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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만의 완간이라는 광고가 꽤 인상적이다. 대하소설이라고는 하나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건 무언가 있을 것 같다는 호기심을 갖게 만든다. 6권이라고는 하지만 1권은 사전이니 5권 짜리.
구한말. 봉건 조선왕조가 힘겹게 그 마지막 숨을 헐떡이던 시대. 충청도 내포 지역을 중심으로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민초들이 이야기.
나는 조정래의 아리랑을 보면서 우리 의병과 독립군들이 얼마나 모진 고생을 하면서 뜻을 굽히지 않고 제국주의에 저항하며 조국의 광복을 위해 애 써왔는지를 알았다. 교과서속 박제된 이름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었던 우리 조상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들이 펄떡펄떡 살아 숨쉬던 귀한 경험. 오늘 국수에서는 망해가는 나라의 가장 밑바닥 백성들이 견뎌야만 했던 그 모질고 모진 수탈의 역사를 다시 보게 된다. 중앙정부에서 지방 관리까지, 백성을 하늘이라 여긴다는 유학의 허울좋은 이념은 발가락의 때 만큼도 여기지 않고 오로지 착취의 대상으로만 생각해 탐학했던 그들. 다시 이를 현실에서 실행하며 자신들의 배를 불렸던 이방, 형방하는 아전들의 가혹한 홀태질이 생생하고 아리게 되살아 온다. 아! 시대를 살아낸 조선 민중의 무던함이여.
고유한 우리말을 써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한 편으로는 반갑기도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낯선 낱말들이 어색한 것도 사실. 애써 풀이말을 참고해 보기는 하지만 마치 외국 소설을 읽는 듯 불편한 감도 없지 않다. 자꾸 자꾸 이런 소설이 나오고 이런 말들에 익숙해 져야 우리말이 살 수 있고 발전할 수 있겠다. 그런 면에서 작가의 노력에 박수.
한 가지. 완간이라는데 과연 완간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끝이 아닌데 끝이라 하고 또 그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으니 요상한 일. 내가 소설을 잘못 읽은 것인가. 마무리를 어떻게 맺을까 자못 기대를 갖고 본 마지막 5권은 꼭 똥 싸다가 중간에 그친 것 처럼 개운치가 않다. 홍명희의 임꺽정 흉내를 냈을까? 고우영의 수호지를 닮기도 했다. 그렇게 보자면 내용 중에도 임꺽정과 수호지에 나오는 장면들이 겹쳐지는 부분들도 꽤 보인다. 여백의 미, 미완성의 완성, 나머지는 독자들의 몫이라는 등등의 말로도 전혀 위로가 되지 못한다. 완전히 생뚱맞은 마무리. 완간이라는 말에 나는 동의할 수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