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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앞서 살았던 비판적 지식인 박지원의 대표작!
"시대를 앞서 살았던 비판적 지식인 박지원의 대표작!" 내용보기
살다 보면 꼭 필요하다 싶을 때에 우연 또는 필연으로 만나게 되는 책들이 있는데, <양반전(문학의 탐정 한국문학>이 바로 그런 책이었다. 중학교 2학년 국어책에 <양반전>이 실려 있어 며칠 전에 큰아이와 함께 읽었는데, 마침 '문학의 탐정 한국문학' 서평단에 선정되어 무작위로 보내온 책이 바로 이 책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고전이고 한자어가 많다 보니 아이가 내용 이해에
"시대를 앞서 살았던 비판적 지식인 박지원의 대표작!" 내용보기

살다 보면 꼭 필요하다 싶을 때에 우연 또는 필연으로 만나게 되는 책들이 있는데, <양반전(문학의 탐정 한국문학>이 바로 그런 책이었다. 중학교 2학년 국어책에 <양반전>이 실려 있어 며칠 전에 큰아이와 함께 읽었는데, 마침 '문학의 탐정 한국문학' 서평단에 선정되어 무작위로 보내온 책이 바로 이 책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고전이고 한자어가 많다 보니 아이가 내용 이해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 책에는 본문 내용뿐 아니라 줄거리와 생각해볼 핵심 문제에 대한 정리도 실려 있어 이해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게다가 이 책에는 <양반전> 외에도 <허생전>, <호질>, <열녀 함양 박씨전 병서>, <광문자전>이 쉬운 말로 실려 있으니, 이 책 한 권이면 시대를 앞서 살았던 박지원의 대표적인 단편들을 대부분 읽은 셈이라 할 수 있겠다.

<양반전>과 <허생전>, <호질>은 박지원의 여러 작품 중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것으로, 세 작품 모두 실제적인 삶과 멀어져 탁상공론과 허례허식에만 얽매여 있는 양반 계급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풍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양반 매매 증서를 통해 드러나는 양반 계급의 허위와 횡포에 대한 풍자는 부자가 양반을 도적놈이나 다름없다고 외치는 <양반전>에 이어서, 허위와 위선으로 가득한 북곽 선생이 호랑이에게 꾸짖음을 당하는 <호질>에 이르러 마침내 극치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허생전>에서는 취약했던 당시의 경제현실과 명분만 내세우고 부국강병을 위한 실제적인 정책은 하지 못하던 조선을 개혁하기 방책을 제시하나,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을 비판하고 풍자하고 있다.

<열녀 함양 박씨전 병서>와 <광문자전>은 이 책에 소개되지 않은 <마장전>, <예덕선생전>, <민옹전>과 더불어 인간성을 긍정하고 새로운 인간형을 제시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열녀 함양 박씨전 병서>에서는 과부가 정절 지키는 일이 도덕적 선택이 아니라 의무가 되어 버리고, 농사짓는 일반 백성들까지 절개를 지킬 것을 강요하는 시대적 현실을 다루고 있다. 더구나 그저 혼자 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결을 해야 열녀로 인정되는 현실을, 아전의 딸로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함양 박씨의 이야기를 통해서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광문자전>에서는 글을 읽어본 적도 없지만 의롭고 정직했으며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며 여유롭게 살았던 거지인 광문을 내세워 진정한 선비, 올바른 삶의 자세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고전이 단순히 옛날에 지어진 것이 아니라 시대를 뛰어넘어 늘 새로운 가치를 전하는 책이라고 할 때, 이 작품들은 여전히 재미있고 사회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경험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소설의 배경이 되고 있는 조선 후기 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것이 가능하거니와, 양반이었으면서도 자신이 속한 계급을 뛰어넘어 봉건적 질서의 모순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새롭게 다가올 근대적 전망을 제시하는 지식인으로서의 박지원을 만날 수 있다. 비록 우리 시대에 양반 계급은 사라졌지만 탁상공론만 일삼고 국민들을 위한 실제적인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지도층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유효하고, 성별과 계급을 뛰어넘어 인간 평등을 지향하는 그의 사상은 지금도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시대를 뛰어넘는 탁월한 비판정신을 풍자적 웃음으로 그려내고 있는 그의 작품들은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읽기에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j***g 2012.02.23.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