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9)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70%
  • 리뷰 총점8 3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8.0
  • 40대 9.0
  • 50대 10.0

포토/동영상 (4)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내용보기
1000페이지가 넘어 가는 장황한 문제작, 그러나 동시에 걸작으로도 손꼽히는 소설 <무한한 재미>의 저자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그의 문장을 치켜세우는 말을 워낙 여기저기서 들어 왔는데, 국내에서는 월리스만의 냉소적 재치가 돋보이는 에세이와 비평이 오히려 소설보다 인기가 좋은 듯하다. 인생의 대부분을 우울증 때문에 자살하지 않기 위해 애쓰다 결국 마흔 여섯의 나이에 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내용보기
1000페이지가 넘어 가는 장황한 문제작, 그러나 동시에 걸작으로도 손꼽히는 소설 <무한한 재미>의 저자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그의 문장을 치켜세우는 말을 워낙 여기저기서 들어 왔는데, 국내에서는 월리스만의 냉소적 재치가 돋보이는 에세이와 비평이 오히려 소설보다 인기가 좋은 듯하다. 인생의 대부분을 우울증 때문에 자살하지 않기 위해 애쓰다 결국 마흔 여섯의 나이에 스스로 삶을 정리한 그의 이력이 그의 에세이를 향한 궁금증을 키우는 것 같기도 하고.

이 책은 그가 남긴 에세이 중에서 9편을 선택적으로 엮어 담았다. 그 중 첫 번째 에세이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은 1995년 하퍼스 잡지사가 보내 준 카리브해 호화 크루즈 7박 여행을 하며 월리스가 보고 듣고 생각한 것들을 (여느 여행 에세이와는 다르게, 전혀 따스하지 않은 시선으로) 상세히 기록한 글이다. 그런데 만약 내가 셀레브리티 크루즈 관계자였다면 월리스를 태우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첫 번째 이유는 그가 크루즈 여행의 진짜 거의 모든 것을 글로 디테일하게 묘사하는 바람에 김이 새버렸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그가 ‘깨어 있는 자’라서 우리 셀레브리티 사가 의도하는 대로 여행을 즐기지 않기 때문이며, 마지막 이유는 이제 많은 독자들이 그의 글에 힘입어 이 크루즈 여행을 환상적인 시선이 아닌 비딱한 시선으로 바라볼 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셀레브리티 크루즈는 콘로이(작가)의 7NC 크루즈 여행 리뷰를 광고가 아니라 에세이처럼 제시했다. 이것은 대단히 나쁜 짓이다. 예술인인 척하는 광고는 말하자면 당신에게 뭔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따스하게 미소 짓는 사람과 같다. 이것은 부정직한 일이다. 더 해로운 것은 그런 부정직이 우리에게 미치는 누적적 영향이다. 진정한 선의 없이 선의의 완벽한 복사물이나 모조품만을 제공하는 그런 것을 자주 접하면, 우리는 차츰 혼란스러워져서 나중에는 진실된 미소와 진짜 예술과 진정한 선의마저 경계하는 태도로 대하게 된다. 그리고 이 현상은 우리에게 혼란과 외로움과 무력함과 분노와 두려움을 안긴다. 절망을 일으킨다. (p.70-71)

내가 기대하는 것은 크루즈 직원들의 선의일까 아니면 프로페셔널한 웃음일까? 질문을 바꾸어 보면, 만약 내가 그들의 태도에 반발하게 된다면 그들의 선의가 내게 없다는 사실에 감정이 상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들이 내게 프로페셔널하지 못해서일까? 일순간에 무엇을 추구해야 하고 또 무엇에 화를 내야 하는지 분별하지 못하고 사는 바보가 된 기분이 들었다. 무엇이든지 가시적으로 치환가능할 것 같은 사회를 살고 있는데 생각들이 분명해 지기는커녕 흐릿해져만 간다. 1995년 카리브해를 부유하는 어느 호화 크루즈 선상의 눈 뜨고 있되 잠들어 있는 많은 승객들 가운데, 월리스는 깨어 있었다.

‘요즘 소설은 왜 하나같이 ~한지 모르겠다’는 꼰대식 비난은 80년대 미국 문학계에도 있었나 보다. 여덟 번째 에세이 <픽션의 미래와 현격하게 젊은 작가들>은 당시 유행이던 ‘현격하게 젊은 작가들(Conspicuously Young, 이하 C.Y.)’에 대한 미국 문학계의 폭발적 관심과 뒤따르는 비판을 다룬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C.Y.의 작품에서 묻어나는 극도의 허무주의, 미니멀리즘, 건조한 단어와 문체 등을 비판하는 동안에 월리스는 다른 지점을 바라본다. 월리스가 보기에 원인은 젊은 세대 예술의 유행이 아니라 그들의 변화된 삶, 즉 생활양식이다. 그리고 변화의 중심에는 텔레비전을 위시로 한 대중문화 매체가 있다.

-생활양식으로서 텔레비전은 분명 C.Y. 작가들이 현실의 삶을 이해하고 재현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평론가 바우어는 브랫 팩이 소설 속 인물의 티셔츠에 쓰인 상업적 문구로 그 인물을 묘사한다고 조롱하면서 많은 예시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슬픈 것은 동시대 독자들에게는 이런 묘사가 실제로 효과적이라는 사실이다. 바우어의 염증은 대상을 잘못 찾았다. 그의 비판이 겨눠야 할 대상은 “우리가 소비하는 것이 곧 우리”라는 세상의 메시지를 기꺼이 받아들인 나머지 브랜드 충성도를 인물 정체성의 제유법으로 받아들이고 만 청년 문화다. (p.418)

-우리는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거대한 청중의 일부로 산다. 우리는 그 조건에 길들여졌다. 우리는 시각적 자극, 알록달록한 움직임, 광적인 다양함, 춤추게 만드는 리듬에 대한 선호를 타고났다. 적어도 어느 정도는 수동적인 활동에 길든 탓에, 어느 정도의 조작을 겪는 것은 삶의 기본에 해당하는 중립적인 상태라고 여긴다. 그러나 대중문화가 우리에게 교묘하게 얻어내려는 것은 우리의 충성심만이 아니라 관심 그 자체이므로, ...(중략)... 흥미롭기만 하다면, 불쾌한 것도 완벽하게 괜찮다. (p.422)

그런데 월리스는 이 압도적인 TV문화가 불러 올 변화가 나쁜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하고, 여기에 대가가 따르다고 말한다. 도대체 어떤 대가를 치뤄야 한다는 것일까? 그는 단지 우리가 저속한 예술을 ‘받아 먹게’되는 상황을 넘어, 개인이 존재론적 곤경에 처하게 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개인은 ‘보는 주체’가 아니라 ‘보이는 객체’로 전락하고, 스스로를 드라마 속에서 순간을 영원히 사는 인물들과 동일시한 나머지 종말론의 감각을 잃고 결국 목적론의 감각도 잃는다는 것이다. 잘 만들어진 환상 속에서 우리는 죽는 법을 잊고(부정하고), 따라서 제대로 사는 법도 잊는다. (이 맥락은 그가 다른 에세이-호화 크루즈 선상-에서 떠올린 상념들과 아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보는 것에 점점 더 집중하는 문화는 보는 사람과 보이는 것의 관계를 왜곡시킨다. 우리는 여러 배우가 여러 인물을 연기하면서 여러 관계와 사건을 겪는 것을 구경한다. 시청자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속성은 구경될 만함이라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품게 된다. 진짜는 그런 것과 겉으로만 그렇게 보이는 것 사이의 구분이 애매해진다. “존재는 곧 인식되는 것이다”라고 믿는...(후략)... (p.425)

이 외에 에세이 모두 모두 재치와 통찰이 뛰어나 두고두고 다시 읽을 만하다. 특히 영어 어법과 권위, 그리고 ‘정치적 올바름’의 관계를 풀어 쓴 <권위와 미국 영어 어법>라든가 미식 잡지 ‘고메’에 감히(?) 동물 생명에 관한 고찰을 써내려 간 <랍스터를 생각해봐>는 읽는 내내 눈을 떼지 못하고 몇 번이나 키득거렸다. 아홉 편의 에세이를 읽고 나니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가 어떤 사람인지 이제는 좀 알 것 같다. 글쎄 이 사람을 두고 허무주의자라든가 냉소주의자라고 하지만, 나는 이렇게 긍정을 품은 냉소주의자를 본 적이 없으며 세상을 열심히 뜯어 보는 허무주의자를 본 적이 없다.



j********t 2020.11.2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내용보기
이렇게 알려지지 않은 천재가 있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문장이 길지만 단숨에 읽히는 건 작가의 치밀함과 역자의 엄청난 내공 덕분일 게다. 그리고 막힘없이 펼쳐지는 사유와 곳곳마다 널린 유머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다 읽고 나서 과연 이런 글을  또 쓸 수 있는 사람이 나올 수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라는 게 내 확신이다. 왜냐면 작가가 갖춘 자폐성으로 인한 천재성은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내용보기

이렇게 알려지지 않은 천재가 있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문장이 길지만 단숨에 읽히는 건 작가의 치밀함과 역자의 엄청난 내공 덕분일 게다. 그리고 막힘없이 펼쳐지는 사유와 곳곳마다 널린 유머들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다 읽고 나서 과연 이런 글을  또 쓸 수 있는 사람이 나올 수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라는 게 내 확신이다. 왜냐면 작가가 갖춘 자폐성으로 인한 천재성은 아마도 교묘한 배합의 결과일 것이기 때문이다. 뭣들의 배합인 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리고 역자에게도 경의를 표한다

YES마니아 : 로얄 c*******k 2018.04.2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eBook 구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내용보기
목차를 보고 이 들쭉날쭉한 길이는 어떤 의미일까 했는데 별 의미가 없었던 것 같다. 그냥 그 소재를 쓰는 순간 작가가 묘사를 길게 하기로 결심하면 길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데 그렇게 길어지는 묘사가 어느 하나 허투로 쓰였다는 느낌이 없이 그저 끝없이 읽고 싶은 글이다. 첫번째 에세이 때문에 묘사라는 표현을 썼지만 그가 여러 소재를 통해 드러내는 사회와 인간에 대한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내용보기
목차를 보고 이 들쭉날쭉한 길이는 어떤 의미일까 했는데 별 의미가 없었던 것 같다. 그냥 그 소재를 쓰는 순간 작가가 묘사를 길게 하기로 결심하면 길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데 그렇게 길어지는 묘사가 어느 하나 허투로 쓰였다는 느낌이 없이 그저 끝없이 읽고 싶은 글이다. 첫번째 에세이 때문에 묘사라는 표현을 썼지만 그가 여러 소재를 통해 드러내는 사회와 인간에 대한 통찰과 시선 역시 그렇다. 
YES마니아 : 골드 d*****s 2024.11.2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좋아요
"좋아요" 내용보기
에세이라는 형식을 탈바꿈 시킨 장본인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David Foster Wallace(1962~2008)는 미국 소설가다. 그는 천재적 재능으로 미국 현대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지만 3편의 장편소설(마지막 소설은 미완성 유작), 3권의 소설집, 3권의 산문집을 남기고 2008년 46세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대학에서 철학과 영문학을 졸업한 월리스는 졸업논문으로 썼던 장편소설 『시스템의 빗
"좋아요" 내용보기

에세이라는 형식을 탈바꿈 시킨 장본인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David Foster Wallace(1962~2008)는 미국 소설가다. 그는 천재적 재능으로 미국 현대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지만 3편의 장편소설(마지막 소설은 미완성 유작), 3권의 소설집, 3권의 산문집을 남기고 2008년 46세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대학에서 철학과 영문학을 졸업한 월리스는 졸업논문으로 썼던 장편소설 『시스템의 빗자루The Broom of the System』가 1987년 단행본으로 출간되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 그에게 명성과 악명을 동시에 안겨준 두 번째 소설 『무한한 재미Infinite Jest』는 1,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에 각주만 300개가 넘는 형식 과잉의 작품으로, 20세기 말 미국 문학을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문제작이다. 『타임』은 현대 미국의 자화상을 세밀하고도 깊이 있게 묘파한 이 소설을 ‘20세기 100대 걸작 영어 소설’ 중 하나로 선정했다. 2011년 출간된 세 번째 소설 『창백한 왕The Pale King』은 월리스가 죽기 전까지 십여 년간 집필한 미완성 유작으로, 그는 죽기 마지막 날까지 원고를 정리하고 유서를 썼다.

십대 때부터 불안장애와 우울증을 앓았던 월리스는 스무 살 무렵 첫 자살 충동을 겪은 후 거의 20년 동안이나 항우울제 나르딜을 처방받았다. 약이 듣지 않을 때는 전기충격요법도 받았는데 이 때문에 죽음의 문턱까지 가기도 했고 후유증으로 기억력 상실 등을 겪다가 회복되고는 했다. 그의 자살은 나르딜의 부작용으로 이 약을 단호히 끊으려고 했을 무렵 일어났다.

k********o 2020.02.0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eBook 구매
내 리뷰가
"내 리뷰가" 내용보기
부끄럽다 싫다 언젠가 책을 다 읽고 심혈을 기울여 쓰려고 했는데 몇년째 책을 다 읽든 리뷰나 독후감따윈 없는 나를 보고 그리고 지나간 리뷰 포인트에 아까움이 올라와서 리뷰를 막 적고 있다 이 책은 우리랑 비슷한면이 많은 포스터의 모습에서 많이 공감가고 재밌다
"내 리뷰가" 내용보기
부끄럽다 싫다 언젠가 책을 다 읽고 심혈을 기울여 쓰려고 했는데 몇년째 책을 다 읽든 리뷰나 독후감따윈 없는 나를 보고 그리고 지나간 리뷰 포인트에 아까움이 올라와서 리뷰를 막 적고 있다 이 책은 우리랑 비슷한면이 많은 포스터의 모습에서 많이 공감가고 재밌다
YES마니아 : 골드 t********3 2025.06.2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eBook 구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내용보기
신형철 평론가의 책을 읽기 전까지는,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라는 작가에 대해서 알지 못했었다. 책 제목이 꽤나 독특하다고 생각했고, 지금까지 약 50페이지 정도 읽었는데 작가의 독창적인 문체가 잘 드러나는 책인 것 같다.호화 크루즈 여행을 통해서 느낀 경험들을 풀어쓴 책인데, 권태와 중산층 미국인들을 바라보는 sarcastic 한 독특한 문체가 새롭기도 하다.사실 내 취향과 크게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내용보기

신형철 평론가의 책을 읽기 전까지는,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라는 작가에 대해서 알지 못했었다.

책 제목이 꽤나 독특하다고 생각했고, 지금까지 약 50페이지 정도 읽었는데 작가의 독창적인 문체가 잘 드러나는 책인 것 같다.

호화 크루즈 여행을 통해서 느낀 경험들을 풀어쓴 책인데, 권태와 중산층 미국인들을 바라보는 sarcastic 한 독특한 문체가 새롭기도 하다.

사실 내 취향과 크게 맞지는 않아서 책장이 쉽게 넘어가지는 않는다, 그래도 계속 도전~~  

 

YES마니아 : 로얄 g*******1 2019.10.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