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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타계한 앤더슨은 정치학자이자 역사 저술가이다. '상상의 공동체Imagined Community' 저서로 유명하다. 그가 지적하는 '상상의 공동체' 는 다름아닌 민족이다. 그러나 그의 책은 민족주의를 비판하는 책이 아니다. 참 어지간히도 그런 소릴 들었으면 1983년에 초판이 나왔는데 1991년판 서문에 푸념을 늘어놓았을까. 일정 규모 이상 집단에서 서로를 대면하고 알아간다는 건 불가능하다. 집단은 애초부터 스스로의 정체성을 어떤 방식으로든 상상할 수 밖에 없다. 상상의 방식에는 계급, 성별, 종교, 연령대 등 다양한 것들이 있지만, ‘민족’이란 키워드 또한 아주 강력한 방법이다. 오늘날 우리는 ‘민족주의가 인종, 젠더, 불평등 등 다른 문제를 덮어버리는 거대한 가림막 혹은 속임수’라고 즐겨 말하지만, 앤더슨 또한 그 위험성을 인정하지만, 굳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상상의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민족주의 또한 가능하다는 얘기다. 소외된 자들이 뭉쳐 스스로를 하나의 민족으로 선언한다는 것, 그건 때에 따라 사랑의 기획, 앤더슨식 표현에 따르면 ‘동등한 형제애(Fraternity)의 기획’일 수 있다. 이런 민족주의는 낡은 게 아니라 미래지향적일 수 있다. 마침 이 책의 저자 서지원 교수는 '상상의 공동체Imagined Community' 의 번역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