났을 때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고 변하는가를 예리하게 포착하고 그려낸 심리 묘사가 출중한 소설이라고'만'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하, 선생님과 유서> 부분에 들어서는 순간, 독자들은 선생님의 마음속에 들어가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경험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선생님의 마음속에서 자기 자신의 마음을 발견하는 것은 물론이고.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나쁜 사람이라는 종류의 인간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나? 그런 판에 박힌 악인이 세상에 있을리 없지. 평상시에는 다들 착하지. 적어도 다들 보통 인간이라네. 그런데 어떤 일이 생기면 갑자기 악인으로 변하기 때문에 무서운 것일세. 그래서 방심할 수 없는 법이지."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최초의 문호의 칭호로 불리우는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이제서야 만나게 되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라는 작품에 대해 읽어보진 않았지만 익히 들어온지 오래라 언제고 꼭 작가 나쓰메 소세키를 만나보겠노라고 벼르고 있던 참에 출판사 더디의 신간 이벤트를 통해 드디어 만나게 된 "마음"! 워낙 유명한 작가로 [마음]한 권으로 1700만부의 판매고를 올린 나쓰메 소세키다. 일본의 국민작가로 불리며 2004년까지 1천엔지폐의 모델이기도 했다. ![]() 더디출판사에서 제안하는 세계문학전집의 [마음]은 장편소설로 1914.4.20~그해 8. 11까지 <도쿄 아사히 신문>과 <오사카 아사히 신문>애 110회 연재된 작품으로 그해 9월 이와나미서점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했다고 한다. 그런데 단행본은 나쓰메 소세키의 자비로 출판되었으며, 장정(裝幀·裝訂: 표지,케이스, 면지, 안표지 및 제본양식 등 책을 아름답게 꾸미는 기술, 또는 꾸밈새) 부터 표제의 글자까지 저자의 고안으로 만들어진 책이라한다. 꼼꼼하고 감각적인 나쓰메 소세키의 면모를 볼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또한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에 대한 애정과 몰입도를 짐작케 한다. [마음] 이 작품은 나쓰메 소세키가 소설에도 등장하는 육군 대장 노기 마레스케가 메이지천황 서거와 함께 따라서 순사한 사건에 영향을 받아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일본적 감수성과 윤리관을 바탕으로 근대화속에 놓인 고독한 지식인의 모습과 죽음에 이르는 인간의 심리를 잘 묘사하고 있다. 인간의 내면에 자리잡은 죄의식, 고독, 윤리의식등을 표현한 좋은 작품이다. 'K의 자살!' 이 소설의 가장 중심이 되는 사건으로 주인공인 선생님의 죽음과 밀접한 관계를 맞고 있는데, 이 사건에 대해 수많은 서적과 논문이 발표되었다고 하니 이 작품이 얼마나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가를 짐작케한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작가인 나쓰메 소세키를 만나 들어봐야 풀릴 것 같지만, 그것을 해석하고 근심해 보는 재미를 독자들에게 남겨주신 것이 작가의 또 다른 선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오랜만에 읽은 일본작가의 소설! 일본소설 특유의 스산함과 인간에 대한 관찰,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소설이었다. 작가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만나야할 때가 된 것 같다.^^ 더디 출판사의 다른 세계문학시리즈에도 눈길이 간다.
위대한 개츠비, 데미안, 동물농장, 노인과 바다, 이방인, 어린왕자등 학창시절에 문고판으로 읽었던 작품들이 예쁜 표지와 함께 소개되어있다. 좋은 출판사와 고전의 만남은 항상 옳다. 번역, 표지, 그리고 문장의 연결 등이 매끄럽고 좋은 책은 몰입을 하게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110년만의 폭염속에 시간이 날 때마다 읽은 [마음]. 오랜만에 책에 빠져 마음을 빼았겼다! 사람에 대한 깊은 감상에 빠지게 해준 좋은 책. 인간과 나의 본연을 바라보게 해주는 좋은 작품이었다. 오늘날 일본의 영화나 소설들의 바탕이 되어준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이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기억되는 책이었으면 좋겠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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