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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기 전까지 나는 지미 카터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미국 대통령이었고, 노벨 평화상을 받았고, 인권 운동을 위해 힘쓰고 있다는 정도만 알았다. 그가 인권 운동을 하는 것은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은퇴한 대통령이 정계를 떠나 느긋하게 남은 생을 보내는 구나”라는 생각도 있었다. 지미 카터의 인권 운동을 은퇴한 대통령의 여가 생활 정도로만 인식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보고 조금 놀랐다. 지미 카터는 이미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인권 문제에 관심이 있었다. 그가 젊었던 시절은 흑백분리를 엄격히 할 정도로 차별이 심했던 시대였는데, 지미 카터는 그러한 때에 흑인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정치에 뛰어든 것이었다. 자신의 권력욕, 출세욕, 명예욕을 위해 정치를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지미 카터는 백인이었고 집안 형편도 괜찮았기에 흑인들 위에 서서 살 수 있는 입장이었다. 그렇다면 우월감을 느끼며 백인이라는 지위를 누리기 위해 차별을 선호할만도 한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흑인들을 늘 편견 없이 대했고 그들의 처우가 개선되기를 바랐으며 그렇게 하기 위해 행동했다. 나는 그런 지미 카터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의 입장이었으면 차별을 차별로 인식하지도 못 하고 나의 유리함을 누렸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에서 인권 운동가 지미 카터를 보고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 나는 이 책에서 인권 운동가 지미 카터와 만났는데, 이 책은 그의 90년 인생 회고록이어서 다양한 모습의 지미 카터가 나온다. 선교사로서의 지미 카터, 해군으로서의 지미 카터, 주지사나 대통령으로서의 지미 카터 등등.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사람마다 다른 지미 카터를 만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은 어느 지미 카터와 만나 무엇을 느낄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