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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라는 낱말을 듣거나 소리내어 보았을 때, 어떤 느낌일까? 어떤 이미지가 제일 먼저 떠오를까? 아마 좀비에 대한 배경지식의 차이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이다. 나는 좀비의 생성 배경도 역사도 전혀 모르고, 좀비영화는 한번도 안 봤다. 몇 년 전 공유가 나온다기에 보러 간 영화 "부산행"에 나온 좀비들이 뇌리에 각인되었다. 그래서 그저 징그럽고, 뱀파이어는 아닌데 물리면 질병에 감염될 것만 같은 끔찍한 대상 정도로 기억속에 남아있었다. 일부러 좀비물을 찾아보거나 좀비게임을 적극 하는 사람들이 아닌 이상 나와 비슷하리라 생각된다.
"왜 그만두었는가. ••• 일본 사례지만 우리와 그다지 차이점도 없어 보인다. 또한 '우리가 좀비다!'라는 감각을 많은 이들이 공유하는데 그 이유로 뇌과학, 중독증, 비디오 게임, 쇼핑몰, 관리사회 등을 들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이미 좀비와 가까운 존재로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4장에서 작가는 마셜 맥루언의 논리를 빌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태어난 새로운 주체가 미디어를 통해서 과거보다 유동적인 존재로 구축되었다면, 그런 자기와 유사성이 있는 좀비에게 친근감을 느끼는 것도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5장에서는 우리가 이미 인간관리 테크놀로지를 통해 컨트롤 당하는 사회속에 살고 있다고 상기시킨다. 그리고 이런 가설을 내세운다.
좀비란 테크놀로지에 기반을 둔 어떤 힘이 신체나 무의식 안에 작용하여 의사나 행동이 통제되는, 그러한 생명 권력이 작동하는 세게속 인간이 가지는 '살아간다는 감각'에 대한 메타포가 아닐까요. 즉 좀비란 인간이 의사나 의식 외부에서 컨트롤 당하고 있다는 무의식적 감각의 산물이라는 말입니다.
6장에서는 여러 게임과 소설을 인용하는데 마지막에 2012년 출간된 하세 사토시의 소설 <BEATLESS>의 대사를 소개한다. 작가는 하세 사토시가 제시하는 '뇌과학화한 생명 권력'에 컨트롤 받으며 반쯤 좀비화한 유약한 우리와 인공지능과의 화해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갖고 있지만, 등장인물 AI의 대사에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어째서 인간은, "사물을 사랑하지 않는 것입니까?
"인간은 인간을 만든 존재를 신으로 숭상하며 부모처럼 사랑합니다."
"인간은 인간 자신이 만든 사물을 사랑해야만 합니다."
"언젠가 신에 대한 숭경도, 동포애도 아닌,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주십시오. 우리에 대한 사랑을 가리킬 수 있도록."
3부 신체•생사의 7장에서는, 좀비는 가상 허구의 존재이지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신체이자 허구라는 2중의 성질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므로 2부에서 나온 개념인 '뇌과학화하는 생명 권력'을 통해 관리• 유도되는 우리의 신체를 투영하는데 좀비가 적절하고 우리와의 유사성도 있다는 것이다. 9장에서는 아이돌과 좀비의 유사성을 설명하는데 설득당할 수밖에 없다. 아이돌은 미디어 속에 있는 것만이 아니고 우리의 신체를 길들이고 우리 스스로 '보는 입장'에서 '보여지는 입장'으로 바뀌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감염'의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아이돌은 신자유주의하에서 가혹한 경쟁을 강요당하고 있고, 그런 '생존전략'자체가 하나의 구경거리입니다.
불안감과 위협을 안기며 무언가를 뺏아가는 존재들이 엉뚱한 화풀이 대상이 된다고 했는데, 작가가 분류한 대상들은 '재일 한국•조선인, 흑인, 외국인 노동자, AI, 비정규직및 정규직 피고용자'이다. 뭔가 기시감이 든다. 최근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 난민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그들을 좀비 대하듯 하지 않았나. 작가는 자신의 위협과 공포와 불안이 진짜 어디에서 왔는지 찾자고 말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좀비와 공존하는 방법을 찾자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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