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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서, 저자가 여행을 즐긴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지만, 주로 학회나 뒤풀이 자리에서 만났던 기억이 있어 더 그렇게 생각되었던 모양이다. 26일 동안 인도와 스리랑카를 여행하고 돌아와, 그 기록을 남긴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1월 11일부터 2월 4일까지 두 나라를 여행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어느 해에 다녀왔는지는 전혀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하여 꼼꼼하고 글 쓰는 일을 뒤로 미루지 않는 저자의 성격으로 보아, 아마도 2018년 즉 금년 초에 다녀왔을 것이라 추정된다.
그렇게 생각하니, 새삼 저자의 부지런함에 대해서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글감을 생각하고, 그것을 실행하기까지에는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그저 게으름 탓으로 돌리는 편이지만, 실제 생각했던 바를 글로 옮기는 작업은 그리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나 역시 책을 쓰기로 여러 출판사와 구두 약속을 했지만, 간혹 연락이 오면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답변을 내놓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짧은 시간에 이 책이 출간될 수 있었던 비결을 알 수 있는 단서를 발견했다. 저자가 여행 중에도 매일 하루의 일정과 생각들을 정리하였고, 그를 토대로 아마 그 기록들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원고를 정리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저자는 한문학을 전공하는 학자로, 방대한 독서량과 해박한 지식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간혹 술자리에서 마주치면, 일행 중에 누군가 궁금한 문제를 던지면 저자가 그것을 받아 자신이 알고 있는 바를 술술 펼쳐내곤 했다. 저자에 대한 이런 경험을 적는 것은,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면모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여행기이되, 단순한 여행기라기보다 저자가 알고 있는 인도에 대한 신화와 역사 등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담겨잇기 때문이다. 아마도 저자는 이 여행을 준비하기 전부터 인도에 관한 책들을 읽고, 그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것도 여행을 떠났던 동기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끊임없이 책을 떠올리며 틈나는 대로 기록한 26일간의 인도‧스리랑카 여행’이라는 부제가 여행의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인도 여행의 출발부터 다시 되돌라오기까지 매일의 일정과 생각들을 기록하고 잇다. 단지 저자의 여행 일정뿐만 아니라, 자신이 그동안 읽었던 책을 토대로 인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풀어내고 있다. 또한 간디를 비롯한 인도 근세사의 주요 인물들에 대한 정보가 상세하게 제공되고 있으며, 신화를 비롯한 인도 사회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도 해박한 식견이 담겨 있었다. 아마도 제목의 ‘책벌레’라는 의미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저자 혼자 여행한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여행 일정을 소화하면서 혼자서 움직이는 것처럼 기록되다가, 몇몇 부분에서는 일행이 있는 것처럼 기술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간혹 일행을 지칭하는 ‘몽가’라는 표현이 등장하고 있었는데, 1월 21일 바르칼라로 떠나는 기차역에서의 풍경을 적은 내용 중에 ‘우리 부부’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따라서 이 여행이 저자 부부가 동반한 여행이었으며, ‘몽가’는 부인의 애칭(?)이 아닌가 추정할 수 있었다. 여하튼 빡빡한 일정 속에서 최대한의 여행지를 돌아보고, 틈나는 대로 일정과 감상에 대해 기록하며 여행기까지 작성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라 하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 일정을 소화하는 저자의 모습이 저절로 연상되기도 했으며, 과연 나라면 이러한 시도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기 때문이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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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26일간의 인도, 스리랑카 여행은 작가 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 간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듯 보입니다. 그만큼 진솔하고 군더더기가 별로 없습니다. 예를 들어, 지루해지기 직전에 이 챕터가 끝나고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식입니다. 아주 유려하지 않은 필체가 오히려 장점입니다. 그만큼 작가의 생각과 느낌에 깊이 공감할 공간이 만들어집니다. 그 공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독자들에게 달렸겠지요. 확실한 것은, 이 책은 수박 겉핥기로 2% 아쉬움을 남기는 기행기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신선한 저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