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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작가는 작고 소외되고 버려지는 존재들을 소재로 동화를 쓰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 같다. 대부분 사람들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싫어하는 파리를 주인공으로 그림책이 아닌 동화를 쓸 생각을 하다니 놀랍다. 파리들 눈에 비친 인간의 세상은 정말 이럴 것 같다.
<파리 신부>는 겁 없는 파리 신부와 겁 많은 파리 신랑이 벌이는 유머 넘치는 고난기기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파리 세계에서 ‘신’이 만들어 준 천장마을에서 소소한 행복에 기뻐하며 살아간다. 하루에도 여러 번 죽음의 위기가 찾아오지만 지혜롭게 극복하지만, ‘신’에 의해 파리 신랑이 사라지고, 파리 신부는 신랑을 구하기 위해 거미에게 도움을 구한다. 거미의 도움으로 복수를 하지만 거미가 속내를 드러내면서 큰 위기에 처하지만, 또 다른 인간인 ‘신의 엄마’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한다. 작가는 파리 신부 이야기를 통해 우리 주변의 작고 연약하고 작은 존재들도 생명으로 생각하고,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들과 나보다 작고 약한 친구들을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이 커지게 되길 바라고 있다. 글쎄..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작고 눈에 띄지 않는 하찮은 생명도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거미도 인간에 비하면 작고 하찮은 존재이지만, 이야기 속에서 흡사 악당으로 표현되며 거미 또한 소중히 아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아이들도 이 책을 읽으며 내 몸을 깨끗이 씻고, 방을 깨끗이 청소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스피드한 전개와 다양한 에피소드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재미면으로 본다면 아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2~3학년 수준에 맞을 것 같다. 그리고 작가가 이야기 곳곳에 숨겨놓은 비유적 표현이 기발하다. 『빨간 나무는 시작이고/ 거꾸로 비는 끝이다. 거꾸로 비가 내리면/ 바람이 부는 곳으로 가라.』 거미가 예언처럼 부르는 노래 가사만 보아도 파리채(빨간 나무), 파리약(거꾸로 비), 창가(바람이 부는 곳)등 비유적 표현들이 곳곳에 있다. 심지어 인간 주인공인 ‘신’의 이름 또한 이중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름이자 파리들의 세계에선 ‘신’과 같은 존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칠일치즈떡’은 머리를 감지 않아 생긴 노폐물을 파리들의 입장에서 바라 본 음식으로 표현했다. 곳곳에 있는 비유적 표현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림이 애니메이션 “라바”가 떠오름 ‘조막만한 조막이’에서도 언급하겠지만, 파리 신랑보다 파리 신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등 여성의 역할을 부각시킴. |
![]()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될까?
무의식적으로 했던 대로 행동하고 보던 대로 보는 습관이 관성의 작용처럼 우리에게 늘 작용한다. 다르게 본다는 것은 어찌 보면 자신을 이겨내려고 하는 힘을 의지적으로 발휘해야 하는 힘겨운 일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타인의 조언조차도 귓등으로 듣곤 한다. 분명 나를 위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해 준 이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할 터인데 대충 한 귀로 듣고 흘려보낸다. 내 생각, 내 행동대로 하는 것이 편하고 좋다. 곁에 따끔한 충고를 해 주는 사람도 없어진다. 그때가 바로 위기다. 새로운 시각, 새로운 시선, 새로운 관점을 얻기 위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책이든 사람이든 어디에서든 자신의 옛 관성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해야 한다.
그러던 중에 파리 신부를 만났다. 어린이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곤충들을 소재로 가져왔다. 등장인물이 사람이 아닌 곤충일 때 호기심이 더 생긴다. 김태호 작가는 친숙한 곤충 중에서 약간 사람들이 꺼려할 수 있는 이들을 선택했다. 다르게 보려는 작가의 창작 의도인 것 같다. 파리, 거미는 겉보기에는 피하고 싶은 대상이다. 외모가 한몫하는 것은 틀림이 없지만 자연 세계에서 필요로 하지 않는 대상은 하나도 없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사람만이 인식하지 못하는 것뿐이지.
작가의 관점은 '지금까지와는 좀 더 다르게 보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신 것 같다. 어린 독자를 포함해 우리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능력이다. 다르게 보는 능력말이다. 고정된 관념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순간 답정녀가 되고 만다. 이미 답을 정해 놓고 자신에게 모두 맞추라는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는 고질병이 우리를 유혹한다. 사람에게 질병을 옮기는 곤충이라고 하더라도 쓸모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쓸모 말이다.
위험한 순간이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마음 먹은 것을 행동에 옮기는 파리 신부의 모습이 무모하게 보이지만 아름답게 여겨지는 것은 약하지만 끝까지 주변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서로 돕는 존재다. 지금은 각자도생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좀 더 다르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지 않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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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신부』, 저자 김태호, 문학과지성사, 2018년
이 책은 파리들의 세계를 그린 이야기이다. 파리 부부와 입삐죽이, 통통이 파리들은 천장마을에서 살면서 여러 위기와 모험을 겪는다. 인간들을 신으로 여기고, 빨간 나무를 적으로 여기는 파리들의 시선으로 인간 세상을 바라보는 재미있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작고 보잘것없는 파리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떤 가치관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파리라는 작고 소외된 존재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독자들에게 울림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파리들의 삶과 사상을 통해 인간 세상의 모순과 어려움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또한, 파리들의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태도와 협동심을 통해 희망과 용기를 주며, 작고 약한 친구를 배려할 수 있는 마음을 키워준다. 책의 언어와 구성은 간결하고 명료하며, 그림과 함께 동화의 분위기를 잘 표현한다. 이 책은 초등 저학년 대상 도서이지만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동화책이다. 자녀와 함께 읽어보며 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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