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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구한 중국의 역사를 보면 시대마다 남다른 재주와 보통 사람과는 다른 면모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등장한다. 흥망성쇠를 반복하는 역사였기에 그들의 삶 또한 곡절도 많았을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공자만 보더라도 14년 동안 여러 나라를 경유하며 유세여행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 여행 중에 세 번이나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우리에게 위인이란 이미지로 남겨지게 되었고, 역사를 만들어낸 사람들로 알려져 왔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인물들에게 주목해야 한다.
이 책은 중국 역사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독특한 인재 56인을 소개하고 있다. 춘추시대 공자에서 현대의 루쉰까지 문장가, 예술가, 사상가. 역사가, 정치가 등으로 대업을 이룬 인물들이다. 또한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의사, 모험가, 과학자, 예능인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의 발자취를 통해 역사를 탐구하며 맥락을 파악하는 일은 매우 흥미진진한 일이 될 것이다.
신화와 전설 시대부터 전한 무제 시대까지의 역사를 기록한 사기를 지은 ‘사마천’은 무제의 역린을 건드려 성기를 잘리는 굴욕적인 형벌인 궁형에 처해진다. 사형과 궁형의 선택에서 굳이 목숨을 부지한 이유는 사마천의 편지에 잘 나타나 있다.
“내가 참고 견디며 구차하게 살아남아 더러운 곳에 유폐되는 일조차 사양하지 않은 것은, 마음속으로 하고 싶은 일을 다 이루지 못한 채 비루하게 죽어 내 문장이 후세에 드러나지 않을 것을 한스럽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후한 말에 등장하는 ‘화타’는 전설적인 명의로 알려져 있다. 조조의 시의였지만 관우와도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 꽤 인상적이다. 관우가 팔꿈치에 독화살을 맞아 위독한 상태에 빠졌을 때 독이 스민 뼈를 깎아내는 대수술을 한 주인공은 바로 화타였다니 대체 화타의 활동 범위는 어디까지였을까. 은둔시인이자 전원시인으로 알려져 있는 ‘도연명’은 물질적으로는 궁핍했지만 시간과 정신적 자유를 얻었다고 한다. 한편 한 때 동료였던 유유가 왕위를 찬탈하는 사건 때문에 자신의 작품을 통해 저항 의지를 표출했다고 하는데 세상일에 나서지 않을 법한 그도 불의에는 참지 못하는 성격임을 알 수 있다. 중국 고전 시가의 황금기인 당나라 때는 이백과 두보를 필두로 걸출한 시인들이 배출되었으며, 이때 뛰어난 여류시인들도 출현했다. 대표적으로 화류계 출신의 시인인 ‘어현기’는 대담한 시풍으로 장안 명사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시녀를 문책하다 살해하는 한순간의 실수로 짧은 생애를 마쳤다. 그녀가 남긴 시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절박한 자기 고백의 울림이 깃들여져 있다.
“뭉게구름 가득하고 봄 햇살 내리비치는데 진사 합격자 명단은 또렷하고 힘찬 필치로 씌어 있구나. 한스럽도다, 비단 치마 내 시 재능을 가람이여! 고개 들어 부질없이 방에 적힌 이름을 부러워한다.”
이 책은 56인의 짤막한 전기를 나열하고, 그 뒤에 그들이 직접 지은 시문이나 서화, 또는 역사서에 수록된 본전 등을 함께 실었기에 읽는 재미가 있고, 익히 알려진 인물들과 함께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까지 포함되어 좀 더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중국사의 흐름에 맞추어 인물의 삶의 궤적을 살폈으니 중국사의 흐름과 동시에 시대적인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 좀 더 나아간다면 시대의 인물들의 철학과 사고를 엿볼 수 있었기에 통찰의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한 사람의 전기를 짤막하게 소개하였기에 부족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56인의 생애를 통해 각 시대의 맥락과 특색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과 중국사를 이해하는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될 수 있겠다. 장구한 중국의 역사와 인물들의 관계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 보기를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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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여 년에 이르는 중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56인. 춘추시대 공자에서 현대의 루쉰까지 개개인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추적해 중국사를 살펴보는 <중국사가 낳은 천재들>.
고대 제국의 성립부터 통일왕국의 흥망성쇠 시기까지는 삼국지연의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익숙한 편이지만, 중국 근대 이후부터 오히려 생소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해 낯설었습니다.
<중국사가 낳은 천재들>에 소개된 56인은 문장가, 예술가, 사상가, 역사가, 정치가, 의사, 모험가, 과학자, 예능인 등 다양한 분야의 거장들입니다.
중국을 움직였던 인물들을 두어 장 분량으로 인물사전처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인물마다 임팩트 있는 한 줄 소개는 해당 인물을 한 마디로 소개하는 강력한 한 줄이네요.
오랜 역사 속 56인이라 하면 대체로 이름 익숙한 인물들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중국사 초보다 보니 처음 알게 된 인물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곡절 많은 생애를 가진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개개 인물의 삶의 궤적은 중국사의 흐름과 함께 합니다. 무척 간단하게 요약된 것처럼 보여도 참고문헌의 분량은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전기를 기록한 정사, 다양한 문헌과 자료, 저술 서적 등을 참고해 한 사람의 인생을 간결하게 정리한다는 것, 무척 어려운 작업인 것 같습니다. 인물 소개마다 그들의 말을 직접 인용해 생생함이 더해집니다.
역사를 움직인 인물들이라 하면 정치가, 사상가를 먼저 떠올린 탓에 다방면의 인물을 조망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게 사실입니다. 이와나미 시리즈 <중국사가 낳은 천재들>에서는 여성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분야의 인물까지 각 분야에서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들을 한 명씩은 꼽으려고 노력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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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한 중국의 역사가 그간 얼마나 많은 천재들을 낳았겠습니까만 중문학자인 저자 이나미 리쓰코 교수는 56인을 이렇게 꼽은 듯합니다. 56인의 삶을 담았지만 분량은 이처럼 300쪽이 채 안 될 만큼 짧습니다. AK 커뮤니케이션은 일본에서 나온 여러 책, 만화라든가 라이트 노벨이라든가 하는 장르들을 깔끔히 번역하여 내놓는 걸로 유명합니다. 3주 전에 우리 책좋사에 서평책으로 나온, 같은 출판사에서 펴낸 <중국 5대 소설>도 이 저자의 작품입니다. 책은 분량이 비록 적지만 내용의 깊이는 적절합니다. 결코 짜깁기니 뭐니 하며 폄하할 수준이 아닙니다. 반면 중국에서 내 놓는 편집 자계서는 차마 못 볼 것들이 많은데 이 둘이 서로 구분이 안 되는 건 그 보는 눈이 무식해서지 엉뚱한 남 탓을 할 게 전혀 아닙니다. 20기 23주차에 배상열 작가의 <함흥차사> 소설 리뷰를 쓰면서 한자 差에 대한 뜻을 잠시 돌아보았습니다. 임금이 보내는 사자 벼슬아치를 뜻하는데, 그 差 자가 들어가는 가장 유명한 예가 바로 흠차대신 임칙서가 아닐까 합니다. 임칙서는 1840년 아편전쟁 당시 영국 상인들이 싣고 온 아편을 모조리 불 살라 단호한 자주 의지를 피력한 행적으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여튼 흠차대신이라고 할 때의 "차"라는 글자가 바로 임금의 칙사라는 뜻 그대로이죠. 그 당시 청 조정에서는 아예 아편을 활성화하여 영국 상인들의 돈줄을 말리고 아편 수요를 100% 국산화(!)로 대체하는 방안도 고민했다고 합니다. 나라가 국방력이 약하면 이런 졸렬한 대안도 감안해야 하겠는데, 꼭 영국 측이 무력으로 치고 들어오지 않는다 해도(현실은 그리 되었지만) 그 광대무변한 영토 안에 사는 신민들의 은밀한 수요를 통제할 방법이 없었을 겁니다. 사실 이 문제는 현대에 들어 중국처럼 국민 하나하나를 통제하는 체제에서는 의외로 쉽게 해결하는 편인 반면, 오히려 미국 같은 선진국이 골머리를 썩이게 된 이슈입니다. 캘리포니아 등에서 마리화나를 제한적으로 합법화하는 것도, 어차피 단속에 한계가 있고 엉뚱하게 범죄 조직만 배불린다는 각성 때문입니다. 명대 들어서 뛰어난 산문가가 여럿 나왔는데 풍몽룡이 첫손에 꼽혔으며 산문이 발달한 명대였다고는 하나 여회 같은 명시인도 나왔습니다. "모험가"의 타이틀을 단 사람은 환관 정화인데 물론 이 사람은 명 성조 영락제 주체의 명을 받아 원정을 벌였을 뿐입니다. 주체는 죽을 때 후궁 여럿을 순장시킨 사실로 유명한데 해양 원정이란 것도 무슨 근대성의 표지가 아니라 전제 군주의 위엄을 과시하려는 비생산적 이벤트에 지나지 않았다는 게 독자인 제 생각입니다. 원, 15세기에 순장이라니 얼마나 미개한 짓입니까.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왕희지 같은 서예가, 고개지 같은 화가, 그보다 훨씬 전의 상앙, 공자 등의 사상가도 실어 놨습니다. 사마상여는 문장가로 분류되었더군요. 역사는 이런 천재들에 의해 꾸려져 나가는데 현재 중국은 많이 어려운 형편입니다. 임칙서는 물론 중국 공산당 지배 초기부터 지금까지 내내 위인으로 떠받들어진 인물이고 어제 캐리람을 불러 "외세 배격"을 당부한 시진핑의 지시 중 다시 환기될 만도 한 강단 있는 충신이죠. 허나 그런 대쪽 같은 이가 현대에 환생이라도 한다면,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국수주의를 강요하는 독재자를 과연 어떻게 평가하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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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결국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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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는 한국사와 뗄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에 무척 가깝고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워낙 방대하고 다양한 이 역사를 막상 이야기 하려고 하면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럼 도대체 중국사를 어떻게 공부해야 한 눈에 꾈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 우선은 사건을 중심을 통사를 공부한다.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원인과 결과를 찾아가며 훑어본다. 그 다음으로 이어져야 할 작업은 사람이다. 그 시대에 누가 어떤 일을 했는지를 통해 역사 안으로 들어설 수 있다. 씨실과 날실이 엮이는 것처럼 구석구석이 채워지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중국사가 낳은 천재들>은 아주 탁월한 책이다. 춘추전국 시대 공자에서부터 현대 루쉰에 이르기까지 전 중국사를 통들어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56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보통 역사 하면 정치적인 것만 생각하기 쉬운데 정치뿐만 아니라 문학가, 예술가와 과학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무척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워낙 일획을 그어 잘 알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다른 역사책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이들도 있어 즐거웠다. 각 인물에 대한 일러스트 같은 얼굴이 먼저 작게라도 그려져 있는 것 또한 책을 읽는데 즐겁게 한 이유이기도 했다. 책은 가장 유명한 사상가 공자에서부터 시작한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친 사상가인 공자의 이야기를 짧지만 확실하게 갈무리할 수 있다. 춘추전국 시대 인물들은 우리가 흔히 알듯 제자백가 인물들이 차지한다. 그동안 중국사를 꾸준히 공부해 왔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한 번 복습의 의미로 읽고 넘어갈 만 하다. 그 뒤는 시대를 평정했던 왕 진시황제와 한무제가 등장하지만 그 이후엔 문장가인 사마상여나 병법가인 반초, 의사 화타 같은 인물을 통해 왠지 그 시대 속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무엇보다 끈임없이 나라와 백성을 위해 노력했던 이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정치적으로 배타당하든, 자신의 삶이 무너지든 상관없이 다른 이들을 위해 희생한 이들의 이야기는 항상 가슴을 울린다. 근대로 오면 인물들이 더욱 다양해진다. 아마도 고대와 중세에 머물렀던 역사 공부를 질타하듯 말이다. 특히 최초의 편집자였던 풍몽룡의 이야기나 장서가인 모진, 남장 여인 유여시의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었고 팔대산인의 이야기나 납란성덕의 시는 깊은 울림을 주기도 한다. 한 번 독파했다고 이들이 모두 내 기억 속으로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길지 않은 짧은 이야기로 되어 있어 이젠 아무때나 잠깐 펴서 한 사람 한 사람 읽을 수도 있겠다. 그렇게 자주 중국사 속으로 들어간다면 나의 중국사 공부가 좀더 풍부해지지 않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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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기] '중국사가 낳은 천재들' - 춘추시대 공자에서 근대의 루쉰까지 중국사를 수놓은 56인의 인물전 -
저자 : 미니미 리쓰코 번역 : 이동철, 박은희 펴낸곳 : (주)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발행일 : 2018년 7월 15일 초판1쇄 도서가 : 8,900원
중국은 일본과 더불어 우리나라에게 있어서 애증 관계의 나라라 할 것 입니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 두 나라로 인해 우리나라가 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었다는 것은 지나온 역사를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우리에게 부정적인 영향만을 끼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종교와 철학, 문화 등 많은 문물들을 전파해 주어 우리의 사상과 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도 했지요. 인구 많기로 유명한 중국이니만큼 그들의 역사에서는 많은 위인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읽은 도서는 중국의 위인 56명에 대해 일본인이 연구, 분석, 집필한 책으로 <중국사가 낳은 천재들>이란 책입니다. 문고판 인문서적으로 잘 알려진 AK이와나미 시리즈에서 29번째 번역 출간된 책으로 책의 외양은 시리즈물의 특징을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문고판이기에 들고 다니며 틈틈히 읽기에 참 좋은 책입니다.^^
저자는 1944년생으로 중국문학을 전공으로 박사과정까지 마친 일본 여성입니다. 현재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명예교수라는데요. 그녀가 출간한 도서들을 보면 모두 중국소설과 중국인물전들인 것 같아 보입니다. 아마도 일본 내에서는 중국 전문가라 불릴 듯 한데요. 삼국지 연구 일본에서는 잘 알려졌다고 합니다.
책은 <서문>, <제1장. 고대 제국의 성쇠>, <제2장. 통일 왕조의 흥망>, <제3장. 근대로의 도약>, <후기/역자 후기/참고문헌/인명 색인>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목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의 역사에서 출현한 인물들 56명에 대해서 연대순으로 배열하여 설명하고 있지요. 그 인물들 면면을 살펴보면 공자나 진시황, 화타와 같이 잘 알려진 인물들은 당연히 나오지만 사마상여나 사도온과 같이 생소한 인물도 꽤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명말 청초 이후 근대시기의 인물들 경우에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더군요..
40여년 전 중국의 역사는 은 · 주 · 진 · 한으로 시작된다는 것이 정설이었고 은나라 이전은 신화의 시대라고 했었죠. 그러나 지금은 그 주나라 이전 시대인 하 · 상나라까지 역사시대라 합니다. 그간 유물발굴 등 고고학적 성과를 기반으로 한 연구 결과 때문이겠지만 중국 정부의 동북공정이라는 역사 왜곡 정책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이라 생각됩니다. 그들이 단군조선은 물론 고구려까지 중국 변방의 한 지방정권이라고 주장하는걸 보면 중국의 목적이 무언지 알 수 있을 것 같지요. 이 책에는 그 이후 시대인 춘추전국시대 인물부터 나오니까 별 상관은 없습니다만 왠지 이런 내용을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것만 같습니다..
아무튼, 책은 춘추시대의 공자에서부터 현대의 루쉰까지 2,500여년에 이르는 중국사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이색적 인물 56명을 시대순으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사상가, 정치가, 예술가 등 다채롭고 각양각색의 인물들의 삶을 현실감있게 소개하기 위해서 책은 각 인물들의 짧은 전기 뒤에 그들이 직접 지은 시문이나 서화, 역사서에 수록된 본전 등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원문과 번역문을 같이 수록하였기에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더 없이 유용한 내용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한 인물에 대한 소개 내용을 4페이지 안에 축약하려니 인물의 개성을 보여줄 만한 내용 위주로 들어있다는게 조금 아쉽네요. 문고판임에도 56명이나 수록하려다 보니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리라 여겨집니다..
책에 수록된 인물 소개 내용 중 인상깊었던 것은 아무래도 잘 알려진 인물들 이야기더군요. 하지만 죽림칠현이나 북송의 황제 휘종과 같은 이야기는 단어만 많이 접해보고 실제 어떤 인물들이었는지는 전혀 모르던 것이었기에 짧은 내용임에도 기억에 오래 남을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읽다가 케이블방송에 인기 많았던 '알뜰신잡' 같단 생각도 살짝 들었구요. 비록 짧은 내용이지만 56명이라는 중국의 역사적 인물들을 대략적으로 흞어볼 수 있는 '중국사가 낳은 천재들'. 이와나미 시리즈에 잘 어울리는 내용이란 생각이 듭니다. 한번쯤 읽어보시라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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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세상의 주인이고 나는 천재이므로 세상에 못할 것이 없다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아마도 경험이 적은 젊은 시절까지 였을 것이다. 사회 생활을 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스스로의 한계에 대해 알게 되면서 점차 철이 들어가고 그렇면서 천재는 아무나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누구 말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학창시절 글씨를 쓰면 악필이라 다른 사람이 잘 알아보기 힘들었는데 흔히들 '천재는 악필이다'라는 말로 위로를 해주곤 했다. 하지만 악필이 천재는 아닌법. 돌이켜 생각해보면 천재들이 대체로 괴짜들이 많아서 그런 말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소개된 수많은 인물들을 보면 내가 한번 이상씩 이름을 들어본 인물들이 많다. 특히 공자의 경우 너무도 유명하며 그가 남긴 사상이 지금도 우리들 생활에 넓게 자리잡고 있다. 혹자는 우리나라의 치안이 좋은 이유 중 하나가 유교의 영향을 받아 어른을 공경하는 정신 때문이라고도 한다. 물론 서양문물의 급속한 유입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많이 퇴색해지긴 했지만 말이다. 여태껏 공자를 사상가라 생각했지 천재라고 생각해본적은 없었는데 서양에서 임의로 정한 세계의 3대 천재들의 업적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공을 세운 것이 아닌가 싶다. 천재들을 흔히 머리가 비상한 사람들에 한정을 하는데 책에서 소개된 천재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단순히 머리가 좋아서 천재으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권력자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히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거나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질줄 아는 베짱도 지닌 것이다. 중국 최초이자 유일한 여자 황제였던 측천무후의 경우도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자신이 낳은 자식도 죽이는 파렴치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인권에 대한 의식이 희박했고 자식들은 당연히 부모를 희생해야 하고 때로는 희생을 강요당하던 시절이었다. 당시의 시대상을 봤을때 자식을 위한 본능보다 권력에 대한 이상이 더 앞섰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권력 욕심으로 황후 자리에서 황제까지 올랐던 배경에는 비상한 두뇌도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천재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 보통 위인전이라 불린다 - 읽다보면 상당히 미화되기도 하고 몇번이고 어려운 고비를 넘기기도 한다. 물론 그런 어려운 역경을 견디고 극복하였기에 위인전에 실릴만큼 훌륭한 인물이 되었을 것이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남들과 다를바 없는 삶을 살았다면 천재 소리도 듣지 못했을 것이다. 어릴적에는 위인전을 보면서 나도 저런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와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위인전에 실리는 인물들이 역사의 모든 페이지를 장식할 수는 없다. 보이지 않는 조연들의 역할들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주연들의 이야기를 담은 역사를 보면서 내가 그 시절에 태어났더라면 어떤 역할을 하였을까하는 생각을 많이 해보았다. 그 시절에 살아보지 않아서 정확한 판단은 할 수 없지만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는 상당히 다를 것이다. 지금은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인권에 대해서도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사상에 대해서도 어떤 것이 옿다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인류의 문명은 전쟁을 통해서 발전하였고 난세에 영웅들도 많이 탄생하였다. 그래서 인류의 역사를 전쟁의 역사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역사는 천재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천재들이 없었더라면 대규모의 정복 전쟁도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또 전쟁을 종식시키지 못했을 수도 있다. 사기와 같은 훌륭한 역사서를 남긴이도 있고 유교라는 사상을 정립시키기도 하였다. 천재적인 전략을 가지고 영토를 넓히기 위해 정복 전쟁을 하고 위대한 작품을 남겨서 후세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하였다. 하지만 살아 생전에 그러한 업적에 대해 칭송을 받은 인물은 많지 않을 것이다. 후대에 재 평가가 이루어지면서 위인으로 추앙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이러한 업적들도 후대에 평가를 하는 인물들에 의해 영향을 받겠지만 말이다. 중국사에 발자취를 남긴 인물 56인을 선별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인데 장대한 역사에 비추어보면 56인은 양적으로보면 상당히 적은 숫자이다. 하지만 동시대를 살았던 인물을 모두 소개하려면 지면이 부족할 수 밖에 없어 시대별로 추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대신 56인이 역사에 어떤 발자취를 남겼으며 이들로 인해 어떻게 역사가 바뀌었는지는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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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가 사람을 중심으로 그 시대를 파악하는 것이다. '사람이 시대를 만들고 시대가 사람을 만든다.'는 지혜로운 격언처럼,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었던 중국의 역대 인물은 대개 문장가, 예술가, 사상가, 역사가, 정치가의 정체성을 일신에 지닌 이들이 대다수였다. 공자를 보라. 가장 르네상스적인 인간이 바로 공자였다. 『고사성어를 알면 중국사가 보인다』에 이어 중문학자 이나미 리쓰코의 두 번째 책을 접한다. 이 책『중국사가 낳은 천재들』은 중국 역사상의 영웅기재 56인의 삶을 간결한 문체로 스케치한 대중교양서다. 각 인물에 대한 생평과 더불어 이들의 시문과 서화도 소개하는데 흑백인 점이 아쉽다. 그래도 짧은 글이지만 해당 인물의 인생관과 라이프스타일도 담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한 시대를 풍미한 걸출한 인물의 생애를 통해 당대의 맥락과 특색까지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56인의 약전을 그리기 위해, 그들의 전기를 기록한 정사는 말할 나위도 없고, 다양한 역사 문헌과 자료를 대조하기도 하고, 그들 자신이 저술한 시문이나 수필을 읽고, 그 글씨나 그림을 차분히 살폈다. 그런 뒤에 그들 삶의 정수를 어떻게든 간결하게 떠올리도록 만들고 싶어 한 사람 한 사람과 마주 보면서 써나가기 시작했다." (236, 237쪽) 진시황과 한고조, 측천무후, 이백처럼 매우 친숙한 인물도 있고 사도온과 추근처럼 그리 알려지지 않은 인물도 있다. 중국의 리더와 관리는 오늘날의 공무원보다는 기업가를 더 빼닮았다. 리더의 성공은 주로 재주와 관련이 있었지 도덕적 인품과는 그리 연관이 없었다. 진시황제, 한고조 유방과 한무제, 측천무후 모두 잔혹한 기질이 있었다. 사도온은 중국에서 재주 있는 여성의 대명사로, 그녀의 숙부는 동진의 유명 정치가 사안이고, 남편은 서예가 왕희지의 둘째 아들 왕응지다. 추근은 청나라 말기 저장성 소흥시 출신의 여성 혁명가로 루쉰과는 동향이다. 혁명 비밀 결사인 '광복회'와 쑨원이 이끄는 '동맹회'의 멤버였는데, 광복회 핵심인사인 서석린의 혁명봉기가 실패하자 추근의 봉기계획도 발각돼 33세의 나이에 형장의 이슬이 되었다. 루쉰의 단편소설 '약'은 추근의 처형과 관련된 사건을 소재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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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 춘추시대부터 현대시기까지 시기별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던 56인의 삶을 소개한다. 책에서 소개되는 인물들 중에서 유독 나의 눈길을 끌었던 사람은 사마상여, 백거이, 어현기 세사람이였다. 사마상여(司馬相如)는 한대 주요 문학장르였던 부賦(서사적 성격이 강한 운문의 일종)의 명수로 유명한데, 임공현(臨邛縣) 부호 탁왕손(卓王孫)의 딸 탁문군(卓文君)을 보고 한눈에 반한다. 그래서 사마상여는 탁문군에게 연애편지를 보냈고, 편지를 받은 탁문군은 바로 그에게 달려가 두 사람은 사랑의 도피를 감행했다고 한다. 2,000년도 더 된 그 시대에도 사랑의 도피 행각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대체 그 편지의 내용은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당나라 시대 대시인였던 백거이(白居易)는 당현종과 양귀비의 화려한 사랑을 노래한 <장한가長恨歌>로 유명한데, 이 시에서 백거이가 양귀비를 칭송했던 이유를 책에서는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권력자의 부정부패에 과민할 정도로 반응했던 백거이가 자신의 대표작 「장한가」에서 현종의 타락 원인이기도 한 양귀비에게 비판은커녕 칭송만 늘어놓은 것은, 마침 그녀와 성이 같은 아내 양씨의 이미지를 중첩시켰기 때문이라는 재미난 주장도 있다. p.100 이번 달 개봉 예정인 천카이거 감독의 <요묘전 : 레전드 오브 더 데몬>은 양귀비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는 내용의 영화로, 황헌(黄轩)이 백거이 역할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 영화 속에서 백거이가 장한가를 짓게 된 또 다른 해석이 등장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비교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마지막으로 당나라 때 훌륭한 여류 시인이었던 어현기(魚玄機)가 있다. 그녀는 장안 기방의 양녀로 화류계 출신이었다. 화류계를 떠나고 싶어했던 그녀는 명문가 아들의 측실로 들어가지만 2년도 채 안돼 버림을 받고 만다. 이때의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컸던 것이었을까? 그녀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지만, 배신의 공포에 짓눌려 있던 그녀는 사소한 오해로 끔찍한 사건을 저지르고 만다. 그녀가 집을 비운 사이에 마침 연인이 방문하자 집을 지키던 시녀가 대신 응대를 했는데, 연인이 집을 나선 뒤 돌아온 어현기는 그 둘의 관계를 의심해 시녀를 문책하다 그만 살해하고 말았던 것이다. 총명한 여류 시인이 한순간 실수로 일으킨 어리석은 범죄였다. 어현기가 살인죄로 처형된 것은 그 직후로 꽃다운 나이 스물여섯이었다. p.104 당시 걸출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립할 방법이 없던 여성이었기에, 어현기는 남자에게 의지하다 상처받고, 결국 자기 파멸의 길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능력을 제대로 펴보지 못했던 안타까운 마음을 그녀의 시에서도 엿볼 수 있다. 뭉게구름 가득하고 봄 햇살 내리비치는데 진사 합격자 명단은 또렷하고 힘찬 필치로 씌어 있구나 한스럽도다, 비단 치마 내 시 재능을 가림이여! 고개 들어 부질없이 방(榜)에 적힌 이름을 부러워한다. 어현기의 시 <遊崇眞觀南樓, 覩新及第題名處, 숭진관의 남루에서 노닐다 새로 과거에 급제한 사람 명단을 보고> p.105 이 책은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으로 56인을 모두 소개하려다 보니, 각 인물의 삶을 디테일하게 살펴보지는 못하는 단점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역사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문장가, 화가, 역사가, 과학자, 의사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을 다루고, 지금까지 잘 소개되지 않았던 인물의 이야기도 담겨져 있기 때문에 중국 역사의 주요 인물을 살펴보는 입문서로써 충분히 그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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