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4)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75%
  • 리뷰 총점8 25%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8.0
  • 50대 10.0

포토/동영상 (4)

리뷰 총점 종이책
은여우 길들이기
"은여우 길들이기" 내용보기
벨랴예프와 류드밀라는 푸신카가 류드밀라와 함께 생활하는 동안 개들이 인간과 맺는 것과 같은 특별한 유대 관계를 발전시킬지 확인하고 싶었다. 애완동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가축화된 동물들은 인간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않는다. 지금까지 가장 강한 애착과 충성심은 주인과 개 사이에서 나타났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 걸까? 인간과 동물 사이의 깊은 유대감은 오랜
"은여우 길들이기" 내용보기

 

 

 

 

 

 

 

 

 

벨랴예프와 류드밀라는 푸신카가 류드밀라와 함께 생활하는 동안 개들이 인간과 맺는 것과 같은 특별한 유대 관계를 발전시킬지 확인하고 싶었다. 애완동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가축화된 동물들은 인간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않는다. 지금까지 가장 강한 애착과 충성심은 주인과 개 사이에서 나타났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 걸까? 인간과 동물 사이의 깊은 유대감은 오랜 시간에 걸쳐 발전했을까? 아니면 류드밀라와 벨랴예프가 이미 여우들에게서 보았던 수많은 다른 변화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에 대한 친밀함은 금세 드러날 수 있는 변화였을까?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길들인 여우에게 자연스러운 일이었을까? (P.9)

 

 

 

드미트리의 실험은 유전학 연구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실시된 적 없는 규모였다. 지금까지는 주로 아주 작은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혹은 빠르게 번식하는 파리와 쥐를 대상으로 실험했지, 1년에 딱 한 번 짝짓기를 하는 여우와 같은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한 적은 없었다. 새끼 여우들을 각 세대마다 교배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 때문에 실험이 결과를 얻기까지는 몇 년, 어쩌면 몇십 년, 아니 그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지 몰랐다. 하지만 드미트리는 장기간의 헌신과 위험을 모두 감수할 가치가 있는 실험이라고 생각했다. 실험 결과가 나오면 틀림없이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었다. (P.16)

 

 

 

1950년대 옛 소련 시절, 모피 동물 품종개량 연구를 위해 모스크바의 여우농장을 둘러보던 유전학자 드미트리 벨랴예프는 어떤 여우들이 유난히 차분하고 온순하게 행동하는 것을 발견한다. 농장에서 사육되는 여우는 대부분 사람에게 공격적이었기 때문에 온순한 여우들은 시선을 끌었고, 벨랴예프는 이런 생각을 떠올린다. 혹시 여우를 길들일 수도 있을까  벨랴예프가 처음 은여우 가축화 실험을 기획하던 시기는 소련이 유전학을 정치적인 이유로 탄압하던 시절이었다. 가축화의 유전학에 관한 진지한 실험을 하는 것은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벨랴예프는 이 실험이 가축화의 본질을 밝혀낼 수 있으리라고 믿었고, 결국 표면적으로는 ‘모피 품종개량’이라는 이유를 내걸고 실제로는 여우를 개로 길들이기 위한 목적의 실험을 감행했다. 유전학을 '부르주아 과학'이라고 탄압한 옛 소련 정부의 눈을 피해 시베리아 외딴 여우농장에서 비밀리에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류드밀라 트루트는 여우들을 직접 돌보고 관찰했던 실험의 또 다른 주축이었다. 트루트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여우들이 점차 인간의 관심을 끌고 싶어 하며 마치 개들처럼 행동한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들은 이 길들인 동물을 빠른 시간 안에 만들어냈다. 이 같은 성과를 거둔 시간은 6년이 채 안 되었는데, 우리 선조들이 늑대를 개로 길들이기까지 걸린 시간에 비하면 진화적인 시간으로 눈 한번 깜박거리는 사이에 지나지 않는다. 두 사람은 영하 40도라는, 보통은 견디기 힘들 정도로 추운 시베리아에서 이 연구를 진행했다. 이곳에서 류드밀라와 그녀보다 먼저 연구를 시작한 드미트리는 동물의 행동과 진화에 관해 믿기 어려울 만큼 놀라운 실험들을 상당히 오랜 시간에 걸쳐 실시했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리의 얼굴을 핥으며 심장을 녹일 만큼 귀엽고 순한 여우를 탄생시켰다. 은여우 길들이기 실험은 지금도 이어지며 동물들이 어떻게 인간과 살아가게 됐는지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이 책은 40년 전 유전학계를 뒤흔들 정도로 큰 충격을 주었던 은여우 가축화 실험에 얽힌 모든 이야기를 소개한다. 구소련 시절 스탈린의 눈을 피해 외딴 여우 농장에서 비밀리에 시작되어 오늘날까지도 진행되고 있는 이 실험은 개의 진화를 연구한 가장 유명한 실험이다. 유전학적으로 늑대와 가장 가까운 은여우, 그중에서도 가장 온순한 여우들만을 골라 교배하고 6년 만에 귀엽고 순한 여우로 가축화시킴으로써 늑대가 개로 진화한 과정을 재현하는 데 성공하였다. 은여우 가축화 실험이 전 세계에 알려진 지는 오래되었지만 실험에 얽힌 모든 이야기를 자세히 알린 글은 이 책이 처음이다. 사랑스러운 여우들, 과학자들, 여우를 돌본 사람들, 실험들, 정치적 음모, 거의 비극이라고 할 만한 사건과 정말 비극적인 사건, 러브 스토리,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우러진 일 등, 모든 이야기가 이 책속에 담겨 있다.

u********0 2018.08.0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은여우 길들이기, 여우의 가축화를 꿈꾸다
"은여우 길들이기, 여우의 가축화를 꿈꾸다" 내용보기
은여우 길들이기, 여우의 가축화를 꿈꾸다     동물 진화 실험, 늑대가 개로 진화한 과정을 재현해내다!     니나 소로키나는 30대 중반에 중요한 산업에서 영향력 있는 위치에 오를 만큼지적이고 열성적인 사람이었다.드미트리 벨라예프는 은여우를 가축화하려는 계획을 니나에게 말했다.니나는 일부 여우들에게서 사람이 다가가면 매우 얌전해지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었기에드미트리
"은여우 길들이기, 여우의 가축화를 꿈꾸다" 내용보기

은여우 길들이기, 여우의 가축화를 꿈꾸다

 

 

 

 

동물 진화 실험, 늑대가 개로 진화한 과정을 재현해내다!

 

 

 

 


니나 소로키나는 30대 중반에 중요한 산업에서 영향력 있는 위치에 오를 만큼
지적이고 열성적인 사람이었다.
드미트리 벨라예프는 은여우를 가축화하려는 계획을 니나에게 말했다.
니나는 일부 여우들에게서 사람이 다가가면 매우 얌전해지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었기에
드미트리가 이 실험의 위험성을 설명하고 비밀 유지를 강조할 때
망설이지 않고 냉큼 받아들인다.

드미트리는 이제 식물 탐험가 니콜라이의 연구를 기반 삼아
동물의 추리력과 동물 행동 진화를 연구한 크루신스키,
동물행동학을 교육받은 류드밀라 트루트와 함께
겨울온도 영하 40도가 일상인 시베리아 여우농장에서
순한 은여우들만을 골라 계속 교배시키는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은여우 모피 생산량 확대라는 위장된 대외적 목적 아래서 시작된
여우 가축화 프로젝트였다.

 

당시 소련에서는 스탈린의 지지를 받던 트로핌 리젠코가
유전학 연구를 맹렬히 반대하고 있었기에
드미트리의 계획은 절대 알려져서는 안 되었다.
이후 많은 과학자가 이 연구에 속속 동참했지만
그들이 놀라운 성과를 얻기 전까지 모든 게 비밀에 부쳐졌다.

 

 

 

 

 

은여우는 붉은여우의 특별종으로 포식자에게 몰리지 않는 한 공격적이지 않다.
선천적으로 인간과 멀리 떨어져 지내길 선호하고
잡식동물이며 늑대처럼 무리를 지어 사냥하거나 생활하지 않는다.
하지만 갇혀 지내는 여우들은 주위를 무척 경계했고 사납게 으르렁댔기에
연구원들은 천천히 접근해야 했고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고 천천히 행동해야 했다.

 

그리고 은여우 교배 6세대 만에 여우들에게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난다.
꼬리가 위로 말리고, 귀가 접히며, 얼룩무늬털을 가진 새끼가 태어나는 등
이른바 가축화된 동물의 외형적 특징이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꼬리를 흔들고, 애교를 부리고, 인간과 동거하면서 집 주변을 경계하고,
심지어 낯선 이를 향해 짖는 여우도 나타났다.
'여우도 개처럼 길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비로소 증명된 것이다.

 

인간의 진화가 개, 염소, 양, 소, 돼지의 가축화 과정과
기본적으로 동일한 과정을 밟았을지 모른다는 의견은
아무래도 도발적이었다.
우리 인간이 정말 본질적으로 가축화된 유인원이란 말인가?

 

 

 

 


유전학계를 뒤흔들 정도로 큰 충격을 던져준 40년 전의 실험,
은여우 가축화 실험에 얽힌 이야기를 속속들이 소개한 책이다.
소설인 줄 알고 선택한 책이었음을 고백한다.
등장하는 유전학자들 이름이 때로는 이름으로 때로는 성으로 나와
'두 사람인가?' 하는 착각 때문에 뒤로 넘어가지 못하고 앞 부분을 두 번 더 읽었다.


과학을 위해서라면 합시다.


드미트리로서는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결과를 볼 수 있는 프로젝트라 여기지 않았지만
몇십 년 만에 결국 가축화의 중요한 특징들이 은여우에게서 나타났다.
이 성과가 서방에 알려지자 유전학계는 엄청나게 들썩였고,
냉전 때문에 막혀 있던 서방세계와 소련 과학계 간의 교류에 물꼬가 트이기도 했다.
과학을 위한 실험에 온갖 탄압과 위기가 닥칠 때마다
역경에 굴하지 않고 똘똘 뭉친 연구소 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이끌어낸
커다란 과학적 성취,
그 위대한 실험을 만나게 해준 책 ≪은여우 길들이기≫다.

 

 

 

 

p********g 2018.08.0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은여우 길들이기 / 류드밀라 트루트, 리 앨런 듀가킨 / 필로소픽
"은여우 길들이기 / 류드밀라 트루트, 리 앨런 듀가킨 / 필로소픽" 내용보기
은여우 길들이기 / 류드밀라 트루트, 리 앨런 듀가킨 / 필로소픽 시베리아에서 시작된 비밀 실험, 꼬리를 흔드는 여우를 탄생시켰다!춥고 황량한 시베리아 벌판에서 유전학자들이 비밀 프로젝트에 착수한다.'늑대는 어떻게 개로 진화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은여우 가축화 실험⁠'이었다.농장의 여우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가장 온순한 여우들만을 골라 교배했다.그리고 꼬
"은여우 길들이기 / 류드밀라 트루트, 리 앨런 듀가킨 / 필로소픽" 내용보기

은여우 길들이기 / 류드밀라 트루트, 리 앨런 듀가킨 / 필로소픽





시베리아에서 시작된 비밀 실험, 꼬리를 흔드는 여우를 탄생시켰다!

춥고 황량한 시베리아 벌판에서 유전학자들이 비밀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늑대는 어떻게 개로 진화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은여우 가축화 실험⁠'이었다.

농장의 여우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가장 온순한 여우들만을 골라 교배했다.

그리고 꼬리를 흔드는 여우가 탄생했으니...









 류드밀라 트루트

진화생물학 교수.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세포학·유전학 연구소 소장.

1959년부터 은여우 가축화 실험에 참여했다.

현재 연구소 팀원들과 함꼐 은여우, 밍크, 수달, 회색쥐 등을 대상으로

가축화 초기에 나타나는 유전적 변이를 연구하고 있다.



리 앨런 듀가킨

루이빌대학 생물학 교수.

동물의 사회적 행동 진화를 중심으로 연구하는 행동생태학자.

진화와 행동에 관한 150여 개 이상의 논문을 썼다.

≪이타심 방정식≫, ≪제퍼슨 씨와 거대 무스≫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p********g 2018.07.2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은여우 길들이기: "친절해지십시오"
"은여우 길들이기: "친절해지십시오"" 내용보기
동물은 어쩌다 가축이 되었을까?   개는 거의 최초로 가축이 된 동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개는 늑대와 같은 조상을 가지고 있을 텐데, 개는 어떻게 늑대와 다르게 가축이 되었는가. 그 차이는 뭘까. 그 차이에 가축화의 비밀이 있지 않을까?  구(舊) 소련 전역에서 (모피 생산의 목적으로) 사육되던 은여우는 같은 갯과 동물로서 이 과정의 유전적 성질을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은여우 길들이기: "친절해지십시오"" 내용보기




 동물은 어쩌다 가축이 되었을까?  

 개는 거의 최초로 가축이 된 동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개는 늑대와 같은 조상을 가지고 있을 텐데, 개는 어떻게 늑대와 다르게 가축이 되었는가. 그 차이는 뭘까. 그 차이에 가축화의 비밀이 있지 않을까? 


 구(舊) 소련 전역에서 (모피 생산의 목적으로) 사육되던 은여우는 같은 갯과 동물로서 이 과정의 유전적 성질을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은여우의 가축화를 시도하면서 동물 가축화의 비밀을 밝혀보자는 것이 이 실험의 목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과 몇 년 만에 가축으로의 가능성을 내보이더니 30년도 되지 않아 실질적인 가축화에 성공한다. 지금은 몇몇 가정에 분양까지 한 상태다. 

 

 유전학자인 드미트리 벨랴예프의 ‘대담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이 연구는 그의 지도하에 마찬가지로 유전학자인 류드밀라 트루트에 의해 실질적으로 실행된다. 냉전 시대 초반에 시작된 실험은 탈냉전을 거쳐 21세기 현재로 이어지고 있다. 60여 년의 긴 시간이지만 유전학적으로는 찰나도 되지 않는 시간이라고 한다. 그 짧은 시간에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대단한 성과를 낸 것이다. 

 

 술술 읽히는 편은 아니지만 대중 과학서적으로써 적당한 수준을 지키면서도 통찰력을 선사하는 좋은 책이다. 

 

 우선 실험의 아이디어 자체가 직관적으로 이해가 된다. 처음부터 아주 복잡한 실험 방식을 실행하는 게 아니라, 아주 상식적인 선에서 시작을 해서 점점 어려운 방식들이 적용된다. 이는 이 실험이 과학기술(특히 유전학)의 발전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중후반에 걸쳐 실험이 계속될수록 유전학은 세계적으로 급격히 발전하고, 그것은 다시 여우 실험에 적용된다. 유전학의 발전 과정을 쭉 훑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실험 자체가 대단히 순조롭게 진행된다. 물론 연구자들과 작업자들의 오랜 인내와 시행착오가 있었겠지만, 아주 짧은 시간 내에 확실한 결과가 나왔고, 거의 처음에 예상했던 방향대로 결과가 순조롭게 나오면서 차곡차곡 다음 단계를 밟을 수 있었다. 

 

 여기에는 옛 소련의 전폭적인 지지가 크게 한몫했는데, 실험 초반에는 소련 과학계를 장악하고 있던 ‘사이비 과학자’ 트로핌 리센코 때문에 실험의 본래 목적조차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는 시작될 수 있었고, 얼마 가지 않아 리센코의 몰락과 함께 대규모 물량이 투입된다. 


 여우를 키울 농장을 구하거나, 부지를 정해 아예 농장을 만들어 버린다던지, 실험용 집이 필요하면 새로 짓는다던지, 많은 수의 여우를 안정적으로 먹이고 키우는 일, 수많은 작업자를 고용하는 일, 그리고 이렇게 몇 십 년짜리 프로젝트가 안정적으로 진행되게끔 뒷받침된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냉전 시대 과학 기술에 대한 미국과의 경쟁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상상해 보게 된다. 하긴 그러니까 우주선까지 쏘아 올린 거겠지만.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냉전이 끝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닥친다) 

 

 실험 과정은 대단히 흥미롭다. 유달리 인간을 경계하지 않는 야생 여우들을 선별해서 짝짓기를 거듭하면, 불과 몇 대만에 아주 온순한 가축에 근접한 여우들이 탄생한다. 그들은 인간을 친근하게 대하며, 나중에 가서는 그들의 사랑과 관심을 갈구하기에 이른다. 여기에 새끼 여우에 대한 묘사와 그 새끼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애정 때문에 실험 과정은 의외로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무엇보다도 동물에 대한 인간의 판타지를 건드리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동물을 좋아한다.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한 번쯤 동물의 새끼를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새끼고 성체고를 떠나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동물들의 외형에 매료되곤 한다. 그리고 더 가까이서 보고 싶어 하고, 손으로 만지고 싶어 한다. 더 나아가 야생의 동물들과 ‘화해하는’ 장면을 자주 꿈꾸곤 한다.  


 야생은 오랜 시간 동안 인간에게 극복의 대상이자, 정복해야 할 힘겨운 ‘적’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야생동물과 인간이 친근함을 유지하는 장면은 언제나 우리를 감동시킨다. 각종 SNS에는 그런 야생 동물들과의 화해, 일종의 낙원을 재연하는 듯한 동영상으로 넘쳐난다. 

(알래스카 회색 곰과 공생하고자 했던 남자가 결국 그것에 실패하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그리즐리 맨>(2005)이 떠오르기도 하고, 공룡과 교감하고자 하는 ‘공룡 판타지’ <쥬라기 공원> 시리즈도 떠오르는데, <쥬라기 월드>(2015)에 이르러서는 심지어 랩터와 교감하고 훈련시키는 장면도 나온다.) 

 

 인간에게 적대적인 야생 여우가 단계를 거듭할수록 인간에게 마음을 열고(과학적인 표현은 아니다) 조금씩 인간의 애정을 요구하는 것을 보면, 그런 본능적인 감동이, 경이로움이 느껴진다. 더 이상 야생은 적이 아니고 친구다. 그리고 인간과 개의 첫 만남이라는 상상을 하게 되면 괜히 뭉클해지는 것이다. 처음 무리를 이탈해서 인간에게 접근하는 유독 온순한 늑대와 동물을 유독 좋아하던 어떤 인간의 만남. 

 

약 2만 6천 년 전에 사자, 검은 표범, 곰 등의 사나운 포식자들이 그려진 정교한 벽화로 유명한 이 동굴에는 바닥에 열 살로 추정되는 한 소년이 지나간 발자국이 찍혔는데, 그 옆으로 줄곧 커다란 갯과 동물의 발자국이 따라다녔다. 발자국 모양을 보아 이 동물은 늑대보다 개에 더 가까웠다. 소년과 그 옆을 총총 걸음으로 충실하게 따라가는 원시 형태의 개라니, 상상만으로도 황홀하다. p. 154

 

 실험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실험을 주관하던 류드밀라는 여우와의 교감을 제외한 객관적 관찰만으로는 더 이상 정확한 실험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동물의 가축화는 동물이 인간에게 일방적으로 적응한 것이 아니라 인간 또한 동물에게 적응한 결과다. 가축화에서는 동물과 인간, 그 둘의 서로에 대한 애정을 빼고는 온전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여우의 조언은 류드밀라가 잊지 않고 지침으로 삼는 구절이다. 

 

“길들인 것에는 영원히 책임을 져야 해.”


 인간과 가축 모두에게 있어서 중요한 점은 사회적 관계를 맺는 무리에서 온순함이 생존에 더 중요했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단체 생활에 익숙한 늑대에게서 개라는 최초의 가축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실험의 ‘대담한 아이디어’는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인간 또한 가축화된 존재라는 가설을 세우기에 이른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인간은 스스로를 가축화 시켰다는 점이다. 사회적 관계에 유리하다는 이유는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흔히 인간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며 그들이 가진 폭력성과 위협성에 주목한다. 하지만 인간은 더불어 살기 위해 온순함을 발달시켜온 대표적인 사회적인 동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 온순함이 털 뭉치 같은 새끼 여우를 보고 자기도 모르게 미소 짓게 만드는 우리의 본능 속에 숨어있다. 여기서 독자는 어떤 희망을 느낄 수밖에 없다. 우리의 잊고 있던 본능을 가축, 반려동물들이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왜 SNS에 동물 영상이 넘쳐나는지 알 것도 같다. 

 

 은여우 실험의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실험을 지도했던 드미트리 벨랴예프는 병상에서 언론과의 마지막 인터뷰를 가졌다. 기자가 21세기 인류에 대해 그가 바라는 바를 물었을 때 그의 대답은 이 책의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는 듯하다. (이 책은 그가 죽은 지 30여 년 후에야 나왔다) 

 

“친절해지십시오. 그리고 사회적으로 책임을 다하십시오. 모든 이들과 서로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십시오. 평화롭게 살고, 우리의 ‘형제들’─지구상에 살아 있는 피조물들─을 위해 진심을 다해 전적으로 책임을 수행하십시오. 우리는 자연의 일부일 뿐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이익을 위해 자연법칙을 연구하고 이 지식을 이용할 땐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합니다.” p. 202

 

 너무도 당연하고 익히 들어온 이 말이 전혀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은여우의 가축화 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길들여진 지 너무 오래됐기에 잊은 것들이 많아 보인다. 우리는 우리를 새롭게 길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


h********a 2018.07.30. 신고 공감 0 댓글 0